퀵바

차욤뮈소입니다~

사토리군은 여주인공을 정하지 못해!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라이트노벨

차욤뮈소
작품등록일 :
2022.05.02 13:08
최근연재일 :
2022.09.04 12:28
연재수 :
85 회
조회수 :
2,677
추천수 :
12
글자수 :
371,004

작성
22.09.04 12:28
조회
32
추천
0
글자
10쪽

(1부 완)졸업식과 입학식

DUMMY

벚꽃이 만개한 3월.

마침내 오늘은 1,2학년의 종업식과 3학년 선배들의 졸업식이 있는 날이었다.


종업식이라고 해도 일 년 동안 고생이 많았다는 교장선생님의 격려가 있을 뿐, 사실상 진짜 행사는 학교를 떠나는 선배들의 졸업식이었다.


넓은 강당에 정렬된 수백 개의 의자와 함께 학년별로 나누어 앉은 학생들.

졸업생인 3학년 선배들의 가슴에는 후배들이 달아준 꽃이 붙어있었고, 졸업생 대표인 텐도는 단상 뒤에서 코우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제.. 졸업하시는 거군요.."


"그러네~ 설마 내가 정말로 대학생이 되는 날이 올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는데.. 시간 참 빠르다니까~"



실감은 나지 않지만 졸업식을 마치고 나면 이제 텐도 선배와 만나는 게 힘들 거라는 생각에 코우카는 고개 숙여 인사했다.



"그동안 정말 여러 가지로 감사했습니다!!"


"잠깐, 잠깐..! 왜 고개 숙여 인사하는 거야?! 난 그렇게까지 감사를 받을만한 일은.."



두 손을 가로저으며 당황하는 그녀는 이내 고개 숙인 코우카의 눈가에서 투명한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것을 보고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코우카가 신입생으로 들어온 순간부터 학생회장이 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부회장 임원으로 받아준 텐도 카오리.


가장 아끼는 사치 오모이 작가의 책을 보고 같이 공감해 주며 학생회장이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게 도와주고 자신의 사랑을 응원해 준 그녀는 코우카에게 있어 마치 친언니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정말.. 영원히 못 만나는 것도 아닌데 이런 일로 울다니.."



텐도는 어깨를 떨며 울고 있는 그녀를 살포시 안아주며 말을 이었다.



"코우카도 아직 어리다니까~"



그 말과 함께 마지막까지 웃으려고 노력한 텐도 역시 꾹 참아왔던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영원히 헤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어도 가까이에 있던 소중한 사람이 더 이상 곁에 없다는 사실은 코우카의 가슴을 아프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행사가 시작되며 졸업생 대표로서 단상에 올라야 했던 텐도는 이내 눈물을 닦으며 씩씩하게 말했다.



"내가 없다고 좋아하는 사람을 어이없게 뺏기면 안 된다? 뭐, 말은 이렇게 해도 나는 너도, 메이 양도.. 그리고 호시야 씨도 모두 응원하는 입장이지만, 후훗."



마지막까지 웃을 수 있는 잡담으로 분위기를 누그러뜨린 텐도는 잠시 후 자신의 이름이 불리면서 손을 흔들며 여유롭게 단상 위로 올랐다.



"졸업생 대표 텐도 카오리라고 합니다! 벚꽃이 피고 새로운 계절이 시작되듯 반드시 끝도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3년간의 교육을 모두 마치고 저희 졸업생들은 비록 이 학교를 졸업해 떠나지만.."



텐도 카오리의 마지막 연설은 그곳에 있던 모든 학생들의 심금을 울릴 만큼 강렬했다.

2년 연속 학생회장을 맡았던 탓에 이미 유명인이 되었던 그녀의 졸업은 특히 2학년 학생들이 많은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다.



"이상! 졸업생 대표. 텐도 카오리였습니다!"



연설을 모두 마치고 고개 숙여 인사를 한 뒤에 그녀가 단상을 떠나려는 그 순간-



"텐도 선배!! 그동안 정말 감사했어요!!"


"선배라면 어디를 가더라도 잘 해내실 거라 믿어요!!"


"절대 잊지 않을게요!! 텐도 선배가 학생회장으로서 얼마나 저희들을 위해 노력했는지 절대 안 잊을게요!!"



기다렸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서며 큰 소리로 외치는 2학년 후배들의 모습에 텐도는 입술을 꽉 물고서 터질 것 같은 감정을 억눌렀다.


이별하는 순간의 모습은 헤어지는 이들에게 가장 오랫동안 기억될 예정이기에 더욱 웃는 얼굴로 맞이해야 한다.


그렇기에 텐도는 웃었다.

후배들에게 기억될 자신의 모습이 되려 그들의 아쉬움으로 남지 않도록.



"졸업 축하해요, 텐도 선배."


"축하해요..!"


"사치 군도 메이 양도 정말 고마워~ 앞으로도 코우카를 잘 부탁할게. 그 애가 겉으로는 씩씩하게 굴어도 실은 굉장히 마음이 여리거든~"



떠나는 순간까지도 코우카 선배를 걱정하는 그녀의 모습에 사토리는 두 사람이 얼마나 서로를 아끼고 있는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그렇게 무사히 졸업식을 마치고 영원히 남을 사진을 함께 찍은 뒤에 텐도 카오리는 거짓말처럼 정말 학교를 떠났다.

그녀가 떠나는 순간까지 코우카는 결국 모습을 보이지 않았지만 그 덕분에 텐도는 웃으면서 학교를 떠날 수 있었다.


그리고 졸업식이 끝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찾아온 신입생들의 입학식.

고등학생이 되었다는 사실에 긴장하고 있는 학생들이 있는 반면, 새로운 학교생활을 기대하며 들떠있는 학생의 수도 적지 않았다.



"아, 사토리! 여기!"



신입생들의 입학식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2학년이 된 사토리는 반 배정을 확인하고 있던 히토미의 곁으로 다가갔다.


"올해도 같은 반이야! 아, 그리고 이번에는 호시야 씨도 우리랑 같은 반이라니까?! 정말 다행이야!"



히토미의 말을 듣고 각 반에 적혀있는 이름을 확인하던 사토리는 정말 두 사람과 같은 반이 되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가 않았다.


다만 그 많은 이름 중에서 미나모토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고 게다가--



"아, 안녕! 사치 군..!! 올해는 같은 반이네..! 잘 부탁해..!!"


"으, 응..! 잘 부탁해. 치사키 씨."



예상치 못한 치사키 세토와도 같은 반이 되면서 순간 히토미의 표정이 차갑게 얼어붙었다.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르는 사토리는 그저 언짢아하는 히토미가 조금 신경쓰일 뿐이었지만 문득 미유키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서 물었다.



"그런데 미유키 씨 못 봤어? 틀림없이 린 씨의 입학을 축하해 주러 제일 먼저 왔을 거라 생각했는데.."


"호시야 씨라면 재학생 대표로 신입생 대표에게 꽃다발을 건네주는 행사가 있어서 먼저 강당으로 향했다!"



어느새인가 나타난 코우카 선배의 대답에 사토리는 자신이 신입생이었던 1년 전을 떠올렸다.

그때도 재학생 대표였던 어떤 선배가 신입생 대표인 미유키에게 꽃다발을 건네주는 행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린 씨도 아이돌이라서 가급적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호시야 씨가 기다리고 있는 단상 뒤에서 기다리는 모양이야."


"그렇구나.. 그럼 우리도 슬슬 강당으로 갈까?"


"버, 벌써 가려는 것이냐..? 이제 막 만났는데.."


"중요한 신입생들의 입학식에 선배들이 늦으면 안 되잖아요."



아쉽지만 사토리의 의견에 반박하지 못한 코우카는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강당 안 3학년생의 자리로 걸어갔다.


넓은 강당 안은 학생들의 떠드는 소리로 시끌벅적했고, 잠시 후 기다렸던 입학식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처음은 늘 그렇듯 교장선생님의 지루한 연설로 입학식의 막을 열었고 연설이 끝난 뒤 드디어 재학생 대표가 신입생 대표에게 환영의 꽃다발을 건네주는 순서가 찾아왔다.



"이어서 재학생 대표가 신입생 대표에게 꽃다발을 건네주는 순서가 있겠습니다.

재학생 대표, 호시야 미유키 양."



기다렸다는 듯 이름이 불리자 꽃다발을 들고 나타난 그녀의 아름다운 외모에 많은 남학생들이 급속도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특히 그중에서도 신입생들은 이 학교로 오기를 잘했다며 그녀와 사귀는 미래를 상상하며 의욕을 불태웠지만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2,3학년의 선배들은 가소롭다는 듯 코웃음쳤다.



"신입생 대표 미나미 히카루 양."



마찬가지로 신입생 대표의 이름이 불리는 순간 사토리는 자신의 귀와 두 눈을 의심했다.



"사토리.. 저 아이는.."



신비로운 푸른색 머리카락을 찰랑거리며 오로지 한곳만을 바라보고 있는 선홍빛 눈동자.

호시야 미유키에게도 뒤처지지 않는 인형 같은 외모를 가진 소녀의 등장에 강당 안은 무거운 침묵에 휩싸였다.


사토리가 소녀를 보고 놀란 것은 물론 유원지에 갔던 날 버스에서 보았던 인물이라는 점도 있지만 중요한 이유는 소녀의 성 때문이었다.


자신을 만나고 싶다며 건네준 명함의 주인이자 그의 아버지인 사치 오모이의 마지막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어준 담당자의 성 역시 미나미였기 때문이다.



"입학을 축하해, 미나미 양. 확실하게 생각났어. 각종 경시대회에서 수상을 놓친 적이 없는 천재소녀."



말없이 미유키가 건네주는 꽃다발을 받은 미나미 히카루는 단상에 있는 마이크 앞에 서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저희 신입생들의 입학을 환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신입생 대표로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해 실례를 무릅쓰고 한 마디만 하겠습니다."



이때까지 사토리는 알지 못했다.

천재소녀라고 불리는 미나미 히카루의 등장으로 평온했던 자신의 학교생활이 완전히 바뀌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저는.. 사치 사토리 님을 만나기 위해서 이 학교에 진학했습니다."



미나미의 그 한마디는 강당에 앉아있던 히토미와 코우카. 그리고 재학생 대표인 호시야 미유키에게 향하는 선전포고와 다름없었다.

당황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미유키를 지나치며 소녀는 작게 속삭였다.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선배."



사토리를 님까지 붙여가며 오로지 그와 만나기 위해 이 학교에 진학을 했다는 이유는 세 소녀가 미나미 히카루를 위험한 라이벌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새로운 시작과 만남이 기다리는 따스한 봄날.

사토리의 새로운 학교생활은 이제 막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사토리군은 여주인공을 정하지 못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를 재개하겠습니다! 22.05.28 51 0 -
» (1부 완)졸업식과 입학식 22.09.04 33 0 10쪽
84 발렌타인데이 (2) 22.09.03 21 0 10쪽
83 첫 참배 / 발렌타인데이 (1) 22.09.03 22 0 10쪽
82 모두와 함께 22.08.28 23 0 10쪽
81 다시 한 번 유원지에 22.08.28 22 0 11쪽
80 실감되는 마지막 (2) / 린의 변화 22.08.27 25 0 10쪽
79 극복하지 못한 트라우마 / 실감되는 마지막 22.08.27 25 0 9쪽
78 시즈카 이즈미 / 히토미의 거짓말 22.08.21 24 0 10쪽
77 가면 뒤의 진심 22.08.21 21 0 11쪽
76 린의 계략 22.08.20 23 0 10쪽
75 선배로서의 조언 22.08.20 28 0 10쪽
74 아버지의 일침 / 온천에 가다 22.08.14 24 0 10쪽
73 잊어버리지 않은 약속 22.08.14 24 0 11쪽
72 악역을 자처하다 22.08.13 21 0 10쪽
71 아이돌과 만나다 22.08.13 25 0 10쪽
70 짝사랑에서 동경으로 22.08.07 28 0 9쪽
69 보람있는 시험공부 22.08.07 27 0 10쪽
68 진로 상담 22.08.06 40 0 9쪽
67 부모님의 과거 22.08.06 28 0 10쪽
66 호시야 미유키의 생일 22.07.31 27 0 9쪽
65 아버지를 닮은 사랑 방식 22.07.31 28 0 10쪽
64 후회뿐인 마음 22.07.30 25 0 11쪽
63 문화제, 막을 내리다 22.07.30 23 0 10쪽
62 다사다난 문화제 (4) 22.07.17 26 0 9쪽
61 다사다난 문화제 (3) 22.07.17 31 0 9쪽
60 다사다난 문화제 (2) 22.07.16 27 0 10쪽
59 다사다난 문화제 (1) 22.07.16 39 0 11쪽
58 히토미의 부상 22.07.10 29 0 11쪽
57 가슴 아픈 시나리오 22.07.10 25 0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