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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입니다~

사토리군은 여주인공을 정하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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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
작품등록일 :
2022.05.02 13:08
최근연재일 :
2022.09.04 12:28
연재수 :
85 회
조회수 :
2,743
추천수 :
12
글자수 :
371,004

작성
22.08.20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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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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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린의 계략

DUMMY

"린~! 오늘은 아이돌 쉬는 날이야?!"


"쉬는 날이라고 할까.. 학교는 제대로 졸업하고 싶어서 스케줄을 조정한 것뿐이야."


호시야 린.

현역 인기있는 아이돌로 활동중인 그녀는 고등학교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이었다.

당연하지만 그녀가 가장 원하는 1지망 학교는 언니인 호시야 미유키가 다니고 있는 학교였다.


그때문에 아이돌 활동과 학교의 수업을 어느쪽도 소홀히 하지 않았던 린은 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에도 틈틈히 강의를 보며 부족한 공부를 보충했다.


"린은 정말 열심히라니까. 내가 린이었다면 학교같은 건 대충 다녔을텐데."


'적당히..라..'


린 역시 그 말에 공감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실제로 아이돌의 스케줄과 학교를 병행하는 건 엄청난 체력을 소모했고 아직 어린 그녀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도 가혹한 일상이었다.


학교에 도착하면서 린이 제일 먼저 했던 일은 무수한 동급생이나 후배들이 부탁하는 사인을 해주는 것이었고, 화장실을 가는 사소한 시간마저 여러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느낌이 솔직히 말하면 굉장히 큰 부담이었다.


하지만-


"린 선배-! 혹시 괜찮으시면 같이 크레이프라도 먹으러 가지 않으실래요?"


"아!! 치사해!! 우리가 먼저 린 선배한테 권하려고 했단 말이야!"


"미안~! 권해줘서 고마운데 학교가 끝나면 마중나오는 사람이 있거든!"


그 모든 부담을 감당하더라도 린은 학교가 끝나고 난 뒤의 시간이 가장 기다려져서 어쩔 수가 없었다.


"사치 오빠! 여기에요!"


"미안..! 내가 좀 늦었지? 히토미를 데려다주고 오느라.."


일부러 매니저나 경호원의 동행을 거부하면서 학교를 다니는 린은 학교가 끝날때면 이렇게 사토리가 마중을 나오곤 했다.


원래는 이 역할을 미유키가 자처하려 했지만 이왕이면 믿음직한 매니저같은 사람이 좋다며 린이 사토리에게 부탁을 한 것이다.


평일에는 아르바이트도 없고 항상 신세를 지고 있는 미유키의 여동생이었기에 사토리는 흔쾌히 부탁을 받아들였고 그 결과가 지금의 상황이었다.


"메이 언니랑 제법 사이가 좋으신 모양이네요?"


"으음.. 좋은걸까..? 그냥 예전부터 알고 지내서 그렇게 느낀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모자를 최대한 눌러쓰고서 얼굴을 감추며 걷던 린은 사토리가 아무렇지 않게 뱉은 그 말에 동요했다.


예전부터 그렇게 귀여운 여성과 알고 지냈다면 특별한 감정이 있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대로라면 정말 자신의 언니가 사랑하는 사람을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린은 결국 비장의 수를 사용하기로 했다.


"사치 오빠! 이거 받으세요!"


"이게 뭐야? 열쇠..?"


"네! 저희 집 열쇠에요! 아마 저희 언니는 아직 집에 없을테니 사치 오빠가 먼저 가서 적당히 요리 좀 해주실래요?"


사토리는 순간 린의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하고 굳어버렸다.


"요리라니..? 난 그냥 널 바래다주기만.."


"무슨 말이에요! 언니가 집에 돌아왔을 때 사치 오빠가 맛있는 요리를 준비해서 기다리고 있다면 이건 엄청난 가산점이라고요!

자~자~! 저는 부족한 식재료라도 사서 돌아갈 테니 어서요!"


애초에 요리를 잘 하는 편이 아닌 사토리는 그 말을 꺼내기도 전에 린에게 강제로 떠밀려 결국 혼자서 미유키의 집에 도착해버렸다.


열쇠를 꽂아넣고 돌리자 잠겨있던 문이 철컥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어쩐지 찝찝한 마음으로 사토리는 조심스럽게 집 안으로 들어섰다.


"여기가.. 미유키 씨의 집.."


항상 집 앞까지는 와본 적이 있어도 안으로 들어온 건 처음이었기에 사토리는 괜히 긴장되어 마른침을 삼켰다.


미유키가 살고 있는 집은 방이 여럿 있는 단독주택이었는데 사실상 그녀 혼자 살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하니 괜히 더 넓게 느껴지는 것이 현실이었다.


"어쩔 수 없지. 일단은 냉장고에 있는 재료라도 보고 동영상을 찾아서 간단한 요리라도 만들어볼까.

언제나 미유키 씨한테 얻어먹기만 하는 것도 좀 그러니까."


그렇게 사토리가 각오를 다지고 주방으로 향한 시각.

그가 아무도 없다고 믿고 있는 집 안에는 사실 미유키가 욕실에서 조용히 목욕을 하고 있던 중이었다.


평소 자신의 언니가 목욕을 오래 한다는 점을 알고 있던 린은 일부러 사토리를 언니가 있는 집으로 보내 책임을 져야하는 기정사실을 만드려는 계획을 세웠다.


'..슬슬 나갈까..'


따듯한 물에 몸을 담궈 피로를 풀어낸 미유키는 욕조에서 나와 길었던 목욕을 끝마쳤다.

그와 동시에 주방에서 들려오는 요리 동영상의 소리.


이에 그녀는 자신의 동생이 기특하게 요리를 하고 있다고 착각해 타올로 적당히 몸을 감싸고 곧장 주방으로 향했다.


"린. 요리는 내가 해도 된다니.."


"...어..?"


그 순간 시간이 멈춘듯한 짧은 정적이 흐르고 미유키는 드물게 사토리의 앞에서 귀까지 새빨개질 정도로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꺄아아!!!"


반사적으로 터져나온 미유키의 비명 또한 굉장히 귀한 경험이었지만 당황한 사토리는 그런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황급히 집에서 도망쳐나왔다.


"어떻게 된 거야!! 미유키 씨가 집에 있잖아!!!"


"어머? 그랬나요? 저도 정말 몰랐어요~!"


누가 들어도 이 상황을 즐기고 있다는 게 느껴질만큼 상기된 린의 목소리에 사토리는 푹 고개를 떨구었다.


이대로라면 자신은 여자 혼자 목욕하고 있던 집에 침입한 변태가 되어버리기에 굉장히 억울한 심정이었지만 린은 그런 사토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짓궂은 질문을 던졌다.


"그래서.. 저희 언니의 비명은 어땠나요? 귀여웠어요?!"


"뭐.. 미유키 씨가 그런 비명을 지르는 건 처음이라 조금 귀여.. 그게 아니라..!! 역시 너 미유키 씨가 집에 있었던 걸 알고서 나한테 열쇠를 주고 보낸 거잖아!!"


"앗! 저 오늘은 친구네 집에서 자고 갈 테니까 언니한테 잘 전해주세요!!"


자신의 범행이 들통나버린 린은 당황한 기색으로 그렇게 통화를 끊어버렸다.

전해달라고 말해도 차마 미유키와 다시 마주하기가 껄끄러운 사토리는 밖에서 그저 휴대폰을 만지작거릴 뿐이었다.


그러던 그 때-


"역시 린이 계획한 짓이었구나."


어느새 평소처럼 침착한 모습으로 나타난 미유키는 조금 전의 통화를 모두 엿듣고서 무거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저기.. 미안해, 미유키 씨..! 나는 미유키 씨가 없는 줄 알고.."


"네가 사과할 필요 없어. 몰래 들어온 것도 아니고 린한테 열쇠를 받아서 들어온 거잖아. 잘못이 있다면 너한테 열쇠를 준 그 녀석이지."


그제야 사토리는 린이 친구네 집에서 자고 온다는 이유가 자신때문이 아니라 이미 모든 상황을 파악했을 언니가 무섭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오해가 풀린 것은 다행이었지만 여전히 그녀를 마주하는 것이 조금 민망했던 사토리는 어떻게든 이 분위기를 바꿔보려 화제를 돌렸다.


"그, 그러고 보니 이제 기말고사만 끝나면 올해도 끝이네..!"


"그러네. 내년이면 린도 우리 학교에 입학할 거야."


"정말이야? 아이돌이라 바쁘지 않아?"


"스케줄을 조금 줄일 거라고 말했어. 학교는 제대로 졸업하고 싶다면서."


이러니저러니 해도 린이 같은 학교에 다닐 거라는 이야기에 내심 기뻐하는 그녀를 보며 사토리는 괜히 흐뭇한 미소가 새어나왔다.


이제 얼마 남지않은 올해에는 참 많은 일이 있었다는 것을 실감하다보니 어느덧 어두워진 하늘.

해가 일찍 저무는 계절이기에 사토리는 슬슬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려했다.


"그럼 시간도 늦었고.. 린 씨도 친구네 집에서 자고 온다고 하니까 나도 그만 돌아갈게."


늦은 시간까지 여자 혼자 있는 집에 머무는 건 실례라고 생각하는 사토리였지만 미유키는 이대로 헤어지는 게 아쉬워 다급하게 물었다.


"요리.. 해주는 거 아니었어..?"


자신이 해주는 요리보다 직접 요리를 하는 편이 더 맛있는 저녁이 될 텐데 어째서인지 요리를 해주기를 바라는 그녀의 눈을 보고 사토리는 결국 다시 주방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당연하지만 요리 동영상을 보면서 서투르게 따라하는 그의 요리실력은 미유키가 지켜보기에 완전히 초심자였다.


중간중간 몇 번이나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 안절부절 못했지만 그가 자신만을 위해서 만들어준 요리를 먹고 싶었기에 끝까지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그렇게 긴 시간끝에 완성된 요리는 평범한 볶음밥.

게다가 간을 맞추는데 실패해서 맛은 거의 맨 밥을 먹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미안.. 조금 짤까 봐 간을 약하게 했더니.."


풀이죽은 사토리를 뒤로하고 미유키는 아무 말 없이 스푼을 들었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볶음밥을 크게 떠서 입 안으로 가져간 그녀는 씹고 있던 밥을 삼키고서 옅은 미소를 지었다.


"역시 맛이 없지..? 무리해서 먹지 않아도 되니까.."


"그렇지 않아. 굉장히 맛있어."


그렇게 대답하며 아무렇지 않게 볶을밥을 먹는 그녀를 보며 사토리는 당황한 기색으로 다시 한 번 자신이 만든 볶음밥을 먹어보았지만 여전히 맛은 느껴지지 않았다.


덕분에 사토리는 그녀가 무리해서 자신의 요리를 먹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미유키는 딱히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매일 혼자서 먹던 식탁에 좋아하는 사람과 그런 그가 자신만을 위해서 만들어 준 요리가 함께 있으니 설령 맛이 느껴지지 않아도 충분히 맛있다고 진심으로 생각하는 그녀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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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1부 완)졸업식과 입학식 22.09.04 33 0 10쪽
84 발렌타인데이 (2) 22.09.03 22 0 10쪽
83 첫 참배 / 발렌타인데이 (1) 22.09.03 23 0 10쪽
82 모두와 함께 22.08.28 24 0 10쪽
81 다시 한 번 유원지에 22.08.28 23 0 11쪽
80 실감되는 마지막 (2) / 린의 변화 22.08.27 26 0 10쪽
79 극복하지 못한 트라우마 / 실감되는 마지막 22.08.27 26 0 9쪽
78 시즈카 이즈미 / 히토미의 거짓말 22.08.21 25 0 10쪽
77 가면 뒤의 진심 22.08.21 22 0 11쪽
» 린의 계략 22.08.20 24 0 10쪽
75 선배로서의 조언 22.08.20 29 0 10쪽
74 아버지의 일침 / 온천에 가다 22.08.14 25 0 10쪽
73 잊어버리지 않은 약속 22.08.14 24 0 11쪽
72 악역을 자처하다 22.08.13 22 0 10쪽
71 아이돌과 만나다 22.08.13 26 0 10쪽
70 짝사랑에서 동경으로 22.08.07 28 0 9쪽
69 보람있는 시험공부 22.08.07 29 0 10쪽
68 진로 상담 22.08.06 41 0 9쪽
67 부모님의 과거 22.08.06 28 0 10쪽
66 호시야 미유키의 생일 22.07.31 27 0 9쪽
65 아버지를 닮은 사랑 방식 22.07.31 29 0 10쪽
64 후회뿐인 마음 22.07.30 26 0 11쪽
63 문화제, 막을 내리다 22.07.30 24 0 10쪽
62 다사다난 문화제 (4) 22.07.17 27 0 9쪽
61 다사다난 문화제 (3) 22.07.17 32 0 9쪽
60 다사다난 문화제 (2) 22.07.16 28 0 10쪽
59 다사다난 문화제 (1) 22.07.16 40 0 11쪽
58 히토미의 부상 22.07.10 30 0 11쪽
57 가슴 아픈 시나리오 22.07.10 25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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