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흑도황제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이화영
작품등록일 :
2023.07.31 18:04
최근연재일 :
2023.12.30 10:43
연재수 :
93 회
조회수 :
45,278
추천수 :
659
글자수 :
649,521

작성
23.08.18 23:04
조회
640
추천
10
글자
15쪽

조홍매(趙红梅)

DUMMY

혈화문 후원 창고건물이 밀집한 지역.


쾅―!


내가 허름한 창고 문을 박차고 밖으로 나왔다.

창고 밖 공터에는 비룡방 무사들 십여 명과 우리 혈화문 무사들이 얼기설기 섞여 딴짓거리를 하고 있었다.

내 뒤를 이어 추문강도 창고를 빠져나왔다.

무사들이 하나둘씩 우리 주변으로 모였다.

나와 추 방주는 부하들이 여물통에 받아놓은 샘물로 얼굴과 손을 씻었다.


마침 철두가 강군을 데리고 도착했다.

강군은 혈화문 소속 고문 기술자로 나이가 어려서 강군이 아니라, 이름이 강군인 50대 중년 사내였다.


“문주님.”


강군이 연장통을 내려놓고 포권으로 인사한 뒤 내 명령을 기다렸다.


“저기 창고 안에 있는 놈인데 지금 기절해 있을 거야. 깨워서 손톱 하나씩 뽑아. 반 시진 간격으로 나머지도 다 뽑고, 손톱을 다 뽑고 나면 발톱으로 넘어가. 중간에 차 의원이 도착할 테니까, 치료하면서 계속 뽑아. 녀석이 정신 잃지 않게 간간이 혈도도 잘 짚어주고···.”


강군이 고개를 주억이며 물었다.


“그럼, 녀석에게서 알아낼 진술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그건 됐어. 진술은 이미 다 받아냈으니까, 넌 그냥 들어가서 녀석을 고문만 하면 돼.”


강군의 눈이 빠르게 깜빡였다.

그가 말없이 묵례한 뒤 연장통을 들고 창고 안으로 들어갔다.

좀 있으니, 안에서 한 남자의 처절한 비명이 후원 전체로 울려 퍼졌다.

내 옆에서 담배를 꼬나물던 추문강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괜찮냐? 그래도 명색이 장례식인데, 가서 입에 재갈이라도 물려야 하는 거 아냐?”

“됐어, 신경 꺼. 다 조치해 놨어.”

“무슨 조치?”


때맞춰 식당 방향에서 아쟁 소리와 함께 어느 남자 가희(歌姬)의 우렁찬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누가 장례식장에서 노래를 불러?”


내가 손수건으로 머리칼의 남은 물기를 훔치며 대꾸했다.


“내가 허락했어. 어차피 죽은 애들 태반이 젊은 애들이라, 엄숙한 분위기로 장례 치르면 귀신들도 지루해할 것 같아서 저리 지시했다.”


사실 이걸 제안한 사람은 금파파였다.

소홍루 기녀들이나 가희, 무희들 데려다가 익숙지도 않은 요리 같은 걸 시키느니, 차라리 그들이 잘하는 걸 하게 해서 손님이나 귀신들이 제대로 놀다 가게 하자는 게 그녀의 생각이었다.

듣고 보니 그럴싸해서 그리 하라 시켰는데 공교롭게도 여기 일과 손발이 딱딱 맞아떨어졌다.

한데 아까부터 창고에 붙어서 안을 들여다보는 철두의 표정이 어두웠다.

내가 철두에게 가까이 오라 손짓한 후 물었다.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아닙니다··· 형님.”

“말해봐, 표정이 안 좋잖아.”

“음, 그게··· 실은 어차피 저 사람한테 받아 낼 진술은 다 받아낸 상황인데 굳이 험하게 고문을 계속해야 하나 싶습니다.”


과연 철두다웠다.

외모는 머리까지 변발이라 혈화문에서 제일 상남자같이 생긴 놈이 기특하게도 혈화문에서 가장 여린 심성을 소유하고 있다.

내가 엷게 미소하며 철두에게 말했다.


“철두야, 살다 보면 때론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하는 법이고, 측은지심(惻隱之心)을 모른 척해야 할 때도 있는 법이다. 저자가 설사 다른 이에게 속아 그 사달을 벌였다고 해도, 일이 그렇게 되기까지 분명 저놈이 쌓은 업보가 있다. 녀석은 지금 그걸 돌려받는 중이고 우리는 녀석을 통해 혈화문의 명예를 지키는 거다.”


철두가 침음하며 대답했다.


“저도 당구 형님이 그리된 게 한없이 안타깝지만 따지고 보면 그건 제3 세력이 한 일 아닙니까. 우린 저놈을 고문할 게 아니라 당장 전력을 총동원해서 그놈들을 찾아내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철두야, 나는 그것도 할 것이고 저것도 할 거다. 그게 바로 내 뜻이자 혈화문 문주의 의지다.”


내가 차갑게 말하자 철두가 곧 입을 다물었다.

마침 부하 중 몇 놈이 창고에서 커다란 놋쇠 화로를 찾아냈다.

화로를 물에 씻고 돌과 장작을 모아 피우자 제법 그럴싸한 모양이 나왔다.

화로 곁에 모여서 불을 쬐고 있는데 저만치서 홍금보와 소홍루 기녀 한 명이 머리에 큰 대바구니를 이고 나타났다.


“그게 뭐냐?”


사실 물을 필요도 없었다.

갓 튀긴 통닭 냄새가 멀리서부터 코를 찔러왔다.

월녀(月女)라고 이름을 밝힌 이목구비가 둥글둥글한 여자애가 싱글벙글 웃으며 바구니를 우리 앞에 내려놨다.

나와 추문강이 바구니에서 살코기 한 점씩을 주워들자 나머지 무사들이 앞다퉈 고기를 쓸어갔다.

좀 있으니 홍금보가 월녀의 바구니보다 두 배는 더 커다란 바구니를 내려놓고 복날 개 마냥 숨을 할딱였다.

내가 묘한 눈빛으로 홍금보와 추문강을 번갈아 바라봤다.

추문강이 물었다.


“왜?”

“너 쟤 보면 뭔가 느껴지는 거 없냐?”


추문강이 내 시선을 따라 홍금보를 한참이나 쏘아보더니 다시 나를 돌아보며 물었다.


“홍금보잖아. 그게 왜?”


내가 추문강의 발 밑에 닭뼈를 내던지며 말했다.


“야, 인마. 네 부하잖아. 비룡방 소속 사람이 우리 장원에서 일하고 있는데, 그게 안 이상해?”

“아!”

“아, 는 시푸랄.”


추문강이 실실 쪼개며 말했다.


“하하, 다른 놈은 몰라도 홍금보 저 새끼는 괜찮아, 저 새끼 접때는 왜 하오문(下五門) 소굴 있지. 그 굴다리 옆에 있는 오래된 담뱃가게 말이야. 거기서 일주일 동안 붙잡혀서 청소를 하고 있었어. 그리고 그걸 알려준 게 하오문 애들이었고. 크크크.”


내가 통닭 살점 하나를 더 뜯으며 빈정대듯 물었다.


“추문강, 너는 그게 웃기냐? 나 같았으면 저 새끼 다리 몽둥이를 분질러 놨을 텐데?”

“아, 그건 네가 저놈 사정을 몰라서 그래. 나는 다른 놈은 몰라도 홍금보 저놈은 혼낼 수가 없어.”

“왜? 저놈한테 뭐가 있어?”

“응, 사실 홍금보 저놈, 비룡 형님의 숨겨둔 자식이야.”

“···뭐?”

“비룡 형님이 죽기 전에 나한테···.”


추문강이 말을 끝까지 안 하고 급히 입을 다물었다.

뭔가 눈치 챈 내가 녀석을 취조하듯 물었다.


“너 방금 뭐라고 했어?”

“응? 아무 말도 안 했는데?”

“너 분명 비룡 형님이 죽기 전에라고 말했다.”

“아니야, 그런 말 한 적 없어.”


딱 시치미를 잡아떼는 추문강의 태도가 우스웠다.

사실 나는 녀석의 말실수가 아니더라도 이미 비룡의 죽음을 알고 있었다.

영야각 임청라를 통해서였다.

다만 청라는 100% 확신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했었다.

하지만 이젠 100 프로가 되었다.

한데 이때부터 추문강의 낯빛이 많이 안 좋아졌다.

목소리도 엄청 흐려졌다.

나는 일부러 더 캐묻지 않았다.

부하 중 몇 사람이 그새를 참지 못하고 식당으로 뛰어가 술 항아리를 통째로 지게에 지고 돌아왔다.

통닭에 술이 없으니 뭔가 허전했던 모양이었다.

암튼 그 덕분에 술 항아리를 중앙에 두고 혈화문과 비룡방 무사들 사이에 약간의 친밀감이 생겨났다.

내가 창고에 쌓인 조롱박을 꺼내다가 부하들과 비룡방 무사들에게 하나씩 나눠준 뒤 항아리에서 술을 뜨게 했다.

내가 먼저 추문강과 박을 부딪친 후 박에 든 술을 깨끗이 비우자 부하들도 낯선 상대와 박을 맞부딪치며 술을 꾸역꾸역 목구멍으로 넘겼다.

내가 문득 철두를 돌아보자 철두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추문강과 박을 부딪쳤다.

추문강이 술을 마시기 전에 철두에게 한 마디 했다.


“갑자기 그때가 생각나네. 하마터면 네 청룡도에 내 양손목이 잘릴 뻔했던 일. 으, 다시 생각하니까 오금이 저린다. 시발.”


철두도 지지 않고 대구했다.


“저도 또렷이 기억납니다. 그날 당신의 칼을 조금만 비켜 맞았더라면 아마 지금쯤 반신불수가 되어 똥오줌도 못 가리고 있었을 테니까요.”


내가 상대를 향해 흉흉한 기운을 내뿜고 있는 두 사람에게 사납게 쏘아붙였다.


“내가 너희한테 화해하라고 한 게 아니잖아. 그냥 적당히 웃으면서 술이나 처마시라는 거잖아. 그게 어려워? 그래?”

“알았다.”

“알겠습니다. 형님.”


그 후 뭔가 가식적이지만 적당히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술잔이 몇 순배 더 오갔다.

내가 마른자리에 앉아 화롯불에 장작을 던져 넣으며 추문강에게 물었다.


“잔혹동산이라는 곳. 거기가 상관세가가 관리하는 곳이지?”


추문강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야, 대외적으로 알려진 게 상관세가고, 실제로는 운영 전반을 제갈세가가 하고 있어.”


철두가 추문강의 말에 끄덕이며 한마디를 덧붙였다.


“추 방주, 말이 맞습니다. 저번에 제가 잔혹동산에 있는 놈한테 수금 받을 일이 있어잠깐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때 그 동산의 모든 요처에 제갈세가 놈들이 쫙 깔려있었습니다.”

“너는 어떻게 그놈들이 제갈세가 놈들인지, 상관세가 놈들인지 알아?”

“아, 제갈세가 사람들은 그들만의 특징이 있습니다. 어린 사람이건 나이 든 사람이건 구분 없이 제갈세가 남자들은 머리에 상투를 틉니다.”

“결혼을 안 했어도?”

“네, 열여덟 성인식만 치르고 나면 죄다 상투를 틀어 올립니다.”

“하, 특이한 놈들일세. 음, 그러면 이번 일은 제갈세가 놈들 소행으로 봐도 무방한 건가?”


그때 오랜만에 창고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나와 철두, 추문강의 시선이 일제히 창고 쪽으로 움직였다.

지금 비명을 내지르며 강군에게 손톱이 뽑히고 있는 자의 이름은 안개위(安愷威).

나이는 스무 살이고 어린 정파 무림인들의 꿈, 현무관(炫武官) 출신의 수재로 정확한 신분은 무당파(武當派) 속가제자다.

녀석은 현명관 방학을 틈타 또래 붕우, 다섯 사람과 함께 야야장으로 여행을 왔는데 지지리 복도 없는 것이 첫 행선지로 잡은 곳이 하필 소중원 잔혹동산이었다.

안개위와 그 친우들 모두 황도의 유명 가문 출신이고 또 수중에 은자도 넉넉했기에 녀석들은 원 없이 각종 도박에 빠져들었다.

그러다 결국 한 놈이 가진 돈을 모두 잃었고 사채라는 결코 가까이해서는 안 될 것에 손을 대고야 말았다.

이후 나머지 녀석들도 줄줄이 엮여 단 며칠 만에 안개위와 친구들은 수백만 냥을 빚지게 됐다.

당연하게도 이것은 강호초출(江湖初出)인 녀석들을 눈여겨본 어떤 사악한 세력이 쳐놓은 그물이었다.

녀석들은 자신들의 신분을 철저히 숨긴 채 안개위와 친구들에게 빚을 탕감받을 수 있게 해준다며 어떤 거래를 제안했다.

거래 내용은 모두가 다 아는 그것이었다.

안개위가 야야장에 있는 태백객잔이란 곳에 가서 아편 냄새를 슬슬 풍기고 그걸 당구라는 객주에게 들킨 순간 무림맹 위사로 변장한 다섯 사람이 현장을 덮친다.

그렇게 해서 붙잡은 당구를 약속한 장소로 끌고 오는 것이 거래 내용의 핵심이었다.

거래를 제안한 이들은 만일 일이 잘못되면 비룡방 거리로 도망쳐 비룡방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다고 녀석들을 안심시키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어차피 선택권이 없던 안개위와 친구들은 이 일만 끝나면 수백만 냥의 빚을 탕감받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헛된 희망을 안고 악마의 손을 잡았다.

하지만 알다시피 그들에게 돌아온 건 죽음이라는 끔찍한 결말이었다.


태백객잔과 백석교 한복판에서 안개위의 친구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에게 암습을 당했다.

그리고 그걸 지척에서 지켜본 안개위는 그길로 줄행랑을 쳤다.

당장 무림맹을 찾아 도움을 청하고 싶었지만 자기가 있는 곳이 정확히 어딘지도 제대로 알지 못했던 안개위는 일단 살고 보자는 심정으로 야야장 깊숙한 곳으로 숨어들었다.

녀석이 지금까지 몸을 피하고 있던 곳은 야야장 하수도였다.

그곳에서 하수도 물과 쓰레기로 목숨을 연명하다 최근 몸에 피부병도 생기고 기력도 쇠해 가만히 있어도 죽을 판이라 결국 마지막 용기를 짜내 밖으로 뛰쳐나온 것이다.

한데 그런 그가 거리에서 처음 만난 사람이 바로 야야장을 순찰 중이던 무림맹 위사였다.

안개위는 하늘이 도우셨구나, 싶어 눈물 콧물 다 흘리며 그 위사에게 살려달라 매달렸다.

위사는 안개위가 비록 초췌한 행색이었어도 녀석을 보자마자 단번에 그가 누구인지 알아차렸다.

백석교 사건의 핵심 인물인 안개위의 용모파기는 무림맹에 의해 지난 한 달간 야야장 거리에 전시되다시피 했었다.

안개위를 안심시킨 위사는 안개위를 데리고 무림맹이 아닌 비룡방을 찾아갔다.

위사는 사실 비룡방에게 단단히 매수된 자였고 그것이 안개위가 저지른 또다른 실수였다.


어느덧 우리가 있는 후원에 땅거미가 깔리기 시작했다.

그때 갑자기 숲속 오솔길 방향에서 상복 차림의 여인네가 순시 중이던 내 부하에게 붙잡혔다.

부하가 여인을 내 앞으로 끌고 왔다.

내가 부하에게 붙들린 채 온몸을 바들바들 떨고 있는 여인에게 물었다.


“누군데 감히 겁도 없이 우리를 염탐하고 있었느냐?”


여인이 덜컥 울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지상 문주님, 어디다 하소연할 데가 없어서 제가 결례를 무릅쓰고 이렇게 문주님을 찾아왔습니다. 문주님, 제발 제 남편을 구해주십시오. 문주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가까이서 보니 안면이 있는 여자였다.

여자의 이름은 조홍매(趙红梅).

염상 채씨의 마누라였고 야야장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남정네들 사이에 미모로 이름 꽤나 오르내리는 인물이었다.

늙은 남편과도 나이 차가 있어 이제 겨우 서른 살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었다.

내가 여인의 팔을 붙잡고 있던 부하에게 조용히 물러나라 눈짓한 뒤 울먹이는 조홍매에게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만 울음을 그치고 무슨 사정이 있는지 차근차근 얘기해보거라. 내 듣고 나서 도울 수 있는 문제면 기꺼이 도와주겠다.”


조홍매가 옷고름을 끌어다 눈물을 훔치고는 다소곳한 자세로 내게 고했다.


“지상님, 저희 남편은 현재 소중원 잔혹동산이라는 곳에 붙잡혀 있습니다. 어제저녁 그곳에서 제게 서신을 보내왔는데 그 서신 에는 남편이 진 빚이 백만 냥이 넘고 하루가 경과 할 때마다 이자가 만 냥씩 붙는다, 적혀 있었습니다.”

“계속해.”

“지상님도 아시겠지만, 남편은 이미 야야장 골패방에 수십 만 냥의 빚이 있습니다. 그 빚을 갚으려고 집문서를 가지고 나가 소중원 투견장까지 가서 도박을 하다 결국 큰돈까지 빌린 모양입니다.”


옆에서 추문강이 낮게 침음하며 말했다.


“도박 빚을 갚으려고 도박을 하는 것만큼이나 세상에 어리석은 짓은 없지.”


조홍매가 쓸쓸히 말을 이었다.


“이제 저희에게 남은 거라곤 이 소금 창고 문서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알아보니 이걸 팔아도 십만 냥 정도 밖에 못 구한다고 합니다. 그 정도론 도저히 남편을 구할 수가 없습니다. 그자들이 이르기를 닷새 후까지 돈을 보내지 않으면 남편을 영영 다시 볼 수 없다 하였습니다. 사정이 이런데 저는 어찌하면 좋습니까, 지상님.”

“나한테 그 문서 좀 줘봐.”


내가 홍매가 건넨 소금 창고 문서를 받아들었다.

아무래도 내 생각엔 이건 홍매의 남편 채씨가 만든 가짜 문서일 가능성이 컸다.

도박에 미쳐 집문서까지 들고 나간 놈이 집보다 더 나가는 소금 창고 문서를 놔두고 갔을 리가 없었다.

내가 홍금보에게 장례식장에 가서 휘 노인을 불러오라 일렀다.

잠시 후 도착한 휘 노인이 문서를 보자마자 가짜라고 확인해 주었다.

도장이 잘못된 곳에 찍혀 있을 만큼 허술하기 짝이 없다고도 말해주었다.

그 말을 들은 조홍매가 절규에 가깝게 울부짖다가 끝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흑도황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4 잔혹동산(4) 23.09.07 441 7 14쪽
33 잔혹동산(3) 23.09.06 426 8 17쪽
32 잔혹동산(2) 23.09.05 415 7 17쪽
31 잔혹동산(1) 23.09.04 464 9 16쪽
30 아상(阿裳) +1 23.09.04 456 7 23쪽
29 원걸영(元傑鈴) 23.09.02 469 9 18쪽
28 능소(凌瀟) 23.08.31 498 10 14쪽
27 천자(天子) 23.08.30 526 9 17쪽
26 이화문(梨花門) 23.08.29 524 8 16쪽
25 노예시장 23.08.28 573 9 17쪽
24 천룡회 회합(2) 23.08.26 552 8 13쪽
23 천룡회 회합(1) 23.08.25 550 10 13쪽
22 당면한 위협 23.08.24 564 9 14쪽
21 문득 깨달은 사실 23.08.23 578 8 14쪽
20 진실을 향한 욕망보다 강한 건 없다 23.08.22 593 8 15쪽
19 혈화문 출판사 23.08.21 605 9 13쪽
18 감금된 자들 23.08.19 638 9 19쪽
» 조홍매(趙红梅) 23.08.18 641 10 15쪽
16 뜻밖의 손님 23.08.17 731 9 16쪽
15 환술의 게이샤 23.08.16 768 9 13쪽
14 진소추의 화섭자 23.08.15 773 12 15쪽
13 백화(白華) 23.08.14 813 10 15쪽
12 혈화문 문주가 되다 23.08.12 852 10 13쪽
11 출소 23.08.11 884 11 16쪽
10 뇌옥 23.08.10 892 12 14쪽
9 난전 23.08.09 926 12 13쪽
8 함정 +2 23.08.09 909 14 14쪽
7 매복 23.08.08 981 12 13쪽
6 대국(對局) 23.08.07 1,113 13 13쪽
5 당구(唐嶇) 23.08.04 1,237 16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