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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紺旗) 님의 서재입니다.

평범한 판타지 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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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紺旗)
작품등록일 :
2021.05.12 12:40
최근연재일 :
2021.06.18 13:05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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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12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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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2)

DUMMY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2)


영동술 근거리이동, 내가 평소에 블링크라고 부르는 기술은 일단 적절한 거리내에 내가 기억하고있는 장소로 이동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기술이다. 영동술이 일반적인 술식방해에 방해받지 않고 발동된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알고는 있었지만 이걸 직접 확인해 본 것은 지금이 처음이다.

[누가 만든 기술인데 으하하하]

‘씨끄럽지만 고마워 스투트’

일단 두어번 더 블링크를 써서 내방까지 도착했다.

“망할! 이게 뭔일인지!”

머리속이 뒤죽박죽이다.

갑자기 원로원주가 불러서 가주대리의 집무실에 간 것이 얼마 전, 그곳에서 원로원주는 이상한 향로에 불을 피워 들었고 그 이후 갑자기 난 유사 주마등 체험을 해야했던것이다.

[일종의 정신계 술법같은데 말야.]

“어.. 그런듯. 그런데 스투트 내가 들은게 맞아?”

[뭐?]

“다크사이드”

머리속으로 얘기해도 충분하지만 난 지금 습관적으로 스투트에게 육성으로 말을 걸고 있었다. 어렸을 적에 귀신 들렸다는 소문이 들 뻔한 이후로 자제 했었지만 지금은 머리속이 뒤죽박죽이라 의사표현을 또박또박 육성으로 해도 내 말이 말 같지 않게 들려서 의사소통에 미친듯이 엿을 먹었던 전생의 습관 그대로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몇 번을 얘기해야 알겠냐 레오. 난 네가 보고 듣고 느끼는 것 외에는 전혀 몰라. 그 향로에 의해 네 감각기관에 이상이 생기거나 정신사고에 영향을 받았다면 나 역시 그렇게 느낄 수 밖에 없어. 즉 나 역시도 네가 들은게 전생 기억의 편린인지 직접 들은건지 확신 할 수 없다만 그래도 확인이 필요하면 얘기해줄게. 응. 나도 네가 들은걸 똑같이 들었다]

“제기랄. 모르겠다. 일단 도망쳐야 하는건 분명해 보이지?”

주변이 소란스러워 지는걸 보니 좋은 상황은 절대 아닌 것 같다.

그래도 한번 시치미를 떼볼까?

“무슨일이지?”

방문을 열고나가며 모르는체 말해보았으나,

“소가주를 잡아라!”

누군가의 외침과 함께 우르르 달려와서 내 앞에서 전형적인 자연술사의 무기인 굵은 나무봉들을 겨누는 가문의 병력들. 내 원래 세계에선 쿼터스태프라고 부르는 물건일텐데, 뭐랄까 수투트 말대로 참 익숙하며 전형적이다.

“이게 무슨일이냐?!”

역시 모르는 척 외쳐보았으나, 저쪽에서 다가오는 원로원의 원로

“소가주! 가주대리의 명이오!”

“무슨일입니까?”

“가주대리에 대한 공격을 사주한 소가주에 대한 구금 명령이오!”

아주 더럽게 걸린것같다. 누가 누구를 공격했다고?

“무슨 근거요?!”

“그런 것은 상관없지 않냐 레오”

이젠 소가주란 말도 안붙이는 구나.

답정너.

그냥 내가 죽일놈이고 내가 뭐든 잘못한거다. 그렇게 확정된거다.

“하아···”

“묶어라!”

내가 한숨을 내쉬며 손을 늘어뜨리자 포기의 뜻으로 받아들인 걸까? 묶으라고 외치는 가문의 원로. 지금 와선 저 양반 이름도 기억이 안 난다. 기억력 좋은 스투트에게 물어보면 답해줄테지만 지금와서 그게 상관있나?

아무튼 묶이란다고 순순히 묶여 줄 수는 없지. 원로원주 정도가 아니면 애초에 나 못잡는다. 가문의 주력이래 봤자 고작해야 3성 피오스-라그데급. 굳이 영동술이 아니더라도,

-넝쿨!-

내 의지에 따라 자연력이 유동되며 눈앞의 병력들의 몸에 녹색 주술진이 영켜붙는다 엉켜붙은 주술진은 그대로 살아있는 식물 넝쿨로 변화한다! 간단하다면 간단할 덩굴소환마법. 자연술사가 구사하는 마법중에서도 2성 피오스 탈리아정도만되면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상대를 묶는 기술, 원래 내 세계식으로 설명하면 전형적인 매즈-군중제어기다.

“저항하지마시오! 어차피 같은 피오스-라그데급이라면 우리의 경험이··· 어..?!”

“이런! 피오스-라그데가 아니야! 적어도 코나르-세피아급!”

병력들이 자신들의 저항력으로 주술을 부수려 하였으나 부숴지지 않았고 그제서야 원로가 내 진짜 경지를 눈치챈다. 상위 경지의 술사가 펼쳐낸 주술은 미리 대응 주술을 준비해놓지 않는 한 하위술사로서는 풀기 어렵다.

“늦었어!-물생성!-”

“이런 –보···- 크업! 켈룩!켈룩!”

원로가 보호주술을 스스로에게 걸려고 했으나 내 주술이 먼저 작동한다.

[좋아 잘한다! 내 가르침대로지! 주술체계에서 대충 예측했지만 역시 이 동네 술사전투는 역시 짜잘한 술식 연타로 우선권을 쌓아나가야······!]

스투트가 뭐라고 떠들지만 익숙한 나는 그가 뭐라건 말건 쓸모 없는 대사는 거의 자동으로 필터링하고 내 할 일을 해나간다. 급히 발동시킨 물 생성 주술에 의해 작은 물 덩어리가 뭐라 말하려는 원로의 입안에서 갑자기 생성, 그가 뭐라고 주술어를 내뱉기 전에 잠시나마 입을 막아버린다.

잔재주라면 잔재주라 할 만한 기습, 본래는 애들끼리나 하는 장난에 가까운 방법이고 상대가 두 등급이상의 주술사라면 아예 몸 주위에 흐르는 술력에 의한 기초 주술저항에 막혀 발동조차 안되며 고위주술사들은 체면상 이런 짜잘 한 잔재주 보다는 다른걸 쓴다.

그러나 난 상관없다. 어차피 애송이로 알려져 있거든.

아무튼 효과는 확실해서 그의 주위로 녹색의 주술진이 생성되려다 흩어진다. 거기에 더해서 콜록거리며 원로의 입에서 물이 쏟아지고 그의 옷이 젖는다.

-전격의 바퀴!-

내 의지에 따라 다시 빠르게 모인 녹색의 자연력이 술진을 형성한 순간, 빠르게 허공에서 파지직거리며 전격을 생성해내고 바로 바퀴가 되어 그리 멀지 않은 원로를 향해 허공을 굴러간다.

“쿨럭!쿨! 뜨아아아!!!”

파지지지직!

빠르게 생성한거라 그리 강력한 주술은 아니지만 보호 술식을 전개하지 못한, 그것도 흥건히 앞 가슴 부위가 젖은 연약한 인간의 신체에 충격을 주기에는 충분하고 그것은 바로 다음의 공격술식을 자아낼 타이밍을 내게 준다. 상위의 주술은 더 강력하지만 당연히 시간도, 필요한 주술의지도 크다.

-낙뢰 소환!-

쿠르르릉!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왕 전격계를 구동한 김에 그대로 연동한 다음 주술은 본격적인 대인 살상 주술인 낙뢰소환. 구름도 없는 마른 하늘에, 아니 마른 복도 천장에서 갑자기 생성된 벼락에 정통으로 맞은 원로는 까맣게 그슬려서 그대로 쓰러졌다.

고위술사인 만큼 기본 저항이 높아서 죽지는 않겠지만 하위 술사라면 충분히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 강력한 공격주술에 맞은만큼 한동안 무력화되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어···어떻게···?”

덩굴에 묶여서 어찌 할 줄 모르는 잔여병력들을 무시하고 난 방으로 다시 뛰어들어갔다.

“비상금··· 비상금···.”

전생에도 돈 없어서 징하게 고생했었다. 비록 도망가게 된 입장에서라도 뭐든 챙겨가야 했다.

작년 원로원주의 가주대리 취임 이후 분위기가 매우 수상해서 미리미리 준비해놓길 잘했다. 그 동안 착실하게 애송이 귀족 자제의 모습을 연기해왔지만 목걸이 안의 연쇄차원이동마님은 제외하더라도 본인의 속알맹이 자체가 37살까지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사회 물 좀 먹었던 아저씨다. 집안 분위기 굴러가는 꼴쯤은 못 읽을리 없다.

나는 방안 곳곳에 숨겨둔 비상금과 혹시나 해서 준비해놓은 생존물품들을 커다란 가죽가방에 우겨 넣었다.

[어때 이 스투트님의 가르침이?!]

‘고맙다 짜샤야!’

대충대충 스투트의 으스댐에 대답해주고 가방 입구를 동여매고나니 웅성거림과 철컹 거리는 금속음들이 다가오는게 들린다.

아무리 내가 상당한 고위 술사지만 쪽수에는 장사 없다. 특히 우리가문의 술법대항 전사대는 각자가 전신을 역주술 방어 갑옷으로 둘둘 말고 있어서 한둘이면 몰라도 3명만 모여도 내 수준에선 상대할 수 없다. 그 수가 우리 가문 전체에 30명도 안된다는게 그나마 다행이지만······

콰앙!

“레오 소가주 당신을···.”

문짝이 부서지듯이 열리며 녹색으로 도색된 전신 금속갑옷이 보임과 동시에···..

[텔레포트!]

나는 영동술 텔레포트로 도망쳤다.

주변의 풍경이 확 바뀌었다.

본래 있었던 곳은 내 가문성의 중심부, 그 중에서도 내가 15년을 지내온 익숙한 내방이었지만 이제 주변은 숲이다.

“후우··· 잘 쨌다”

주변을 경계하면 다시 조심스레 살펴본다.

풀 벌레소리도 없는 울창한 숲의 어딘가의 덤불 그 안에 둥글게 비어 있는 민둥땅 한가운데 내가 기억하고 인지하기 쉽게 주술로 마킹 해놓은 바닥이 보인다. 내가 가문 지배령 근처의 숲에 준비해놓은 공간이다.

그간 몰래 집안을 빠져나가서 이런 저런일을 하는데 잘 써먹었는데 이젠 탈출용으로까지 써먹게 되었다.

사실 텔레포트나 블링크나 똑 같은 영동술 공간이동이지만 원거리를 안전하게 이동하기 위해서는 좀더 명확한 대상이 있는편이 확실하다. 이곳은 그것을 위해 만든 공간. 나는 근거리에 익숙한 혹은 눈에 보이는 장소로 이동하는 이동술을 블링크, 미리 준비를 해 놨거나 아주 선명하게 해당장소의 최근 모습을 기억하는 상당히 먼 곳으로 가는 이동술을 텔레포트라고 구분하고 있다.

원거리든 근거리든 소설등에 나오는 것처럼 이동 실패한다고 몸통이 반쪽나거나 하진 않고 그냥 실패할거면 아예 의지를 일으켰던 뇌만 빠개지듯이 아프고 이동이 안되어 버리는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일단 안전을 확인한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하아··· 귀족공자 역할다음은 정해진 클리셰 도망자인가?”

[그나마 독살 루트 아닌게 어디야?]

“씨끄럿!”

난 잠시 가방 안의 물품들도 다 무사히 이동했나 확인하고 단단히 고쳐맸다. 미리 준비를 잘 해놓은 탓인지 이동 중 놓친 물품도 없는 것 같다.

“이제 어디로 가야하나···”

[글세? 네 마음 가는대로···?]

전생의 경험들은 이 생에서 이런 상황에서는 거의 쓸모가 없다. 엘사바라드 가문은 하위 봉신가가 있는 일반적인 제국 가문도 아닌 자연술사들이 중심이 된 특수한 가문이었기 때문에 내 편이 되어줄 봉신을 찾아가는 방법도 없다.

그리고 스투트는 이럴때는 은근히 도움이 안된다.

“···.운이 좋은건지 나쁜건지 알 수 없네. 귀족가문의 장자로 태어났을 땐 운이 좋은가 싶었지만 결국은 정해진 불행의 길 클리셰인가?”

좀 평범하게 무난한 행복루트 따위는 없는가라고 불평하며 나는 향후 가야 할 방향을 확정했다. 그 표층 사고를 읽은 스투트가 떠들었다.

[엄마 찾아 삼만리? 크크크크크크]

“뭐 사고무친까진 아니잖아. 아버지는 행방불명이지만 일단 어머니란 존재는 어디 있는지 대충은 아니 한번 도전해보는게 낫겠지.”

나는 쉽게 쉽게 생각하고 발걸음을 남동으로 잡았다. 그곳에는 대륙 최대의 숲인 레그눔비타하가 있고 그곳에는 숲지기 부족이라고도 알려진 아보아 부족이 있다고 한다.

어찌어찌 본의 아니게 시작된 나 레오 엘사바라드의 첫 여행은 엄마찾아 삼···

제길 스투트 때문에 말이 헛나온다.

“이 기회에 이 동네 엘프 구경이나 해보는거지 뭐.”

아무튼 목적지는 레그눔비타하로 확정.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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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제 4장 신의 뜻 (4) 21.06.17 9 0 12쪽
29 제 4장 신의 뜻 (3) 21.06.16 9 0 11쪽
28 제 4장 신의 뜻 (2) 21.06.15 11 1 10쪽
27 제 4장 신의 뜻 (1) 21.06.14 14 0 9쪽
26 제 3장 유적 탐사 (8) 21.06.11 15 0 11쪽
25 제 3장 유적 탐사 (7) 21.06.10 14 0 11쪽
24 제 3장 유적 탐사 (6) 21.06.09 41 0 11쪽
23 제 3장 유적 탐사 (5) 21.06.08 17 0 10쪽
22 제 3장 유적 탐사 (4) 21.06.07 36 1 11쪽
21 제 3장 유적 탐사 (3) 21.06.04 14 0 11쪽
20 제 3장 유적 탐사 (2) 21.06.03 16 0 10쪽
19 제 3장 유적 탐사 (1) 21.06.02 10 0 11쪽
18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8) 21.06.01 18 0 12쪽
17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7) 21.05.31 18 0 11쪽
16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6) 21.05.28 35 0 11쪽
15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5) 21.05.27 34 0 14쪽
14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4) 21.05.26 45 0 10쪽
13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3) 21.05.25 47 0 10쪽
12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2) 21.05.24 52 2 10쪽
11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1) 21.05.21 57 1 12쪽
10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9) 21.05.20 68 1 17쪽
9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8) 21.05.19 67 0 13쪽
8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7) 21.05.18 73 1 12쪽
7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6) 21.05.17 99 4 11쪽
6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5) 21.05.14 113 7 12쪽
5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4) 21.05.13 147 6 13쪽
4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3) 21.05.12 165 7 16쪽
»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2) 21.05.12 213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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