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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紺旗) 님의 서재입니다.

평범한 판타지 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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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紺旗)
작품등록일 :
2021.05.12 12:40
최근연재일 :
2021.06.18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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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1.05.14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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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5)

DUMMY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5)


혈통 확인 술법을 거친이상 눈앞의 여성이 내 직계 혈통이란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빙글빙글 웃고있는 그녀가 내 핏줄이란 사실을 바로 확인 가능하다는게 유전자 검사따윈 필요도 없는 이세계 보너스라 할 수 있겠다. 물론 양측이 다 술법 사용이 가능한 술법사인데에다 핏줄에 특수 혈통이 각인된 우리 가문이란게 특이점이라 가능한 확인법이지만 아무튼 내 예전 생에서는 확인하는 데에만 몇 일 걸릴일이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만나서 반가워 레오.”

"나도 반가워 아리에스테 누나?"

아까부터 당당하게 말 놓는 누나라는 사람, 나도 얼덜결에 같이 말을 놨다.

뭐 쌍둥이라니까, 같은 나이니 말 놓는게 이상하진 않겠지, 거기다 나이 차이가 좀 있어도 형제자매들끼리 말 놓는게 이상하지도 않고.

아니 이 동네도 그런가? 다른 형제 자매를 본적이 없어서 솔직히 모르겠다.

“어.. 응. 그러니까 누나?”

“응.”

“여기에는 어떻게 온거야···?”

“용건부터 간단히~인건가? 외부 사람들은 역시 직설적이구나?”

“어··· 딱히 그런건 아니지만···”

갑작스런 만남에 할 말이 없어서 대충 얘기한게 그렇게 받아 들여지는것인가?

갑자기 만난 누나란 사람은 내 속이 어떻건 간에 싱긋 웃으며 답해 주었다. 그런데 그 답이 내 예상과는 상당히 떨어져있다!

“신이 알려주셨단다”

“······신······?”

잠깐 정적.


그러니까 신?

내가 이런 반응을 보이는 데에는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다.

누구한테 이런 설명을 해 주고 있는지 나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대충 내 스스로에게 설명하는거라고 해두자.

진짜 간단하게 설명하면 내가 아는 한 이 세계에 ‘신’은 없다.

그런 내 반응을 캐치했는지 누나라는 사람이 부연 설명을 한다.

“레오? 아, 왜 그런지 알겠다. 부족 사람들도, 하다못해 내 말이면 어지간하면 다 들어주시는 엄마도 처음에는 쉽게 믿지 못했어.”

“······”

“신은 있었단다.”

“아니 갑자기 그런 말을 해도······”

“단적인 예로 내가 너를 찾아온 이유가 신의 계시에 따라서란다.”

[호오 이건 또 새로운 사실이군!]

멍한 나보다도 먼저 반응한 것은 스투트.

말 그대로다.

15년 평생 이 세계에서 신이란 존재를 확인한 적은 없었다.

종교란 것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 아니 저 먼 서쪽나라 어딘가에는 아직 종교가 남아있긴 하다는 소문이지만 스투트의 기준으로 ‘지상에 직접 영향력을미치는 초월자’란 존재로서의 신 즉 뭔가 직접적인 지식을 전파한다던가 힘을 빌려주는 그런 존재는 아직까지 접해본바가 없다.

그런데 지금 눈앞에 계시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 사람은 아주 조금전에 처음 본 사람이다.

믿을 수가 없는 사실,

그리고 믿을 수가 없는 사람인데,

그런데 핏줄 확인주술은 이 사람이 내 혈통이라고 증명한다.

이전에 37년을 현대 사회에선 산 인간의 감성으론 유튜브 등지에서 심심하면 볼 수 있었던,

‘이게 뭔 개소리야!’

라는 말이 뇌내 자동재생 되는 상황임에 분명하다.

그런데 이 동네에서 태어난 15살짜리, 주술, 술법이 널리퍼진세상에서 살아가는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안 될건 또 뭐야?’

싶기도 하다

아 헷갈린다.

그런 내 심정을 다시 캐치한 건지 누나라는 사람이 웃으며 말한다.

“레오 걱정마. 주변사람들도 다 그랬어. 하지만 그 분은 믿지 못하는 나 뿐아니라 주변사람들을 위해 계속 증명해주셨단다.”

“어.. 음 그러니까 뭐를···?’

“당연하지. 당신께서 옳다는 것을 말야. 그래서 내가 여기까지 너를 만나러 나왔고 그리고 지금부터 다시 한 번 증명하러 갈거란다.”

“어···?”

“이제 아버지를 만나뵈러가야지.”

“응?!!!”

이건 또 뭔 소리?

아버지라고?!

“잠깐, 잠깐··· 천천히.. 너무 빨라.”

결국 이해력의 한계를 느낀 내가 백기를 들었다.

누나라고 주장하는 눈앞의 여성은 별로 당황하지 않으며 천천히 설명을 다시 시작했다.

그녀는 계시를 받았다고 한다.

스스로를 ‘이름없는 자’라고 주장하는 어떤 초월적인 존재가 어느 날 말을 걸어왔다고 한다.

그 존재는 어떤 보상을 원한것도 아니고 그저 위기나 어떤 상황을 실제 그 일이 벌어지기 전에 담담하게 알려 주었다고 한다.

그의 말을 처음 부터 믿은 것은 아니었지만 어떤 상황마다 그가 전해온 예언은 맞아떨어졌고 그녀는 마음 깊이 그를 신뢰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큰 불이 부족의 집단 거주지중 하나에 덮쳤을 때 그녀는 처음으로 그 존재에 대해 외부에 알렸고 숲의 지배자격 존재 하나가 어떤 이유인지 분노하여 공격해 왔을때도 미리 경고를 할 수 있었다.

부족의 고위층들은 ‘어머니 나무’와의 소통이 아니냐고 생각했고 또 그것을 확인해보았으나 실제로 어머니 나무와의 소통은 이어지지 않았었고,

그 이후로도 가끔 내려지는 계시는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그러던 와중에 최근에 새로 계시가 내려왔단다.”

놀랍게도 내가 나타날 장소와 시간을 정확히 예측한 계시,

거기다가,

“네가 이곳에 온 여파로 인해 행방불명 되었다던 아버지가 가문에 다시 나타날 것이라고 하던데?”

“······”

내가 알기로는 아보아족은 상당히 폐쇄적인 부족이다. 비록 어머니가 아버지와 결혼해서 자손까지 봤다지만 아버지가 실종됐는지 아보아족이 확인할 이유 따윈 없다. 그들은 숲 안에서 그저 그들의 규칙대로 살아갈 뿐인 그런 부족이라고 알고 있으니······

그러면 지금 저 여성분,

아니, 누나의 말을 내가 그냥 믿어야 하는것인가?

“음 이렇게 하면 어떻겠니?”

“...?”

“계시가 언제나 분명하게 내려오는 것은 아니야. 하지만 이번엔 상당히 분명하게 내려왔지. 너를 만나는 구체적인 장소와 시간뿐 아니라. 그 이후에 아버지를 만난다는 것까지. 그러니까 직접 경험해보면 너도 믿을 수 있지 않을까? 사실 여태까지 모두를 이렇게 밖에 설득 못 했었어. 사람은 누구나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쉽게 믿지 못하니까 말이야.”

“······”

뭐 저게 정답이긴 하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하는데······?”

“계시에 따르면 일단 가문으로 돌아가라던데······?”

“에?”

힘들게 탈출했는데 돌아가란다.

[으허허허허허 이거 재밌구나]

씨끄러 스투트.

잠깐의 고민이 있었지만 술법도 있는 세계인데 신이 없으란 법은 없지라는 생각에 스스로 일단 납득하고 그녀를 따르기로 했다.

가문으로 귀로 루트를 잡고 이동 시작.

“가르드 라고 하오.”

과묵한 남자와도 인사를 텄다.

그는 가르드라고 하는 아보아 족의 전사라고 한다. 과묵하고 가까워지기 어려운 성격으로 보였다.

이동 중 주로 말을 하는 것은 누나 아리에스테였다.

“있지 가르드는 말이야~”

진짜 친화력 갑인듯했다.

“부족에서도 전사계급인데 부족의 전사들이 어떻게 태어나는지 혹시 아니?”

“아니? 숲의 부족에 대한 내용은 바로 이웃이라 할 수 있는 우리가문에도 그다지 많이 알려져 있지 않거든.”

“후훗 알에서 태어난다?”

앞뒤 다 자르고 깜빡이 없이 훅들어오는 얘기.

[오호 그거 흥미롭구나. 아보아족이라는 종족은 그럼 난생인것인가?]

씨끄럽다 스투트.

아무튼 내가 굳이 답 안해도 왠지 아련하게 느껴지는 누나의 수다력이면 줄줄이 설명해줄 것 같은데.

“부족 전체를 이끄는 알프리트는 정식으로 알프리트가 될 때 어머니 나무로부터 하나의 혈족 술법을 받으시게 되지. 바로 부족전사들을 양성하는 술법 –숲 수호자의 알-“

“그런거 막 얘기해도되는거야?

“어차피 우린 남매잖니. 왜 더 듣기 싫으니?”

“아니 그럴리가? 그냥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이유가 이런 얘기들이 비밀이어서가 아닐까 싶어서.”

“딱히 비밀은 아닌데 굳이 알려야 할 필요성도 못느껴서가 아닐까? 아무튼 숲 수호자의 알 술법으로 알프리트는 하루에 최대 셋의 알을 탄생시킬 수 있으시지. 매일매일 전사분들을 탄생시키는것은 아니고 어머니 나무의 특별한 명이 없으시거나 외부습격이나 노화로 인한 결원이 없으면 굳이 새로 전사를 탄생시키지는 않으신다고 해.”

아마도 알프리트라는 분이 직접 알을 낳는 시스템은 아닌 것 같다.

[이상한 상상을 했구나]

‘씨끄러 스투트.’

전생의 기억에서 본, 뿌리깊은 극우제국주의자들 때문에 친해지기 힘들었던 어떤 이웃나라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의 몇몇 알을 생산하는 거시기한 장면들이 스쳐갔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일이다.

난 죽을때까지 솔로였다구.

아니 사실 솔로가 아니어도 볼 사람들은 다 봤을거다.

남자가 변태인게 어때서?

···라는 유명한 짤이 떠오르지만 휘~휘~ 지워내자.

과거는 과거일뿐 지금의 나는 15살의 귀염귀염한 소년이니까.

“아 혹시 어머니는···?”

빠르게 화제를 전환해보자.

“일이 끝나면 같이 뵈러가자꾸나. 다음 여행을 떠나기전에 그 정도의 여유는 있을거야 그러니까···..”

“아 잠깐. 다음 여행이라니?”

나는 여전히 깜빡이도 안켜고 훅치고 들어오는 누나의 화법에 본의아니게 딴지를 걸수밖에없었다. 이런 화법 왠지 익숙하다.

‘아! 스투트.’

스투트가 둘이 된 느낌이다.

마이페이스적인 수다쟁이.

“어머 당연하잖니?”

“뭐가, 뭐가 당연한지 하나도 설명 안해줬거든?”

“응? 레오정도라면 알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모르겠으니 설명 좀 해주면안될까?”

“헤에, 알았어. 당연하지만······”

뭐가 당연한지 모르겠다.

“······이름없는 그분께서 이르시기를 세상의 어둠이 도래했으니 우리집안의 문제는 시작일뿐이라고, 전세계의 전복을 막기 위해 여행을 떠나야 한다고 하셨었어.”

“아···. 그러니까 잠깐만 잠깐만요.”

“응~”

발랄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는 누나. 그런데 말하는 내용은 전혀 발랄하지 않다.

왠지 느낌상 백색의 성당안에서 얼굴 없는 신상앞에서 무릎 꿇고 기도올리던 순백의 성녀가 조용히 눈을뜨면서 해야 할법한 대사를 편~안하게 숲길을 걸으며 싱긋싱긋 웃으며 아무렇지 않은듯한 태도로 얘기하고 있으니 괴리감이 장난이 아니다.

“그러니까 그 게시는 어디까지 받은건데?”

“일단은 너를 만나고 그래서 아버지를 도와야 한다는 것, 그게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라는 것까지.”

“내가 몰라서 물어보는건데, 나랑 만나는 위치랑 시간까지 정해줬다며? 혹시 아버지랑도 그런 때와 장소가 정해져 있어?”

“아니? 전혀.”

“잠깐만 잠깐만! 계속 잠깐만을 반복하게되는데에에에에에! 지금 그럼 무슨생각으로 그냥 가고 있는거야? 앞에 한 말이랑 다르잖아?”

“응? 내가 아는건 너랑 만나서 가문으로 돌아가게 되면 자연스럽게 아버지랑 만나게 된다는 것뿐인데?”

아니다.

이분은 스투트와는 완전히 다르다.

‘아이구야. 대책이 전혀 없네.’

두통이 몰려오는 느낌이다.

“혹시 가문 근처에 가면 또 다른 계시가 내려오기라도 하는거야?”

“글세? 그분의 목소리는 언제 들릴지 전혀 알 수 없어서. 그런대 하신 말씀은 여태까지 빗나간 것이 없으니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큰일이다. 상상이상이다.

그리고 보니 내가 깜빡한 것이 있다.

누나는 환생한 닳고닳은 현대인도 아니고 판타지 세상에서 숲 속에서 그냥 살아온 15살짜리 소녀라는 것을!

나와 만날 장소와 시간까지 맞췄다는 것에 낚여서 이후의 일정도 모조리 생각 안해버린 내가 골빈당 총재 같은 놈이 되어버렸다.

‘기호 1번 골빈당 대표 인사올립니다!! 저는 전 국민 모두의 청정한 뇌! 무뇌화를 위하여~~’

[현실도피 그만하고 돌아와라]

아 계속 도피하고 싶다.


작가의말

금요일 연재분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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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제 4장 신의 뜻 (5) 21.06.18 15 1 22쪽
30 제 4장 신의 뜻 (4) 21.06.17 9 0 12쪽
29 제 4장 신의 뜻 (3) 21.06.16 9 0 11쪽
28 제 4장 신의 뜻 (2) 21.06.15 11 1 10쪽
27 제 4장 신의 뜻 (1) 21.06.14 14 0 9쪽
26 제 3장 유적 탐사 (8) 21.06.11 15 0 11쪽
25 제 3장 유적 탐사 (7) 21.06.10 15 0 11쪽
24 제 3장 유적 탐사 (6) 21.06.09 42 0 11쪽
23 제 3장 유적 탐사 (5) 21.06.08 17 0 10쪽
22 제 3장 유적 탐사 (4) 21.06.07 36 1 11쪽
21 제 3장 유적 탐사 (3) 21.06.04 14 0 11쪽
20 제 3장 유적 탐사 (2) 21.06.03 16 0 10쪽
19 제 3장 유적 탐사 (1) 21.06.02 11 0 11쪽
18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8) 21.06.01 19 0 12쪽
17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7) 21.05.31 18 0 11쪽
16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6) 21.05.28 35 0 11쪽
15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5) 21.05.27 34 0 14쪽
14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4) 21.05.26 45 0 10쪽
13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3) 21.05.25 47 0 10쪽
12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2) 21.05.24 52 2 10쪽
11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1) 21.05.21 58 1 12쪽
10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9) 21.05.20 68 1 17쪽
9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8) 21.05.19 67 0 13쪽
8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7) 21.05.18 73 1 12쪽
7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6) 21.05.17 99 4 11쪽
»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5) 21.05.14 114 7 12쪽
5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4) 21.05.13 147 6 13쪽
4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3) 21.05.12 165 7 16쪽
3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2) 21.05.12 213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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