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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紺旗) 님의 서재입니다.

평범한 판타지 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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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紺旗)
작품등록일 :
2021.05.12 12:40
최근연재일 :
2021.06.18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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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8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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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6)

DUMMY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6)


다음날 숙취 없이 의외로 거뜬한 우리 남매와는 달리 죽어가는 밀레스와 함께 여관 홀에서 해장을 하고 있는데 시청에서 사람이 찾아왔다.

함께 식사하고 있는 레브런트는 의외로 멀쩡한 모습이었는데 일찍 사망했던 만큼 숙취도 없나 보다.

“엘사바라드 지배령에서 오신 용병분들이 누구십니까?”

레브런트가 멀쩡한 모습으로 손을 들자 그 사람이 이쪽으로 다가왔다.

“어제 전달하신 문서에 대한 답을 위해 시장님께서 찾으십니다. 언제 방문가능하신지 답을 알아오라고 하셨습니다. 시장님께서는 가급적 점심식사 전에 방문해주기를 요청하셨습니다.”

“아침 식사 후에 바로 방문하도록 하겠습니다.”

“네. 그렇게 전달 드리겠습니다.”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 퇴장.

“으어어어어어. 안되는데······”

좀비가 된 밀레스가 비척비척 테이블 위에서 고개를 든다.

“오전중에 깰만한 숙취가 아니잖아요. 어쩔 수 없죠.”

“크윽! 혹시 숙취를 제거하는 술법이라도 있는겁니까?”

“비슷한게 있긴 하지만 의외로 고위 회복술이라서 막 쓸 수 있는건 아니에요. 누나 혹시 자연의 정화 배웠어?”

“아니? 그거 수나르급에서 쓸 수 있는 술법중에서도 상당히 상위술법이잖아?”

“아 나는 배워두긴 했는데 아직 연동 가능한 술력이 모자라서 못쓰거든. 혹시나 숲의 부족은 다른 방법이 있을까 해서 물어봤어.”

“레오~ 자연술은 균형이 중요해~ 쓰지 못할 술법은 애초에 접근도 하지 않는게 좋아”

“아··· 뭐.”

정론이긴 하지만 나에겐 스투트라는 치트키가 있다보니.

이때 집적거려야 할 스투트가 조용하다.

이유?

나도 몰랐는데 스투트는 전생들에서 술을 제대로 접해본적이 거의 없다고 한다. 그래서 내 감각을 공유한 채 술 취한 기분을 음미해보던 스투트는 정신적으로 뻗어버렸다.

앞으로 술을 자주마시게 될지도 모르겠다.

‘흐흐흐흐 각오해라. 스투트’

답 없는 스투트. 간만에 느껴보는 내면의 평화다.

숙취에 시달리는 밀레스지만 그래도 억지로라도 씻고 나니 그럭저럭 좀 피곤해보이긴 해도 사람꼴은 난다. 과거 회식때 강제로마신 폭탄주들 때문에 숙취에 시달리며 어쩔 수 없이 출근하던 시절의 내가 떠올랐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는거다.

‘이번 생에는 강력한 간을 물려주신 부모님께 감사를! 아니 잠깐, 이 동네도 간이 알코올 분해를 하나?’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술이 다 이전 세계와 비슷한 것을 보면 알코올 분해효소가 있는 장기도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우리일행은 어제 방문했던 시 청사를 다시 찾았다.

어제와는 달리 입구에 도착하여 용무를 밝히자 우리는 바로 시장실로 안내 받을 수 있었다.

“어서들 오시게”

우리를 맞이하는 시장님.

현대의 시장실 모습과는 달리 명패가 걸려있지는 않았으나 그 얼굴은 어제 본, 잠깐 보여주고 다시 가렸던 그 얼굴과 일치했다.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시장님.”

숙취에 시달려서 예의 그 장황한 인사를 할 생각도 못하고 있는 밀레스를 대신해서 내가 대표로 인사했다.

“내가 바로 파르숨 쥬드 폰즈일세. 뭐 복잡한 얘기할 것 없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지.”

시장님, 파르숨 쥬드 폰즈께서는 읽고 있던 두툼한 종이뭉치를 내려 놓으며 말씀하셨다.

“엘사라바드에서의 정보는 잘 전달받았네. 그대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어 기쁘군.”

종이를 툭툭 치는 시장님.

“대륙적 위기의 징조라. 하기사 알라가가 당했을 정도면······”

“어? 얘기를 들으신건가요?”

“해당 내용을 보고 개인적으로 따로 확인해보았지. 여긴 국경도시라서 그런 쪽으로 발달한 집단들도 있거든. 엘사바라드야 그런게 필요 없어서 본적 없겠지만 말이야.”

“정보상회를 이용하신 듯 하군요.”

밀레스가 알았다는듯이 답을 한다.

숙취에 시달려도 할건 다 하는군.

“그렇다네.”

툭툭 다시 종이를 쳐보이는 시장님.

“종이값까지 해서 상당한 비용이 들었지만 돈 값은 하더군. 이건 중대한 문제야. 고트의 수호자중하나인 엘사바라드의 나뭇가지가 꺾일뻔했어. 제도의 하얀술사들도 난리가 났지만 다행이도 알라가가 무사 복귀해서인지 어쩌진 못하고 있는듯하고. 자네들이 해야 할 일이 더더욱 중요해진듯 하네.”

“네···?”

내가 무슨 소린지 하고 반문하자 옆에서 밀레스가 쿡 찌른다.

‘아. 그런 스토리인가?’

상대는 암흑가와도 관계있는 사람. 뭔지 몰라도 가만 듣고 있으면 알아서 스토리를 읊어 줄거다.

“모르는 척하지 말게. 용의자가 칸바르에 있다며? 내 국경 통과가 쉽도록 손을 써주지. 거기다 칸바르로 넘어가서도 추적이 쉽도록 쓸만한 사람을 하나 붙여주겠네. 부관! 거기있나?”

“네”

“죄악의 날들에 연락하게.”

“아... 하지만 거기는······”

들어온 병사가 시장의 명령에 당황한다.

“어차피 이곳에서 정보 구하려면 어쩔 수 없이 접촉할 수밖에 없는 곳 아닌가? 사람찾는 일 같은것도 용병회보단 낫겠지. 수도에서도 별말 없을 테니 걱정 말고 연락하게.”

“알겠습니다.”

사라지는 병사.

“죄악의 날들이요?”

“아 모르는가?”

내가 질문하자 빙긋 웃는 시장님.

밀레스도 잘 모르는 눈치다.

“대륙 서부의 최대의 암살단체라네.”

“암살단이요?”

“누군가를 몰래 죽이려면 알고 있어야 하는게 많지. 그래서 겉으로는 정보상회를 겸하는 곳이기도해. 아니 사실 암살은 부업이고 정보상이 주업이라 할만하지. 구전으로 내려오는 5대 죄악의 날을 집단 지도자들의 이름으로 쓰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집단이야.”

“그··· 그런가요?”

“아마 이전대의 지도자 이름이 디에스 파르서스 였었을 걸? 지금은 지도자가 바뀐듯하지만, 이런 교역도시의 시장으로 일하려면 이런저런 사람들을 두루 알고 지내야 한다네.”

보통 양반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암살단 수장이었나?!

“그보다 알라가는 어떻게 하고있나?”

“아 저희도 며칠 못뵈어서···”

그렇게 신변잡기를 나누고 있는데 아까의 병사가 다시 들어온다.

“시장님 죄악의 날들에서 답변이 왔습니다. 답변을 가지고 온 자가 입구에서 대기중입니다.”

“벌써 왔는가? 알았네. 그럼 다들 수고들하시게. 아 참! 이것 가져가고.”

뭔가 종이 같은 것을 내밀어서 보니까 이곳 교역소에서 환전이 가능한 금전 증서다. 그리고 그밑에 다른 종이가 있는데 눈치를 보니 지금 볼 물건이 아니라서 그냥 모른체하고 받아 넣었다.

“감사합니다. 시장님.”

아직도 숙취가 심한지 밀레스의 장황한 인사대신 또 다시 내 간단한 인사로 마무리.

입구로 나와보니 어제 시장님이 입고 있었던 옷과 동일한 디자인의 검은 가죽옷을 입은 남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댁들이 의뢰인?”

“의뢰?”

“여기서 길게 얘기할 생각은 아니겠지? 그쪽에서 편한곳으로 갑시다.”

“예··· 뭐 우리가 묵는 여관으로 가면 괜찮겠지요?”

“그쪽이 편한대로. 솔직히 무슨 의뢴지 전혀 자세한 내용을 못 받아서······ 이런 경우는 정말 처음인데”

투덜거리는 남자.

우리는 금새 여관으로 돌아왔다.

예의 장막+무관심 2종세트를 걸고나자 그제서야 남자는 자신을 소개했다.

“일단 에르메스 기리어드라 불러주쇼.”

[에르메스 기리어드!!!]

‘악! 깜짝이야!!’

갑자기 불쑥 튀어나온 스투트 때문에 경기 일으킬뻔했다.

‘내내 조용하다 갑자기 왠 난리야?!’

[에르메스 기리어드다! 그 에르메스 기리어드가 맞는지 물어봐라!]

‘아 왜?’

[물어보라면 물어봐!]

“아.. 저 혹시.. 그 유명한 에르메스 기리어드 맞습니까?”

“어? 날 알아?”

‘누군데 스투트?’

[환상의 고고학자! 에르메스 기리어드! 알칸트라-히야칸트라와 엘쥬다스의 비밀을 쫓는 고고한 탐험가!]

으악! 진짜 추종하던 아이돌을 눈앞에서 발견한 빠순이 마냥 꺅꺅거리는 스투트 때문에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그래도 익숙한 나인지라 스투트의 외침을 어떻게 평소처럼 잘 넘기며 말할 수 있었다.

“아 알칸트라-히야칸트라 유적을 발굴하신 그 에르메스 기리어드님을 몰라볼수가 없지요. 아 그. 엘쥬다스 전설과의 조합. 풀어내는 역사적인 식견에는 아주 감탄을 했습니다.”

“어? 그걸 어떻게······ 그쪽으로 관심있는거야?”

스투트가 떠드는걸 그대로 읊어주니 좋아하는 듯하다.

여태까지의 뚱한 모습에서 벗어나 밝은 표정으로 바뀐다.

“네 어쩌다보니······”

“이거 원. 이런데에서 내 업적을 아는 사람을 만나게 되네. 솔직히 고대문명에 심취한 몇몇 술사 학파들 말고는 관심도 없을텐데. 자칭 트레져 헌터들도 유물의 물리적, 술법적 가치나 따지지 고대의 역사쪽은 오히려 관심이 없거든 정말 반가워!”

다른 사람들은 이게 뭔 소리야 싶은 얼굴들이다.

이후 스투트가 읊어 주는대로 얘기하다보니 한참을 에르메스가 탐험한 고대 유적과 그에 얽힌 역사학적 얘기를 나누게 되었다.

그러다 정신차린 에르메스.

“아. 공통관심사를 가진 사람을 만나 잠깐 지나치게 흥분했었네. 일 얘기해야지.”

다행이도 그는 프로답게 일 얘기로 돌아왔다.

그래도 이전보다 분위기가 많이 말랑말랑해진 것은 사실이다.

고맙다 스투트.

“아무튼 무슨일인지 전혀 모르는 상황이야. 뭘 찾는지? 대상은?”

“아 그건······”

뭐라고 대답해야하나? 싶을때 나서주는 밀레스.

“죽은 뒤 검은 연기를 뿜어내는 마수나 혹은 평소와는 달리 갑자기 행동양식이 급격하게 바뀐사람들을 찾고 있습니다.”

“앞의 것은 괜찮은데 뒤의 사람들은··· 너무 범위가 넓어.”

“그러면 마수라도요.”

“그런거라면 말야.”

씨익 웃는 에르메스.

“나와 같이 유적하나 탐험해 보지 않을래?”

“예?”

“굳이 찾아갈 필요없을 것 같아. 이번에 마침 들어가려던 새로 찾은 유적에 돌아다니는 마수가 딱 그렇다는 거지. 거기다 마수에서만 나오는게 아니라. 이놈의 유적은 개봉하자마자 검은 연기가 나오더라 이거야.”

“어디인가요?”

“칸바르의 어딘가~ 내가 전에 들어갔던 알칸트라-히야칸트라 유적에서 가까워. 마침 내가 에챠드-페릴타에 돌아온 이유가 유적 탐험을 위해 소속된 단체에서 지원도 받고 그간 행적에 대해 보고도 하기 위해서였는데···...”

말을 잠시 끊고 우리를 둘러보는 에르메스.

“마침 관계된 분들이 계시네? 그래도 일은 일 의뢰는 의뢰. 자 의뢰금은 얼마주실건가?”

“어차피 탐험하실거 아닙니까?”

“공은 공이고 사는 사지. 난 당신들이랑 안 들어가도 되고 그 유적 입구는 나만 들어 갈 수 있게 봉해뒀어. 자 선제시요.”

‘윽. 이 동네에서 저 대사를 듣게 될 줄이야.’

빙글빙글 웃으며 마치 용X이 처럼 대사 치는 에르메스.

그는 프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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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제 3장 유적 탐사 (4) 21.06.07 36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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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3) 21.05.25 48 0 10쪽
12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2) 21.05.24 52 2 10쪽
11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1) 21.05.21 58 1 12쪽
10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9) 21.05.20 69 1 17쪽
9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8) 21.05.19 67 0 13쪽
8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7) 21.05.18 73 1 12쪽
7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6) 21.05.17 101 4 11쪽
6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5) 21.05.14 114 7 12쪽
5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4) 21.05.13 147 6 13쪽
4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3) 21.05.12 165 7 16쪽
3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2) 21.05.12 213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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