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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紺旗) 님의 서재입니다.

평범한 판타지 기행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감기(紺旗)
작품등록일 :
2021.05.12 12:40
최근연재일 :
2021.06.18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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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0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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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9)

DUMMY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9)


일 다 끝내놓고 어이없이 쓰러지거나 하진않았다.

손 하나 까딱하기조차 싫을 정도로 두통이 심하긴하지만 영동술 수련으로 어느정도 익숙해져서 버틸 수 있었다.

영동술 수련이 왜 귀찮은지 확실히 실감 할 수 있었다.

물론 이번엔 영동술 실패 때문이 아니긴 했지만······

‘영동술의 단점이 또 하나 나왔군 아오 머리아파’

[애초에 단점이라 할 만한게 아니다. 이 현명한 스투트님은 기술을 설계할 때 수련 과정중에 자연스럽게 뇌와 영혼에 걸리는 과부하를 경험, 어지간한 상대의 영력공격이나 정신공격에도 버틸수있도록 다 준비한 것이다!]

‘너 잘났다···’

새롭게 알았다.

영동술 수련중에 머리 아픈게 다 의도된거였다이거지?

아무튼 상황을 정리해야 할때다.

아버지는 여전히 부들부들중 저쪽 행렬쪽은 여전히 개판이고······

“가르드씨? 누나를 부탁해요. 그리고 거기 용병씨?”

“어? 어 그래.”

용병씨도 검은 연기가 보였던걸까? 자기가 베어놓고도 벤 것이 맞는지 자신의 칼날과 허공을 번갈아 쳐다보며 갸우뚱하고 있다.

“여긴 정리된 것 같으니 행렬쪽을 도와주세요.”

“아? 넌 누군데?”

“여기 이 사람 아들.”

“뭐?”

“당신 저쪽에 저 양반 아니, 퓨아스 단장한테 고용된거죠?”

“어 맞긴한데?”

“그냥 일단 같은편이라고 치고 가봐요 어차피 이 위에선 더 할것도 없잖아요.”

“그러도록 하지.”

잠시 고민하는듯 했으나 내 말에 틀린점은 없다. 누군가 더 공간이동해 올 기미도 안보이고 행렬쪽에서 술사들은 제압당했어도 깡통들은 여전히 단단하게 버티고 있으니까.

저쪽에서 쌍검 휘두르는 용병도 술법뿐아니라 칼질도 상당히 잘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상성이 너무 안좋다. 퓨아스쪽 인원들은 전원 술사들인데 하필 상대가 술법방어전사단.

수나르급 미만의 술사가 전개하는 술법은 대부분 무시해버리는 술사들의 하드카운터라서 전문 칼잡이가 아니면 때려잡는게 불가능하다.

물론 저런 말도 안되는 술법 방어력을 갖춘 중갑을 유지하려면 수많은 술사들이 필요하다는 것이 아이러니 하지만······

[이 동네는 영구부여 술식의 난이도가 말도 안되게 높으니까 말이다.]

판타지 소설등에 흔하게 나오는 마법부여물품들은 이 세계에도 있긴한데 부여된 술법의 위계에 따라 특정 물품에 영구 부여하는 난이도가 미친듯이 올라간다.

수나르급의 능숙한 부여술사쯤 되어야 하위계의 마법 하나쯤을 어른 주먹만한 물품에 영구 부여 가능하다. 그나마도 상시 발동은 말도 안되고 술력을 모았다가 한번에 터트리고 다시 충전해야 하는 수준.

즉 저 술법방어전사단이 둘둘 두르고 있는 중갑을 유지하려면 수많은 술사들이 매일 달라붙어 흩어지는 술식을 관리하고 매일매일 술력을 때려부어서 유지 해야 한다는 것.

우리 가문처럼 술사의 숫자가 세 자리 수를 넘어가는 술법 위주의 가문이 아니면 운용할 생각을 전혀 할 수 없는 고급 병종이다.

‘아 이제야 두통이 좀 가시네.’

역시 두통에는 잡생각이 최고다.

가르드는 쓰러진 누나의 주변에 보호술법을 짜서 경계중이고 아버지는 여전히 경련 중.

-영동술 술법 방해-

다행이도 아버지가 완전히 제압된 상태라 할 수 있으니 그간 연습이 부족했던 영동술 하나를 걸어보았다. 난이도가 낮아졌으니 아마 실패 안 할거다.

역시, 성공!

더 이상의 두통은 사양이다.

자연술로 술법방해를 걸어봤자 아버지가 정신차리면 바로 풀어버리실 거다 하지만 영동술이라면 어느 정도 방해가 되지 않을까?

[수나르 탈리아 급이라도 제대로만 먹히면 100% 통할거라 내 장담하지 으하하하 이 현명한 스투트님이 만드신거니까 그러니까 그 원리는···]

‘지금 필요 없는 얘기도 사절이야.’

뭐 영력의 전개로 술력과 정신의 연동을 끊느니 어쩌느니 하는 얘기를 휘휘 흘려버리고 부들거리는 아버지를 어떻게 진정시켜야 할까 고민 하는데 아주 때맞춰 아버지가 진정되시는 기미가 보인다.

부들거리는 팔다리가 멈추고 뒤집어졌던 안구가 돌아오고 눈을 감는다.

두통이 심한 듯 고개를 절래절래.

그리고 술법을 쓰시려는 듯 아버지의 머리를 감싸고 있는 내 영동력이 잠깐 뭔가 밀리는 느낌을 받았으나 다행이도 영동력은 굳건했고 아무일도 일어나지않았다.

“큭···”

오히려 아버지가 타격을 입으신듯.

아버지가 눈을 뜨고 주변을 둘러보신다.

“여...여긴?”

“깨어나셨나요?”

“어 레오?”

“예 아버지 아들 레오입니다.”

“어떻게 된거냐?”

“제가 묻고싶은데요 아버지?”

“아니 이게 대체 무슨··· 내 술법은 또 왜 안되고······”

“하아.. 일단 아버지 정신 잃기전에 어디까지 기억나시는지 알아야 제가 뭐라도 말할 것 같은데요?”

“아 맞다! 가증스러운! 가모프! 가모프! 이 씹어죽일 놈! 감히 배신을?!”

‘가모프가 누구더라?’

[스스로 기억 좀 해라! 네 아버지와 함께 출전했던 술사단장이다.]

‘그럼 아버지의 기억은 대충 실종때인 1년 전 즈음에 멈춰있다고 봐야하나?’

어디부터 설명해야 할지 정말 막막하다.

‘그렇다 쳐도 일단 영동술은 안풀어 드릴거다. 뭐가 어찌될지모르니.’

[아니 스스로 풀것같으니 그냥 풀어주는걸 추천한다]

‘뭐? 안풀린다며?’

[실제로 수나르급 실력자에게 적용해본게 처음아니냐? 이 세상 술사들의 정신력을 너무 과소평가했나보다.. 네 영동력 상태를보니 금방 풀릴것같다 그러니까 다음에는 이렇게 보완해서···]

당황스럽긴 하지만 스투트의 뜻 자체는 잘 전달됐다.

어차피 풀릴거라면······

-영동술 해제-

풀어드리고 생색내자.

“아버지 일단 제정신 차리신 것 같으니 제약은 풀어드릴게요.”

화악!

풀자마자 거세게 유동하는 자연술력.

술력으로 아마 스스로 몸의 상태를 확인하시는 듯 하다.

스투트 말에 따르면 내 영동술이 풀리기 일보직전이었다는데 그런 세세한걸 아버지가 아실리 없으니 난 아버지가 제정신 차린 것을 확인하자마자 금제를 풀어드린 착한 아들~

“아버지께서 퓨아스를 배신자로 지목 하셨다면서요?”

그 와중에 바로 논점 흐리기!

“뭐라고? 그런적 없다! 난 분명히 전장에서 가모프에게 배신당해서!”

“적들이 무슨 수를 썼는지 알 수 없지만 아버지를 제압해서 조종한 것 같네요. 참고로 원로원주도 한패이거나 아니면 당한 것 같더라구요.”

“······”

나를 지긋이 쳐다보는 아버지. 그 사이에 점검도 끝나신 것 같다.

나를 쳐다보시다가 다시 주변을 둘러보신다.

그와 함께 고위술사의 묵직한 술력이 주변에 가라앉는다.

이제는 기억을 정리하고 상황을 파악하시는듯,

[당연하다 전장에서 배신당한 것 같은데 그 이후 기억은 없고 자신은 뜻밖에도 본거지에 돌아와 있는데 주변은 쌈박질중이고 아들이란 놈이 응 너 이상했었음~ 너 조종당한 것 같음~ 그러는데 바로 받아들일 수 있겠냐?]

‘뭐 제정신 못 차리고 공격하시면 도망치는 수 밖에 없지. 아버지가 하신말씀이 다 맞는다는 전제하에 말이야.’

나도 아무런 대책없이 그냥 있는 것은 아니다.

아버지를 경계하면서도 가르드와 누나의 위치를 확인한다.

그리고 영동술의 사용이 가능할지 두통의 정도를 확인해본다.

여차하면 날라야지.

다행이도 고위 술사의 정신세계는 단단하고 논리정연했나보다.

패닉에 빠지는일 없이 상황을 정리한 듯,

특히 쓰러져있는 누나를 봤을 때 움찔한 것이 알아보신 것 같기도······?

“일단 이 난장판을 정리하고 자세한 얘기를 해보자꾸나.”

계속 일렁이고 있었으나 이제 제대로 술식을 갖추고 요동치는 아버지의 술력.

대단한 출력이다.

‘뭘 하시려고······’

뭔짓을 하실지 몰라서 살짝 경계했으나 다행이도 스스로에게 바람의 날개를 전개하신거였다.

바람의 날개 술식이 구동되는데 아주 자연스럽다. 따로 술법을 발동시킨 것 같지도 않는데 이미 아버지의 몸은 허공에 떠있다.

-모두 멈춰라!-

“크윽”

[사자후냐?!]

고위 술사면 저런 것도 가능한가? 말 그 자체에 술력을 실어서 주변에 ‘선언’한다.

아까 검은 연기의 괴성처럼 뇌에 바로 박히는 그런 목소리.

-이 땅의 지배자로서 다시 한 번 말한다! 모두 멈춰라!-

이 곳, 엘사바라드 지배령의 진정한 지배자가 귀환했다.

당연하지만 산발적으로 벌어지던 전투와 주변에 만연하던 모든 혼란은 이 한 방, 아니 두 방인가? 아무튼 거대한 외침에 완전히 중단되었다.

[허어 정말 대단하구나. 레오 너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경험하고 다녀야겠다]

수트투에게도 감명 깊었지만 나 역시도 아버지의 이런 모습은 처음 봤기에 마음속에 상당한 울림이 있었다.

‘아니 그런데 어디사는 어떤 미친놈들은 도대체 이런 사람을 어떻게 제압한거냐?’

[배신당했다고 하지 않았냐? 거기다 지금 보니 아까 전투하던 모습은 완전히 너프된거였구만. 아마 정신제약 때문에 제대로 술법능력을 끄집어내지 못한 것 같다]

하기사 아까 용병과 싸움박질 하던 모습은 8성급 고위 술사라기엔 너무도 정석적이고 무난한 느낌이 있었다.

“계시대로 됐네.”

‘아이 깜짝이야?’

갑작스레 들려온 누나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버렸다.

‘이 사람은 언제 일어난거야?’

“아까와는 달라 포근한 느낌이네.”

목소리에 담겨 퍼진 뒤 주변에 잔향처럼 남아있는 아버지의 자연술력을 느껴보는 누나.

“누나 그 계시인가 뭔가? 아무튼 이 이후에는 어떻게 된데?”

“글세? 나도 모르지. 하지만······”

누나는 허공에 뜬 아버지를 보며 말을 이었다.

“지금은 인사를 해야 할 때인 것 같아. 엘사바라드와 아보아-시르바의 이름을 함께 잇는 아리에스테. 아버지께 인사드려요.”

아버지와 꼭 닮은 황금빛 머리카락이 나부낀다.

잠시 바닥에 누워있었는데도 흐트러짐 없는 외모.

'아니 그런데 이 시점에서 그렇게 편안하게 인사나 하고있어도 되는거야?'

그런데 아버지의 반응도 의외다.

아버지가 이 난장판을 더 수습하기는 커녕 이쪽을 내려다보며 허공에서 천천히 내려오신다.

역시 자기딸네미인걸 한눈에 알아본 것인가?

“실리데는?”

아마도 어머니의 이름인듯?

“숲에 계십니다.”

“자세한 얘기는 이 난장판을 다 정리한 후에 나누자꾸나 그 정도의 시간은 있지?”

“예. 아버지.”

“······아버지라 불러주어 고맙구나.”

포옹 같은걸 하진 않았지만 서로서로 가족임을 인정하는 훈훈한 분위기.

행렬쪽의 전투도 완전히 정지되고 모두 이쪽으로 다가온다. 주변의 사람들도 일단 패닉을 멈추고 그대로 서서 처형대, 아니 이제는 그냥 단상 위를 올려다보는 분위기.

이렇게 어찌저찌 가족은 다시 모였고 일단 당장의 큰 문제는 해결된 듯 하다.

별로 한 것도 없는 데 피로가 몰려오는 느낌. 이제 다시 내방으로 돌아가서 편안하게 쉴 수 있으려나?

[아마 아닐걸?]

‘씨끄러 스투트’

아무튼 끝이다. 끝 다시 평범한 귀족 자제로 돌아가서 탱자탱자 놀면서 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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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e Story 지구에서 태어난 한 사람의 이야기


나는 운이 나쁜 편일까 좋은편일까?

나름대로 좋은집에서 태어났다. 대기업까진 아니더라도 건실한 중소기업의 사장인 아버지와 젊은 판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두 분이 사이가 나쁜것도 아니고 매우 금슬도 좋으셨다고 한다.

그런데 그 부모님들께서는 내가 아빠 엄마를 옹알이 할 시기에 금슬 좋게도 한 날, 한 시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내 가족운은 그걸로 끝이었는지 친척들은 부모님들과는 전혀 다른 인간들이었다. 난 뭔지도 모를 시기였으므로 자세한 것은 알 수 없지만 피터지는 싸움끝에 유산을 차지한 것은 가장 친권자에 가까운 내 아버지의 동생이라는 인간이었다. 법적인 문제를 전부 알 수는 없지만 결과적으로는 유산은 친척들이 어느 정도 갈라먹기 하였고 내 아버지의 동생이란 인간은 그 대가로 재산을 관리하는데 그칠 뿐인 나의 미성년후견인 정도가 아니라 나를 완전히 양자로 입적하는데 성공했다.

앞에서 한번 밝혔지만 친척들은 전부 쓰레기에 가까운 인간들이라고 했다. 나는 당연히 유산에 딸려온 귀찮은 페널티쯤 되는 녀석이었다. 그나마 유산이 어느정도 남아있을 때는 그래도 대우 받았지만 내가 초등학교 4학년 때쯤 아버지의 동생이라는 인간이 남은 유산을 다 까먹었을 때부터 나는 완전히 짐 덩어리가 되어버리는게 당연했다.

그래도 거기까지였으면 괜찮았을지도 모르겠는데 이 아버지의 동생이란 인간은 상상 이상으로 쓰레기였다.

자신의 자본주의적 파멸을 예상한 이 쓰레기는 이혼 후, 지 애들은 전부 이혼한 부인에게 넘기고 나만 자신의 직계로 남겨둔 상태에서 거액의 빚만 남기고 죽음을 위장하여 토꼈다. 초등학교 4학년이 뭘 알겠는가? 내가 이 모든 사정을 알게 된 것은 나중에 내가 장성해서 외국에 나갔다가 이름 바꾸고 외국인으로 잘살고 있는 쓰레기 본인을 직접 보게 됐을때였다. 당시의 난 그 동안 나한테 친아버지가 아니더라도 꽤 잘해준 양아버지이자 삼촌이란 인간이 갑작스레 죽었다는 것만이 중요했다.

그런데 여기서 운이 조금 좋은일이 있었다.

본래라면 11살인 나는 상속 포기란게 뭔지 몰랐을 것이며 그 빚은 전부 내 앞으로 돌아와 빚 독촉으로 인생이 점철 됐을것이나 빚쟁이 중에는 정말 우연하게도 돌아가신 내 어머니와 인연이 있는 변호사를 주 변호사로 거래하는 전주가 있었고 그 변호사는 내 딱한 사정을 알고 적어도 상속포기는 할 수 있도록 손을 써주었다.

그러면 뭐하나?

그 변호사는 솔직히 자신의 주 거래 전주를 설득해서 빚을 포기시키는 것만으로도 벅찼고 나는 그때부터 낙동강 오리알이 될 수밖에 없었다. 유산을 갈라먹은 친척들은 아무도 나를 신경쓰려 하지 않았고 난 결국 시설로 들어가야 했다.

뭐 그 이후로는 평범한 고아의 일생.

그나마 공부머리는 있었기에 열심히 공부했으나 고아에게 대학은 사치.

공고를 나오고 평범하게 중소기업에 취직.

사회생활을 하며 죽은 줄 알았던 인간이 살아있는 것도 확인하고 했으나 결혼도 포기하며 열심히 일한 대가는 가혹한 혹사에도 불구하고 30대 중반에 망한 회사. 물론 당연하지만 사장은 자기 챙길 거 다 챙겨서 토꼈다.

인생 망했다라고 생각한 나는 우울해하며 소주 다섯 병을 사가지고 한강에 갔으나 물에 뛰어들 용기는 없어서 수온 체크는 안하고 홀로 사는 방에 돌아왔다.

그런데, 그간의 고생에 대한 대가일까?

편의점에서 소주 다섯병을 사고 남은 천원으로 산 로또가 1등 당첨이 되었다.

그럼 난 운이 결과적으로 좋은것인가?

그건 모르겠다.

로또 교환하러 가는날이었다.

집에서 나와 동네 골목길을 걷는데 어떤 할머디의 외마디 외침과 함께 나즈막한 언덕길을 굴러내려가는 유모차의 뒷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당연한 클리셰지만 그걸 보고 잡는 사람들은 없고 모퉁이에 보이는 어떤 학생은 들고 있던 폰부터 들어올리고 있었다. 욕 나왔다

당연하지만 저 야트막한 언덕 아래쪽은 골목의 끝이며 큰길이 있다.

난 그래도 그렇게 팍팍한 인간은 아니었었는지 나도 모르게 그 유모차를 따라잡으려 뛰었다.

여전히 다른 사람들이 쳐다만 보는 와중에, 골목의 끝을 살짝 넘고 큰길에 가서야 나는 유모차를 따라잡았다.

그리고 보였다.

신호가 막 바뀌었는지 교차로를 지나 과속으로 돌진해오는 트럭이.

아.

죽었구나 싶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뿌듯했다. 내가 관성으로 대로쪽으로 튕겨나가는 대신에 유모차는 반대로 멈춰 세우는데 성공했으니까.

그런데 그 뿌듯함은 그야말로 순간뿐이었다.

죽음의 순간이라 그런가? 한없이 느려진 시간속에서 내 사고는 가속되었고,

마치 사진처럼 펼쳐진 풍경을 난 모두 인식하고 머리속에 담을 수 있었다.

핸드폰 카메라를 들이댄 수많은 사람들.

그들에게 난 영웅으로 인식될것인가?

아니면 천하의 병신으로 인식될것인가?

그 답은 후자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보이는 유모차의 좌석에는······

어린아기가 아니라 아마도 유모차의 주인인 할머니가 약 100미터 정도 떨어진 동네 슈퍼마켓에서 샀을 무 두 개와 배추 한 통이 고이 놓여져있었으니까······

하하하. 정말어처구니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건 앞서 말한 바처럼 그 트럭에 치인 후 흔한 판타지 소설 얘기처럼 환생했다는 것 정도?

그런데 결과적으로 난 억세게 운이 좋은편 이라고 해야 하나?

환생한 곳에서 ‘그’를 만났으니까.

아직도 난 내가 운이 좋은지 나쁜지 모르겠다.


작가의말

본래라면 짤막한사이드 스토리를 따로 뺄텐데 (무료연재라면 아~ 무 상관없고 유료연재라면 무료편으로 짧게 한편 빼겠죠) 지금 공모전 중이라서 편당 글자수 제한때문에 그냥 뒤에다 냅다 붙여버립니다.

1장 종료입니다. 위기랄것도 없어 보였지만 일단 끝났습니다.

사실 정체를 알수없는 신의 개입이 아니었으면 매우 암울한 상황이었습니다. 주인공이 개입한다 해도 냅다 도망가야하는 상황이었죠. 작중 수나르 탈리아급이라고 하고 주인공은 8성이니 하는식으로 붙이고있는데 무공 8성보다는 마법사 8서클 마스터쯤되는 존재입니다. 무공으로 따지면 단순히 어떤 무공의 성취 8성이아니라 현경쯤 되는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몇성 몇성 따지는게 그냥 무공 습득 수준 처럼 12단계로 주인공이 나눠서 생각하는거라서요. 이 동네는 드래곤도 없고 전생을 거듭한 9서클 마스터나 혹은 삶을 포기하고 술법의 극한을 익힌 마스터 리치 같은 것도 없어서 수나르 탈리아급-8서클 마스터쯤되면 거의 살아있는 신에 가깝습니다. 물론 일개 술법체계-자연술법만 극한으로 익혔지만 그게 술사의 강함을 가리진않죠. 만류귀종이란말도 있고......

이런 인간을 세뇌한 모 집단이 진짜 대단한거구 세뇌의 부작용으로 전투력이 엄청나게 너프되어있었기에 그나마 용병씨나 주인공들이 비벼볼만했죠.

자세한건 앞으로 진행하며 더 얘기 풀도록하지요~ 

좋은 하루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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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제 3장 유적 탐사 (2) 21.06.03 16 0 10쪽
19 제 3장 유적 탐사 (1) 21.06.02 10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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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7) 21.05.31 18 0 11쪽
16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6) 21.05.28 35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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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4) 21.05.26 45 0 10쪽
13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3) 21.05.25 47 0 10쪽
12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2) 21.05.24 52 2 10쪽
11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1) 21.05.21 57 1 12쪽
»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9) 21.05.20 68 1 17쪽
9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8) 21.05.19 67 0 13쪽
8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7) 21.05.18 73 1 12쪽
7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6) 21.05.17 99 4 11쪽
6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5) 21.05.14 113 7 12쪽
5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4) 21.05.13 147 6 13쪽
4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3) 21.05.12 165 7 16쪽
3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2) 21.05.12 212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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