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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紺旗) 님의 서재입니다.

평범한 판타지 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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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紺旗)
작품등록일 :
2021.05.12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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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18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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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1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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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6)

DUMMY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6)


[아무튼 그만 도피하고]

‘네이네이’

일단 스투트 말대로 정신 챙겨보자.

하지만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는 순진한 그녀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다시 탈출하고 싶어진다.

[아니 그다지 잘못한것도 아니다]

‘응? 무슨소리?’

스투트가 스투트스러운 말을 한다.

당연하지만 바로 이해할 수는 없다.

[레오 네 원래 세상을 생각해봐라.]

‘좀더 풀어서’

[이슬람 원리주의, ISS, 헬조선 개독]

‘응?’

[종교에 매몰되면 앞뒤를 가리지 않게 된다. 이 세계에선 종교를 겪어본 적이 없어서 바로 떠올리지 못한건데 내 경험상 ‘신’이 실제로 세상에 직접 영향력을 행사하는 세상에서 신의 말씀이 떨어지면 거기에 대한 다른 의문을 가지지 못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상황이다.]

‘아. 그렇지.’

[그녀의 말대로다 정말로 신적인 존재가 있다면 그가 말한대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신이 계시한 것은 무조건 이루어지는거야?’

[신학적인 내용을 넘어서서 세계의 근원에 닿는 부분까지 가야 설명 할 수 있는건 빼고서라도 네가 좋아하는 간단한 설명을 해주자면 무조건 맞는건 아니다. 세계의 구조적인 부분에 따라 다를수도 있는데 애초에 네가 환생자인이상 신의 계시란게 무조건 들어맞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다. 너랑 내 존재 자체가 이 동네 신이 존재한다면 그들의 입장에선 전혀 짐작하기 어려운 변수거든.]

‘그러면 이런 경우는 어떻게 해야······’

[아오. 나한테 다 맡겨 놓지 말고 너도 머리란 걸 굴려라.]

확실히 이런건 좋으면서도 안좋다.

스투트가 확실히 기억력도 좋고 이런저런 경험도 많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내 스스로 생각하기보다는 목걸이를 쥐고 물어보고 그의 답을 들은 후에 그냥 행해버리는 버릇이 생긴것이다.

귀차니즘은 세상을 지배한다.

그러다 보니 가끔 스투트는 지금처럼 더 이상 조언을 멈추고 내가 알아서 하라는 듯이 침묵해버리는 경우가 있었다.

내 삶에 도움이 되는것까진 좋지만 자신이 주인이 되서 세상을 엎어버릴 생각은 없다나?

아무튼 다시 생각을 해보자.

‘그러니까 신의 말대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큰데 내가 끼어들면 뭔가 어긋날 가능성이 있다는건가?’

[응 그러면 너는 어떻게 할 거야?]

스투트에게 묻고 싶은걸 정작 그가 물어보는데, 이건 결국 선택은 내가 내린다는 간단한 주장을 하고 있는거다.

스스로 결론을 내야 할 때다.

“누나”

“응?”

“알았어 일단 집으로 가보자.”

“알았어.”

방긋방긋 웃는 누나의 표정에는 어떤 불안감도, 어떤 의문도 없어 보인다.

‘아오 나만 머리 아픈거야?’

속으로 조용히 짜증내본다.

아무튼 내 생각은 이렇다.

뭐 어찌되었건 간에 그 신의 말씀이란게 맞건 안맞건 간에 확인해보려면 결국 루트대로 따라가봐야 한다.

‘거기다 그 놈의 계시란 것에 따르면 아버지 실종에 대한 비밀도 풀 수 있을 것 같고······’

[좋은 선택이다 레오.]

‘더불어 스투트 네 녀석의 호기심도 충족시킬 수 있겠고.’

아마 스투트 이놈도 내가 다른길로 새지 않고 그냥 얌전히 누나의 말대로, 즉 신의 계시대로 움직이는 것을 바랬을 것이다.

왜냐하면 앞서 말한 대로 그렇게 함으로서 이 동네에 진짜로 신이 있냐 없냐 하는 명제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며 스투트는 그런 지식의 확인에 아주 환장한다.

별것도 아닌 결론인데 평소에 판단을 대부분 스투트에 의존하던 버릇과 한동안 겪지 못했던 신적 존재에 대한 고찰이 겹치다보니 쓸데없이 복잡하게 생각해버렸다.

몰라 이제 케세라세라다.

내가 떠나갔던 길을 다시 되짚어가길 몇 일.

스스로 약간의 변장을 한 뒤 엘사바라드령에 들어 올 수 있었다.

누나와 가르드는 변장하지 않았고 나는 자연주술의 외형변경주술로 머리색을 살짝 바꾸고 귀를 키워서 역시 아보아족으로 위장했다.

엘사바라드령에는 가끔 아보아족이 교역을 위해 찾아오기에 차라리 아보아족으로 위장하는게 나았다. 레그눔비타하 숲의 효과 때문인지 아보아족은 주변으로 자연력을 풀풀 흘리는 편이었고 그래서 외형변경 주술에 의한 자연력 누수를 핑계댈 수 있었다.

물론 고위 주술사를 만나면 걸리지만 나 같은 경우 걸리지 않을 영동술력으로 다시 한번 덮으면 더 완벽해진다.

그런데 마을에 진입해보니 분위기가 왠지 뒤숭숭하다.

모르면, 궁금하면 물어보면 되지.

나는 길가는 칼잡이 하나를 붙잡고 물어보았다.

칼잡이는 용병아니면 병사인데 복장을 보니 용병인 것 같다.

병사면 병사인대로 용병이면 용병인대로 주변의 소문에 대해서는 물어볼만하다.

“저 말씀 좀 묻겠습니다.”

“어··· 숲의 종족이신가요? 무슨일로···?”

“분위기가 뭔가 평소와 다른 것 같은데 무슨 특별한일이라도 있나요?”

“아··· 숲의 부족분들에게는 상관없는 일일테지만······ 궁금하시다니 말씀드리지요. 며칠 후 이 지배령의 가문을 배신한 몇몇 수호단원에 대한 처형식이 있다고해서 좀 번잡할 겁니다.”

“처형식이요?”

“이곳의 지배자이신 엘사바라드공께서 귀환하셔서 내부 단속을 단행했다고 하더군요.”

아버지께서 귀환 하셨다니 정말 예언대로인가?

그러면 원로원주랑 붙어서 때려 잡은건가? 그런데 원로원이 아니라 수호단원?

원로원이랑 거래라도 해서 아래 몇 명만 쳐내기로 한 건가?

“저런······ 그런일이 있었나요?”

“그 유명한 퓨아스 전 단장이 엘사바라드 가문의 배신자였다니 아는 사람들은 다 놀랐죠.”

“예?”

“그 퓨아스 전 단장은 도망쳤다는군요. 그래서 저 앞에서부턴 검문도 심하니 숲의 종족분들도 병사들한테 꼬투리 잡히지 않게 주의하십시오.”

용병은 친절하게도 이런저런 설명에 이어 가벼운 경고까지 해주고 자기 갈길을 갔다.

이 근처에서 아보아족은 레그눔비타하 숲에 이런저련 들어오는 용병들이 길을 잃었을 때 도움을 주는 구명줄이 되곤했기에 비교적 용병들이 친절하게 대해주는 편이긴 했다.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고,

‘스투트, 퓨아스 단장이 배신자일 가능성은?’

[네 판단은?]

‘아오 질문에 질문으로 답하지 말고.’

[······ 넘어가주지, 아무튼 그가 배신했을 가능성은 높지않다.]

‘내 생각도 그래, 나 잡으러 왔을때도 굳이 사생결단 내자는 분위기도 아니었고 아버지가 자리를비운사이에도 중립을 지키는 쪽이었지.’

[물론 네 녀석 세상 격언대로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사람 속은 모를일이긴하지만······]

스투트가 말을 줄이는 이유, 그것은 나와 생각이 아마 같기 때문일것이다.

‘지금 가문내 문제가 수호단원 몇 명 쳐낸다고 해결될 상황이아니지 원로원주가 이상한 정신 조종 술법을 나한테 까지 걸려고했었는데 원로원쪽이 아닌 퓨아스단장쪽 세력을 쳐냈다는것은······’

[너네 아버지도 뭔가 지금 문제가 있다는 거겠지]

용병이 어느정도 멀리떨어 졌을때 나는 누나에게 물어보았다.

“누나 이젠 어떻게 해야한다는 그런 얘긴 그 계시에 없었어?”

“응. 그런데 퓨아스가 누구니? 나쁜사람이야?”

“일단 숙소를 잡아보자.”

해야 할 이야기가 적지 않을 것 같다. 일단 처형식이 벌어질 엘사바라드령의 중심마을 외곽에 있는 여관에 방을 하나 잡았다. 술력으로 주변의 소음을 차단한 채 의논.

“그렇게 된거야 퓨아스 단장은 분명히 가주 직속, 친가주파로서 그 동안 중립을 지켜왔었는데 갑자기 그 가주란 사람 즉 우리 아버지가 귀환해서 때려잡아야 할 원로원은 내버려 두고 자기 수족이라 할 수 있는 직속 세력을 쳐 낸거지.”

“그래? 그러면, 우린 바로 집으로 향하면 안되겠네?”

순수하기 만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다행이도 내 누나도 생각이란 것은 하는 사람인가보다. 하기사 술법을 익히는 사람이 마냥 멍청하기만 할리는 없다.

“너. 누나한테 실례되는 생각을 하는 것 같은데?”

의외로 눈치도 빠른 것 같다.

“이제 어떻게 해야할까?”

화제의 전환으로 불리한 상황을 넘겨보자.

다행이도 누나는 더 추궁하지 않고 특유의 해맑은 미로를 지으며 말했다.

“퓨아스 단장이란사람에 대해 좀더 설명해줄래?”

나는 내가 아는선에서 그의 특징을 말해 주었다.

“강직한 사람이란 얘기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그렇게 되나?”

“그러면 그 사람, 처형식에 다시 나타나지 않을까?”

“응?”

“자기부하가 처형되는데 내버려 둘 사람으론 안보이는데?”

“확실히 그렇네?”

“나는 숲 밖의 일은 잘 몰라 하지만 이런식으로 하나씩 짚어가면 뭔가 상황을 타개할 어떤방법이 보이지 않을까? 난 숲 밖의 상식에 약하니까 레오 네가 좀더 고생해줘야 할 것 같은데? 물론 이런 나라도 필요하면 얼마든지 머리를 빌려줄게.”

그 놈의 예언, 계시 때문에, 거기다 스투트에게 늘 물어보던 버릇 때문에 난 또 눈앞의 이 소녀가 15살의 숲안에서 폐쇄적인 삶을 살아왔던 사람이란사실을 망각하고 있었다.

[머리 회전이 너보다 낫다 임마.]

‘씨끄럿’

아무튼 나도 생각하기가 귀찮을 뿐이지 생각을 못할 모지리는 아니다. 현대인의 명예를 걸고 제대로 머리를 굴려보자.

아마도 퓨아스 단장은 도망쳐서 자기 말이 먹히는 수호단원들을 집결하고 있을거다.

‘그리고 그렇게 모아모아서 처형식에 나타나서 구출을 시도하겠지’

[그리고 그건 원로원주와 가주도 알거다]

‘하지만 그 계산에 나는 없겠지.’

[크큭]

‘내 자연술 경지에다가 일반 술법으로는 저지가 잘 안되는 영동술까지 동원하면, 아니 거기다 미리 준비를 좀 더해둔다면······’


레오가 머리를 굴리는 것을 보며 스투트는 속으로 웃었다.

레오에게 늘 말해왔듯이 자신이 레오를 직접 조종하거나 레오의 모든 것을 통제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아니 오히려 레오가 너무 자신에게 기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그래서 될 일도 아니고 비극만 반복되겠지. 아무튼 레오 녀석 저렇게 준비해도 그다지 크게 쓸모없을 것 같긴 하다만······’

스투트가 생각하기에 처형식에서 전투가 벌어진다 해도 레오가 나설일은 별로 없을 것 같았다.

‘내가 아는 초월자란 녀석들은 변수가 끼어든다 해도 그렇게 만만한 녀석들은 아니었거든, 거기다 세계가 흘러가는 구조상 보통 흐름의 변화 초기인 지금에는 변수가 생각보다 효과가 그렇게 크지도 않고······’

레오 녀석의 귀차니즘과 생각 안하는 버릇을 이번 기회에 조금 고쳐볼까 하면서 입을 다무는 스투트 였다.


작가의말

힘든 월요일입니다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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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4) 21.05.26 46 0 10쪽
13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3) 21.05.25 48 0 10쪽
12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2) 21.05.24 52 2 10쪽
11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1) 21.05.21 58 1 12쪽
10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9) 21.05.20 68 1 17쪽
9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8) 21.05.19 67 0 13쪽
8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7) 21.05.18 7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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