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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紺旗) 님의 서재입니다.

평범한 판타지 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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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紺旗)
작품등록일 :
2021.05.12 12:40
최근연재일 :
2021.06.18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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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12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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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1)

DUMMY

제 1장 엘사바르드 가문의 위험 (1)


난 환생자다. 자신을 환생물체라고 주장하는 스투트와의 첫 만남 때, 즉 내 어머니로 추정되는 분이 내 목에 스투트가 들어있는 목걸이를 걸어줬을 때 어머니의 슬픈 표정의 이유는 아마도 그때가 바로 이별이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난 기억못하는데,

솔직히 생전 처음 들어본 외국어 문장을 몇 년 후에 기억해내라는 것은 가혹하지 않은가?

아무튼,

스투트가 전해준 당시 어머니의 작별인사는 ‘아가야 미안하구나’ 였다고 한다.

이 얘길 왜 하느냐? 지금 바로 갑자기 그때가 생생하게 떠올라서이다.

그뿐이 아니었다.

이거 주마등인가?

솔직히 난 주마등을 경험해봤다.

한번 죽고 환생했으니까.

왠지 비슷한 느낌이다.

이 세계에 환생하고 15년 동안 경험한 것들이 갑자기 휘리리릭 다 기억나다니.

이게 주마등이 아니고 뭔가?


태어나자마자

스투트와 만났다.


1살도 안되어 아빠 엄마 정도의 단순한 단어들뿐 아니라 어느 정도 어눌하지만 말을 하면서 신동이라 불리기 시작했다.

스투트 덕이다. 내 의식에 직접적으로 의사전달이 가능한 스투트는 나에게 금방 말을 가르쳐줬으며 37살의 알코올과 니코틴에 절여진 아저씨의 뇌가 아닌 갓 태어난 어린아이의 뇌는 순식간에 언어를 습득해 냈다.

스투트는 세상의 규칙이 비슷한걸 다행으로 생각하라는데 뭔 소리 하는 지도 모르겠고 몇 천번 일지 모르는 차원을 여행해봤다는 구라 같은 스투트의 말을 완전하게 믿을 수는 없지만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다.

내가 육성으로 주변과 대화하면서부터 주변의 상황들을 알게 되었는데 내가 태어난 곳은 그란디스라는 대륙의 동부에 위치한 고트라는 나라의 엘사바라드 지배령이라는 곳이다. 엘사바라드가 내가 태어난 가문명으로서 유서 깊은 자연술사 가문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 내가 읽었던 판타지 소설의 드루이드 가문이다.

어머니는 엘사바라드령과 인접한 대륙 제일의 크기를 자랑하는 주인 없는 숲 레그눔비타하 안의 아보아 부족 무녀 출신이라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내 지식으로 치환하면 대충 레그눔비타하 숲 안의 엘프족 장로 딸쯤 되었나 보다. 내 가문 엘사바르드의 오래된 규칙, 아니 악습 때문에 쌍둥이가 태어나면 무조건 하나는 죽여야 하는데 그걸 거부하고 내 쌍둥이 누나를 데리고 숲으로 돌아갔다고한다.

쌍둥이 중 하나가 죽어야 하는 이유는 아직도 모르겠다.

그냥 가문의 비사랑 관련되어있다고만 하는데 성인식 이후에나 알려주려나?

더러운 중세랜드.

3살 때

가문 역사상 최고의 천재였다는 30대조 조상이라는 이름 기억안나는 (너무 길다!) 어떤 분보다도 빠르게 첫 자연술식을 자아냈다.

당연하지만 스투트 덕분이다.

‘1년전만 해도 자연술이 뭔지도 모른다면서 어떻게 이렇게 날 잘 가르칠 수 있냐?’

[규칙은 일맥상통하는 법이거든. 알던 것과 달라도 일단 접하면 빠르게 원리를 파악할 수 있지! 나는 위대한 현자 스투트님이시니까!]

‘잘났다 정말······’

4살 때

처음으로 난 세상이 둥글지 않다는 ‘진실’을 인정 할 수 있었다.

[네 원래 세상에서는 물리법칙상 중력이 질량에 의한 시공간 왜곡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라 거대 질량의 천체는 질량중심을 핵으로 한 구형으로 뭉치는 식으로 규정되어 있어서 세상이 둥글었나 보지만 이 세계는 달라]

뭐 스투트가 말하는 대로인 것 같다. 인공위성 같은 것은 없지만 ‘술법’으로 관측한 이 세상 그란디스는 평평하다고 한다. 거기다 위도에 따른 계절 변화도 없다. 겨울인 북쪽 지역은 영원한 겨울이고 여름인 남쪽지역은 영원한 여름이며 그 중간의 온대지역은 4계절이 있는게 아니라 언제나 온화하다. 하루의 시간은 느낌상 지구의 하루와 매우 비슷한데 구형의 태양이 아니라 환하게 빛나는 거대한 불의 바퀴가 그란디스의 남동쪽 끝에서 떠올라 남서쪽 끝으로 사라지며 불의 바퀴가 지고나면 바로 달이라고 할 수 있는 처량한 빛의 바퀴, 아니 바퀴라기보다는 굴렁쇠 같은게 떠올라 불바퀴가 갔던길을 따라 달리게 된다.

별 들은 놀랍게도 여기서도 별이라고 하는데 움직이지 않고 늘 그란디스를 반구형으로 뒤덮은 천구에서 빛나고 있다.

이곳에서도 지구의 연과 각 달에 대치되는 것이 있는데 한 달은 35일이며 매달 말일인 36일에는 달의 굴렁쇠가 떠오르지 않고 이날은 죄악의 날이라고 부르며 어지간하면 전 세계가 쉰다. 듣기로는 전쟁중에도 쉰다고 하는데 믿거나 말거나.

전설에 따르면 시린 빛의 바퀴는 본래 거신 엘쥬다스 허리띠이며 그의 시체가 관측이 불가능한 천구의 반대편에 있어서 한 달에 한번 그 시린빛을 충전하기 위해 다시 시체의 허리로 돌아가 쉰다고 한다.

1년은 10개월이고 죄악의 날을 합하면 360일이어야 하지만 마지막의 날이라 부르는 아무런 바퀴도 떠오르지 않는 암흑의 하루가 있고 시작의 날이라고 부르는 매해 첫 하루에는 불의 바퀴나 굴렁쇠 대신에 하루 종일 10개의 알 수 없는 커다란 빛 덩어리가 천구에 등장하는 날이 이어져서 1년은 362일이다.

[애초에 술법이나 이 능력이 펑펑 넘쳐나는 이 세상과 그런 것은 눈씻고 찾아봐도 없는 네 세상이랑 모든게 같을리 없잖아?]

‘알았어 알았다구’

스투트의 안 좋은 버릇 중 하나. 저 지겨운 소리, 세상이 다르면 규칙도 다르다는 얘기를 고장난 라디오처럼 시시때때로 반복한다는 점이다. 지겨웠던 난 스투트가 들어있는 목걸이를 휙 집어던졌다.

목걸이는 땅에 떨어지기 전에 사라져서 다시 내 목에 돌아와 있었다.

젠장.

[그나마 도덕률이라던가 인간 생김새라던가 많은게 유사한걸 다행으로 생각하라고.]

‘알았어 알았다구 그만해.’

참 말 많은 목걸이다.

7살 때

첫 번째 가정교사가 들어왔다. 본격적으로 엘사바라드 가문의 적장자로서 교육이 시작됐다.

지겨운 공부의 시작이다.

외부에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내 자연술사로서의 능력은 여기 기준으로 코나르-세피아급. 내식으로 분류하면 흔하게 읽었던 무협소설 무공에 빗대어 1성이 최저 12성이 최고인 12등급 중에 4성에 달했다. 현재 가문 최고의 자연술사인 아버지 알라가 엘사바라드의 능력이 수나르-탈리아급으로 내 식으로하면 8성이며 가문 방어 술사단의 주력이 대부분 3성인 피오스-라그데급이다.

그나마 흥미있는 자연술식 공부는 너무 뛰어난 성취 때문에 더 진행 할 수 없었고 전생에는 팔자에도 없던 귀족 예법이나 사교춤 따위를 배워야 했다.

8살 때

스투트는 역사학이나 정치학등 이 세상의 사회학 쪽을 매우 흥미로워했으나 나는 아니었기에 스투트가 나에게 제시를 해왔다.

[역사나 정치등의 공부에 힘써주면 나도 너한테 도움이 될만한걸 만들어서 가르쳐줄게]

‘나보다도 이세상에 대해 모른다면서 뭘 어떻게 가르쳐 주려고?’

[몇 번을 반복해서 말해야 하냐? 난 외부 접촉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네가 아는게 아니면 알 수 있는게 없다. 네가 뭘 많이 정확하게 알아야 내가 너에게 맞춰서 이것저것 만들거나 맞추거나 해서 도와줄수 있다구.]

‘알았어 알았다구.’

9살 때

스투트는 큰 노력없이 손쉽게 익힐 수 있는 ‘영동술’이라는걸 창시해서 나에게 가르치기 시작했다.

이런거 보면 스투트가 과거에 위대한 현자였다는 것이 맞긴 맞는 것 같다.

내가 아는 한 이 세계에서 스투트가 가르치는 ‘영동술’이라는 술법 개념은 없다.

그것은 마치 지구에서 소설이나 영화등에서 봤던 ‘초능력’이랑 비슷한 면이 있는 술법 체계였다.

이곳의 술법 체계는 주로 주변의 힘을 특정한 ‘술식’을 통해 술자의 정신력과 연동하여 원하고자하는 현상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구현되는데 스투트가 나에게 가르치기 시작한 영동술은 술식따위는 필요 없이 정신력으로 바로 현상을 직결적으로 일으키는 특이한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그란디스에도 비슷한게 있긴 있어. 문신등에 술식을 저장해서 필요할 때 바로 연동해서 쓸 수 있는 생명술-육체 개조계의 술법중에 비슷한게 있지만 영동술은 거기서 더 나아가서···]

‘그만해 설명충!’

내가 읽었지만 정작 난 기억도 못하는 술법책의 구절을 주저리 늘어놓고 있는 스투트를 멈추기 위해 난 또 목걸이를 집어던졌다.

11살 때

아버지인 알라가 엘사바라드가 소속된 국가인 고트의 이웃나라, 쿠드란과의 분쟁 때문에 가문의 일부 병력을 이끌고 집을 떠났다. 이 세상은 스투트 말대로라면 내가 적응하기 편하게도 판타지 세상에서 읽던 중세 봉건제와 유사했다.

[애초에 살아남은 환생자는 너처럼 운 좋게 적응하기 편한데에 떨어진 환생자들 뿐이지. 내가 전에 본 환생자는 하필 헬루트라는 차원에서 태어났는데.···..]

‘아오! 설명충 극혐!’

난 또 스투트를 던졌다.

13살 때

아버지가 실종됐다. 내가 아직어려서 가문은 원로원 체계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14살 때

실종된 아버지를 원로원은 공식적으로 가주에서 끌어내렸다. 내 성인식인, 이곳 나이로 18세가 되는 날까지 원로원주가 가주를 대신한다.

‘이런건 미묘하게 지구랑 다 비슷한네··· 성인식이 18세인것도 권력에 인간들이 민감한것도···.’

[세상의 규칙은 다를 수 있지만 신기하게도 인간은 어디가나 비슷비슷하거든.]

‘그러냐?’

스투트가 뭐라고 떠들긴 했지만 심란한 나는 이번엔 그를 던지지 않았다.

그가 떠들어대도 귀찮지 않을 정도로 난 우울하고 기분이 안 좋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15살 때······

[정신차려 레오!]

갑자기 스투트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와 함께 시야가 바뀌었다.

눈앞에는 원로원주가 이상한 향로를 들고 있었다. 그의 눈 흰자위까지 모두 시커멓게 물들어서 진짜 괴기스러운 모습이었다. 중얼거리는 원로원주의 대사를 멍하니 들어보고 있는데······

“···.하자니 다크사이드의 뜻에 따라 이제부터···.”

듣고 있는데 뭔가 매우 익숙하면서 이곳에서 들을리 없는 묘한 단어가 들려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내뱉었다.

“다크사이드···?”

이곳에서 왠 영단어? 내가 지금 정신 못 차리고 있는 건가?

나는 지구에서 살던 이영규인가? 아니면 엘사바르드 가문의 레오인가?

[정신 붙잡아라 레오!]

스투트의 말이 다시 들리는거 보니 적어도 지구로 돌아온 것은 아닌가 보다. 그렇다면······

이상함을 눈치챈 원로원주와 내가 행동한 것은 거의 동시였다.

-술법제어 술식제한!-

-영동술 블링크!-

원로원주는 아버지만큼은 아니지만 강력한 자연술사, 그는 주변에서 발생하는 하위계의 술식을 제어, 무효화시킬 수 있는 술식을 발동하였고 나는 외부에는 아직도 3성인 피오스-라그데로 알려져있지만 실제론 5성 코나르-탈리아급. 그러나 이미 수나르급(7성이상)은 될 원로원주를 자연술로 이길 수 있을거란 생각은 안했기에 발동도 빠른 영동술을 질러버렸다.

“이런!! 누구 어 ㅂ···.”

원로원주의 말이 끊김과 함께 내 육체는 근거리 도약을 하였다.


작가의말

첫날 연재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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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4) 21.05.26 48 0 10쪽
13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3) 21.05.25 48 0 10쪽
12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2) 21.05.24 52 2 10쪽
11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1) 21.05.21 58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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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8) 21.05.19 67 0 13쪽
8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7) 21.05.18 74 1 12쪽
7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6) 21.05.17 101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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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4) 21.05.13 147 6 13쪽
4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3) 21.05.12 165 7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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