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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紺旗) 님의 서재입니다.

평범한 판타지 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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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紺旗)
작품등록일 :
2021.05.12 12:40
최근연재일 :
2021.06.18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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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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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17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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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장 신의 뜻 (4)

DUMMY

제 4장 신의 뜻 (4)


스투트가 해결하는 동안 레오 역시 나름대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머리를 굴려보았다.

‘아 대책없다.’

일단 이 생에 배운 어떤것도 통하지 않았다.

자연 술력은 움직이지 않았고 영동술력 역시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잠깐!’

영동술력은 스투트의 말대로라면 움직이는 기미라도 있어야 했다.

‘두통도 안느껴진다.’

레오는 지금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난 지금 내 육체와 영혼에서 완전히 분리되어 있는 상태로 추정된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상황이 발생할리 없다.

‘영동술은 영혼과 관련된 기술이므로······ 아으! 생각해라 생각! 그러니까 영동술은 무조건 발동해야 하는데 발동하지 않고 있다. 그것은 곧 내 의식이 완전히 분리됐다는 얘기. 즉 내 의식이란게 영혼을 떠나있거나 혹은 아예 영혼과 접촉하지 못하게 어떤방식으로 막혀 있는 상태라는 것.’

레오 입장에서 애써서 정리하니 저 정도였다.

‘아니 정신과 영혼이 분리가 된다는건 말도안되. 그렇다는 의미는······’

[신의 뜻을 따르라!]

‘아오 씨끄러!’

레오는 슬슬 귀찮아지기 시작했다.

‘으으 생각하기 점점 싫어진다. 그래도, 그래도 살아야지.’

[신의 뜻을 따르라!]

‘씨끄럽다니까!’

[신의 뜻을 따르라!]

‘아... 잠깐. 저건 어떻게 들리는거야?’

그제서야 레오의 뇌리를 스쳐가는 생각.

저 정체불명의 신무새 목소리는 왜 어디서 어떻게 들리는걸까?

'신무새라고 누나한테 말헀던거 미안해. 저거에비하면 양반이구만'

[신의 뜻을 따르라!]

잠시 다른 곳으로 새어나가던 생각을 다시 붙잡는 레오.

‘음. 그러니까 저게 지금 정신을 영혼으로 부터 분리하고 있는 일종의 가림막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건가?’

생각해보니 그럴듯하다.

저 고장난 라디오 같이 같은 말을 반복하는 무엇인가가 자신이 스스로의 영혼에 접촉하는 것을 막고있는 어떤 기재로서 작용한다면.

‘사실 내 영혼은 나와 여전히 닿아 있을지도 모른다. 다만 정신, 무려 전생에서 35년이상 살았었고 현생에서도 15년을 산 이 정신이 저 정체 불명의 무엇인가 보다 약해서 발생하는 일이란 것이지.’

그렇게 생각하면 맞는것 같다. 저 정체 불명의 목소리 반복체가 자신의 영혼에 들러붙어서 쓰레기 같은 반복정보를 계속 반복하는데 그 ‘목소리’가 내가 내 영혼에 직접 말하는 ‘목소리’보다도 크다면 영혼이 레오의 정신을 인식 못할 수도 있을것같다.

레오는 계속 생각한다.

‘스투트가 가르쳐준 것에 따르면 몸은 몰라도 영혼은 정신과 밀접하게 붙어있다. 즉 정신이 영혼을 완전히 떠나는 경우는 없다는 거지. 그러면 그건 영능학적으로 ‘죽음’이라던가? 환생등을 통해 정신이 초기화 되더라도,

마치 내 전생의 지식으로 설명하자면,

디지털 포렌식으로 복구가능한 포멧한 하드디스크처럼 영혼이 특정 생명체로서 살았던 정보 즉 정신이라는 구성체는 실제로는 영혼을 구성한 영자 중심에 흩어져 있을뿐이라고,

정신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중 보통 ‘인덱스’가 날아갔기에 그 정보를 제대로 알아볼 수 없을 뿐이라고 그랬지.’

또 씨끄러운 신무새의 목소리가 울려퍼지지만 집중하기 시작한 레오는 이미 거기에 방해 받지 않는 상태로 돌입했다.

‘저 씨끄러운 것은 확실히 신이 아니다. 하지만 신 근처는 되는 것은 맞는것 같다. 스투트의 말이 100% 다 맞는다고는 못해도 영혼과 정신 사이에 장난을 칠수있을 정도라면 분명히 스투트가 말했던 초월의 영역이겠지.’

어느새 레오는 그 정체 불명의 목소리를 내는 어떤 것을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다.

스스로의 존재에 확신을 가지자 그 다음이 자연스레 이어지는 것이다.

‘내 영혼은 지금 이 나의 것. 내가 느끼지 못했을 뿐 나는 늘 이곳에 있었다.’

검은 액체.

레오는 확신한다.

확신하자 느껴진다.

레오는 스스로의 영혼과 그 전체를 덮고있는 검은 액체를 확고하게 인지하기 시작한다.

그것은 작은 기적.

이계의 다른 친구가 행한 가르침에 의해 수박 겉핥기 식으로 라도 접해 봤던 초월영역에 대한 우연한 접근 이었다.

물론 레오는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영혼을 인식하였으되 그 뿐이었고,

초월의 존재,

아니 정확히는 그 파편을 직접 그 스스로의 영혼으로서 마주하여 가늠해보았으나 그냥 그런 것이 있다는 것만 아는 정도였다.

장님이 코끼리를 만져보다가 문득 눈을 떴으나 장님의 눈앞에는 자신이 쓰다듬고 있던 커다란 코끼리의 한쪽다리 윤곽만 보였을 뿐 코끼리의 전체 형태를 보지 못한 셈이다.

그나마도 우연히 떠진거라 자신이 눈을 떴는지도, 자신이 본 것이 코끼리의 다리인지도 확신하지못하는 상태.

또한 장님은 깜짝놀라 다시 눈을 감아버렸다.

그는 아직 자신이 눈을 뜰 수 있는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러나,

100만 번 중의 어떤 시도에서 성공이 1번이라고 했을 때 그것이 의미가 없는가?

아니다.

1번의 성공 그 이전까지는 이게 성공할 수 있을지 없을지 전혀모르는 오리무중이지만 1번의 성공 이후에 또 다른 성공이 있을 수 있다는 실마리가 되니.

레오는 초월의 영역을 엿본 대가로 스스로의 경지가 드디어 자연스럽게 7성 수나르에 이르렀음을 깨달았다.

장님은 아직 자신이 눈을 뜰 수 있는지 아닌지도 모르고 있지만 그의 신체는 이전과는 달리 시각이라는 새로운 감각과 정보를 받아들일 준비가 끝나있는 상태인 것이다.

그 결과는?

무려 두 단계를 건너뛴 쾌거.

자연스레 확장된 영혼과 정신력이 검은 액체를 밀어낸다.

‘스투트! 스투트!’

기쁜마음에 자신에게 기회를준 친구의 이름을 불러본다.

아이러니하게도 급작스런 스투트의 귀환은 그가 급하게 형성시켜 발산한 생명기 폭발로인한 검은 액괴의 이탈이나 바로 이어 쏘아냈던 하얀 주술의 탓이아니라 격에맞지도 않게 영혼의 억압을 뚫고 탈출한 레오의 탓이었던것이다.

[크크크 레오 이제 네가 알아서 해라.]

그래서 레오가 귀환하자마자 들은 스투트의 목소리는 저것이었고 눈 앞에 본 광경은 막 수나르급에 올라온 레오 자신의 안목으로도 전혀 알아 볼 수 없는 화려한 하얀 술법의 작렬이었다.

“우와아아악!”

고작 15세에 수나르 위계에 올라온 위대한 자연술사이자 영동술사 레오는 나이에 어울리는 품위없고 멍청한 목소리로 자신의 육신이 행한 주술의 효과에 깜짝놀라며 비명을 질렀다.

[크오오오오오오오!!]

그리고 검은 액괴도 스투트가 발현한 하얀 술법에 의해 난도질당하며 비명을 질렀다.

“크업!”

확장된 영혼과 정신력 덕분일까? 예전처럼 괴성이 듣기에 괴롭지 않았다.

빠르게 상황을 판단해보니 자신의 몸에서 부터 이어진 술력의 흐름, 부족한 술력을 시설 노심에서부터 끌어온 방식, 모두 자신이 행한 술법이며 그것이 지금 검은 액괴를 박살내고있었다.

다만 레오 자신이 복귀하면서 당황하는 바람에 술력의 흐름이 흩어지려고 하고있 다.

‘아니 이거! 뭐 알아야 복구하지!’

그런데 문제는 흩어진다는 것만 알지 너무 수준 높은 술식의 흐름 때문에 도저히 뭘 어떻게 고치고 버텨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에라 모르겠다아!”

어차피 술법 전체 힘의 유지는 시설의 동력로와 연결된 술법 노심이 책임지는 것이니 그대로 흐르라고 놔두고 레오는 아예 해당 술법의 관리를 포기했다.

-영동파!-

어차피 정체불명의 술법에 의해 난도질당하는 검은 액괴에 타격을 더하자는 생각에 레오는 영동파를 즉발하여 날린다.

‘어헉!?’

확장된 그의 정신과 영혼탓에 영혼에 직접 영향을 받는 영동술은 크게 증진된 상태.

영동술의 확장 이전 단계가 레오가 나누 는것처럼 12단계로 술법의 단계를 나눴을 때 고작해야 3수준이었다면 지금은 6수준까지 껑충 뛴 상태였고.

퍼퍼퍼퍼퍼펑!

40발이 넘어가는 영동력의 탄환이 순식간에 생성되어 난도질당하는 검은 액괴의 파편들에 명중, 그대로 그자리를 지워버린다.

[크에에에에에에에에에!]

더욱 크게 비명지르는 검은 액괴.

조금 흐름이 흩어졌어도 애초에 스투트가 확고하고 튼튼하게 짠 술식 덕에 유지되는 하얀술법에 검은 액괴는 점점 지워져간다.

걸쭉한 액체 같은 상태에서 진한 연기같은 상태로,

다시 거기에서 더 연한 연기상태로,

그렇게 삭제되어가던 검은 액괴의 자리, 허공에는 이제 더 이상 하얀빛의 공격에도 사라지지않는 검은 구슬이 하나 남아 떠 있었다.

“뭐냐 이건.”

수나르에 다다른 술법사라도 모르는것에선 멍청해 질 수 밖에 없다.

“레오 괜찮아?!”

뭐하고 있었는지 모를 레오의 누나, 아리에스테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다가온다.

“아... 괜찮은 듯.”

술법은 끝났고 검은 구슬은 바닥에 툭 하고 떨어졌다.

영동술의 염동력으로 그것을 조심스럽게 들어보는 레오.

또 다시 기습당하는 것은 사양이기에 확장된 영동술을 활용하는 그였다.

‘스투트?’

[듣고 있다.]

‘아니 도대체 이게 뭔일이래?’

[축하한다 레오.]

‘응?’

[성장했구나.]

‘아니 그렇긴한데. 혹시 지금 뭔일이 일어났는지 조금 설명해주면 안될까?’

[일단은 그거 챙겨라. 혹시 모르니까 영동술법으로 잘 감싸고.]

‘어 그건 일단 나도 그렇게 하고 있긴 한데···’

갑작스런 확장으로 힘조절이 어려워 외부로 조심스레 발산한 영동술력이 구슬을 한겹 감싸본다. 그리고 그것을 손바닥 위에 쥐어보는 레오.

[신의 뜻을 따르라!]

‘윽. 이거 아직도 들리네.’

“누나.”

“응? 레오.”

걱정스러운 표정의 누나 아리에스테에게 물어보기로 하는 레오.

“이거 어떻게 해야할지 혹시 알겠어? 기도하면 누가 응답해준다던가? 아무튼 알려준거 없어?”

고개를 휙휙 돌리는 아리에스테.

“모른다는 얘기네.”

[어이 레오 잠깐!]

스투트는 레오가 하는 짓을 짐작하고 막으려 했으나.

파사사삭!

[으아아아아아악! 야! 경지가 올라가면뭐해! 단순한건 그대론데! 니가 술사냐! 야 이 라즈같은 XX야!]

발광하는 스투트.

그렇다 레오는 영동술력을 집중해서 검은 구슬을 파괴시도했고 그것은 레오의 의도대로 손쉽게 파괴되었다.

“어? 너무 쉽게...... 그보다 라즈는 또 누구야?”

사실 그것은 스투트의 탓도 있었다.

레오는 스투트가 전개 해놓은 그 엄청난 술법이 실상 어떤 물리적 파괴력도 함유하지 않았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었다.

당연하지만 수준 높은 현자인 스투트는 자기가 그자리에서 바로 개발한 검은 액괴맞춤형 술법을 구사하면서도 한치의 빈틈도 없이 꼼꼼하게 술식을 암호화했기 때문이다.

레오의 입장에서는 그런 엄청난 술법도 버틴 구슬이 영동술력 좀 집중했다고 파사사삭 깨져버린것이니······

그렇다고 스투트와 계속 만담하고 있을수도 없었는데 그 이유는?

검은 구슬에서는 예의 그 검은 연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으아! 또냐?!”

그런데 이번엔 좀 달랐다.

검은 연기는 레오가 바로 즉발해서 날린 영동파에도 어떤 타격도 입지 않았다.

“어...어어?!”

다행인 것은 검은 연기는 공격의도가 전혀없었다는것이다.

[신의 힘에 대항하는 자가 있는가? 거기다 비록 흔적뿐이라지만 신의 힘을 제거하다니 놀랍도다.]

형태를 잘 알아볼수없는 사람의 얼굴 형태를 띈 연기가 말을 꺼낸다.

“어..어라?”

[그렇지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법. 이 세계를 구원하기 위해 내가 이땅에 임하노니 나를 상대할 대적도 존재하리라 예상했다.]

연기 얼굴은 어쩐지 레오나 아리에스테를 쳐다보는 느낌은 아니었다.

‘마치 담담하게 남긴 메시지같은데···?’

[이름 모를 대적자여 내 흔적은 비록 계획과는 달리 여기서 사라지지만 그로 인해 내가 네가 존재함을 인지하였으니 결코 손해는 아니리라. 신의 뜻에 반하는자의 최후는 언제나 좋지 못하지. 그 날이 올때까지 현재를 즐길 수 있기를 기원한다.]

‘생각보다··· 악당같지는 않은데···?’

연기는 그대로 사라졌다.

아주 점잖게.

어떤 추가적인 문제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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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제 4장 신의 뜻 (5) 21.06.18 15 1 22쪽
» 제 4장 신의 뜻 (4) 21.06.17 9 0 12쪽
29 제 4장 신의 뜻 (3) 21.06.16 9 0 11쪽
28 제 4장 신의 뜻 (2) 21.06.15 11 1 10쪽
27 제 4장 신의 뜻 (1) 21.06.14 13 0 9쪽
26 제 3장 유적 탐사 (8) 21.06.11 15 0 11쪽
25 제 3장 유적 탐사 (7) 21.06.10 14 0 11쪽
24 제 3장 유적 탐사 (6) 21.06.09 41 0 11쪽
23 제 3장 유적 탐사 (5) 21.06.08 16 0 10쪽
22 제 3장 유적 탐사 (4) 21.06.07 36 1 11쪽
21 제 3장 유적 탐사 (3) 21.06.04 14 0 11쪽
20 제 3장 유적 탐사 (2) 21.06.03 16 0 10쪽
19 제 3장 유적 탐사 (1) 21.06.02 10 0 11쪽
18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8) 21.06.01 18 0 12쪽
17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7) 21.05.31 18 0 11쪽
16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6) 21.05.28 35 0 11쪽
15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5) 21.05.27 33 0 14쪽
14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4) 21.05.26 45 0 10쪽
13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3) 21.05.25 47 0 10쪽
12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2) 21.05.24 52 2 10쪽
11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1) 21.05.21 57 1 12쪽
10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9) 21.05.20 67 1 17쪽
9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8) 21.05.19 67 0 13쪽
8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7) 21.05.18 73 1 12쪽
7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6) 21.05.17 99 4 11쪽
6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5) 21.05.14 113 7 12쪽
5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4) 21.05.13 147 6 13쪽
4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3) 21.05.12 165 7 16쪽
3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2) 21.05.12 212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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