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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紺旗) 님의 서재입니다.

평범한 판타지 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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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紺旗)
작품등록일 :
2021.05.12 12:40
최근연재일 :
2021.06.18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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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11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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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장 유적 탐사 (8)

DUMMY

제 3장 유적 탐사 (8)


퇴각은 어렵지 않았다.

술법을 써서 모두들 몸을 가볍게 하고 밧줄을 타고 등반. 다시 환풍구로 나가는데 들어올때와는 달리 환풍구 주변에 녹색의 술력이 물결치고 있었다.

‘일단 난 시설을 떠날거야. 불청객들은 계속 막아두고, 만약에 외세에 의해 시설이 점령되는 경우는 어떻게 대응하도록 되어있지?’

[자폭이 권장됩니다.]

‘혹시라도 동력로가 또 점거될 것 같으면 자폭을··· 아니 그전에 내게 주술나이테? 암튼 그걸로 술법 연락을 먼저 시도하고 안되면 자폭하도록, 저 불청객들이 혹시 외부로 전원 공간이동을 시도하면 내보내주고, 외부의 추가적인 침입만 막아줘. 그리고 부서진 문이랑 시설을 복구해두고.’

[명령대로 수행하겠습니다. 다만 그런 경우 주변에서 자원을 채집하고 작업을 수행 할 자동 일꾼을 사용해야 합니다. 사용 가능한 자동일꾼의 수는 현재 3기 입니다. 이에 대한 지휘관님의 수락이 필요합니다.]

‘자동일꾼은 뭐냐? 드론같은건가? 문제 없겠지 사용 승인한다’

[명령을 수행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더 이상 시설과의 통신(?)은 끊겼다.

환풍구를 지나 자연동굴쪽으로 넘어오자 녹색의 술력으로 보였던 부분은 이제 그냥 자연석으로 보인다. 자연술법의 결계가 아예 외형자체를 주변과 동화시켜버린것이다.

“그 술법 결계 대단하네. 하지만 뭐 빵꾸 뚫으면 여기로 공기는 통할 것 같으니 나 같은 일류 탐험가는 발견하겠지만 말이야. 공기의 흐름정도는 쉽게느껴줘야지.”

뒤를 돌아보며 놀라는 에르메스.

그는 아마도 기회가되면 여기에 다시올 생각인가보다.

‘하지만 아마 못들어가겠지.’

속으로 음흉하게 웃어본다. 물론 에르메스는 눈치가 빠르니 다시 못 들어가게 되면 내가 뭔 짓을 했을거라 생각하고 날 찾아올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어쩔것인가?

난 엘세바라드의 후계자다.

이제 집에 돌아가면 콕박혀서 안움직일 작정이다.

“아. 나가면서 얘기해줘요.”

“뭘?”

“저 사냥개들? 왜 무서운데요? 술법 파괴물을 들고있는 것은 확실히 무서운일이지만 이쪽의 전력도 만만치 않잖아요.”

“아니 절대 안그래.”

“···?”

“쉽게 말해서 야히니가 저중에 하나를 못이겨.”

“그 정도에요?”

솔직히 야히니가 싸우는 것은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하지만 검은 연기 거인나타났을 때라던가 움직일 때 몸놀림을 보면 평균 이상을 하는 전사로 보이는데도 저들 중 하나를 상대 못한다?

“아까 싸우는거 뒤에서 봤는데 서방 명문검가 에스페란자식 검술 쓰는 친구는 술법을 포기해도 하나정도는 충분히 묶을 수 있겠더군. 그리고 극서 섬나라 검술 쓰는 호쾌한 친구도 그럭저럭 1인분은 할거야. 그런데······”

익살스럽게 표정을 지어보이는 에르메스.

“난 절대 1인분안됨. 내 스스로를 잘 아는데 어둠속에서 은신해있다가 기습하는 것이라면 몰라도 정면에서 일행대 일행으로 붙어서는 쟤들하고 나하고는 하늘과 땅 차이가 있어. 쟤들이 무서운건 전사로서의 능력도 뛰어나지만 암살자로서의 능력도 내 수준이 된다는 것이거든. 내가 뒤에서 꼼수로 깔짝거리려고 해도 상대도 다 알고 있어서 안통한다는거지.”

그는 큭 하고 자조적인 웃음을 흘린다.

밀레스와 레브런트의 평가를 보면 그럭저럭 정확한 평가 같은데 복도에 갇힌 자들이 그렇게 강한가?

“뭐 너랑 아가씨 술사 둘이야 상대도 술사가 하나 끼어있는듯 하니 대충 2:1로 여유있게 싸운다고 쳐도 저 중에 조장이라도 있으면 그냥 끝이야. 조장 하나를 우리중 그 누구도 못이겨. 그래서 도망치는게 최선이라고 생각했어. 여유있게 도망 칠 수 있게 네가 활약한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지.”

“뭐 어쩔수없네요······”

도망갈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바로 도망 안가고 눈치를 보여준 것만 해도 충분히 의리를 챙긴거라고 할 수 있으려나?

그렇다고 해도 내가 시설에 대해 공개할 이유는 없다.

아니 이 기회에······

어두운 자연동굴을 술법의 빛에 의지해서 걸어가며 에르메스에게 말을 걸어본다.

“아 그보다 이번에 뭐 건진건 있으세요?”

“응? 건진거? 그런거 건질 시간이라도있었나?”

“아니 뭐 그래도 유적에 들어가긴 들어갔었잖아요. 에르메스님 정도의 뛰어난 탐험가라면 유적의 형태나 구성만 봐도 뭔가 팍! 하고 오는 느낌이나 직감 혹은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있지 않을까 해서요?”

“요요요요 나쁜 녀석.”

아코!

친하지도 않은 사이에 꿀밤을 맞으니 울컥하네. 짜증난다.

그래도 검은 연기거인을 불러냈던가 하는등의 지은죄가 있어서 일단은 얌전히 맞아줬다.

“오히려 내가 묻고 싶은데?”

“뭘요?”

“어떻게 된거야? 나보다도 고대어 해석에 더 능통하고.”

“아니 관심이 좀 있어서 읽어본게 많거든요 특히 최근 1년정도는 정말 할 일이 없어서······”

진실반 거짓반이다.

최근 일 년간 아버지 실종 후 찬밥이 되면서 시간이 널널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 사이에 공부한것은 내가 아니라 스투트지.

이런 고고학분야에 관심있는 것은 역시 내가 아니라 스투트.

간만에 스투트를 위해서 건설적인 고대 역사 얘기를 해보려는 것이다.

“애초에 아무리 나라고해도 ‘살아있는’ 유적은 처음이야.”

“살아있는 유적? 아 이번처럼 뭔가 동작하는 유적말이죠?”

“그래. 그래서 더더욱 아쉬워. 이렇게 돌아가는게······”

“······”

“뭐 하나 건지지도 못하고, 정말 엘쥬다스와 알칸트라-히야칸트라 시대의 가교가 될만한 좋은 유적이었는데!”

“아··· 그런데 그거 말이에요.”

“뭐?”

“엘쥬다스 말이에요 그거 알칸트라-히야칸트라 문명하고는 전혀 별개라는게 학계의 정설아닌가요?”

“그게 학계 꼰대들의 주장이지. 둘이너무 이질적이니까. 그런데 오늘만해도 봐!”

“아?”

“히야칸트라 유적쪽에는 없지만 알칸트라 유적 특히 최근에 발굴되는유적쪽에는 오늘 본 것처럼 일반 인간에게는 불필요하게 큰 공동과 대형 유물들이 나온단 말이야.”

“아···. 그랬죠.”

“우리가 처음들어간 공동도 그랬잖아? 그리고 그 검은 연기거인이 머물렀던 곳 같은 중앙 공동도 그렇고. 일반인들이 쓰기엔 크기가 크단말이지! 그래. 아까 그 거인 구성성분이 연기였지? 시설이 정상작동하는 중이었다면 그 연기 거인은 연기 상태로 작은 인간들이 통과할 수 있는 작은문이라도 드나들 수 있는 특수종 이었던거지! 오랫동안 봉인? 아 그래 그 거인은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영생? 그래 영생을 위해 잠들어있다가 갑자기 깨어나서 폭주한거지!”

갑자기 얘기가 왜 그리로 가는지 모르겠다.

하기사 판타지 세상인들에게 격납고와 동력로는 생소한 개념일지 모르곘다. 동력로 비슷한 것으로는 술사들이 쓰는 술법 노심이 있지만 그건 술사들의 집단에 따라 그 형태나 구성이 다 다르고 그중에서 어떤것도 아까본 동력로 같은 것은 없으니까.

좋아 레오! 네가 오늘본 것 혹시 술법 기록으로 남겨 줄 수 있어? 그걸 증거로 다시 한번 알칸트라-히야칸트라가 실상은 엘쥬다스의 하위 문명이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논문을 쓸 수 있을거야!”

“아··· 아하하하하하 일단 빠져나가서 생각하죠.”

내가 보기에는 검은 거인은 시설의 불청객 중 하나일 뿐이고 알칸트라는 왠지 기계문명이었을 것 같은데 에르메스는 다른 방향으로 폭주하고 있었다.

“그래! 엘쥬다스의 거인문 명을 섬기는 알칸트라와 그에 반하여 소인들의 독립을 위해 일어난 히야칸트라! 그리고 결국 그 독립 운동은 성공해서 현대의 문명이 개화한거지! 다만 쌍방의 피해는 컸을것이고! 거인문명이 송두리째 사라졌을 정도니 독립운동 후의 남은 소인들의 문명은 피폐해졌을것이고 ,거의 처음부터 다시. 그래 그 이후의 문명 단절기도 설명됨! 아하하하! 나름대로 가치가 있는 여행이었다!”

폭주하는 에르메스.

‘어떻게 생각해 스투트?’

[다른 문명 특히 기계 문명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그렇게 착각 할 수도 있다.]

‘흐음···. 역시 저 설명은 아닌거지?’

[없는 정보속에서 저 정도로 끼워 맞추는것도 능력이긴 하지만 내 기대에 맞는 인재인지는 이젠 두고 봐야겠구나.]

빠심이 많이 사그라든 것 같은 스투트다.

한참 신나서 뭔가 중얼중얼하는 에르메스를 잘 챙겨서 왔던 길을 한참 돌아서 걸어가자 내가 무너뜨려 막은 곳이 드디어 나왔다.

나와 누나가 염동술법으로 무거운 돌들을 치우자 드디어 밖이다!

어느새 깜깜한 밤이 되었기에 우리는 동굴에서 바로 나가지않고 일단 이곳에서 야영을 준비했다.

애초에 시설을 구축할때 환풍용으로 뚫어놨을 길이기에 습하지 않고 머무르기 좋은 동굴이니 밖으로 나갈 이유가 없었다.

“레오.”

“아 누나.”

이제 누나의 잔소리 타임인가?

“잠깐 누나랑 얘기좀 하고 올게요.”

“응 그래~!”

묘하게 신난 에르메스를 다른 일행들과 함께 두고 나와 누나는 절벽 근처 으슥한 곳으로 이동했다.

“흐음 아까 무리한 주술은 미안. 다시는 안할게.”

“아니 그것 때문에 부른건아니야.”

“응?”

“레오는 속이 깊은 아이니까 나보다 그런 것은 더 알아서 잘할거라고 생각해.”

“아···?“

“자연술사로서 걱정되기는 하지만 술력의 반작용으로 피를 토하거나 한 것도 아니고 그 거대한 술법을 잘 제어하는것을 보고 오히려 놀랐었어.”

“음···”

피토한다는 말을 너무 해맑게 얘기하니 그게 별것 아닌것 처럼 느껴진다.

“그보다. 다른일로 궁금한게 있어서.”

“응 뭔데 누나?”

“아까 그 시설 둘이서 지금 바로 돌아 갈 수 있을까?”

“엥?”

“사실 난 네가 정체불명의 누군가와 대화하는 것을 알고있거든”

“어?”

‘설마 스투트랑 대화하는것도?’

[그건 아닌것같다만. 외부에서 우리의 대화를 관측할 수단은 없다]

“나도 자세히는 몰라. 하지만 나에게 계시를 주는 분께서는 딱히 무슨 말씀을 더 내려주시지는 않았지만 아까 그 유적에서 너와 누군가가 대화하는 내용을 ‘들을수’있게 해주셨어. 그런데 사실 들으면서도 둘이 무슨 얘기하는지 잘모르겠더라구.”

“아... 아하하하.”

‘신이 등장하면 모두 다 해결되는 이런거 싫다.’

[신은 초월적이지.]

“아니 사실 무슨 얘기 했는지 다 전달 안해줘도 문제없어. 다만 중요한 것은 지금. 더 멀어지기 전에 유적에 다시 들어갔다와야 한다고 강한 느낌이 든다는 것뿐이야.”

“어··· 나중은 안될까?”

“응. 지금이어야해.”

이런 전개 싫다.


작가의말

모든 것은 신의 뜻대로!

이렇게 설명되는게 참 싫습니다.

사실 이 글엔 앞으로도 종종 이런식의 신이 얘기해줬어 식의 전개가 꽤 많이 나올겁니다. 저도 싫어하고 주인공도 싫어하지만 일행 중 핵심인원 중 하나가 이러면 대책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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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제 3장 유적 탐사 (4) 21.06.07 36 1 11쪽
21 제 3장 유적 탐사 (3) 21.06.04 14 0 11쪽
20 제 3장 유적 탐사 (2) 21.06.03 16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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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4) 21.05.26 46 0 10쪽
13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3) 21.05.25 47 0 10쪽
12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2) 21.05.24 52 2 10쪽
11 제 2장 어둠의 자취를 찾아서 (1) 21.05.21 58 1 12쪽
10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9) 21.05.20 68 1 17쪽
9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8) 21.05.19 67 0 13쪽
8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7) 21.05.18 73 1 12쪽
7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6) 21.05.17 99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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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4) 21.05.13 147 6 13쪽
4 제 1장 엘사바라드 가문의 위험 (3) 21.05.12 165 7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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