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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성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 내가 죽어 소금에 절여지기까지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필성필성필
작품등록일 :
2020.05.11 16:04
최근연재일 :
2022.11.09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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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1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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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25쪽

392화 – 이 땅에, 이 나라에 전쟁이 필요한 이유(4)

DUMMY

사락- 사락-


“전쟁 반대, 교역 협정, 외교적 해결, 진한 중재의 적극 타결. 뭐 이걸로 끝났구만.”


딱히 세작을 심지 않아도 군부 내에 동향을 비롯해 자신을 추종하는 휘하의 이들이 보내온 보고용 전문의 내용은 거진 같았다.


화륵-


그리 그의 앞에 쌓인 여러 장의 채후지가 앞에 놓인 촛불에 의해 의미 없는 불쏘시개가 되어감에, 결국 자신의 역할이 여기까지임을 직감한 동탁의 입에서 나온 소리는 나름 아련한 아쉬움을 담고 있었다.


“쯧, 대본이어도 나쁘지 않을 기회였는데.”


뭐, 이제야 자신에게도 나름의 소속감과 돌아올 조국이란 것이 생겼고, 충성심이란 놈이 생겼다고는 하나, 늘그막에 돌이켜본 그 야심이란 놈도 제법 입맛을 다시게 할 정도로 매력적인 것임은 비단 확실해 보였다.


“뭐, 그래도 이쯤 하면 이게 내 운명은 아닌 게지.”


그래도 그 야심의 빈자리를 채울 것도 생겨났겠다, 특히나 인상여라는 지기와 염파라는 이명도 붙었겠다, 더는 이전과 같은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음을 안 동탁이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어쩌시렵니까?”


“어쩌긴 돌아가야지. 네 목숨값으로 이 옹주 땅의 부족함 없는 예산도 받았겠다, 정해진 결말대로 일이 흘러갔겠다, 더는 여기 있을 연유가 없잖아?”


“그래도.......”


“뭐해? 너도 가, 이제.”


그리고 그러한 그를 알게 모르게 붙드는 것은 한동안 그에 의해 납치를 당했다고 알려진, 허나 엄밀히 말하자면 그리 붙들려 그와 본의 아니게 동거를 지속하며 일세의 영웅이자 새 시대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로 재탄생한 동료를 착잡한 심경으로 바라보아야만 했던 관녕이었다.


“하오나 동 도독.”


“왜? 아쉬워? 이제는 병원에게 그 이름값조차 비벼볼 수 없게 된 우리 추락한, 또 나약한 철혈의 재상 나으리?”


“........”


“가 문화가 그리 지칭했다며? 진나라 그 하나를 위한 결집에 전쟁을 추구했다지? 근데 정작 그런 네가 병원과 싸웠다는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최근 네 평이 마냥 좋지는 않아.”


그러나 그러한 관녕조차 당장에 신념과도 같은 결의와 가치관을 묻는 그의 질문 앞에 말이 없는 것은 매한가지였다.


“분합니다. 또 억울하고 말입니다.”


“그런가?”


“적어도 이 땅에 자리한 이들 중 그 병원보다도 먼저 이 나라의 위기를 인식하고 그에 따른 해결을 마음먹었던 이가 누구입니까? 변하신 폐하의 모습과 그에 담긴 의중을 가장 먼저 읽어낸 이가 누구입니까? 어차피 언젠가는 벌어져야 할 일, 당장에 이 옹주에 불필요하게 쌓여만 가는 것들을 한 차례 정리하여 이 나라를 정상화시키는 것이 무에 그리 문제입니까?”


그도 그럴 것이 작금의 그는 병원과 달리 그럴 기회조차 없어 정작 이를 증명하지 못했던 것이었으니, 본의 아닌 그 비교가 작금의 격차를 비롯한 수많은 이들의 오해를 낳은 상황이 되었던 것이다.


“하긴, 한 무제도 그러했지? 쓸데없이 차오르는 거품마냥 자꾸 차고 넘치니까 그래서 전쟁을 일으켰지. 어차피 흘러넘쳐 버려질 거, 어디엔가 떨어져 더러운 축축함과 불필요한 끈적임을 남길 거. 추잡스럽게 그에 따른 흔적을 남길 거. 한데 어쩌랴? 정작 그 역량 쏟을 곳은 이미 다른 곳에서 터졌는데?”


그 와중에 이미 흘러넘치는 상황과 별개로 진나라는 자꾸만 쌓여가는, 해서 썩어가는 그 역량을 쏟아부을 곳이 생겼다.


“하오나 정작 썩어드는 곳은 이 옹주가 아닙니까!”


물론, 그리 흘러넘치는 곳을 먼저 정리해야 하는데 정작 엄한 량주를 비롯해 흘러넘칠 것도 없을 것 같은 일대가 벌써 그 기반을 소모한다는 것은 실로 그 성장 동력원을 스스로 제하는 어리석은 행위나 다름이 없었다.


“이놈 봐라, 이거? 이 먹물쟁이 재상 나리가 하나는 아는데 둘은 또 모르네? 아니, 요동에 있었다면서 초원 놈들에 대한 이해도 없고. 진짜로 그리 생각해?”


“예?”


그러나 정작 그러한 이쪽을 되려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쳐다보는 동탁의 시선에 관녕은 의문을 표할 수밖에 없었다.


“10만이야, 10만. 애초에 한수를 정리하면서 그 휘하의 관중 제장을 지칭하는 놈들이 이끄는 10만의 병력이 있게 됨을 알았다.”


“..........!”


‘거기에 또 10만.’


“그 관중 제장에 백저의 이들까지 흡수하고 그 영역을 넓히고 안정화시키면서 일대를 복속시켜 무리를 늘리고 새로이 받아들이고 늘어난 부족민들의 수는 몇이나 될 것 같아? 그때의 10만이 지금은 과연 얼마나 더 많은 수로 불어났을 것 같아?”


“아니 그럼.......”


포홍이 말했던 병력의 실체.


그저 제가 과장이라 표현했던 술김에 변모했던 그 난폭한 성정의 결과물이라 여겼던 것이 정작 거짓이 아니었다는 말에 관녕의 얼굴이 굳어졌다.


“물론, 놈들이 포홍 놈에게 충성은 하지. 관중의맹역천결의인지 뭔지, 애초에 제놈들은 이 땅에 저들을 위한 나라를 바라며 그에 공신을 꿈꿔온 것이 평생의 숙원이었는데, 사실 윗세대들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전통이기도 하다만, 뭐 어쨌든. 그 평생의 한을 풀어준 이가 포홍이니 절대적 충성을 바칠 수밖에 없지. 한데 그래도 말이야.”


터업-


“너무 잘 자랐어, 너무 자라나서 그 몸집이 비대해지고 커져 버렸어. 그 잘난 비단길 통행세 하나만으로도 부족민들 먹이고 입히고 재우는데 걱정이 없다고, 그리 펑펑 쓰고도 남아. 물론, 여전히 초원이 부족하지. 사정 나아졌다고 한들, 미쳐 날뛰는 날씨 탓도 있어. 그래서 부족하니까, 사 온다고. 밀을 사오고 벼를 사오고 풀을 심지어 건초도 사와. 뭐 콩깻묵이야 여전히 비싸지만 여하튼, 이게 말이나 돼?”


그 어깨에 육중한 팔을 걸고서 신세 한탄을 하듯 앓는 소리를 하는 동탁이었으나 정작 그 육중한 팔의 팔걸이가 되어 그 아래 짓눌리고 있는 병원의 얼굴은 시시각각 변하고 있었다.


“오죽하면 고작해야 일개 부에 해당하는 것들이 그 휘하에 두고 있는 전사들의 수만 우습게 1, 2만이 넘어, 그 아래 낳기 시작한 애들 숫자가 끝도 없이 늘어나. 그것도 평상시면 저들끼리 약탈하고 죽이고 잡아먹고 견제하면서 알아서들 그 수를 줄여갈 텐데, 정작 포홍 그놈이 량주를 일통한 이래 아래 하나 되어 뭉쳐 있으면서 이젠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이를 소모하고 갉아먹을 수 없게 되어버렸어. 그렇다면 그리 자라난 것들이 여전히 말을 타고 활을 쏘며 칼을 휘두르는데 강하냐? 아니, 이전만 못해. 왜? 배가 부르거든. 살아오면서 언제고 목숨을 내걸고 서로를 죽여야만 했던, 그래야 나와 가족을 포함한 부족의 생존이 보장되었던 그 치열함이 없거든.”


재미있는 것이 량주의 인구는 늘어가는데 그 전력은 약해지며 그에 따른 국방력은 감소되고 먹여 살려야 하는 군입은 늘어나는 중이다.


그 와중에 장래에 위협이 될지 모르는 지방자치의 역량은 커져만 가고 있으니, 이는 비단 중세 봉건 영주와 별반 다름이 없는, 한조의 주목과 같이 엇비슷한 권력에 그 어떠한 제한을 두지 않은 지방 군벌들의 세가 불어나고 있다.


물론, 전설과도 같은 일을 통한 기적을 행함에, 진심으로 그들을 아끼고 보살펴 그들의 염원을 들어주었음에, 적어도 현 시기의 량주의 주인들에게 맹목적인 충정을 받아낸 것은 사실이나 당장에 혈연으로 엮이지도 않은 마당에, 그조차 다음 대에 이르러 그 끈끈함이 이어지리란 보장이 없는 것은 당연한 일.


거기다 이는 일찍부터 가후가 포홍에게 이를 지적하고 예견했던 문제이기도 했던 바, 동탁 또한 이에 따른 이야기를 은연중에 그와 나누었던 만큼 그리 변모하는 세상을 믿을 수 없는 것은 확실했다.


“크으, 실로 꿈만 같은 과거야. 놈과 내가 이 모가지를 걸고 반란을 진압했던 시절의 그 난폭함이, 그 발버둥이 없지. 심지어 어린 아해를 상대함에도 언제고 긴장해야만 했던 이 땅의 이들이 그리 배가 불러 나약해지고 썩어들어가. 허벅지에 살이 찌고 말등에도 자주 오르지 않아.”


“하오나 소인이 직접 찾아서 마주한 량주의 현실은......”


“아, 그거? 늦게나마 발등에 불덩이 떨어진 게지. 거기다 아직 어린 것들이 대놓고 전쟁을 겪진 않잖아? 그 잔여물이 남은 윗세대가 아직 남아있으니까.”


“허, 허면.......”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 이 땅에 닥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어찌해야 할까? 군입도 줄이고 나약해진 전력도 강화시키고 당장에 제게 충성하나 세월이 흘러 어찌 변모할지 모르는 부족 연합체에 해당하는 이 군벌들을 어찌 다스리고 관장해야 할까?


“이 초원에 살아가는 것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강해야 해. 강하지 않으면 쓸모가 없어. 그게 존재의 이유야, 그래서 이를, 저 먼 서역으로의 원정을, 예방 어쩌고를 운운한 전쟁을 허락한 게야.”


이제야, 이제야 돌아가는 상황이 얼추 이해가 될 것도 같았다.


“아, 거기다 한 가지 더 있네.”


“그게 무엇입니까?”


“인질.”


“..........!”


“그래, 어린 것들 붙잡아 놓고 지속적으로 사람 흔들어 놓는 게 인질극이라지만, 정작 그 수가 많은 것이 그 의미에 부합하진 않으니까, 길들이기라고 하자.”


“그게 길들인다고 길러집니까?”


“하긴, 이리와 늑대가 개가 되진 않지?”


“헌데도, 그리 말씀하신 연유는 또 무엇이옵니까?”


“충성심이든 애국심이든 전우애든 뭐든 진짜 가족이 되잖아, 같이 살아가는 한 무리가 되는 거지. 같이 전장에서 구르고 자고 피 흘리고 밥 먹고 술 마시고 하면서.”


“..........!”


“이리가, 늑대가 재미있는 게, 그리 제가 속한 무리, 그러니까 제 가족에게는 이빨을 안 보여, 아니, 보여도 안 물어.”


“하오나 필경 그에 따른 경쟁과 야욕을 드러내는 이들이 분명........”


“그래서 이야기 했잖아, 가족이라고. 아, 이런. 그대는 늑대 무리가 어찌 살아가는지를 본 적이 없나?”


결국 포홍은 새로이 태어난 다음 세대의 어린 것들에게 보모로서 부모로서의 전적인 입지를 각인시킬 생각인 것이다.


“필경 내 량주로 돌아가 도착할 즈음이 되면 옹주 땅의 소식들 또한 그곳에 자리한 이들에게 알려지게 될 게야, 허면 그 진의를 모르는 이들이 이를 어찌 받아들일까? 제아무리 충성스러운 이들이라고 해도, 그 암묵적인 금기를 깨고 직접 이를 행동에 옮긴 이들의 선례를 보고 어떠한 생각을 품겠어?”


그리고 이는 그 내부에 혹시 모를 반란을 비롯한 문제 요소를 모조리 지워냄과 동시에 이전과 같은 강력한 전력의 확보를 위해 스스로 다음 대의 어린 것들을 훈련시키려는 목적이자, 그 머리가 이미 굵어져 더는 누군가에게 길들일 수 없는 것들의 불어난 몸집을 정리하여 행여나 그에 헛바람이 든 이들의 다시금 설칠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진다.


“놈이 제 손으로 일으킨 것들을 정리하려는 건 필경 놈이 그에 따른 문제를 스스로 인지했기 때문이야.”


그 모든 것을 해결하기 위해선 역시나 전쟁이 필요한 것이고.


“그러니까 그 모든 것이 곪아 터질 순간까지 이를 부추기고 방조하며 내버려 둔 거라고. 한꺼번에 이를 정리하겠다, 이미 그 머릿속에 계산 끝난 거지.”


그리고 바로 여기서 관녕은 다시금 자신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았다.


“그렇기 때문에 놈은 제가 한동안 자리를 비울 이 땅에, 이 나라를 위한 나름의 안배를 남겼다.”


그렇게 내밀어진 동탁의 두꺼운 손가락이 연이어 관녕의 가슴을 두들겼을 때, 그의 눈가에는 알게 모를 물기가 차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이제 너는 놈의 뜻을 알겠냐?”


“하아.......”


“놈이 어찌 너와 병원을 믿는지, 너희가 어떠한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지 알겠냐?”


그리고 어째서 가후가, 그리고 동탁이, 그 위에 자리한 포홍이 작금에 저와 병원을 달리 구분지으려 하는지를 알았다.


“폐하를 바로 보지 못한 것은 신의 탓입니다. 하오나 이 나라를 바로 보지 못한 것은 병원의 탓이 될 것입니다.”


“그렇겠지, 허나 만일 병원이 성공한다면, 하여 이 땅에 전쟁이 없다면 그리될 일도 없지. 그리고 이 또한 놈이 준비한 안배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예, 필경 그럴지도 모르지요. 하오나 신은 병원의 실각을 확신합니다.”


“어째서?”


“신은 폐하를 제대로 보지 못하였으나, 적어도 이 나라만큼은 바로 보았습니다. 그에 비해 병원은 폐하를 제대로 보았으나 적어도 이 나라를 바로 보지 못하였습니다.”


“새삼 빤한 말이지만, 사람은 누구나 제 안목과 식견을 믿기 마련이지. 그조차도 이기적인 것을, 자신은 결코 틀리지 않았다고들 한다.”


“무엇을 그리 걱정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애초에 병원도 모자라 이 관녕마저 실패한다면 결국 이 땅에 폐하께서 강림하실 것을요. 어쩌면 폐하께서도 이를 바라고 계시지 않겠습니까?”


“...........!”


설마.


찰나의 순간에 느껴지는 당혹감과 더불어 설마 하는 기색의 동탁의 안면을 스쳐 지나갔다.


어쩌면 이조차도, 자신이 읽어낸 것조차도 정작 그 안배 중에 하나에 불과한 것이라면 기어코 그가 바라는 것이 어쩌면 자신이 읽어낸 결말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실로 그만을 위한 최선의 결과는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러한 동탁의 놀람과 별개로 이미 관녕은 과거 량주에서 포홍과 마지막 작별을 기했을 적의 기억을 다시금 그 머릿속에서 되새기고 있었다.


‘왜 내 옹주로 내려올까 겁나는가?’


‘그리 겁을 내기 이전에 뫼실 것이옵니다.’


그렇다면 만일 모두가 그의 복귀에 겁을 낸 이후라면, 그럼에도 그의 복귀를 반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과연 어떠한 그림이 펼쳐지겠는가?


뜻대로 모든 것이 되지 않았던, 하여 연이은 실패를 겪은 이상주의의 몰락, 피폐해진 현실, 위태로운 조국, 붕괴하는 경제, 무너지는 군대, 침입하는 외세, 불안과 혼란으로 얼룩진 사회, 서로에게 그 책임만을 떠넘기는 정부, 도망치는 정치인들, 들고 일어선 국민들, 그 와중에 각지에서 설쳐대는 이들까지.


“그것은 곧 그간의 세월 이 땅에서 고통받고 살아온 이들에 대한 구원이 될 겁니다. 우리의 주인께서, 우리의 하늘이, 우리의 아버지가 돌아오시는 가장 완벽한 그림이 될 겁니다. 그분께서 재림하시는 그날, 우리 모두는 두려움에 떨면서도 그분을 추앙하고 복종하며 그 발치에 엎드려 눈물을 흘리고 만세를 부를 겁니다. 그리고 외칠 겁니다. 우리의 죄를 사하여 주시고 우리를 벌하여 주시고 우리를 용서해주소서, 우리를 구원해주소서.”


* * *


부우우우-


“출정하라!”


둥- 둥- 둥-


주변을 진동시키는 뿔피리의 우렁찬 외침에 진나라의 민중들은 더할 나위 없는 환호성을 건넸다.


그러나 이는 마냥 자신들을 위해 전쟁을 일으킨 포홍에 대한 지원과 지지를 드러내는 것이 아닌, 포홍이 없는 빈집인 옹주의 주인 자리를 놓고 벌이는 경쟁에서 승리한 병원을, 그 병원을 지지한 자신들의 승리를 자축하기 위함이었다.


- 이제부터 이 옹주는 자유와 공화의 가치를 수호하는 인민의 것이다!


- 군대는 물러가라! 구습과 왕조에 기대어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한 그대들은 탐욕과 잇속을 내려놓고 자신들이 기거해야 할 터전에서 최소한의 본분을 다해라!


- 그대들이 이곳에 계속 남아있었더라면, 그 와중에 자신들의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집권을 위한 야욕을 놓지 않았더라면, 언제고 군사 반란을 필두로 한 민중 학살을 자행했을지도 모른다! 때를 알고, 세상을 알고, 자신을 알아 물러서니 내 이쯤 하겠다만, 명심하고 또 명심하라! 그대들은 평화로운 시대를 열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땅에 평화의 가치를 뿌리내리려 하는 이들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존재들이다! 고로 전쟁을 갈망하지 말고, 평화를 갈망하라! 이 살인귀들아!


- 진보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내적 성숙이요, 이상에 입각한 성찰이라! 어찌 사람이 배움 없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함에 무도하고 무식한 힘의 충돌만을 바라랴! 이제는 소통을 비롯한 교류와 외교를 통한 문제의 해결을 추구하여 더 나은 세상의 모습을 추구해야 한다!


그렇기에 떠나는 이들에 대한 알게 모를 조롱과 힐난, 그리고 비판이 이어졌다.


물론, 이 모든 것이 포홍을 돕기 위함임을 알고 딴에 나라를 위한 것을 아니 대다수의 국민들이 마냥 이러한 원정군의 출진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일대에 자리한 인민들에게 뿌리내린 자유와 공화의 가치에 감화된, 그 와중에 저 스스로 무언가가 되는 줄 아는 소위 시민운동가에 해당하는 이들의 등장과 그들의 목소리는 가히 이전에 없던 신선한 충격으로 자리매김할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간의 세월 제아무리 부강함을 논했던 진나라라고 하나, 그 진나라의 개국을 비롯한 번영의 끝자락 그 모두에 자리한 것은 군부요, 군대의 강함이었다.


두말할 것 없이 과거 전국에서의 천하를 일통했던 전조의 진이 지닌 이미지 또한 그러했다.


고로 지금까지의 세기에 제아무리 부와 풍요를 비롯한 번영을 선사했다고 한들, 그 와중에 새로이 이 모든 것을 허락해주고 이룩한 포홍이 자유와 공화의 가치를 내려주었다고 한들, 당장에 이 진나라에 속한 이들이 가장 크게 눈치를 봐야만 했던 존재가, 그간의 세월 은연중에 두려움에 떨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에 수그려야만 했던 존재가 바로 군인들이었다.


길을 거닐던, 밥을 먹던 어디에서나 절그럭- 거리는 갑주 소리와 창극을 비롯한 만곡도의 등장이 마냥 반가울 수가 없고, 그 와중에 말이라도 탄 이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면 제가 잘못한 것이 없어도 괜스레 기가 죽어야 했던 것이 현실이었다.


물론, 이러한 반응이 당연한 것은 작금의 시기가 전국이고 난세이기 때문인데, 그렇다 치더라도 그간의 세월 그 나라에 속한 국민들에게 수많은 것을 베풀고 대우해준 진나라에서 이러한 반응이 나타나면 안 되었다.


그러나 당장에 먹고 살기 위해 몰려든 이주민들을 중에서도 그 일거리를 찾지 못한 이들이나, 그 집안이 가난하여 당장에 배운 것도 없고 출세는 하고 싶어 뛰어난 이들 등 그 형편과 배경에 따라 극단적으로 군대에 징집되는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 간의 출신과 성분이 대거 갈리면서 진나라 내부에도 이 불편한 사회문제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소위 군부에서 출세한 이들이 과거 출신이나 부유함으로 비벼볼 수 없었던 이들에게 자격지심을 드러내거나 그간의 세월 받았던 핍박을 풀어내는 등의 문제가 있었고, 그에 따른 위협과 갈등 또한 은연중에 생겨나는 것이 사실이었다.


돈 많다고 설치던 놈이 가난뱅이 출신 군인 장교한테 처맞아 어디 가서 말도 못하는 일이 생겨난 적도 있고, 먹물만 그득한 유교쟁이가 무식하고 교양 없다 한조의 시절엔 이런 일이 없었다 한조를 등지고 이주해온 이주민 출신 군인들을 비판했다가 그 군인들이 되려 망해버린 적국을 찬양하는 간세라며 붙잡아 때려죽이는 사건도 있었다.


거기다 애초에 량주에 자리한 강족들을 주축으로 이전에 오랑캐라 멸시당한 서융의 정체성을 되찾아 나름 강맹한 민족성을 들이밀어 새롭게 잘나가는 진인이란 정체성을 확보하긴 했지만, 당장에 한나라에서 이주해온 한인들이 너무나도 많은 탓에, 그리고 그러한 한인들 중 다수가 말박이 이민족이라면 원체 경기를 일으키는 탓에 그러한 본능적인 두려움이 녹아들어 알게 모를 거리감을 유지하게 된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포홍이 자유와 공화의 가치를 논했고, 새로이 기존의 권력자들과 지배층만을 위한 사회상을 뒤바꾸려 하면서 이름난 이들이 고변과 소송을 당하고 부정부패한 이들이 추락하면서 더는 자신들보다 잘나거나 높은 계층들을 마냥 두려워할 필요가 없음을 알게 된 민중들이 늘어만 갔고, 그 와중에 군부의 이들 또한 그간 암암리에 행해진 악행을 비롯해 식당에 가서 밥값을 안 내거나 꽁술을 얻어먹고 추행 등을 일삼는 악행 등이 알려지면서 그 군부의 이미지 또한 적지 않은 타격을 이어가게 되었다.


거기다 하필이면 지속된 전쟁과 분쟁으로 얼룩져 전쟁의 필요성을 느끼는 변방이 아닌 이 옹주이기에 이러한 불만은 점점 더 커져갈 수밖에 없었는데, 애초에 진나라의 수도가 자리한 이 수도권에서 바라보는 전쟁이라는 개념은 두말할 것 없는 남의 일이요, 다른 곳에서 이야기였다.


제아무리 수많은 군인들이 오고 가도 수 차례 출병하는 것도 모자라 심지어는 그 장안성을 둘러싸고 수십 만의 병사들이 천막을 치고 숙식을 할지언정, 당시에는 그저 당연하게 여기고 이해했던 것을 이제와 화장실 나올 때 그 기분이 달라지는 것과 같이 불편한 이들의 압제요, 불필요한 압박이자 핍박이라 여겼다.


그러니까 이 땅에 군인이 필요는 없는데 왜 저것들이 거들먹거리고 설치며 왜 나와 같은 이들이 그에 피해를 입거나 저것들 사정을 봐주고 그에 굽신거려야 하냐는 본질적인 의문은 점점 더 커지고, 그 와중에 제 야욕을 드러내 결국 본연의 목적 외에 권력이라는 사욕을 탐했다는 오명과 더불어 패주한 군부가 소위 쫓겨나는 이러한 상황에서 그간에 억눌려 있던 감정을 폭발시킬 수밖에 없었던 민중은, 이 부분에서 또다른 인민의 항거, 민중의 승리와 같은 희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아닌 말로, 사람이 제가 밀어내지 못하고 이겨내지 못할 불편한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만큼 힘든 일이 없는데 기어코 이를 해결하였으니 이 어찌 기쁘고 황홀하지 않으랴?


그렇게 진나라에 안착한 아고라를 중심으로 시작된 광장 정치의 여파는 보다 확실한 민중의 여론을 이끌어내며 그들이 처한 상황과 목소리를 내게 하였고, 소위 앞서 말한 시민운동가의 등장과 더불어 이 땅엔 전쟁이 필요치 않다는 캐치프레이즈를 이들의 머릿속에 각인시키도록 만들었다.


“저, 저......, 저 개새끼들이 지금 누구를 욕보여!”


파악-


“티 내지 마라, 가만히 있어.”


“아니, 그래도 저건 너무한 것 아닙니까! 아닌 말로, 당장에 계한이랑 국경이 붙어있는 마당에 정작 일대의 국경을 지켜야 하는 건 우리인데 저런 대우는 너무하는 것 아냐고요!”


그러나 그것이 먼 훗날 어떠한 여파로 돌아오게 될지 이를 짐작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이 나라의 재상인 병 승상은 그간의 이 나라 살림을 이끌어온 사람이야, 군부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사람이 아니다.”


“누가 병 승상더러 저럽니까! 저 빌어먹을 무리 지어 설치는 군중 놈들, 그 와중에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모를 요상한 목소리를 높이는 저것들 때문에 그러지!”


당장에 씁쓸한 표정으로 장안성을 떠나 저 먼 량주로 출병하는 병사들을 지켜보는 성벽 위의 수비군들이 먼저 울분을 토로하였으나 정작 이를 말리는 군관조차 어쩔 수 없다는 듯 이들을 진정시키는 것이 전부였으니 말이다.


“아서라, 그간 당한 게 있어 그런 것 아니냐?”


“그렇다고 애먼 우리들이 그 욕을 다 뒤집어써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아닌 말로 누가 이 땅을 지켜주는데요? 누가 이 나라를 지켜주는 겁니까? 죽어나간 전우들은요? 그놈들은 뭐 어디 전쟁 좋아서 나갔습니까? 왜 우리가 저 먼 량주 너머 서역까지 나아가 전쟁을 벌이는데요? 그게 다 이 나라와 백성을 위한 것 아닙니까? 저것들이 그토록 주장하는 자유와 공화를 비롯해 지금까지 저것들이 아주 당연시 누리던 부와 풍요를 위한 것이 아니었나고오!”


“어허! 그렇다고 하면 저들이라고 제게 맡은 바 역할이 없느냐? 재물을 벌어들이고 농사를 지으며 부패를 감찰하고 행정을 비롯한 업무를 도맡는다!”


“그래도 존중은 받지 않습니까! 우리처럼 앞에서 실실 웃으며 기고 그 두려움에 아양 떨면서 뒤에서 오만 욕하고 나중에는 저리 제가 언제 그랬냐는 듯 싸잡아 욕하는 저건 대저 뭡니까!”


“어허, 그래도 이놈이 정말!”


“되었습니다, 예? 아주 다 죽어봐야 정신을 차리지요! 이 나라엔 역시 전쟁이 필요합니다, 아니, 정확히 말해서 그간 전쟁이 없던 이 땅의 이들이 몸소 느끼고 깨우칠 전쟁이 필요해요! 국경이 뚫리고 나라 지킬 병사들이 모조리 등을 돌리거나 죽어 나가봐야, 해서 그간 단 한 차례의 침략도 허락지 않았던 이 땅에 그저 막연히, 당연하게 여겨졌던 그 모든 게 무너지고 당장에 제 목숨 지켜줄 이들 없이 적들의 무자비한 손아귀에 그 명줄이 끊어져 봐야 정신을 차릴 겁니다.”


작가의말

대권경쟁하던 동탁 정리했고, 철혈의 재상 떡밥 마무리 지었고, 장안성을 비롯한 옹주 일대 민심 변화 정리, 이후 양상 등 이것도 끝.


이제 지난번 짧게 설명하고 끝났던 자유와 공화의 옹주정을 비롯한 이후의 내용이 전개됩니다ㅎㅎ.


내용이 많긴 했는데 한화로 붙이고 이것저것 잘라서 줄이는데 성공했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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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52 K.S
    작성일
    22.07.15 18:29
    No. 1

    혁명과 동시에 주변 군주국들의 다굴이 시작된 관계로 국민개병제와 그에 기반한 시민권의 정착이 이뤄졌지만, 지금은 군주 없는 군주제에 최강국이라는 특이성이 구멍을 만드네요.
    여성의 참정권이 인정된 건 성비가 박살나고 남녀 불문 전장 한복판에서 살아야 했던 2차대전 들어서였는데, 거저 시민권과 참정건이 주어진 꼴이니 이건 뭐.. 군인을 흑우로 볼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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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글
    작성자
    Lv.35 필성필성필
    작성일
    22.07.28 23:26
    No. 2

    그렇죠 아무래도ㅠㅠ 특히나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군인에 대한 인식이 특이해지긴 했는데 의외로 우리가 이성적인 부분을 생각할 때, 군인들에 대한 배제도 제법 많이 일어나더라구요. 그게 정치적인 연유 때문인지 아니면 시대적 혼란과 난세, 반란, 군벌, 군인 황제 등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어째 로마도 그렇고 송나라도 그렇고 고려도 그렇고 다른 나라나 시기도 그렇고 희한하게 막연히 감정적이거나 감성적인 것 외에 군인들 자체가 비하받는 때가 간혹 등장하는데 이 또한 이 변화하는 시기에 나타나는 사회현상 중 하나겠다 싶어서 넣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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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 내가 죽어 소금에 절여지기까지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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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4 393화 – 자유과 공화의 옹주정은 혁명 프랑스를 닮아간다 +2 22.07.15 180 4 23쪽
» 392화 – 이 땅에, 이 나라에 전쟁이 필요한 이유(4) +2 22.07.11 209 4 25쪽
392 391화 – 하늘이 내린 왕조를 등진 자유와 공화의 옹주정, 부패할 수 없는 로베스피에르의 탄생 22.07.10 180 4 16쪽
391 390화 – 전쟁을 부르는 빵과 아고라, 콜로세움과 서커스 +1 22.07.09 185 5 22쪽
390 389화 - 관서대공황의 전조와 대국. 아니, 패권국의 위기(3) +2 22.07.04 179 3 16쪽
389 388화 - 관서대공황의 전조와 대국. 아니, 패권국의 위기(2) +2 22.07.03 160 3 16쪽
388 387화 – 관서대공황의 전조와 대국. 아니, 패권국의 위기(1) +2 22.06.30 286 3 21쪽
387 386화 – 신의 실각과 인간의 시대를 열기 위한 준비, 18세기 재림과 19, 20세기의 안배 +2 22.06.23 201 3 22쪽
386 385화 – 관서 대공황의 전조와 제국의 위기(1) 22.06.22 177 5 20쪽
385 384화 - 이 땅에, 이 나라에 전쟁이 필요한 이유(3) 22.06.19 180 3 23쪽
384 383화 – 이 땅에, 이 나라에 전쟁이 필요한 이유(2) +4 22.06.17 184 5 23쪽
383 382화 – 이 땅에, 이 나라에 전쟁이 필요한 이유(1) +4 22.06.09 225 6 29쪽
382 381화 - 이것이 힘이고 곧 권능일지니 그가 무엇을 행하던 의심하지 말지어다 +2 22.06.07 208 5 18쪽
381 380화 – 그곳에 자리한 이는 신인가 인간인가 +2 22.06.06 214 3 21쪽
380 379화 – 파라다이스, 낙원 그리고 성역 22.06.05 203 5 20쪽
379 378화 – 되살아난 악몽에 대한 우려, 변혁과 방임의 부추김과 변화하는 시대를 두려워하는 이들 22.05.25 221 5 26쪽
378 377화 – 개혁의 여름, 서원과 사부회의 정국, 새롭게 등장한 사림의 이들을 비롯한 그 내외 +2 22.05.24 210 4 18쪽
377 376화 – 개혁의 봄, 그 모든 것의 바탕이 될 서원의 난립과 훈구파의 등장 22.05.13 238 3 20쪽
376 375화 – 콜레기아에서 클럽까지, 공화정 로마에서 혁명 프랑스까지 22.05.10 257 4 20쪽
375 374화 – 신과 인간을 아우르는 주사위 놀이 22.05.09 207 4 16쪽
374 373화 – 변혁과 방임의 다섯 번째 걸음은 시대와 세계를 앞으로 당기기 위해서다 +2 22.05.06 230 8 18쪽
373 372화 – 변혁과 방임의 네 번째 걸음은 대진국과 같아지기 위함이요, 대진국과 달라지기 위함이다 +2 22.05.04 227 4 22쪽
372 371화 - 변혁과 방임의 세 번째 걸음은 사람에 대한 실망과 상실을 부른다 +2 22.05.01 260 9 25쪽
371 370화 – 맹자와 고자, 갑자와 부자(2) +2 22.04.26 238 7 24쪽
370 369화 – 맹자와 고자, 갑자와 부자(1) +2 22.04.25 219 5 20쪽
369 368화 – 변혁과 방임의 두 번째 걸음은 그에 따른 우려와 기대를 낳는다 +4 22.04.08 280 7 25쪽
368 367화 – 변혁과 방임의 첫 걸음은 이 땅을 집어삼킬 또다른 괴물을 깨운다 +4 22.04.06 270 6 22쪽
367 366화 - 뒤집힌 세상 속 변화하기 시작한 진나라의 사회상 22.04.05 250 7 21쪽
366 365화 - 뒤집힌 세상 속 이름을 날린 이들과 본래의 자리로 돌아온 회귀자들(2) +4 22.04.03 270 9 20쪽
365 364화 – 평정(2) +2 22.04.02 276 6 28쪽
364 363화 – 평정(1) 22.04.01 274 6 30쪽
363 362화 – 뒤집힌 세상 속 이름을 날린 이들과 본래의 자리로 돌아온 회귀자들(1) 22.03.30 294 8 21쪽
362 361화 – 저수의 출사표, 일룡과 일사 그리고 갑 장사 22.03.24 294 7 28쪽
361 360화 – 고로 하북이 시끄러워졌다(8) 22.03.18 255 8 20쪽
360 359화 – 고로 하북이 시끄러워졌다(7) +2 22.03.16 293 6 20쪽
359 358화 – 고로 하북이 시끄러워졌다(6) +4 22.03.14 265 6 18쪽
358 357화 – 고로 하북이 시끄러워졌다(5) +2 22.03.10 281 6 18쪽
357 356화 – 고로 하북이 시끄러워졌다(4) 22.03.08 255 7 24쪽
356 355화 – 고로 하북이 시끄러워졌다(3) 22.03.04 295 7 17쪽
355 354화 – 고로 하북이 시끄러워졌다(2) +2 22.02.28 275 7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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