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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성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 내가 죽어 소금에 절여지기까지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필성필성필
작품등록일 :
2020.05.11 16:04
최근연재일 :
2022.11.09 06:27
연재수 :
4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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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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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2.07.0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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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6쪽

388화 - 관서대공황의 전조와 대국. 아니, 패권국의 위기(2)

DUMMY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벼, 병원! 자네 정녕 미쳤는가!”


부지불식간에 포승줄에 묶인 가후가 알듯 말 듯 한 미소와 더불어 궐 내의 심문을 위한 옥사로 끌려가는 모습을 눈앞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관녕의 속마음은, 더 이상 그의 마음 안에 머물러 있지 않았다.


“왜? 이리하면, 우리의 하늘이 몸소 아끼는 장자방이 이 옹주 땅에 묶여있음을 알면 폐하께서 돌아오시겠지.”


“그래도! 이런 경우가 어디 있는가! 이건 비단 부정할 것 없는 인질극이야! 협박일세! 그것도 이 나라의 중신이자 폐하의 사람을 납치한 일이야!”


“허면 우리는 그 잘난 폐하의 사람이 아닌가? 이 땅에 폐하께서 남기시고 간 가치마냥 쓰고 버려질 사람들이야?”


“후후후, 흐하하하하!”


“참모, 지금 웃음이 나오십니까!”


그러나 그럼에도 더더욱이 기괴한 것은 마치 이리 되길 바랬다는 듯 갈등하는 둘을 바라보며 연신 미소와 웃음을 잃지 않는 가후였다.


되려 이를 걱정하는 관녕을 뒤로한 채, 멀어지는 와중에도 또렷이 병원을 향한 그 날카로운 눈빛과 인사를 잊지 않았다.


“각오는 하고 계시지요?”


“난을 일으킬 각오 말입니까? 그도 아니면 홀로 설 각오 말입니까?”


“이런......., 들켰습니까?”


“장난이라면 좋겠으나 당장에 저리 증인도 있는 마당에 판단이 서지 않으니, 송구하오나 잠시 이 사람의 손아귀에 잡혀계셔야겠습니다.”


“그래요, 뭐 좋습니다. 허나 필경 일이 잘못되었을 때, 그 책임을 이 사람의 주인께 돌리는 일은 없길 바랍니다.”


“그래야지요.”


“아, 그리고. 폐하의 밀명을 받은 것은 비단 이 사람뿐이 아닙니다.”


이뿐이랴? 끝내 끌려가는 와중에도, 그 전각의 문이 닫히기 이전까지 병원의 심기를 헤집어놓는 위협에 가까울 경고가 남겨졌다.


“.........”


“허니 기왕지사 설치는 것 제대로 하세요. 눈에 띄는 대로, 닥치는 대로 모조리 내보내세요. 오롯이 홀로 서려면 그 정도는 하셔야 할 겝니다. 모든 것이 미친 듯이 고개를 들고 오를 테니까.”


덜컥-


그렇게 마지막까지 존재감을 내비친 가후는 이들에 의해 사라졌고, 그곳에 남은 것은 오직 충격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관녕 뿐이었다.


쫘악-


그리고 끝내 일을 저지른 병원은 이내 정신을 바짝 차리려는 듯 손을 들어 제 얼굴을 때렸다.


“미쳤어, 자넨 정녕 미친 게야.”


“내가? 아니 미친 건 자네지. 그리고 이 나라의 임금이자 우리의 주인이시지.”


“뭐?”


“더는 이 땅에 신이 필요치 않음을 증명하는 일을 자처했다, 그것도 모자라 부추겼다. 아직도 모르겠어?”


쿠웅- 쿵- 쿵-


이미 바깥에는 수십 명의 그림자들이 연이어 흩어지는 모습들과 더불어 궁궐의 각 전각을 있는 담장을 따라 이어진 쪽문이 닫히는 소리가 연이어 들렸다.


그간의 세월 이 나라의 실질적인 역할을 해온 승상부가 주인이 없는 틈을 타, 이 나라의 가장 드높은 곳에 자리한 빈집을, 황궁을 차지하는 순간이었다.


* * *


타앙-


“그게 무슨 소리야? 다른 이도 아니고, 그 철두철미한 가 문화야. 그것도 제 손으로 직접 한조를 멸망시킨 거나 다름이 없는 그 가 문화란 말이야. 그리도 철두철미한 인간이 이제와 뇌물수수 혐의라니? 해서 뭐 그것도 조사를 받기 위해 승상부의 옥사에 갇혀?”


“차, 참이옵니다! 정녕 거짓이 없음을 들었사옵니다.”


“그럴 리가......., 그것도 이 혼란스러운 정국의 와중에 그것도 지난날 전쟁을 승전으로 이끈 주역 중 한 사람에게, 그것도 폐하의 사람에게, 폐하의 사람이나 다름이 없던 병원과 관녕이 이리 나온다고?”


“정 못미더우시거든 사람을 풀어보십시오, 필경 이에 반응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옵니다.”


그리고 그날의 소식이 전해진 장안성 일대의 저택들은 야음이 지난 시각임에도 거진 그 불이 꺼지지 않는 기형적인 진풍경을 연출했다.


“이 땅에 하늘이 수놓아진 야경이라, 이 장안이 실로 휘황찬란하게 밝구나.”


“더운 날이라 그저 잠 못 이루는 이들이 많은 게지요.”


“그렇다고 하기엔 이름난 이들이 자리한 집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불이 켜진 것이 다들 소식을 믿지 못한 게지.”


“제아무리 궁문을 닫아도 이를 목도한 이들의 입은 모조리 막지 못했기 때문이겠지요. 그래도 민간에 이 소식이 들어설 일은 크게 없을 것입니다.”


“불야성(不夜城)이라, 주인이 없는 하늘 아래 이 땅에 오만 것들이 머리를 쳐들고 그 고개를 흔들며 기회를 엿볼 터이니 불바다가 되었구나.”


드높은 문루에서 이를 내려다보는 이들마저 군침을 질질 흘릴 정도로 장안성 내의 부와 풍요는 그칠 기미가 없었으나, 되려 이것이 얼마 남지 않은 그 마지막 풍요를 가속시켜 소모하는 일이라 생각한 이들은 가히 많지 않았다.


일파만파 퍼져나간 가후의 소식이 장안성을 강타한 그날, 정국의 민감한 변화를 숨기기 위해 누군가의 부추김으로 만들어진 진풍경은 가히 대단한바, 되려 이를 감추려는 듯 그날의 장시와 대로변은 유달리 축제와 잔치와 같은 행사가 많았다.


그리고 그 목적은 비단 이름난 이들의 준동과 동요를 숨기기 위함이었다.


굳이 민간의 이들이 알 필요가 없는 혼란스러운 정국의 일면을 가려버리기 위함이었다.


훈구고 사림이고 애초에 서원을 필두로 찢어진 이들이랍시고 하나같이들 불야성의 기운에 휩쓸려 여명이 솟아나는 새벽녘까지 회동을 비롯한 만남과 헤어짐의 자리를 반복했다.


“이쯤 되면 두말할 것 없는 기정사실인 것 같소.”


“기정사실이면 뭣합니까. 달라지는 게 없는데.”


“시간을 벌었지.”


그리고 그 만남과 헤어짐의 자리에서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른 것은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한 해석과 의미 부여에 있었다.


“뭐요?”


“그 누구의 거리낌도 없이 가장 먼저 궁성을 장악할 시간. 하늘 아래, 모든 것을 결정하는 무소불위의 권한을 지닌 집은 폐하를 상징하는 왕궁 밖에 없소. 그리고 지금 그 궁문이 닫혀있지.”


“허나 고작해야 하루이지 않소? 애초에 이들이 퇴청하면 궁문을 닫는 것은 당연한 게고, 그것도 엄밀히 말해 반나절인데, 고작 그 짧은 찰나에 이 나라의 모든 것을 결정짓는 왕궁 전체를 장악할 수가 있소?”


“왜 못하는가? 애초에 이 나라의 모든 것은 그들이 관장했는데.”


“..........!”


“궁의 살림을 관장하는 승상부, 딴에 이 나라의 유일무이한 국상이어도 그 국정에 실질적인 참여를 못하는 연유는 이 나라에 실질적인 재상이 물경 둘이나 있기 때문이요. 그것도 직접 폐하께서 임명한 이들이기 때문이고 그 권위에 복종할 수밖에 없었던 우리 중 누가 이에 반할 수 있는가?”


이제와 아무리 물이 빠지고 존재감이 흐릿해진 포홍의 권위라지만, 그럼에도 그 당시에 이는 가히 절대적이었다.


거기에 제아무리 성공적으로 복귀한 작금의 풍방조차 그리 성공적으로 돌아와 안착하였음에도 기존의 자리로 돌아가지 못한 채 궁에 들지 못하고 겉돌고 있는 것 또한 그 포홍의 권위를 넘어서지 못한 결과물이었고, 그 와중에 그의 점지 하에 실질적인 재상의 자리에 오른 병원과 관녕은 과연 일룡이란 이름에 부족함 없는 능력을 보이며 아주 빠른 속도로 진나라의 안 살림을 장악했다.


그리고 그것이 이제는 아예 당연한 것처럼 굳어진 마당에, 애초에 궁에 속한 조당의 이들 모두가 그저 막연히, 당연히 이들의 명을 따르는 마당에 그저 그 주인이 직접적으로 바뀌는 간단한 절차 외에 필요한 것이 과연 무엇이겠는가?


“허, 허면.......!”


“승상부가 모든 것을 집어삼키겠지. 지금까지 아주 당연하게 여겨졌던 주인 없는 빈집에, 위태로운 정국을 빙자해 거진 처음으로 주인 행세를 하겠다는 이들이 나타난 게야.”


애초에 이미 그들의 것이었고, 그들의 손아귀를 벗어난 적 없는 것들이었다.


“허지만 다른 이도 아니고, 가 문화요. 그 가 문화! 부정할 것 없는 폐하의 재신이자 모사요, 책사이며 전선의 지략가요. 전장의 군략가이자 일찍부터 량주와 낙양의 패자를 모셔왔던 정치가란 말이요. 한데, 그 가 문화를 건드렸소. 그 위험한 자를 건드렸단 말이요! 같은 폐하의 사람이고, 애초에 서로 마주할 일 없고 그 범주가 겹치지도 않소. 허면 대저 이걸 어찌 받아들여야 하냔 말이요.”


그 와중에 이들을 더더욱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실책을, 그것도 실책이 아니라 자살행위와도 같은 짓을 밀어붙였다는 점에 있었다.


“설마 폐하의 언질이 있으셨던 겐가?”


화륵-


누군가의 번뜩이는 추리가 마치 찰나에 흔들리는 촛불처럼 일렁였다.


실로 그럴듯한 것이 이제는 쉬이 돌아올 수 없는 저 먼 서역까지 전쟁을 위한 원정을 밀어붙여야 하는 포홍이었으니, 자신이 자리하지 않은 빈집을 노릴 누군가를 견제하기 위해 미리 제 대신 빈집을 차지하고 앉으라 명을 내렸을지도 모른다.


화륵-


“그도 아니면 폐하가 없는 자리이기 때문에 그러한 것인가?”


그러나 다른 관점에서 보자면, 반대로 이는 포홍이 이 자리에 없기에 이들이 일을 저지를 수 있었다는 추론이 가능했다.


뭐 신하들, 권력자들, 유력가들 간의 알력 다툼이야 흔한 일이고 특히나 그 권력의 기반과 분야가 다른 경우라면 더더욱 그 마찰이 심해질 때가 있다.


그러나 이 또한 당장에 포홍이 돌아온다는 가정하에 실행에 옮길 수 없는 방법이니, 그리 포홍의 심기를 건드렸다간 목이 잘릴 것이 뻔했다.


아니, 애초에 포홍이 아니어도 정국을 읽을 줄 아는 임금이라면 그 밑에 자리한 신하들이 이리 설쳐대는 것을 가만둘 리 없다.


이를 방조하는 것 자체가 권신을 만들어내고 부추기는 일이요, 왕권에 도전하는 대권자를 만들어내는 일이자 스스로의 위험을 자초하는 일이니 바야흐로 무지성한 이들이 내릴 선택지는 아니란 뜻이었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겠군. 한동안, 아니 어쩌면 보다 긴 시간 동안 이 장안성에 저 하늘 위에 떠 있는 태양이, 임금이 자리하게 될 일은 없다.”


“........!”


스윽-


그리고 바로 그 순간에 이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정국의 이면에 담긴 실마리를 풀어낸 이가 무심결에 자신들 앞에 자리한 촛불 위로 손을 뻗었다.


치이이익-


그리 손으로 심지 위에 자리한 촛불을 잡아 끄자 마치 태양마냥 뜨겁게 타오르던 불꽃은 순식간에 사라졌고 그와 더불어 일대를 비추던 환한 빛무리 또한 자취를 감췄다.


“이는 하늘 위에 모두를 비추는 일광이 사라졌다는 뜻이다. 고로 그 일광 아래 서 있던 이들의 후광 또한 사라진다.”


“그, 그렇다면......., 이는.......”


“더는 그 하늘의 권위가 이전만 못한 것이 되었다. 기댈 곳이 사라졌다?”


“굳이 주인이 아님에도 주인 행세를 하여 스스로 주인임을 인정받고 다시금 그 서열을 정리해야 하는 것. 충분히 의심 가능한 사안이 아닌가?”


그렇게 자리한 실마리를 토대로 더해진 해석과 의미 부여는 포홍의 부재라는 실질적인 요인을 바탕으로 그럴듯한 이야기 하나가 완성되자 그 촉각을 곤두세우며 이를 듣고 있던 이들이 흥분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후우.......”


“허허, 이것 참. 아니, 이게......, 허허.”


누군가는 애써 그 표정을 감추며 식은땀을 닦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억지로 평정을 찾기 위해 호흡을 가다듬다 그 얼굴이 붉어졌다.


또다른 누군가는 연신 그 머리칼을 쓰다듬었고 그 와중에 알게 모를 기쁜 기색을 숨기지 못하여 연신 그 감정을 드러내는 이들도 있었다.


포홍이 없다. 눈치 볼 이가 없다. 먼저 차지하는 놈이 임자다. 이미 그 권력의 아귀다툼에 가장 반대할 위치에 놓인 포홍의 사람들이 먼저 저들끼리의 권력다툼을 시작했으니, 그간 암묵적으로 유지되었던 금제가 사라진 셈이다.


“이제 우리에게도 명분이 생겨났습니다. 나라를 위해 조금 더 우리의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자격이 충족된 셈이지요.”


“허면 우리는 어찌해야 합니까?”


“우선 저들이 쥐고 있는 기반은 승상부서부터 흔들어야지요. 그간 폐하의 충성스러운 신하로 남아있었던 가 문화에 대한 뇌물수수 혐의에 대한 수사는 부당하다, 필경 이를 빙자한 권력다툼이 문제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다름이 아닌 궁궐에서, 왕궁에서 이러한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허면 이참에 우리도 이를 사부회를 통해 공론화 시킵시다.”


“.........!”


“제놈들도 왕궁을 깔고 앉았는데 서원을 깔고 앉은 우리라고 마냥 가만히 있어야 합니까?”


꼴뚜기가 뛰니 망뚱어가 뛴다.


사람은 한 번 맛봤던 좋은 시절을 잊지 않으며 그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간의 세월 알게 모르게 억눌려오며 눈치를 봐야만 했던 절대자의 그림자는 이제 더는 보이지 않으니, 마음 속으로 오만 욕을 하면서도 그저 묵묵히 수그리며 그 명을 따라야 했던 이들이 하나둘 수그리던 고개를 들고 이제와 겁을 먹지 않은 양 오만한 고개를 들고자 한다.


“저, 하온데......, 동 중영은 어찌합니까?”


* * *


제아무리 새로이 얻어낸 서원이라는 기반을 필두로 날고 긴다 하는 이들이 제 잇속과 그에 따른 정치적 움직임을 위해 모여들었다고 한들, 당장에 수백 개의 게르와 더불어 무심한 얼굴로 사냥한 짐승의 목을 따며 피를 마시고 칼을 휘두르며 말을 달리는 이들을 어찌할 수 없는 법이다.


그리고 그러한 이들을 다스리는 이만큼 위험하고 거슬리며 두려운 이는 없는 법이다.


뻐억-


“아아아악!”


투콰아앙-


“도, 도망쳐라!”


그렇기에 작금에 가후를 가둔 옥사의 앞은 가히 포홍에 비견될 정도로 거대한 체구를 자랑하는 동탁의 등장과 더불어 난장판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러지 말아주십시오. 저, 저희도 받은 명이 있어 그러는 것이니.......”


“나도 이러고 싶지 않은데, 어처구니가 없잖아? 그러니까 뒈지기 싫으면 비켜.”


시커먼 쇳덩이 같은 주먹질 몇 번에 옥사를 지키던 위사와 관료들이 모조리 나자빠졌고 그 발길질에 옥사 앞에 마련된 형틀이 부서졌다.


이미 주제도 모르고 덤벼든 몇몇은 아예 그 얼굴이 뭉개진 병신이 되었으니, 이에 겁을 먹은 이들이 되려 그 바짓가랑이를 부여잡고 울며불며 사정을 봐달라 매달리는 와중이었으나 그럼에도 옥사의 문을 부수고 들어가는 동탁을 막을 이는 아무도 없었다.


절그럭-


“너 뭐하냐?”


그렇게 자물쇠가 굳게 걸린 창살 안쪽에서 두 눈을 감고 있는 가후를 발견한 동탁은 실로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그의 안부를 물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또한 포홍의 밀지를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마당에, 부지불식간에 일어난 사건의 소식을 듣고 황당한 마음에 찾아온 것이었다.


“네가 포홍 놈도 아니고 왜 옥사에 갇혀서 지랄이야?”


“후후후, 그러게 말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동탁의 등장에 알게 모를 반가움을 느끼게 된 가후는 필경 제가 느끼게 된 감정의 오묘함에 더 어처구니가 없을 웃음을 지어 보였다.


“뭘 처웃고 앉아있어? 너 내가 반갑냐?”


“예, 그래서 웃었습니다. 이 몸뚱이가 염충의 죽음 이후로 반가워 할 이가 있었나, 기다리던 이가 있었나 싶었는데 어째 그쪽이 등장하니 그런 기분이 드니 어찌 우습지 않겠습니까?”


“미친 인상여 놈, 반가운 티를 내도 꼭 저같이 내지.”


하지만 동탁 또한 거진 처음 마주하게 된 이러한 반가움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그간의 세월 알게 모르게 붙어오며 서로를 의심하기도 또 배려하기도 했던 것이 포홍의 명에 의해 문경지교의 관계로 재정립되면서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나름 자라난 현실을 서로가 알게 된 순간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꺼내주랴?”


“안팎으로 혼란스러운 세상입니다. 하서주랑이 끊어졌고 비단길 너머의 전쟁은 진나라의 참전을 폐하의 서역 원정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벌어진 계한과의 무역분쟁이 번져 얼룩진 쟁송과 송사는 한중을 중심으로 제법 첨예하게 대립하는 것으로 아는데, 이 와중에 승상부가 일을 저질렀습니다.”


“그러니까, 꺼내주냐고? 어차피 시끄러운 마당에 시끄러운 것 하나 더 들어선다고 해도 달라질 것은 없잖아?”


“아니요, 꺼내야 할 것은 이 사람이 아니라 관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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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3 392화 – 이 땅에, 이 나라에 전쟁이 필요한 이유(4) +2 22.07.11 208 4 25쪽
392 391화 – 하늘이 내린 왕조를 등진 자유와 공화의 옹주정, 부패할 수 없는 로베스피에르의 탄생 22.07.10 180 4 16쪽
391 390화 – 전쟁을 부르는 빵과 아고라, 콜로세움과 서커스 +1 22.07.09 185 5 22쪽
390 389화 - 관서대공황의 전조와 대국. 아니, 패권국의 위기(3) +2 22.07.04 179 3 16쪽
» 388화 - 관서대공황의 전조와 대국. 아니, 패권국의 위기(2) +2 22.07.03 160 3 16쪽
388 387화 – 관서대공황의 전조와 대국. 아니, 패권국의 위기(1) +2 22.06.30 285 3 21쪽
387 386화 – 신의 실각과 인간의 시대를 열기 위한 준비, 18세기 재림과 19, 20세기의 안배 +2 22.06.23 201 3 22쪽
386 385화 – 관서 대공황의 전조와 제국의 위기(1) 22.06.22 177 5 20쪽
385 384화 - 이 땅에, 이 나라에 전쟁이 필요한 이유(3) 22.06.19 180 3 23쪽
384 383화 – 이 땅에, 이 나라에 전쟁이 필요한 이유(2) +4 22.06.17 184 5 23쪽
383 382화 – 이 땅에, 이 나라에 전쟁이 필요한 이유(1) +4 22.06.09 225 6 29쪽
382 381화 - 이것이 힘이고 곧 권능일지니 그가 무엇을 행하던 의심하지 말지어다 +2 22.06.07 208 5 18쪽
381 380화 – 그곳에 자리한 이는 신인가 인간인가 +2 22.06.06 213 3 21쪽
380 379화 – 파라다이스, 낙원 그리고 성역 22.06.05 203 5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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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6 375화 – 콜레기아에서 클럽까지, 공화정 로마에서 혁명 프랑스까지 22.05.10 257 4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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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1 370화 – 맹자와 고자, 갑자와 부자(2) +2 22.04.26 238 7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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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8 367화 – 변혁과 방임의 첫 걸음은 이 땅을 집어삼킬 또다른 괴물을 깨운다 +4 22.04.06 270 6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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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4 363화 – 평정(1) 22.04.01 274 6 30쪽
363 362화 – 뒤집힌 세상 속 이름을 날린 이들과 본래의 자리로 돌아온 회귀자들(1) 22.03.30 294 8 21쪽
362 361화 – 저수의 출사표, 일룡과 일사 그리고 갑 장사 22.03.24 294 7 28쪽
361 360화 – 고로 하북이 시끄러워졌다(8) 22.03.18 255 8 20쪽
360 359화 – 고로 하북이 시끄러워졌다(7) +2 22.03.16 293 6 20쪽
359 358화 – 고로 하북이 시끄러워졌다(6) +4 22.03.14 265 6 18쪽
358 357화 – 고로 하북이 시끄러워졌다(5) +2 22.03.10 280 6 18쪽
357 356화 – 고로 하북이 시끄러워졌다(4) 22.03.08 254 7 24쪽
356 355화 – 고로 하북이 시끄러워졌다(3) 22.03.04 295 7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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