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필성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 내가 죽어 소금에 절여지기까지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필성필성필
작품등록일 :
2020.05.11 16:04
최근연재일 :
2022.11.09 06:27
연재수 :
430 회
조회수 :
477,531
추천수 :
9,334
글자수 :
3,864,810

작성
22.05.25 22:30
조회
220
추천
5
글자
26쪽

378화 – 되살아난 악몽에 대한 우려, 변혁과 방임의 부추김과 변화하는 시대를 두려워하는 이들

DUMMY

“이상해, 이상해.........,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


그러나 이러한 포홍의 움직임을 두고서도 알게 모를 긴장의 끈을 내려놓지 않는 이가 있었다.


“예?”


그러한 이의 앞에는 아주 익숙하고도 반가운 이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하모?”


“예, 국상.”


“이래 뵈어도 내가 이 나라의 대소사를 결정하는 국상인데 정작 그 조당에 자리한 다수가 나를 따르지 않는 건 알아요?”


“그게......., 지난날 사부회에서 조당의 이들이 만장일치로 예방전쟁에 찬동했던 예를 말씀하시는 것이라면........”


그중 하나는 바로 하모로, 과거 포홍과 함께 가장 먼저 서원군 내에 힘을 합쳤던 인사이자 작금의 풍방이 가장 먼저 설득시킨 장수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하모조차 당장에 그 기분이 상한 듯 보이는 국상, 풍방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순 없었다.


진나라 개국 이후 새로이 창설된 백호군 덕에 기존의 서원군 직위를 빼앗겨 그 자리가 붕 떠버렸으니, 그 오갈 데 없는 이에게 손을 내민 것이 다름이 아닌 풍방이었기 때문이다.


“전국이란 이름의 난세에 군권은 절대적입니다. 국가의 존립마저 위협하는 것이 군사력이자 그에 따른 성장과 번영 또한 결국 이를 지켜낼 힘인 군사력인 게지요. 작금에 아조는 그 군사력의 상징이나 다름이 없는 폐하를 두고 있고 조당에 속한 모두가 이를 알기에 그에 동조하였을 뿐입니다. 고로 하모에게 너무 뭐라 하지 마시지요.”


물론, 포홍의 선택 또한 이제와 이해 못할 것은 아닌 것이 애초에 일국의 왕으로 절대적 권한을 쥔 존재로 등극한 이상 제 아랫것들에게 자신과 같이 권력의 기반이 될, 그 여지가 남을 수 있는 상징적인 자리를 나눠주는 것이 불가했다.


휘하에 사람은 많아지고 그 와중에게 온전히 제게 충성하는 이들은 많아지는데 그 와중에 함께 성장하고 자라온 이들은 자신만큼은 아니어도 얼추 그에 비견될 권력이나 입지를 가져가니 이는 후대에 공신들 간의 권력다툼이 예견되는 뻔한 마당이니 아예 그 존재를 없애버린 것.


고로 서원군이 백호군이 되었고 그 자리는 당시 뜻을 함께 했던 풍방, 하모와 같은 동료가 아닌 포홍이 직속 수하로 받아들인 허가장의 이들(허저, 허정)이 대신 그 자리를 차지했다.


그 외에도 포홍의 또다른 상징성이라 할 수 있는 패랑기 또한 장료가 차지하는 등, 연이어 커져 버린 세력 구도는 온전한 포홍의 사람이되 그에게만 충성을 바치는 직속 수하들의 것이 되었고 그 와주에 소외된 것은 비단 하모나 풍방 뿐이 아니라, 지금 이 자리에서 하모를 변호하고 있는 순우경 또한 같았다.


“그래요, 뭐 이해 못할 바는 아니야. 하긴 애초에 이렇게 사부회라는 자리를 만들어주고 거기서 의석과 죽편을 차지하라고 지금껏 배려해준 것도 모자라 서원까지 주구장창 밀어준 걸 보면 되려 지난날서부터 계속 힘을 실어주는 것은 맞으니까. 한동안 조당에서 나를 반기는 것들도 있었고 그 와중에 흡수한 공위병들을 사병으로 이끄는 우리 양봉의 존재도 있었으니, 조당과 군에도 영향력을 끼친다 생각했겠지. 해서 기존의 것을 빼앗길 바에 아예 저들끼리 뜯어먹고 경쟁하라고 별개의 것을 물어뜯으라 살점 붙은 뼈다귀를 던져준 것이겠지. 내 사위가 그래, 생긴 것 답지 않게 은근히 철두철미 하다니까.”


“그 전에 이 자리는 왜 마련한 거요?”


“왜 너무 노골적인가요?”


“알고는 있었지만, 애초에 이 정도 설레발을 칠 정도냐는 말이지.”


“우후훗, 그저 더 큰 서운함을 느끼게 될 때를 대비하기 위함이라 해두면 될 것을, 뭘 그렇게 따지실까?”


어떻게 보면 같은 혁명의 동지요, 동병상련의 아픔을 느끼는 이들을 꿰차고 있는 이들이었으나 아직까지는 포홍에 대한 반발은 힘든 것. 그래, 그게 현실인 셈이다.


필경 서운함을 느낀다고 한들, 애초에 포홍과 연이 있는 이들이고 정작 그에 불만을 지닌 풍방조차 당장에 그의 추락과 몰락을 마냥 보고픈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였을까?


“어때요? 오랜만에 궁에나 가는 것은?”


“저, 하오나.......”


“왜, 장인이 어디 사위만 위로해주나? 시집간 우리 딸 잘 있나? 안부 전하러 가는 건데? 누가 무슨 수로 막으려고?”


“나는 빠지도록 하겠소.”


“왜? 혹시라도 아는 이들을 마주하게 될까 봐 그래요? 옛 부름을 받았던 이들 중에 그래도 궁에 위사로 남은 이들이 제법 되니까 오해사기 싫어서?”


“..........!”


“그러고 보니 매양 장안성에만 있고 지금까지 제대로 된 전공도 없었네. 여기 하모 뿐 아니라 순우경 또한. 어째 장수가 하는 일 없이 이리 놀고 있어.”


“어린애 투정인가? 대저 어디까지 가려고?”


“왜요? 내가 사위를 자극시킨다 생각해요? 허면 반대로 사위는 이를 모를까?”


“........”


“아니 되겠네요, 궁으로 갑시다. 가서 확인하면 되지 뭐.”


그렇게 서로가 조심하려는 분위기 속 진나라의 왕도, 장안성의 자랑이라 할 수 있는 왕궁의 안에 들어서는 이들이었다.


쿠구구궁-


“진 국상께서 왕후마마를 뵈러 오셨소! 입궁이시오!”


뭐, 일부러 두문불출했던 풍방을 비롯해 실로 오랜만에 궁에 출입하게 되는 이들은 그다지 바뀐 것이 없으면서도 여전히 장엄한 자태를 보이는 내부를 돌며 알게 모를 향취를 느끼고 있었다.


그 와중에 간혹 자신들에게 인사를 건네오는 관료들, 그리고 여전히 굳어진 자세였으나 과거의 연 때문인지 눈인사를 건네오는 위사들을 보며 순우경을 비롯한 하모는 그저 가벼운 미소로 화답할 뿐이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많은 것들이 변하였으니 그 영광스러운 옛 과거를 기억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모두가 현재를 살고 있는 지금, 과거의 연이 있음에도 굳이 이들에게 인사를 건네지 않는 이들과 애써 모르는 체를 하는 이들, 거기에 주제넘게 안쓰러운 눈빛으로 자신들을 바라보는 이들까지 있었다.


“제법 많이 줄었지?”


“뭘 말이요?”


“과거의 연이 닿아있음에도 그대들에게 인사를 하지 않는 이들. 그에 비해 버러지만도 못한 놈들이 감히 그대들을 안쓰러운 듯 동정과 연민이 서린 눈길로 쳐다보는 그 역겹고도 오만한 행위들은 제법 늘었어?”


“그건 그대 또한 마찬가지.......!”


“이래 보여도 내가 여불위에요, 여불위. 한데 조치가 없었을까 봐? 진즉에 내 휘하의 놈들 빼돌렸지. 병가든 부상이든 은퇴든 뭐든, 작금의 백호군 내에 내 직속 애들은 이제 내 가병이요, 사병이 되었는데. 어떻게? 그쪽도 신경을 써 드릴까?”


“흥, 되었소.”


“이제와 스스로 세력을 일군다는 것이 쉽진 않을 것인데, 그 와중에 이를 비호할 이도 없을 터인데 그리하시려고?”


“나는.......”


“당장에 일룡 중 으뜸이라 불리는 화흠이 저 낙양에 있다지만, 적어도 이 장안성에는 일룡의 남은 이름값을 증명하고도 남을 병원과 관녕이 있지, 어디 이뿐일까? 가 문화도 있고, 동 중영도 있는데?”


그 와중에 풍방과의 마찰은 짙어졌고 그 속에서 더한 현실은 이내 그로 하여금 그 손아귀에 핏물이 터질 정도로 거센 주먹을 말아 쥐게 만들었다.


“국상, 말씀이 심하시오.”


“어머, 왜 이렇게 무서워졌어요? 내가 뭐 거짓을 말했나? 아닌 말로, 나도 주변 눈치를 보며 조심하는 편이라니까? 가 문화고, 동 중영이야 원체 위험한 인간들이고 당장에 아닌 듯 보여도 병언과 관녕은 그저 공무집행만 열심히 해대는 그저 그런 행정가들이 아니라니까?”


“그걸 아는 양반이 정녕 이리 나오시겠다?”


“허면 내 사위가 챙기지 않는데 나라도 이리 챙겨야지, 같은 혁명의 동지인데.”


“대체 왜?”


“아까 말했잖아요, 그날을 대비해서라고.”


그날, 지금보다도 더 큰 서운함을 느끼게 될 그날.


그리고 이는 지금까지의 이 모든 갈등을 지켜보는 하모와 그에 당사자인 순우경의 마음을 또다시 헤짚었다.


“지난날에 뒤이어 이렇게까지 하는 연유가, 정작 그에 더 큰 서운함을 느껴도 아무것도 하지 않을 양반이 이렇게까지 하는 연유가 뭐요?”


“음, 불안해서?”


“불안해? 이 땅에 제일가는 짐승이나 다름이 없은 인간의 장인이요, 그 딸이 아이를 낳으면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는데도 불안해?”


“소식이 없잖아요. 결혼한 지가 벌써 몇 해인데. 아니, 소식이 있어도 문제야. 군주는 무치라, 꼭 후계를 골 아프게 만들어.”


“..........!”


“그, 그런......”


그 와중에 은연중에 진심을 내비친 풍방으로 인해 하모와 순우경은 돋아나는 소름 속 격동하기 시작한 심장의 박동을 억지로 억누르며 두려움과 긴장이 얼룩진 얼굴로 그런 풍방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이들 앞에 악몽이 되살아나는 순간이었다.


“해서 나라가 쪼개진다?”


“우후훗, 선례가 있으면 책임을 져야지요. 안 그래요?”


폐위된 송 황후 이후, 하씨의 대두와 왕미인이 등장했고, 그런 왕미인의 죽음 이후 협 황자를 품에 안은 동 태후와 변 황자를 내세운 하 황후가 대립하였으며 그 와중에 영제는 죽었고, 이에 변방으로 나섰던 포홍과 동탁은 외방에서 난을 일으켰으며 이를 수습한다는 핑계로 황보숭 또한 군대를 움직였다.


궁성에는 피바람이 불었고, 그에 승자인 하씨를 이끄는 하진 또한 포홍에게 화살을 맞아 죽었으며 이후 가후를 내세운 황보숭이 협상을 거쳐 낙양 도성의 실권을 가져갔고, 옹주를 건네받은 포홍이 반독립과도 같은 지방자치를 이끌어나가면서 각 지방을 장악한 호족들과 군웅들의 할거에 의해 나라가 중앙과 지방으로 쪼개졌다.


이 군웅할거가 자진 소멸한 한조의 몰락과 더불어 포홍을 비롯한 이들에게 이전과는 비교도 아니 될 난세를 허락했고 그 끝은 두말할 것 없는 작금의 전국이었다.


한데, 그 전국까진 가지 않더라도 이와 같은 사례가, 그 한조의 멸망의 단초를 제공했던 가장 큰 원인이 되었던 외척 간의 갈등과도 같은 일이 또 벌어진다면, 그 와중에 변방에서 실권을 지닌 이들이 또다시 그때의 동탁, 포홍과 같은 일을 저지른다면, 또 황보숭 같은 이들이 나타난다면 과연 그때의 진나라는 어찌 될 것인가? 그리고 그때의 자신은 과연 어찌할 것인가?


“얼마 전, 사위가 조당의 이들을 이끌고 나타나 사부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안건이 뭐였죠?”


“예방전쟁........”


“우리는 그 정도까지 갈 필요는 없어요, 허니 그때에 대비해 힘을 기르고 앞날에 대비하기 위해 자주 만나 모임을 가지는 예방회동 정도로 합시다.”


이미 순우경은 그 초점조차 잡지 못한 얼굴로 식은땀을 흘리며 혼란스러워하고 있었고, 이를 듣고 있는 하모 또한 그 머리가 아파오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필경 풍씨가 하씨가 되고 자신들은 그에 속해 중앙 군부를 장악할지 모를 이들이 되며 이 와중에 태후는 없어도 필경 그에 반하는 왕미인과 외부 세력은 존재할 것이요, 그 와중에 미래의 포홍, 동탁, 황보숭과 같은 역할을 자처하고 나설 이들은 제법 많았다.


백호군을 집어삼킨 허가장의 이들을 비롯해 본래 포홍만을 따르던 수하들, 거기에 관중십장으로 이름난 한수 휘하의 이들, 또 여지껏 살아남아 이제는 진나라에 염파로 등극한 동탁과 한때 그 수하로 자리매김하고 있던 이들, 거기에 량주의 주인이나 다름이 없는 마등, 마초와 같은 마씨 일족을 비롯한 이들과 새롭게 합류한 강, 저족의 이들, 거기에 별도로 튀어나와 있는 낙양을 비롯해 그에 연대하는 듯 보이면서도 중계무역지로 번성하여 독자적인 색채를 품고 있는 하내의 존재까지.


누가 그 후보군에 오르고 누가 어떠한 미래를 선사하느냐를 논하기 이전에 낙양 땅에 펼쳐진 그림이 이 장안 땅에 또다시 펼쳐지지 말란 법이 없었다.


너무 잘나도 문제라고, 인재와 세력마저 차고 넘치는 이 마당에 각종 파당을 비롯한 서원까지 난립하는 작금의 정국은 되려 누군가와 편을 먹지 않는 것이 손해인 세상이었다.


“고로 나는 내 사위가 내 딸의 눈에 눈물을 맺히게 하는 일은 없었으면 해요, 애초에 이 모든 혼란의 원흉이 되는 것은 내 사위에 그릇된 행동이 시발점이 될 것이니, 그 단초가 앞으로도 영원히 없었으면 하니까. 그리고 그래서 나는 힘이 필요해요. 그게 재화든, 권력이든, 병력이든 간에.”


“풍방........”


“나는 말이에요, 두려워, 거슬려. 그리고 화가 나. 왜? 나도 내 사위를 어찌할 수 없다는 걸 잘 알아. 사람이 짐승을 두려워하는 건 당연한 거에요. 그래서, 매번 이리 떨고 살아. 그에 따른 변화는 더더욱이 신경이 쓰이죠. 이 변모하는 사회상이, 변화하는 시대가, 언젠가 찾아들게 될 보장되지 않은 미래가, 내 사위가 만들어가는 그 큰 그림이, 인심 좋게 퍼주는 이 작금의 정국이 두려워. 고작 한 번의 실수가 평생의 위협이 되는 마당에, 그런 사위 앞에 매양 엎드려 눈치 보고 멸시를 받으며 떨어야 했던 내 마음은 이리 겁먹은 나를 더더욱 내몰지. 그 소외되고 서운한 감정들이 이내 분노로 바뀌지만 여전히 두려워. 더는 이전과 같을 수 없으니까 더더욱 불안해. 더더욱 서러워. 그래서 더 화가 나.”


저벅저벅-


그렇게 되살아난 악몽 앞에 이미 그 미래를 예견하고 위압감을 내보인 풍방은 이전과 같은 하늘거리는 걸음걸이가 아닌 실로 대장부와 같은 걸음을 내딛으며 자신의 딸이 기거하는 왕후를 위해 마련된 전각을 찾았다.


“가시지 않겠습니까?”


“그렇겠지. 당장은 따라 가봐야겠지.”


스윽-


“그래도 그 안면 위로 피를 칠하는 것은 좀.......”


“고작해야 눈썹 언저리를 긁는 것에 불과한데 무에 그리 문제일까?”


“적미(赤眉)가 알게 모르게 위협적입니다.”


“내 눈썹을 위협적으로 만든 건 세상이지. 혁명의 동지셨던 폐하가 일군 세상, 그런 폐하의 장인이 저리 염려하는 세상.”


“알겠습니다, 일단. 가시지요.”


“그러지.”


그리고 은연중에 그 뒤를 따를 수밖에 없었던 하모와 풍방 또한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조금은 자발적으로 그런 풍방의 뒤를 쫓을 수밖에 없었다.


* * *


“뭐라? 그게 정녕 참인가?”


“허면, 내가 뭐 이리 자네를 불러놓고 거짓을 말할까?”


그리고 이러한 움직임은 자연스레 이 나라의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실무자들 중 으뜸이라 할 수 있는 차기 승상의 자리까지 예견되었다 말하는 병원과 관녕의 귀에 들어섰다.


“국상께서 왕후마마를 만나셨다?”


탁- 탁-


“그것도 굳이 숨길 수 있다면 숨길 수 있는 것을, 되려 한직에 자리하듯 놀고 있는 이들과 함께 말이지?”


“왜? 이를 그간의 배척된 대우에 대한 시위이자 그 앞날이 예견될 갈등의 초석으로 해석하려고?”


“글쎄. 허나 예삿일은 아니긴 하지.”


다탁 위에 가벼이 올라간 손끝이 계속 그 바닥을 때렸으나 그럼에도 여전히 답은 나오지 않았다.


본의 아니게 포홍이 왕명으로 이 나라에 제일 높은 벼슬자리인, 소위 여불위의 그것과 같은 국상의 자리가 있음에도 천하대전을 빌미로 병원과 관녕에게 모든 행정실무를 책임져라 명하게 되면서 소위 국상, 이하 승상, 고로 상국에 해당하는 자리가 알게 모를 명예직마냥 굳어진 것이 현 조당의 분위기였다.


거기에 백호군과의 갈등을 비롯해 기존의 군부와 미묘하게 거리를 두는 등 소위 기존의 권력에서 알게 모르게 배척된 존재임을 알게 되면서, 또 그 와중에 장안성을 비롯한 삼보 일대를 주름잡는 이들과의 친분을 유지하고 있음을 알게 되면서 권력의 비호가 없이도 막대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그에 대한 조심성은 더더욱 커졌다.


이후 사부회의 건립과 서원의 난립, 재곡의 득세, 거기에 후원 등을 빌미로 키워냈던 조당 내에 관료들도 모자라, 과거 홍건적 출신이었던 이들로 구성된 사병까지 지옥참마 라는 과거를 지닌 양봉과 함께 두면서 군권까지 가져간 그의 영향력은 지금도 거칠 것 없이 커져만 가는 와중이었다.


“그 무엇을 우려해도 불안하단 말이지. 대저 폐하께서는 왜 이러한 큰 짐을 남기셨는지.”


“그렇다고 마냥 부정적으로 볼 수 있는 세상은 아니지. 소위 말해, 기존의 유학적 가르침에 의한 교화를 운운하던 시절보다 더 많은 이들의 머리가 깨이고 트였으니까. 아닌 말로, 부당한 계약의 조건을 지적할 수 있고, 분쟁이 나면 그에 대한 송사를 내걸 수 있으며 적어도 한 나라의 지배층을 마냥 두려워하지 않는 분위기에, 청명이 없는 이들조차 은연중에 제게 쌓일 악명에 경계를 하는 모습을 보이지. 초기만 하여도 제법 많은 동량들이 이 나라의 건국과 번영에 몸을 담고자 했다면 이제는 그 내실에 좀 더 신경을 쓰고자 하는 분위기가 더 강해. 지방관이라도 좋으니 현위를 비롯한 민생의 안정과 치안을 살피는 관직으로의 진출을 원하고, 공정한 판례를 남기거나 그에 따른 수사와 고발을 행하는 이들이 쌓는 청명과 지배층이라도 언제든 보내버릴 수 있는 실권에 열광하는 모양새이니까.”


“권세가 있다고 한들, 마냥 휘둘러지진 않는다?”


“적어도 저 관동이나 다른 지역마냥 제 기분 나쁘다고 사람 쳐 죽이는 일은 없지. 제 남들보다 위에 있다고 마냥 함부로 하지는 않아 물론, 이조차 과도기라 여전히 이전의 모습들이 보여지고 있기는 하지. 적어도 장안을 비롯한 삼보 일대에 상호 간의 예의가 조금 더 깊숙이 자리를 잡은 느낌이랄까?”


하지만 그렇다고 이러한 변화가 마냥 부정적인 것은 아니었다.


“허면 폐하께서 계신 초원은?”


“거기야 함부로 하면 우습게 목이 날아가니까, 애초에 작은 분쟁으로 그 부족 간의 몰살과 복수극이 더해지니까 여전히 야만성이 남아있다고 한들, 더더욱 조심스러운 분위기지.”


“우습게 사람을 죽일지언정 사소한 것으로 더한 무례를 저지르는 사회는 아니란 말이로군.”


“폐하께서 그간 주구장창 이야기하신 것, 그 머리가 깨지고 깨여야 한다는 것, 마냥 우리가 우습게 여겼던, 이해할 수 없었던 유목정, 서방에서 흘러들어온 이야기, 관대한 제국과도 같은 내용들, 거기에 이제야 조금씩 밝혀지는 이전의 한조를 압도했던 흉노의 제국에 대한 내용들까지. 되려 우리와 같은 이들의 사고 또한 많이 바뀌어 갔지.”


그와 더불어 이제는 조금 더 많은 이들이 어렴풋이나마 포홍이 바라마지 않았던 미래와 더불어 기존의 편협한 시각을 내던질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두렵지? 대진국의 그것을 들여왔다는 것은 되려 임금이 스스로 제 목을 조르는 짓이라, 기존의 이 땅에 자리하던 절대적인 천차의 권한을 부정하며 군주는 무치라는 말을 깨부수고 관례마냥 당연시 여겨졌던 막강한 황권을 부정하는 결과를 낳았음이야. 그리 제한된 권력에 별도의 기관마냥 사부회를 키워주고 서원을 난립시키니 그리 쪼개진 작은 권력들이 더 세세한 문제를 낳았다.”


하지만 그리 편협한 시각을 내던지며 기존과는 달라진 시대상이 자리한 만큼, 예상치 못했던 방향에서 드러난 문제들이 생겼다.


“소위 갑질이라 해야 할까? 예상치 못한 권력의 혼재에 의한 부작용이라 해야 할까?”


“그렇지, 기술을 가르쳐줄 테니, 일감을 소개시켜 줄 터이니 한 번 자자, 딸년을 바쳐라, 뇌물을 내어놓아라. 자신의 아들에게 벼슬자리를 제공해라. 거기에 새롭게 건립된 서원 등에 교육받을 수 있도록 추천서를 써준다 뭐다. 사소하면서도 이해하기 힘든 범죄와 고변이 늘었지만 반대로 그에 복종하고 수그리는 이들도 생겼지.”


“어디 이전에는 그렇지 않았나? 다 똑같지. 그저 그것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뿐이야.”


“정확히는 기존의 그것들을 저지르던 이들 외에 이들 또한 이를 알게 되었다는 게지. 계속해서 송사가 늘고 분쟁이 늘어. 그 와중에 그에 얽힌 이들이 권력과 재화를 지닌 이들만이 아니라, 기존의 사농공상도 모자라, 이제는 같이 넘어온 이주민들도 모자라, 작은 향촌사회 내에 촌장을 비롯해 가문의 원로들의 부정까지 들춰내는 사례가 늘고 있네. 소수에게 허락된 절대적인 권력과 같았던 수직적인 큰 힘의 존재는, 그에 따른 순차적 불평들과 부정을 낳았을 뿐이지. 허나 지금은 아니야. 하나의 절대적인 권력이 깨어지고 작고 작은 것들로 여럿이 나뉘었지. 상호 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다방면에 각자가 휘두를 수 있는 무기가 많아진 셈이야. 누구는 차용증서를 들어 상대를 압박하고, 누구는 출세의 보증이 적힌 추천서를 들어 상대를 굽신거리게 만들며, 누구는 고변을 투서하여 상대에게 위협을 가하지. 물론, 여전히 이전처럼 무형의 권력을 휘두르거나 칼을 들고 협박하는 이들도 많긴 하지만, 적어도 상대의 약점을 잡고 늘어지며 권세를 빌미로 굴복시키려는 사소한 행위가 늘었다는 게지. 물론, 아직 과도기라 이게 뭐가 문제인지를 모르는 이들도 있지. 아닌 말로, 여태까지 수백 년 저 윗대가리들은 당연히 해왔는데 왜 아랫것들인 자신들은 이를 시도조차 해선 안 되냐 따지는 이들까지 나왔을 지경이니. 그저 자신들을 못살게 군다는 것과 별개로 백성이 막연히 우러러보던 사인들과 호족들을 비롯한 관료들을 우습게 보는, 자신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여기는 새로운 시각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불평등과 차별은 소위 소수가 독점하던 특권에 가까운 부정부패의 특수성을 대중성으로 인도하여 그 존재를 알게 하였고 이를 따라 하는 이들을 낳게 만들었다.


그와 별개로 기존에 자리한 전문화되고 고도화되며 전통화된 이들의 입지와 그에 따른 존경과 복종의 시각을 거두어, 크게 올려다볼 필요가 없는 평등한 시선을 제공하니 그 사회의 격차가 은연중에 줄어드는 특징도 있었다.


살기 좋은 시대가 들어서면서 베일에 쌓였던 이들의 실체가 드러나고 그것이 그간 나뉘어진 양극화의 격차를 극도로 좁혀나가는 결과를 낳았달까? 그것이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이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새로운 사회상인 것은 확실했다.


“그래도 이전처럼 피지배계층이 지배층에게 마냥 당하는 일은 사라졌지.”


“그래, 그 하나는 부정할 수 없는 강점이지. 더는 부당한 일에 마냥 수그리기만 하는 이들이 아니야. 과거 황건적의 난과 같은 농민 운동이라는 편협화된 구조의 지배층과 피지배층의 갈등이라는 아주 유치한 구조적 갈등만큼은 벗어던진 게지. 폐하의 말씀대로 이 세상은 한 차례 더 나아갔다. 그에 진보한 셈이야. 하지만 그 진보가 마냥 아름다웠냐고 하면 절대 그렇지가 않지. 이제는 얼추 모두가 깨닫고들 있을 게야. 지배층도, 피지배층도, 제 이웃도, 제 가족, 더 나아가 친인척들과 저랑 한솥밥 먹는 식구들까지도 그저 막연히 선하고 착하며 마냥 믿어주고 따라야만 하는 존재들이 아님을, 그저 다 같이 잘 살아보자 그간 참아왔던 것이 얼마나 부당한 것인지를, 그에 수그리고 복종하며 따라주고 그 밑을 자처하는 것이 되려 더한 악을 양성하며 더 부패한 집단과 이기적인 괴롭힘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돌이켜보건대 결코 사람은 선하지 않다는 것을.”


“모르고 살 때가 좋았지. 마냥 모르고 살면 그게 행복하고 지복한 것이라 했어. 깨닫고 깨이며 알게 되는 것이 많을수록 신경 쓰는 것이 많아지며 더한 문제들이 생겨나는 법이지. 물론, 정확히는 이전에도 그러했던 것들이 있었지만 그것이 소수였다면 작금에 이르러 이를 신경쓰는 이들이 많아지니 새롭게 그다음으로 나타날 문제들도 생겨나는 게지. 그리고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선거 조작, 투표에 쓰이는 죽편을 조작하는 게지.”


그 와중에 기존의 방식이 아닌 새로운 통치방식을 차용한 이들 또한 실로 재미있는 장난질을 시작했는데, 이 또한 진보된 사회의 일환이자 이미 다른 세상에서 벌어진 수순을 따르는 행위로서 시대의 점핑을 증명하는 증거 중 하나였다.


“그래, 분명 손장난이라 했던가?”


“아, 폐하께서 일전에 보여주신 만장일치의 표결, 온전히 작동하며 국가의 운명을 결정짓는 의회의 결정은 가히 대진국의 그것과 같았다고 말했다. 아니, 어쩌면 더 나아간 미래의 것이라 하였지. 서원을 서역에서 넘어온 콜레기아라 부르짖는 석공들 또한 지금은 황제에 의해 다스려지는 공화정 로마의 향수를 느낄 수 있었다, 진정한 로마의 계승국이다 어쩐다 할 정도이고 또 뭐 아전(雅典: 아테네)의 공화정이다 어쩐다 뭐 나름의 평이 좋았지. 하지만 이러한 방식을 알았음에도 결국 사부회는 이를 도입하지 않았어. 의회에 속한 모두가 스스로의 명패를 들어 그 찬반의 의중을 드러내는 표결 대신 당장에 그 결과를 모르는 다수가 동시에 죽편을 내던지는 기형적인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기로 했다. 허면 왜?”


“다수결에 입각한 표결의 정치를 알아버린 게지. 그저 많은 수를 확보하여 모든 것을 결정짓는 방식의 빈틈을 알았으니 당연히 부정을 시도할 수밖에. 바로 이런 식으로 말이지.”


스윽- 탁-


“호오, 연습 좀 했구만.”


“대부분 이리 손장난이 벌어지는 모양이야. 환관의 관복과 닮아있으나 그 소매가 길고 크니 그저 무기명에 찬반이 적힌 대나무 조각을 줏으면서 그 패를 바꿔치기하는 게지. 확인하는 척, 그리 바꾼 패를 정해진 장소에 올려두면, 제게 반하는 한 표를 지워냄과 동시에 제가 원하는 쪽으로의 한 표를, 총 2표의 가치를 뒤집을 수 있는 게지.”


아테네에서 비롯된 도편추방제에서도 얼마나 많은 부정선거와 투표가 있었는지를 생각해보면, 그에 따른 조작은 그저 예견된 미래에 가까웠으니 이 진나라에도 그러한 모습들이 성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누군가는 저 서역에서 넘어온 공화와 자유를 비롯한 인민의 가치에 열광하지만 그 반대로 썩어들어가는 이러한 세상의 이면을 비판하는 이들도 생겼지. 벌써부터 표를 행사하는 이들은 정작 제대로 된 권력의 행사가 불가함을, 오직 그 표를 세는 이들만이 모든 것을 결정짓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한 이들도 하나둘 생겨나고 있지. 그리고 이는 저 서역에 자리했던 그리스, 로마를 주름잡았던 민회와 원로원의 그것과 다를 바 없음이야.”


결국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람들은 기존의 자신들이 알고 있던 가치와 이념에 대한 의구심과 회의감을 드높일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볼 수가 없어졌네. 하지만 그렇기에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게 되었어.”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삼국지 : 내가 죽어 소금에 절여지기까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94 393화 – 자유과 공화의 옹주정은 혁명 프랑스를 닮아간다 +2 22.07.15 180 4 23쪽
393 392화 – 이 땅에, 이 나라에 전쟁이 필요한 이유(4) +2 22.07.11 208 4 25쪽
392 391화 – 하늘이 내린 왕조를 등진 자유와 공화의 옹주정, 부패할 수 없는 로베스피에르의 탄생 22.07.10 180 4 16쪽
391 390화 – 전쟁을 부르는 빵과 아고라, 콜로세움과 서커스 +1 22.07.09 185 5 22쪽
390 389화 - 관서대공황의 전조와 대국. 아니, 패권국의 위기(3) +2 22.07.04 179 3 16쪽
389 388화 - 관서대공황의 전조와 대국. 아니, 패권국의 위기(2) +2 22.07.03 159 3 16쪽
388 387화 – 관서대공황의 전조와 대국. 아니, 패권국의 위기(1) +2 22.06.30 285 3 21쪽
387 386화 – 신의 실각과 인간의 시대를 열기 위한 준비, 18세기 재림과 19, 20세기의 안배 +2 22.06.23 201 3 22쪽
386 385화 – 관서 대공황의 전조와 제국의 위기(1) 22.06.22 177 5 20쪽
385 384화 - 이 땅에, 이 나라에 전쟁이 필요한 이유(3) 22.06.19 180 3 23쪽
384 383화 – 이 땅에, 이 나라에 전쟁이 필요한 이유(2) +4 22.06.17 184 5 23쪽
383 382화 – 이 땅에, 이 나라에 전쟁이 필요한 이유(1) +4 22.06.09 225 6 29쪽
382 381화 - 이것이 힘이고 곧 권능일지니 그가 무엇을 행하던 의심하지 말지어다 +2 22.06.07 208 5 18쪽
381 380화 – 그곳에 자리한 이는 신인가 인간인가 +2 22.06.06 213 3 21쪽
380 379화 – 파라다이스, 낙원 그리고 성역 22.06.05 202 5 20쪽
» 378화 – 되살아난 악몽에 대한 우려, 변혁과 방임의 부추김과 변화하는 시대를 두려워하는 이들 22.05.25 221 5 26쪽
378 377화 – 개혁의 여름, 서원과 사부회의 정국, 새롭게 등장한 사림의 이들을 비롯한 그 내외 +2 22.05.24 210 4 18쪽
377 376화 – 개혁의 봄, 그 모든 것의 바탕이 될 서원의 난립과 훈구파의 등장 22.05.13 237 3 20쪽
376 375화 – 콜레기아에서 클럽까지, 공화정 로마에서 혁명 프랑스까지 22.05.10 257 4 20쪽
375 374화 – 신과 인간을 아우르는 주사위 놀이 22.05.09 207 4 16쪽
374 373화 – 변혁과 방임의 다섯 번째 걸음은 시대와 세계를 앞으로 당기기 위해서다 +2 22.05.06 228 8 18쪽
373 372화 – 변혁과 방임의 네 번째 걸음은 대진국과 같아지기 위함이요, 대진국과 달라지기 위함이다 +2 22.05.04 227 4 22쪽
372 371화 - 변혁과 방임의 세 번째 걸음은 사람에 대한 실망과 상실을 부른다 +2 22.05.01 260 9 25쪽
371 370화 – 맹자와 고자, 갑자와 부자(2) +2 22.04.26 238 7 24쪽
370 369화 – 맹자와 고자, 갑자와 부자(1) +2 22.04.25 219 5 20쪽
369 368화 – 변혁과 방임의 두 번째 걸음은 그에 따른 우려와 기대를 낳는다 +4 22.04.08 280 7 25쪽
368 367화 – 변혁과 방임의 첫 걸음은 이 땅을 집어삼킬 또다른 괴물을 깨운다 +4 22.04.06 270 6 22쪽
367 366화 - 뒤집힌 세상 속 변화하기 시작한 진나라의 사회상 22.04.05 250 7 21쪽
366 365화 - 뒤집힌 세상 속 이름을 날린 이들과 본래의 자리로 돌아온 회귀자들(2) +4 22.04.03 269 9 20쪽
365 364화 – 평정(2) +2 22.04.02 275 6 28쪽
364 363화 – 평정(1) 22.04.01 274 6 30쪽
363 362화 – 뒤집힌 세상 속 이름을 날린 이들과 본래의 자리로 돌아온 회귀자들(1) 22.03.30 294 8 21쪽
362 361화 – 저수의 출사표, 일룡과 일사 그리고 갑 장사 22.03.24 294 7 28쪽
361 360화 – 고로 하북이 시끄러워졌다(8) 22.03.18 255 8 20쪽
360 359화 – 고로 하북이 시끄러워졌다(7) +2 22.03.16 293 6 20쪽
359 358화 – 고로 하북이 시끄러워졌다(6) +4 22.03.14 265 6 18쪽
358 357화 – 고로 하북이 시끄러워졌다(5) +2 22.03.10 280 6 18쪽
357 356화 – 고로 하북이 시끄러워졌다(4) 22.03.08 254 7 24쪽
356 355화 – 고로 하북이 시끄러워졌다(3) 22.03.04 295 7 17쪽
355 354화 – 고로 하북이 시끄러워졌다(2) +2 22.02.28 274 7 2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