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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Youn 님의 서재입니다.

세 개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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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MYoun
작품등록일 :
2018.10.02 03:21
최근연재일 :
2024.02.17 00:10
연재수 :
2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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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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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2
글자수 :
1,072,531

작성
19.11.29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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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1
추천
6
글자
9쪽

수상한 참가자들 -1-

DUMMY

19화. 수상한 참가자들 -1-



“여기저기 둘러보고도, 쉬고도 싶겠지만 시청에 가서 등록부터 하자.”


하이네스는 역시 한 나라의 수도였다. 인구도 많았고 볼거리는 더 많았다. 그렇지만 류연은 일단 검술대회 등록부터 하기로 했다.


코른 준남작이 발행해준 검술대회 참가증을 하이킨 왕국 병사에게 보여주자 병사는 일행을 시청까지 안내해 주었다.


“노스우드에서 오신 루엔 기사님이시군요. 정식 참가증을 발행해 드리겠습니다. 여기에 서명 부탁드립니다.”


“예.”


서명을 하자 시청의 서기는 정식 참가증을 발행해 주었다. 류연은 정식 참가증과 검술대회 규칙이 적혀있는 책자를 챙겨 시청 밖으로 나왔다.


[하이킨 검술대회 규칙]

1. 검술대회는 예선과 본선으로 나누어 진행한다. 본선 진출 자격은 본선 시작일까지 정식 참가증 다섯 개를 획득한 참가자에게만 주어진다.

2. 왼손을 들어 기권을 선언할 수 있으며 기권하지 않은 상대는 사살해도 무방하다.

3. 하이킨 검술대회 예선에서는 검으로 분류되는 병장기만 사용이 가능하다. 다른 종류의 병장기를 사용했을 경우 참가 자격이 박탈된다.


“뭐. 급할 건 없으니 묵을 곳이나 찾아보자.”



“기사님들!! 도움 좀 주십셔! 로즈마린 호텔에서 이틀 가격에 나흘을!”


“최고급 리조트 레인보우 파라다이스로! 오늘 투숙하면 고급 와인이 무제한!!”


“거기 계신 아름다운 아가씨들~. 여기서 잠시 쉬었다 갈래요?”


숙박업소가 밀집된 지역으로 가자 호객꾼들이 달라붙었다. 화려한 복장을 한 호객꾼들이 우르르 몰려와 카탈로그를 들이 밀거나 팔을 잡아끌자 엘리스는 겁을 집어먹었다.


“겁먹을 필요 없어. 저 사람들도 다 먹고 살자고 하는 거니까. 천천히 둘러보다 적당한 곳에 숙소를 잡자.”


호객꾼들에게 휘둘릴 필요는 전혀 없었다. 호객꾼을 따라가면 결제를 할 때까지는 손님 대접을 받겠지만 결제를 하고 나면 바로 호구가 될 것이었다.


“저기로 하자.”


류연은 중심가의 한 호텔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특별히 고용된 호객꾼은 없었지만 세련된 외관을 하고 있었고 무엇보다 맛있는 음식의 냄새가 안에서 풍겨오고 있었다.


류연이 그 호텔로 들어가자 호객꾼들은 쓴 웃음을 지으며 물러났다. 상대가 세상 경험이 없는 애송이가 아니란 것을 알아차린 것이었다. 때마침 다른 기사가 거리에 들어왔다. 호객꾼들은 그에게 몰려갔다.


“어서 오십시오. 저희 페어리 힐즈를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안으로 들어가자 노년의 지배인이 일행을 맞이했다. 류연은 지배인이 건넨 가격표를 훑었다.


“검술대회가 끝나는 날까지, 동관 5층의 방을 삼 개월 동안 빌리겠습니다.”


“금화 여든 개. 선불입니다.”


프렐리아 대륙의 화폐 단위는 금화, 은화, 동화였다. 동화 100개가 모여 은화 한 개가 되고, 은화 열 개가 모여 금화 한 개가 된다.


가장 좋은 방이다 보니 비용이 꽤 쌨다. 금화 다섯 개면 평민 4인 가정이 한 달간 풍족하게 생활할 돈이었다.


“우승할 자신이 있으신가 보군요. 다른 기사님들은 보통 한 달 단위로 결제하시던데. 아. 며칠 전에도 그런 분들이 계셨습니다. 마침 저기들 오시는군요.”


‘저들도 참가자라면 쉽지는 않겠어.’


고도의 수련을 쌓은 듯한 인물들이 페어리 힐즈 안으로 들어왔다. 전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은연중에 방심하고 있던 류연은 바짝 긴장했다. 특히 중심에 서 있는 중년 기사는 자신보다 윗줄의 실력이라 짐작되었다.


“여기 방 열쇠입니다.”


“아. 예.”


그들의 등장이 류연을 계속해서 압박해왔다. 류연은 멍한 얼굴로 지배인이 준 열쇠를 받아들었다.


“제대로 잠 못 잔 거 맞네 뭐.”


“그러게. 눈이 멍해.”


“아니야. 생각할 게 좀 있어서.”


류연은 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휴.”


말은 그렇게 했지만 널찍한 침대를 보자 긴장이 풀어졌다. 겉옷을 옷걸이에 건 류연은 그대로 엎어져 잠이 들었다. 중년 기사에 신경 쓰느라 너무 지쳐버린 것이었다.


**


무명의 자유기사가 값비싼 페어리 힐즈 5층에 투숙했다는 소문은 참가자들 사이에 금세 퍼졌다.


그러나 소문의 당사자인 류연은 그 소문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엘리스와 텐시를 데리고 하이네스 시내를 놀러 다니느라 정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어이 형씨.”


오래지 않아 첫 번째 도전자가 찾아왔다. 장대한 체구의 용병이 류연을 불렀다. 그러나 류연은 거기에 대꾸하지 않았다. 노점에서 진행되는 다트 게임에만 열중할 뿐이었다.


류연이 자신을 무시하는 것이라 생각한 용병의 얼굴이 시뻘게졌다.


“야. 내 말 안 들려?”


“당신 누구요?”


상품을 획득해 엘리스와 텐시에게 하나씩 쥐어주고 나서야 류연은 용병이 온 것을 알아차렸다.


“나는 용병 피터슨이다. 참가증을 넘긴다면 유혈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피터슨은 덩치만한 대검을 위협적으로 뽑아들었다. 류연은 속으로 웃음 지었다. 굳이 찾아다니지 않아도 잔챙이들이 이렇게 찾아와 준다면 고마운 일이었다. 류연이 검을 뽑자 구경꾼들이 류연과 피터슨을 둘러쌌다.



“야. 엘리스.”


“왜?”


“우리도 저거 하자.”


“저게 뭔데?”


“용돈 남은 거 있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나한테 줘 봐. 두 배로 불려줄게.”


“널 어떻게 믿고. 싫어.”


“속고만 살았나. 싫음 말고.”


엘리스는 마지못해 텐시에게 돈을 건넸다. 둘의 용돈을 합치자 은화 다섯 개가 나왔다. 텐시는 돈을 가지고 야바위꾼한테 갔다.


“루엔 기사님에게 은화 다섯 개 배팅할게요.”


“그래라.”


내기가 성립하려면 돈을 거는 사람이 양쪽 모두에 있어야 했다. 사람들이 피터슨에게만 돈을 걸어 전전긍긍하고 있던 야바위꾼은 반색했다.


“더 없습니까?”


더 이상 류연에게 돈을 거는 사람은 나오지 않았다. 입회인의 신호와 동시에 대결이 시작되었다.


예정된 결과였지만 류연의 승리였다. 야바위꾼은 피터슨에 배팅된 돈을 걷어 텐시에게 주었다.


“자. 기분이다. 엘리스 이거 너 가져.”


1대 12.7의 배당률이었기에 텐시가 받은 돈은 금화 여섯 개, 은화 세 개였다. 텐시는 야바위꾼에게 수수료로 은화 세 개를 주었다. 그리고 엘리스에게 금화 하나를 주었다.


“처음이니까 보너스야. 나머진 내 꺼.”


나머지 금화 다섯 개는 텐시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갔다. 대결을 마친 류연은 둘에게 왔다.


“벌써 시간이 이리 됐네. 오늘은 이만 가자.”


모인 관중들은 압도적인 체격차를 뒤집은 류연의 승리에 환호했다. 관중에게 주목받자 부담스러워진 류연은 급히 자리를 떠났다.


**


“텐시. 아까 돈 딴 거 다 봤어. 얼른 이리 내.”


“무슨 돈? 난 루엔이 준 용돈밖에 없는데?”


“야바위꾼한테 돈 받았잖아. 그렇게 돈은 버는 건 옳지 않은 일이야. 게다가 쉽게 도박으로 번 돈은 쉽게 써버린다고.”


“치. 여기 있어. 근데 이 돈은 어쩔 거야?”


“공금으로 쓰지 뭐.”


“에이.”


“너무 투덜대진 마. 이 돈은 대륙의 엘프들을 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니까. 텐시는 엘프를 대표해서 여기 나와 있잖아.”


대표라는 말에 텐시의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둘이 가진 돈을 걷은 류연은 텐시에겐 금화 한 개를, 엘리스에겐 은화 다섯 개를 돌려주었다.


“잠깐. 텐시.”


“또 왜?”


“나한테 안 들키게 몰래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지?”


“루엔은 날 너무 잘 알아.”


“에휴. 그래. 그럼 내가 보고 있을 때만 하도록 해. 약속하자. 이건 지킬 거지?”


“응.”


야바위꾼 같은 밑바닥 인생 중엔 질 나쁜 이들이 많기 마련이었다. 필요하다면 그들은 어린아이인 텐시에게도 거리낌 없이 해코지를 할 것이었다. 류연은 텐시와 새끼손까락을 걸고 약속을 했다.


**


“저기 잠시 들렸다 가자.”


하이네스에는 하이킨 왕실에서 운영하는 연무장이 있었다. 연무장은 왕실에서 운영하는 곳이지만 외부인도 이용이 가능했다. 류연은 페어리 힐즈로 돌아가는 길에 그곳에 잠시 들렸다.


연무장 안쪽에 위치한 사무실에 들어가자 관리인이 셋을 맞이했다. 관리인을 따라가 소파에 앉자 그의 비서가 차를 끓여 왔다.


“비용이 어떻게 됩니까?”


“하루 은화 두 개. 한 달은 금화 다섯 개. 세 달은 금화 열세 개입니다.”


돈이 웬만큼 많은 용병이나 기사가 아니면 이 연무장을 이용할 수 없을 듯 했다.


“자유기사 루엔 이름으로 삼 개월 등록하겠습니다. 여기 둘은 제 수습기사입니다. 이들도 별도의 등록 절차를 밟아야 합니까?”


“별도의 등록 절차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루엔 기사님과 함께 방문하셔서 이용하시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내일부턴 여기서 수련할 거야. 열심히 하자.”


오늘은 적당히 연무장 안을 둘러보기만 할 생각이었다. 류연은 안을 둘러보며 대강의 훈련 계획을 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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