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1-
달의 파편 : 후일담 7화.
여행 -1-
“하아-.”
어둠 속에서 붉고 투명한 눈동자가 떠졌다. 눈동자의 주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불을 켰다.
“후후···. 하하···. 하하하핫!!!”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몸을 본 유리는 크게 웃었다. 그리고 이리저리 포즈를 취해 보았다.
‘루엔 오빠. 내가 뭐랬어. 다 자라고 나서 보자 했지?’
성체 마족으로의 각성을 마치자 유리의 신체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유리는 늘씬해졌고 얼굴도 성숙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부각된 것은 몸매였다. 빈약하던 몸매는 누가 봐도 심장이 두근거릴 정도로 글래머러스해졌다.
“촤아아-.”
유리는 샤워장으로 가 체내에서 배출된 노폐물로 더러워진 몸을 씻었다.
“오빠. 나 왔어.”
유리는 한껏 단장을 하고 류연에게 갔다. 류연은 열중해서 서류를 보고 있었다.
“오빠. 여기 봐봐. 나 뭐 달라진 거 없어?”
류연은 유리를 힐끔 바라보았다. 그렇지만 곧 다시 서류로 시선을 옮겼다.
“오빠~.”
그것에 삐진 유리는 애교를 부리며 류연의 팔에 매달렸다. 류연은 팔에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촉을 애써 모른 척 했다.
“유리야. 약속했잖아. 여행 다녀오기로.”
“치. 언제까지 날 밀어낼 거야?”
“일단 다녀와. 다녀와서 이야기하자.”
유리는 성체 각성을 마치면 프렐리아 대륙 여행을 다녀오기로 류연과 약속했었다. 유리는 시무룩한 얼굴로 밖으로 나갔다.
“휴.”
집무실을 나가는 유리를 보며 류연은 숨을 돌렸다. 류연은 유리의 여행에 성과가 있기를 진심으로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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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소원대로 해 주지. 더 멋진 남자와 함께 돌아올 테다.’
뒤돌아 로렌 왕궁을 보자 유리는 자존심이 상했다. 콧방귀를 뀐 유리는 로렌을 떠났다.
유리는 특별히 계획을 세우지 않고 대륙을 유람했다.
지금까지 고립된 공간에서만 생활했던 유리에게 프렐리아 대륙은 정말 새로운 세계라 할 수 있었다.
“와-.”
유리는 대륙의 오지부터 제국의 대도시들까지 전부 눈에 담았다. 그리고 거기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여행의 목적 중 하나였던 로맨스도 해 보았다. 그러나 극단의 인기 배우에게도, 잘생긴 귀공자에게도 어느 이상의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류연을 잊기로 하고 출발했지만 자신만 바라보고 30년을 달려온 남자를 잊을 수는 없었다. 혼자 연극을 보러 왔던 유리는 가슴이 답답해 밖으로 뛰쳐나갔다.
“후-.”
다리 난간에 앞으로 기댄 유리는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숨을 크게 들이쉬자 쿵쾅되던 가슴이 조금 진정되는 듯 했다.
‘돌아가자.’
유리는 약간 자존심이 상했지만 로렌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
유리는 10년만에 로렌으로 돌아왔다. 그렇지만 방은 깔끔하게 잘 관리되어 있었다. 샤워를 하고 잠옷으로 갈아입은 유리는 침대에 누웠다.
“쿨-.”
유리는 편안함을 느끼며 깊이 잠들었다.
“유리야. 일어나.”
유리는 류연의 목소리를 듣고 일어났다. 시간은 벌써 정오였다.
“언제 돌아왔어?”
“오늘 새벽에.”
“여행은 어땠어?”
유리는 여행을 가서 보고 들은 것을 신나 말했다. 그러나 유리는 점점 말수가 줄어들었다. 그러더니 눈가가 촉촉해졌다.
“···.”
잠시 둘 사이에는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류연은 유리를 일으켜 세워 유리의 눈을 마주봤다.
유리의 눈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류연은 부드럽게 유리를 안았다.
“-.”
류연에게서 전해지는 따스한 마력에 유리는 자신도 모르게 꼬리가 튀어나왔다. 유리의 꼬리는 기분 좋게 살랑였다.
세 개의 달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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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LMYoun 작가입니다.
독자 분들의 성원이 있어 제 첫 작품인 세 개의 달을 완결할 수 있었습니다.
작품 후기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세 개의 달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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