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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Youn 님의 서재입니다.

세 개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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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MYoun
작품등록일 :
2018.10.02 03:21
최근연재일 :
2024.02.17 00:10
연재수 :
2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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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72,531

작성
23.01.22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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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운명의 갈림길 -1-

DUMMY

5화. 운명의 갈림길 -1-



마족들이 사용하는 총기의 탄환은 마탄이었다. 마탄의 위력은 마력 순도에 의해 결정된다.


다크 나이츠의 마족들은 전부 상급 이상이었다. 그들의 마력이 실린 마탄은 떨어지는 하급 마물들을 말 그대로 갈아버렸다.


“키에에엑!!!” “쿠에에에엑!!!”


진지를 향해 용감히 도약한 마물들은 넝마가 되어 땅에 떨어졌다. 결국 마물들은 전략을 바꾸었다.


마물들은 덩치가 큰 마물을 먼저 도약시켜 마탄의 화력을 줄이려 했다. 하지만 그것 역시 제르미온과 몽마들이 빠르게 대처했다.


“리버스 그레비티.” “포스 오브 윌.” “스페이스 디스토션.”


그들의 마법에 마물들은 진영이 완전히 와해되었다. 그리고 마탄이 다시 마물들을 덮쳤다.


“뚝. 뚝.”


마탄과 마법 세례가 끝나자 잠시 침묵이 찾아왔다. 말끔하던 코어 코퍼레이션 본사 건물은 마물들의 피와 시체로 지옥도가 되어 있었다.


“잠시 휴식 후 이동한다.”


코어 코퍼레이션 본사 건물은 센트럴 타워와 비슷한 구조였다. 그렇다면 로비 위에는 사무 공간이 있을 것이었다.


류연은 그곳으로 올라가기 전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일행은 아직도 천장에서 떨어지고 있는 마물의 피를 피해 벽면으로 이동했다.


“루엔. 엘리스가···.”


엘리스는 미네르바에 기대 눈을 붙이고 있었다. 미네르바는 엘리스에게서 맥박이 느껴지지 않자 류연을 불렀다.


류연은 엘리스의 상태를 살폈다. 이제 엘리스의 몸은 거의 생기를 잃어가고 있었다. 응급조치를 한 류연은 엘리스를 업었다.


“이동을 재개한다.”


지금 칼자루를 쥔 쪽은 데이모스였다. 데이모스는 엘리스의 영혼을 이용해도 그만, 소멸시켜 엘리스를 죽여도 그만이었다. 류연은 조금 서두르기로 했다.


**


로비 위층은 예상대로 사무 공간이었다. 사무 공간의 복도는 센트럴 타워의 것보다는 훨씬 넓었지만 전투하기 좋은 환경은 아니었다.


“샤아아악.”


일행은 마물들의 기습을 막아내며 복도가 모이는 넓은 공간까지 갔다. 넓은 공간에는 상급 이상의 정예 마물들이 모여 있었다.


“마스터. 총기 사용을 허락해 주십시오.”


“그래. 허가하겠다.”


일부 악마들은 총기가 마음에 든 듯 했다. 복도 끝은 넓은 곳을 향해 총을 쏘기 좋은 환경이었다. 악마들은 총을 장전해 마물들을 향해 쏘았다.


“팅-.”


하지만 마탄은 가재 모양 마물의 갑피에 튕겨나갔다. 마탄이 튕겨나가자 총을 쏜 악마는 당황했다.


“뭘 그러고 있어. 어서 도끼를 들어라.”


휘하 악마를 질책한 데미오스는 도끼를 들고 돌격했다. 데미오스의 질책에 허둥대고 있던 악마들은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전투에 임했다.


“쿵. 쿵. 쿵.”


데미오스의 도끼질에 가재 모양 마물의 갑피가 깨지며 피가 튀었다. 마물들은 악마들의 기세에 몰려 주춤했다. 그러나 곧 정신을 차리고 반격해왔다.


현재 악마들은 말단도 소드 마스터 급에 근접했다. 그렇지만 마물들도 만만찮았다. 계속 증원되는 마물들에 악마들은 점점 밀리기 시작했다.


‘으으.’


류연은 분전 중인 군단장들을 지원하고 싶었다. 하지만 엘리스를 등에 업고 전장에 뛰어들 수는 없었다. 대신 류연은 이기어검술로 검을 띄워 그들을 보조했다.



“쿵.”


“마스터. 이제 마물들이 조금 잠잠해졌다.”


“그래. 징그럽군.”


한참을 전투하고 나서야 일행은 마물들을 전부 쓰러뜨렸다. 마지막 마물을 쓰러뜨린 이카르트는 이마에 묻은 피를 훔치며 이쪽으로 왔다.


일행은 연속된 전투로 이제 상당히 지쳐 있었다. 그렇지만 여기서 쉬다가는 발목이 잡혀버릴 수 있었다.


“안전한 장소까지 가서 휴식을 취하기로 한다.”


일행은 마물들이 내려온 계단을 통해 다음 층으로 올라갔다.


**


다음 층은 층 전체가 강당이었다. 강당은 완전히 비어 있었다.


‘!’


주변을 살피던 류연은 단상 위에서 거울을 발견했다. 직감적으로 거울의 정체를 알아본 류연은 주변을 경계하고 있던 마족들에게 대기 명령을 내렸다.


“여기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한동안 적습은 없을 것이다.”


류연은 대열을 이탈해 혼자 거울로 걸어갔다. 거울에는 아무것도 비치지 않았다. 그렇지만 류연은 계속 거울을 응시했다.


그렇게 계속 거울을 응시하자 거울에는 물체의 형상이 잡히기 시작했다.


“아···.”


거기서 류연은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거울에 비친 것은 예전에 살던 집을 뒤로 하고, 다정하게 웃고 있는 소영이의 모습이었다.


지금까지 잘 참아왔고,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류연은 뭔가에 홀린 듯 거울 표면에 손을 대려 했다.


‘연아. 오랜만이야.’


소영이의 입모양을 확인한 류연은 거울에 더 가까이 다가갔다. 거울 속에 소영이 역시 손을 뻗어 류연을 안으려 했다.


“루엔. 안 돼. 멈춰.”


업혀 있던 엘리스는 가냘픈 목소리로 말하며 류연의 팔을 붙잡았다. 그러나 류연은 거울을 향해 팔을 뻗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류연. 정신 차려. 나 여기 있잖아.”


엘리스는 목소리 톤을 높여 말했다. 그 말은 류연의 정신에 파문을 일으켰다. 류연은 엘리스를 업고 있다는 사실까지 망각하고 있었다.


“엘리스. 어떻게 내 이름을 제대로···.”


엘리스는 ‘류연’을 또렷하게 발음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엘리스는 일축했다.


“아니. 루엔은 나한테 언제나 루엔이야.”


‘그래.’


류연은 그것으로 완전히 허상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엘리스에게 류연이 ‘류연’이 아니라 ‘루엔’인 것처럼 엘리스는 소영이와 별개였다.


거울 속의 소영이는 애타는 얼굴로 류연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류연은 이제 그것에 흔들리지 않았다.


“소영아. 미안해. 나는 너에게 슬픈 추억이기보단 행복한 기억으로 남고 싶어.”


류연은 이제 거의 울 듯한 얼굴이 된 소영이를 외면하고 뒤돌았다.


“루엔. 고마워.”


엘리스는 류연을 안아주고는 거울 앞에 가 섰다. 소영이는 원망스러운 얼굴로 엘리스를 노려보았다.


그 시선을 마주본 엘리스는 거울을 향해 손을 뻗었다. 소영이도 손을 뻗어 엘리스의 손과 깍지를 꼈다. 그리고 엘리스는 거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루엔. 어떻게 됐어?”


“엘리스는 잘 해결하고 올 거야.”


텐시와 미네르바는 어떻게 된 일인지 물었다. 류연은 둘에게 있었던 일을 말해주었다. 텐시는 별 거 아니라는 듯이 피식 웃었고 미네르바는 류연을 위로했다.


멍하게 앉아있던 류연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리는 더 나아간다. 엘리스는 따라올 것이다.”


**


“후.”


거울 속으로 들어오자 엘리스는 몸이 전처럼 가뿐해졌다. 엘리스는 몸을 이리저리 스트레칭했다.


조금 있자 아무것도 없던 공간에 물체의 윤곽이 잡혔다. 그러더니 한가한 오후의 정원으로 풍경이 바뀌었다. 엘리스는 내려쬐이는 따스한 햇살에 눈살을 찌푸렸다.


“여기.”


소영이는 앞뒤가 파인 검은 드레스를 입고 차를 마시고 있었다. 정원의 중앙으로 간 엘리스는 소영이의 맞은편에 가서 앉았다.


‘정말 닮았네.’


둘은 외모는 머리카락과 눈동자의 색깔이 다른 것을 빼면 완전히 똑같았다. 소영이가 계속 침묵을 유지하자 엘리스는 먼저 말을 꺼냈다.


“나한테 할 말이 있는 것 같은데.”


“나는 너야.”


소영이는 부드럽게 웃으며 엘리스의 말에 답했다. 그리고 류연과의 행복했던 추억을 말했다.


엘리스는 묵묵히 그것을 다 들어주었다. 그렇지만 소영이의 말이 끝나자 단호하게 말했다.


“미안하지만 너는 내가 아니야. 당연 소영 씨도 아니고. 너는 내 영혼과 유리 씨의 마력에서 읽어낸 기억으로 데이모스와 그림 리퍼가 그럴싸하게 만든 가짜일 뿐이야.”


엘리스는 류연과 함께한 기억을 이야기했다. 엘리스가 자신을 정면으로 부정하자 소영이의 피부가 부스러져 떨어지기 시작했다.


“윽.”


동시에 소영이의 몸에서 검은 촉수가 나와 엘리스의 목을 졸랐다. 엘리스의 상반신은 검은 촉수에 완전히 뒤덮였다.


“이게 다 무슨 소용이람. 루엔은 날 믿고 여길 보내 줬는데.”


그러나 엘리스의 눈빛만은 죽지 않았다. 엘리스는 자신의 의지를 유형화해 발산했다. 그것에 검은 촉수는 흐물흐물해졌다.


“죽어!!!”


가짜 소영이는 다시 촉수를 날려 왔다. 하지만 촉수는 아까보다 더 빨리 힘을 잃었다. 엘리스는 안쓰러운 얼굴로 가짜 소영이를 바라보았다.


“앞으로도 내가 더 루엔을 사랑할게.”


그것으로 가짜 소영이의 몸은 붙들고 있던 엘리스의 영혼을 잃어버렸다. 영혼을 되찾은 엘리스는 흩날리는 소영이의 몸을 안았다.


“-.”


어디선가 불어온 한줄기 바람에 소영이의 몸은 완전히 흩어졌다. 그와 동시에 한가한 오후의 정원도 유화처럼 일그러졌다.


엘리스는 약간의 어지럼증을 느끼며 다시 거울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왔을 때, 거울이 있던 자리에는 데이모스의 신체 조각이 펄떡거리고 있었다. 엘리스는 검을 뽑아 그것을 양단했다.


“미안해요. 소영 씨.”


거울 속의 소영이는 데이모스와 그림 리퍼가 만든 가짜였다. 하지만 엘리스는 웬지 소영이에게 미안해졌다. 엘리스는 소영이를 생각하며 묵례를 했다.


“그럼 이제 가볼게요.”


묵례를 마친 엘리스는 위층으로 올라갔다. 계단 옆으로 난 창문으로는 쓸쓸한 노을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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