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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Youn 님의 서재입니다.

세 개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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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MYoun
작품등록일 :
2018.10.02 03:21
최근연재일 :
2024.02.1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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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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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09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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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도망친 곳에 낙원은 있을까? -1-

DUMMY

달의 파편 : 후일담 5화.


도망친 곳에 낙원은 있을까? -1- (아카디아 외전)



떠오르는 태양을 등지고 걷던 델피안과 안젤리카는 잠시 숨을 돌렸다. 육포로 간단하게 배를 채운 둘은 다시 걷기 시작했다.


둘은 해가 저물 때까지 걸었다. 안젤리카의 손을 잡고 조금 앞서가던 데미안은 안젤리카의 손에 힘이 풀리는 것을 느꼈다.


“조금만···. 쉬었다 가자···.”


치료를 받기는 했지만 안젤리카의 몸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안젤리카의 몸에서는 열이 나고 있었다.


“여기 잠시만 있어 봐.”


안젤리카를 바위에 기대게 한 델피안은 불을 피우고 스튜를 끓였다. 안젤리카는 겨우 스튜를 먹었다.


“다 먹었으면 잠시 눈 좀 붙여. 여기서는 오래 쉴 수 없어.”


제법 많이 왔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추격대도 충분히 따라올 수 있는 거리였다. 옆에 돌을 쌓아 모닥불의 불씨를 감춘 델피안은 안젤리카에게 모포를 덮어 주었다.


“쿨-.”


안젤리카는 금세 잠이 들었다. 안젤리카가 깊게 잠이 든 것을 확인한 델피안은 안젤리카를 모포 채로 업었다.


델피안은 밤새 산길을 걸어 나갔다. 안젤리카는 다음 날 정오가 다 되어서야 눈을 떴다. 델피안의 등에 업혀 있는 자신을 본 안젤리카는 얼굴이 빨개졌다.


“여기까지 업고 온 거야?”


“걸을 수 있을 때 최대한 많이 걸어 두게. 오래도 잔다. 이제 몸은 좀 괜찮아?”


“많이 나아졌어.”


델피안의 볼에 입술을 살짝 맞춘 안젤리카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 둘은 계속 서쪽으로 향했다.


라크리스 산맥에는 군데군데 개척민 마을이 있었다. 델피안과 안젤리카는 그 중 한곳에서 숨어살기로 했다. 둘은 가장 깊숙한 곳에 있는 개척민 마을에 자리 잡았다.


**


델피안과 안젤리카는 로렌시아 제국이 대륙을 통일한 뒤에도 계속 개척민 마을에서 살았다.


이제 개척민 마을의 촌장이 된 델피안은 로렌시아 제국의 신분증도 발급받았다.


“탁. 탁. 탁.”


델피안은 오늘 장작을 패고 있었다. 한동안 검을 놓았지만 델피안의 단련된 몸은 여전했고, 장작을 내려치는 소리는 일정했다.


하지만 델피안은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집으로 뛰어 들어갔다. 안젤리카는 아들과 딸에게 밥을 먹이고 있었다.


“안젤리카. 무슨 일이 있으면 애들 데리고 뒷문으로 도망쳐.”


“왜?”


“오늘 뭔가 낌새가 이상해.”


델피안은 집 깊숙이 숨겨놓았던 검을 차고 다시 장작을 패기 시작했다. 안젤리카 역시 검을 꺼냈다.


“프론티어 영지에서 나왔습니다.”


프론티어 영지는 라보나 영지 서쪽에 있는 신생 영지였다. 개척민 마을들은 프론티어 영지의 관리를 받고 있었다.


“오늘은 항상 오던 분과는 다른 분이 오셨네요?”


“예. 한스 씨가 몸살이 심하게 나서 제가 대신 왔습니다.”

“그런데···. 마을은 잘 관리되고 있습니까? 델피안 씨.”


이곳에서 델피안의 이름은 마크였다. 그렇지만 후드를 내린 금발의 여기사는 정확히 델피안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델피안은 검에 손을 올렸다.


“다 알고 왔습니다. 집 안에 안젤리카 씨도 있습니까?”


“안젤리카!!! 도망쳐!!!”


델피안은 크게 외치며 검을 뽑았다. 델피안의 검에서는 강기가 난폭하게 일렁이고 있었다.


“챙-.”


그러나 8년간의 공백을 기합만으로 따라잡기는 무리였다. 델피안은 엘리스에게 제압당했다.


안젤리카 역시 뒷문을 빠져 나가려 하다 텐시에게 제지당했다. 안젤리카는 검을 뽑으려 했지만 아이들이 있어 쉽게 그러지 못했다.


델피안과 안젤리카는 경계를 하며 오두막 안으로 들어갔다.



“진정하십시오. 저희는 두 분을 해하러 온 것이 아닙니다.”


엘리스는 경계하고 있는 둘을 진정시켰다.


“오늘 저희가 찾아온 것은 두 분을 프런티어 영지의 영주로 임명하기 위해서입니다.”


로렌시아 제국은 아카디아 제국과의 전쟁으로 기사가 많이 부족한 상태였다. 엘리스는 숨어 살고 있는 둘을 기용하자는 의견을 내었다.


“만약 거절한다면?”


“그럼 여기서 끝이지.”


텐시는 손으로 목을 긋는 시늉을 했다. 엘리스는 괜히 둘을 흥분시키지 말라는 의미로 텐시를 째려보았다.


“그러면 재판에 서게 될 겁니다. 적국의 기사로.”


티베론 요새를 떠나며 델피안과 안젤리카는 무인의 길을 포기했었다. 그래서 로렌시아 제국의 신하가 되는 것에 가책은 없었다.


엘리스와 텐시가 자리를 비켜주자 잠시 대화를 나눈 둘은 결정을 마쳤다.


“알겠습니다. 영주 직을 수락하고 황제 폐하께 충성하겠습니다.”


“좋습니다. 그럼 다음 달까지 프런티어 영지로 와 주십시오.”


**


“루엔. 잘 해결했어.”


“잘했어. 이제 로렌으로 돌아와.”


엘리스는 류연에게 경과를 보고했다. 엘리스를 칭찬한 류연은 마법 통신을 끊었다.


류연은 다시 서둘러 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며칠 후에 에스페라와 크리세리아가 로렌에 도착하면 바빠질 듯 해서였다.


“폐하. 드래곤이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첫 번째 서류를 검토하기도 전에 근위기사가 급히 달려왔다. 류연은 서류를 내려놓았다.


‘로인인가? 한동안 안 올 텐데.’


로렌의 왕궁 입구에는 로인의 방문 시 신입들의 혼선을 피하기 위해 드래곤에게만 반응하는 마법구를 설치해 두었다. 그러나 로인은 엘리스를 피해 한동안 로렌에 오지 않았다.


“일단 이리로 모셔라.”


“예.”


‘레드 드래곤?’


근위기사들은 짙은 적발의 남자를 데려왔다. 류연은 처음엔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하지만 그의 눈빛을 보고는 그가 누군지 알아차렸다.


“오랜만입니다.”


남자는 아그수스 공작이었다. 류연은 바로 검을 뽑으려는 아그수스 공작을 제지했다. 대신 류연은 디멘션 홀을 꺼내 작동시켰다.


“-.”


류연과 아그수스 공작은 외딴 섬에 도착했다. 섬은 실버 드래곤이 말한 폭포가 보일 정도로 프렐리아 대륙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


섬의 날씨는 좋았지만 폭포 너머로는 폭풍우가 치고 있었다. 서로 마주보고 선 류연과 아그수스 공작은 검을 뽑았다.



“헉. 헉.”


다시 왕궁으로 돌아왔을 때 류연은 평온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반면 아그수스 공작은 거친 숨을 내쉬고 있었다.


“좋은 승부였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강해진 거냐···!!!”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저녁 식사나 하면서 대화하도록 하지요.”


“됐다. 더 수련해 다시 찾아오겠다.”


“옛 제자들도 안 만나보고 그냥 가실 겁니까.”


“피차 불편해지기만 할 뿐이다. 전장에서 명예롭게 죽으라 가르친 나도, 배운 그들도 모두 운명을 피했으니.”


아그수스 공작은 곧바로 왕궁을 떠났다. 류연은 아그수스 공작에게 좋은 고기와 술을 챙겨 주었다.


**


며칠 있자 에스페라와 크리세리아가 도착했다.


“에스페라님. 그간 안녕하셨습니까.”


“예. 수호자님이 신경써주신 덕분입니다.”


에스페라는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반면 크리세리아는 인상을 쓰고 있었다. 에스페라는 크리세리아에게 눈짓을 주었다.


“괜찮습니다. 크리세리아님이 무엇을 원하시는 지 알 것 같습니다.”


크리세리아는 그랜드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것을 내심 자랑하고 싶어 하고 있었다.


이제 서남부의 대영주가 된 실비아에게 둘이 잘 도착했다고 마법 통신을 보낸 류연은 크리세리아와 함께 연무장으로 갔다.


“챙-.”


류연의 실력은 이제 크리세리아보다 확실히 위였다. 그렇지만 류연은 적당히 대결을 마무리지었다. 에스페라는 와서 크리세리아의 땀을 닦아 주었다.


“그랜드 소드 마스터에 오른 것을 축하드립니다.”


“···.”


‘성질머리 하고는.’


그러나 크리세리아는 가면을 써 얼굴을 가렸다. 그리고 숙소로 가 버렸다. 류연에게 양해를 구한 에스페라는 크리세리아를 따라갔다.



에스페라와 크리세리아는 저녁때가 되어서야 다시 나타났다. 둘은 낮에 외출했던 텐시와 미네르바 맞은 편 식탁에 앉았다.


식사 자리에서 에스페라는 류연에게 어떻게 둘을 만났는지 물었다. 에스페라의 질문에 답한 류연도 에스페라에게 물었다.


“에스페라님. 에스페라님은 크리세리아님과 어떻게 만나게 되었습니까.”


“그게···.”


에스페라는 먼저 크리세리아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했다고 했다. 크리세리아는 에스페라의 구애를 마지못해 받아들였다. 류연은 앞으로의 둘의 생활이 험난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도 저녁 식사는 분위기 좋게 잘 마무리되었다. 숙소까지 엘프들을 배웅한 류연은 다시 왕궁으로 돌아왔다.


**


“후."


류연은 목욕탕으로 가 몸을 담갔다. 조금 있자 미네르바가 옆에 와 앉았다.


“루엔. 무슨 생각해?”


“그냥. 숙제를 다 끝마쳤다 생각하니 후련해서.”


최근 남부 엘프들의 이주가 끝이 났다. 그것을 상기한 류연은 홀가분해졌다.


류연은 팔을 당겨 미네르바를 안았다. 미네르바는 기분 좋게 류연의 품에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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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 종전 -3- 22.12.11 214 4 11쪽
215 종전 -2- 22.12.11 208 3 12쪽
214 종전 -1- 22.12.04 211 4 12쪽
213 로렌 탈환전 -3- 22.12.04 209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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