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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Youn 님의 서재입니다.

세 개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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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MYoun
작품등록일 :
2018.10.02 03:21
최근연재일 :
2024.02.17 00:10
연재수 :
2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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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72,531

작성
22.12.11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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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2쪽

종전 -2-

DUMMY

156화. 종전 -2-



“큰일 났습니다.”


“무슨 일인가.”


아카디아 제국군 부사령관 카딘 백작은 티베론 요새 주변 지도를 보고 있었다. 그런데 부관이 허둥지둥 뛰어 들어왔다.


“델피안님과 안젤리카님이 보이지 않습니다.”


“뭐? 어디 수련이라도 가신 거 아냐?”


“아닌 것 같습니다.”


카딘 백작은 부관과 함께 감옥으로 갔다. 감옥에는 의료 마법사들이 기절한 기사를 치료하고 있었다. 치료를 받은 기사는 곧 깨어났다.


“어떻게 된 일인가.”


“델피안님이 저를 기절시켰습니다.”


기절한 기사는 자초지종을 말했다. 카딘 백작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허. 어떻게 이런 일이.”


국가의 간판이라 할 수 있는 소드 마스터가 둘이나 야반도주했다는 것은 엄청난 망신이었다. 그렇지만 이제 총사령관이 된 카딘 백작은 재빨리 정신을 차리고 명령을 내렸다.


“제국의 기상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꺾이지 않는다. 주변 마을을 징발해 식량과 물자를 확보하고 최후 결전을 준비한다.”


그러나 일이라는 게 한 번 꼬이기 시작하면 계속 꼬이는 법이었다.


전열을 가다듬은 로렌시아 제국군은 티베론 요새 남쪽을 단단히 틀어막았다. 북쪽 역시 엘리스가 이끄는 병력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티베론 요새의 아카디아 제국군은 완전히 고립되었다. 소드 마스터가 없어 무력돌파도 할 수 없었다. 카딘 백작은 부관에게 물었다.


“이제 남은 식량은 어느 정도지?”


“아껴 먹어야 일주일이 한계일 듯합니다.”


항전이 아니라 이제 아사를 걱정해야 했다. 남아 있는 물자를 확인한 카딘 백작은 마지막 승부수를 던지기로 했다.


“사흘 후에 결전을 치르기로 한다. 그때까지 병사들을 잘 먹이도록.”


“예.”


**


엘리스는 티베론 요새 북쪽을 포위했다. 주변을 징발해 물자를 확보하지 못한 아카디아 제국군은 예상대로 최후의 결전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곧 적들이 최후의 저항을 해 올 것입니다. 그것에 대비해 주십시오.”


아카디아 제국군은 로렌에서도 끝까지 싸웠었다. 궁지에 몰렸다고 얕봤다가는 피해가 커질 것이었다.


“철컹-.”


역시는 역시나였다. 며칠 지나자 티베론 요새의 문이 열렸다. 아카디아 제국 기사단은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엘리스는 로렌시아 제국 기사단을 이끌고 거기에 맞섰다.


‘왜 소드 마스터가 없지?’


엘리스는 이상함을 느꼈다. 보통 소드 마스터를 앞세워 돌격하는 것이 정석이었다. 그러나 아카디아 제국군에는 소드 마스터가 없었다. 정예 기사들이었지만 엘리스는 그들을 베어 넘기며 전진했다.


‘이상해. 이상해.’


엘리스가 이끄는 로렌시아 제국군은 티베론 요새 문턱까지 치고 올라갔다. 조금만 더 가면 성벽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렇지만 엘리스는 계속 뭔가가 찜찜했다.


‘아. 안 돼.’


엘리스는 아카디아 제국군의 계획을 알아차렸다. 엘리스는 큰 소리로 외쳤다.


“전원 티베론 요새에서 멀리 떨어져라!!!”


엘리스의 외침에 진격하던 로렌시아 제국군은 급히 뒤로 물러났다. 요새 위에서 그 모습을 본 카딘 백작은 탄식했다.


카딘 백작은 로렌시아 제국국을 티베론 요새로 끌어들여 동귀어진 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다.


그렇지만 여기서 지체했다가는 병사들이 항복해 버릴 수도 있었다. 카딘 백작은 외쳤다.


“터트려라!!! 아카디아 제국에 영광 있으리!!!”


격발을 맡은 기사는 마법 문양의 제어 장치를 파괴했다. 제어 장치가 파괴되자 마법 문양이 붙잡고 있던 마나가 흩어지며 요새 주변에 심어 놓은 마력 폭탄에 전해졌다.


“쿠르릉-.”


마나가 전해지자 가장 깊숙이 심어놓은 마력 폭탄부터 하나씩 터지기 시작했다.


“쿠과과광!!!”


곧 남은 마력 폭탄도 연쇄적으로 터져 나갔다. 폭탄이 만들어낸 균열은 티베론 요새의 성벽까지 퍼져나갔다. 그리고 최종에는 산 전체로 퍼져나갔다.


“산이 무너진다!!! 대열을 갖추어서 후퇴하라!!!”

“후속 병력은 방패로 파편을 가려라!!!”


점점 굴러 내려오는 바위의 크기가 커지고 있었다. 엘리스는 대피 명령을 내리는 것과 동시에 굴러오는 바위를 향해 달렸다.


엘리스는 검을 휘둘러 바위를 조각냈다. 제법 커다란 바위도 순식간에 돌멩이가 되었지만 바위는 쉴 새 없이 굴러 떨어져 내려왔다.


‘헉. 헉.’


엘리스는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지만 계속 검을 휘둘렀다. 저 정도 바위 더미에 깔린다면 남이 꺼내주기 전에 이모탈 아머가 먼저 해제되어 죽을 것이었다.


“쿠릉-.”


그때였다. 거의 집채만 한 바위가 엘리스를 덮쳐왔다. 엘리스는 다른 바위를 베느라 그것을 늦게 봤다.


다시 검을 휘둘러 바위를 벨 자세는 나오지 않았다. 저 멀리서 바위를 부수고 있는 다크시안을 역소환해 다시 소환하기도 무리였다.


‘하아-.’


엘리스는 고갈된 체력과 정신력을 짜내 비기를 전개했다. 엘리스의 주변에 생겨난 검의 잔영이 바위를 난도질했다. 바위는 잘게 부스러져 흩어졌다.


‘다행이다.’


폭발로 높이가 낮아진 산꼭대기까지 올라온 엘리스는 숨을 돌렸다. 내려다보니 로렌시아 제국군은 무사히 후퇴했다.


균열은 다시 번져 나가기 시작했다. 바위 무더기 아래서 강력한 기운을 느낀 엘리스는 빠르게 하산했다. 조금 있자 마력 폭탄이 마저 터지며 돌산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


로렌과 티베론 요새를 점령한 아카디아 제국군은 전부 처리했다. 그러나 로렌이 완파되었고, 수십만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그리고 그것을 복구할 방법이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아케인에 생산 중인 골렘이 있기는 했지만 로렌까지 오는 데에만 한 달은 족히 걸릴 것이었다. 엘리스는 복구 시간을 단축할 방법을 고민했다.


‘아. 그래. 그 녀석이 있었지.’


엘리스는 마법 통신을 걸었다. 조금 있자 마법 통신이 수신되었다.


‘야. 로인. 내일 저녁까지 로렌으로 와.’


‘뭐? 나는 아버지를 간호해야 돼.’


‘안 하는 거 알고 있어. 그리고 레어로 도망가면 텐시랑 잡으러 갈 거야. 바빠. 끊는다.’


마법 통신을 끊은 엘리스는 밖으로 나와 기사들을 모았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지만 로렌시아 제국은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잘 해쳐나갈 수 있을 겁니다. 부상자들을 치료하고 병사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해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기사들에게 지시를 엘리스는 로렌으로 향했다.



누적된 피로는 엘리스를 무겁게 짓눌렀다. 꾸벅꾸벅 졸며 로렌에 도착한 엘리스는 막사에서 하루 푹 쉬었다. 하루 쉬고 나자 무거웠던 몸이 조금 개운해졌다.


엘리스는 잠시 명상을 하고 식당으로 갔다. 식당에는 미네르바만 혼자 늦은 저녁을 먹고 있었다.


“미네르바. 하얀 도마뱀 안 왔어?”


“어. 안 왔는데?”


‘이게 진짜.’


“곧 오겠지. 일단 밥부터 먹어. 배고프겠다.”


엘리스의 배에서 나는 소리를 들은 미네르바는 식기를 꺼내 주었다. 엘리스는 식탁에 앉았다.


“알았어. 미네르바. 잘 먹을게.”


오늘 저녁은 오리고기와 시금치 수프, 감자 그라탕이었다. 엘리스는 시금치 수프부터 조금씩 떠먹었다.


“아참. 미네르바. 안젤리카를 이겼다며. 축하해.”


“엘리스도 카라스를 이겨놓고는 쑥스럽게.”


“난 운이 좋았지.”


“근데 나도 부상을 입어서 안젤리카를 죽이지 못했어.”


“괜찮아. 안젤리카는 티베론 요새에 있던 델피안이랑 도망갔어. 서로 눈이라도 맞았나 봐.”


“진짜?”


엘리스는 아카디아 제국군 포로를 심문해 알아낸 내용을 미네르바에게 말했다. 엘리스와 미네르바는 늦은 시간까지 이 주제로 수다를 떨었다.


“하암-.”


전투가 끝나고 잠시 쉬긴 했지만 둘은 아직 피로가 완전히 풀리지 않았다. 늦은 밤이 되자 엘리스와 미네르바의 눈꺼풀이 계속 아래로 쳐졌다.


“엘리스. 나 먼저 자러 갈게. 내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해서. 너도 자다가 로인이 오면 다시 나와. 피곤하겠다.”


“아냐. 미네르바. 나는 조금 더 있어야 할 듯 해. 잘 자.”


미네르바는 엘리스에게 얇은 담요를 가져다주고는 자신의 막사로 갔다. 꾸벅꾸벅 졸던 엘리스는 식탁에 엎드려 잠이 들었다.


**


“티그리샤 백작님. 화이트 드래곤이 찾아왔습니다.”


“으음···. 나가보겠습니다.”


식탁에 엎드려 자니 잠을 잔 것 같지도 않았다. 엘리스는 눈을 부비며 밖으로 나갔다. 밖에는 로인이 와 있었다. 로인은 술을 마시다 왔는지 얼굴이 시뻘게져 있었다.


“지금이 저녁이야?”


“드래곤의 시간은 인간과 다르다. 수천 년을 사는 생명체다 보니 드래곤에게 몇 시간, 며칠 정도는 찰나에 불과하다.”


로인이 주장하는 찰나의 시간이 한참 지나서 그런지 로인은 전에 주입받은 예절을 전부 잊어버린 듯 했다. 로인의 궤변에 화가 머리끝까지 난 엘리스는 로인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블링크.”

“끄윽-. 성질머리 더러운 엘리스가 어떻게 나올지는 뻔하지. 오늘까진 좀 쉬자. 내일부터 도울게.”


미리 블링크 마법을 준비해둔 로인은 재빠르게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검을 뽑아든 엘리스는 말없이 거리를 좁혔다. 로인은 한 번 더 거리를 벌렸다.


“거리를 띄우면 인간은 무력해지지. 특히 혼자일 때는 말이야.”

“멘탈 퓨리피케이션.”


허세를 부리고 있었지만 로인은 은근슬쩍 정신을 맑게 하는 주문까지 사용했다. 엘리스의 속도가 생각보다 훨씬 빨랐기 때문이었다.


“넌 오늘 죽었어.”


엘리스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기세에 질린 로인은 인간 형태에서 본체인 드래곤으로 모습을 바꾸었다. 그리고 더 커지고 단단해진 덩치를 믿고 육탄전을 걸어왔다.


“쿠엑-.”


엘리스의 공격은 그동안 탱자탱자 놀던 로인과는 격을 달리하고 있었다. 엘리스는 단번에 로인의 보호 마법을 깨트리고 꼬리에 상처를 냈다. 로인은 깜짝 놀라 하늘로 날아올랐다.


20m 넘게 하늘로 떠오른 로인은 날개를 펄럭이며 엘리스를 노려보았다. 이 정도 높이라면 텐시처럼 마계 식물을 심더라도 접근하지 못할 거란 생각에서였다.


“기가 라이데인.”


로인은 엘리스를 제압하기 위해 고서클의 대인 공격 마법을 시전했다. 그러나 엘리스는 무너진 첨탑 옆으로 뛰어 번개를 흘려냈다.


엘리스는 마계 식물을 땅에 심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자라난 마계 식물을 밟고 위로 올라섰다.


“큭큭. 말했잖아. 날개가 없는 생명체는 거리를 벌리면 아무 것도 못한다니까.”


“다크시안.”


소환된 다크시안은 엘리스를 손 위에 얹었다. 그리고 투포환처럼 엘리스를 공중으로 던졌다.


“어. 어.”


로인은 더 높이 올라가려 했지만 이미 늦어버렸다. 공중에서 탄력 있게 한 번 더 도약한 엘리스는 로인의 발톱을 붙잡았다.


로인은 발톱을 흔들어 엘리스를 떼어내려 했지만 엘리스는 떨어지지 않았다. 엘리스는 로인의 다리를 타고 올라가 로인의 머리에 검을 겨누었다.


“착륙해.”


뒤통수에 느껴지는 예기에 로인은 저항을 멈추고 착륙했다.


“쿠에엑-.”


신체를 변이시킨 엘리스는 로인을 떡이 되도록 두들겨 팼다. 그리고 허리춤에 손을 올리고 말했다.


“일단 네가 할 일을 말해줄게. 여기서 서쪽으로 가면 망가진 골렘들이 있을 거야. 너 마법 잘하니까 내일 아침까지 전부 수리해놔.”


“그런 하찮은 일을 시키려고 날 부른 거냐.”


“어. 딱 그거 시키려고 불렀어. 농땡이치거나 도망가면 알지? 난 자러간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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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 이차원으로부터의 귀환 -1- 23.01.06 197 4 9쪽
219 프롤로그 : 새벽의 경계 22.12.31 201 4 2쪽
218 로인 외전 : 로인은 못말려 22.12.20 204 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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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전 -2- 22.12.11 208 3 12쪽
214 종전 -1- 22.12.04 211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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