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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소유자 님의 서재입니다.

야구 감독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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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소유자
작품등록일 :
2018.04.09 10:04
최근연재일 :
2018.05.18 19:28
연재수 :
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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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350
글자수 :
150,715

작성
18.05.18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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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회

DUMMY

드디어 2015시즌 한국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시작되었다.


시범경기는 말 그대로 본격적인 시즌 개막에 앞서 열리는 연습경기로 정규시즌을 위한 최종 점검 단계라고 할 수 있었는데, 일반적으로 구단들은 시범경기를 통해 주전 선수들의 컨디션을 조절하고 2군 선수 대한 마지막 테스트를 하는 장으로 이용하였다.


때문에 주전 선수들은 짧게 두 세 경기정도 출전하는 것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고, 대신 후보 선수들과 2군 선수들이 많은 출전기회를 받곤 했다.


심지어 상대 팀 선수의 전력을 파악하기 위해 특정 구종을 집중적으로 던지거나, 일부러 공을 치지 않는 등 정규시즌이라면 절대 하지 않을 실험도 빈번하게 일어났다.


감독들 또한 시범경기에서는 정규시즌과 달리 작전지시를 거의 내리지 않을뿐더러 일부러 독특한 시프트나 작전을 구사해 상대팀에게 혼란을 유도하였다.


이 모든 것에는 정규시즌 개막에 앞서 조금이라도 팀 전력을 숨기기 위한 의도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 만큼 각 구단들은 시범경기에서 보여주는 성적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고, 시범경기 성적은 정규시즌 성적과 무관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이었다.


‘우린 다르다. 시범경기부터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명훈은 이번 시범경기를 통해 다른 무언가를 얻고자 했다.


위닝 멘탈리티(Winning Mentality)


승리에 대한 욕구. 간절함. 그리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팀에 주입하고 싶었다.


지난 몇 시즌 동안 알바트로스는 패배에 너무나도 익숙해진 상태였다. 경기에 져도 분한 마음이 줄어들었고, 지고 있는 경기는 일찍부터 포기하려는 마음을 가졌다.


‘이젠 달라져야 한다.’


전 시즌 후반기 반전에 성공해 조금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아직까지 선수들 마음 깊은 곳에는 ‘우린 안 될 거야’ 라는 패배감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 패배감을 ‘한 번 해보자’ 라는 승부욕과 ‘할 수 있어’ 라는 자신감, 그리고 ‘하고 싶다’ 라는 욕심으로 바꾸는 것이 목표였다.


‘전력 노출은 불가피하다.’


모든 일에는 장단점이 있는 법이었다. 그러기 위해선 앞서 말한 전력 감추기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또한 후보 선수들과 2군 선수들의 사기 문제에 영향을 끼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크다.’


다행히 옥석가리기를 전지훈련에서 모두 마친 상태였기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영향이 없을 거라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무엇보다 명훈이 생각하기에 이번 시범경기야말로 알바트로스의 패배근성을 뿌리 뽑기 위한 절호의 기회였다.



****



명훈이 이제 막 작성을 끝낸 라인업 명단을 심판에게 제출했다.


[선발라인업]

선발투수 : P 이횡종

1번타자 : CF 이용구(좌)

2번타자 : 2B 정근수(우)

3번타자 : LF 김혜자(좌)

4번타자 : DH 이형순(좌)

5번타자 : 3B 송광우(우)

6번타자 : 1B 김태웅(우)

7번타자 : RF 파건(좌)

8번타자 : C 조인상(우)

9번타자 : SS 오주환(좌)


이것이 현재 알바트로스가 꺼낼 수 최상의 라인업이었다.


선발투수는 팀 내 최고의 투수이자 토종에이스 이횡종이었고, 타선은 전체적인 밸런스가 완벽하게 잡혀 있었다.


분명 작년 팀 타선의 중심이었던 뿌에가 빠졌음에도 명훈은 지금의 타선에서 더욱 강한 무게감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오히려 작년보다 강하다.’


이것은 단순한 착각이 아니었다.


발 빠른 테이블세터진과 해결능력과 한방이 충분한 클린업, 그리고 하위타선 답지 않게 건실한 선수들로 채워진 하위타선은 빈틈이 없어 보였다. 거기에 우타자 4명, 좌타자 5명으로 좌우밸런스 또한 완벽했다.


‘확실히 선수층이 두터워졌다.’


기존 중심타자였던 김태웅은 6번까지 밀려나고, 용병타자인 파건이 하위타선에 배치되었을 정도로 달라진 선수층이었다. 게다가 벤치에는 비장의 무기인 추싱수를 비롯한 여러 선수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훈련의 성과를 그리고 알바트로스의 강함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물론 그런 자신감은 아직까지 알바트로스와 명훈의 일방통행에 불과했다. 드디어 오늘 경기에서 그것을 증명할 때였다.


그리고 알바트로스에게는 분명히 행운이 따르고 있었다.


시범경기 첫 날부터 홈에서 신생팀 매지션스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시범경기는 2주 동안 한 팀당 총 14경기를 치르는 일정이었는데, 알바트로스는 10번의 홈경기와 4번의 원정경기가 예정되어있었다.


‘준비는 완벽하다.’


명훈은 이전에 코치진과 선수단에게 당부한대로 오늘 경기에서 매지션스를 확실하게 짓밟아줄 생각이었다.


앞서 이러한 자신의 의지를 코치진과 선수단에게 사전에 전달한 것이 도움이 됐는지 선수들의 분위기에서 시범경기 같지 않은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지고 있었다.


‘후후, 마치 시범경기가 아니고 벌써 시즌 첫 경기가 시작된 것 같군.’


경기에 앞서 명훈이 선수들을 불러 모았다.


“밖이 보입니까? 오늘도 팬들이 구장을 가득 채워주셨습니다. 우린 프로입니다. 팬들의 성원에 반드시 보답을 해야 합니다.”


잠시 말을 멈춘 명훈이 선수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쳐다보았다.


“오늘 우리는 최선을 다합니다. 절대 방심은 없습니다. 봐주지도 않습니다. 최대한 악랄하고 잔인하게 상대를 짓밟아야 합니다. 알겠습니까? 저 새파란 애송이들에게 프로란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주는 겁니다. 자! 자신 있습니까?”


선수단의 눈빛이 매섭게 돌변했다.


“물론입니다!”


명훈의 눈빛 또한 그에 못지않게 불타올랐다.


“좋습니다. 오늘 경기로 매지션스는 우리를 두려워하게 될 것입니다.”


최강!

알바트로스!


명훈의 선창에 선수단이 우렁찬 목소리로 답했다.



****



결국 이날 경기는 명훈이 의도한대로 진행되었다.


첫 1군 경기라는 것에 잔뜩 긴장한 매지션스 선수들은 제대로 기량을 펼치지 못했고, 그런 매지션스를 알바트로스는 거세게 몰아쳤다.


선발로 등판한 이횡종은 5이닝동안 안타나 볼넷을 하나도 내어주지 않고 무려 삼진만 11개를 잡아내며 퍼펙트로 매지션스 타자들을 찍어 눌렀다. 뒤이어 등판한 송창석, 박정신, 윤규정, 권민 역시 각각 1이닝을 별다른 위기 없이 책임지었다.


무려 9이닝 동안 볼넷 2개만을 내어주었을 뿐 단 1개의 안타도 내어주지 않은 노히트게임이었다.


반대로 타자들을 매지션스의 선발투수 르윈을 3이닝 만에 8피안타 2피홈런 7실점으로 조기 강판시켰고, 이후 등판한 구원투수들에게도 역시 자비를 보이지 않았다.


선발 전원 안타로 9이닝동안 총 17안타, 5볼넷, 그리고 6개의 홈런을 쏘아 올인 알바트로스는 14:0이라는 처참한 스코어를 신생팀 매지션스에게 선물했다.


4번 타자로 출장한 이형순은 이날 홈런만 2개에 전 타석 출루를 하며 전 시즌 후반기 보여줬던 활약이 우연이 아니었을 증명했다.


또한 김태웅을 밀어내고 중심타선에 합류한 송광우는 홈런1개와 2루타 2개를 쳐내며 팬들에게 팀의 새로운 중심타자로서 첫선을 보였다.


그리고 경기후반 용병타자 파건을 대신해 우익수로 출전한 추싱수는 2타석에서 모두 외야 깊숙한 곳에 2루타를 쳐내며 자신이 강타자로서 새롭게 태어났음을 모두에게 알렸다.


첫 날부터 완벽한 승리를 거둔 알바트로스 선수단은 더욱 신이 났고, 반면 첫 경기부터 굴욕적인 노히트게임을 당한 매지션스 선수단은 첫 경기부터 프로의 냉혹함에 좌절을 맛봐야했다.


그런 양 팀의 분위기는 다음날 2차전까지 이어졌다.


매지션스 선수들은 첫 날보다 더욱 긴장한 듯 그라운드에서 사소한 실수를 연발했다. 반면 알바트로스는 끝까지 방심하지 않고 매지션스를 거침없이 몰아쳤다.


11 대 0


그렇게 두 팀 간의 시범경기 2연전은 알바트로스의 압승으로 마무리되었다.


두 경기 모두에서 처참하게 10실점이상으로 영봉 패를 당한 매지션스 선수단은 잔뜩 주눅이 든 채로 알바트로스의 홈구장을 떠나갔다.


작가의말

맞춤법, 오류, 오타 등의 지적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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