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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소유자 님의 서재입니다.

야구 감독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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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소유자
작품등록일 :
2018.04.09 10:04
최근연재일 :
2018.05.18 19:28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39,696
추천수 :
350
글자수 :
150,715

작성
18.05.01 17:05
조회
974
추천
10
글자
11쪽

23회

DUMMY

추상우의 바뀐 능력치를 확인하던 명훈의 입가에 저절로 함박웃음이 지어졌다.


‘대박! 대박! 초대박! 야구마스터 만세! 개명찬스 만세!


이전의 추상우를 설명하자면 이랬다. 기준이하의 타격, 그럭저럭 쓸 만한 수비력을 가진 땜빵 외야수. 압도적인 빠른 발을 가졌지만 앞서 말한 두 가지 요인으로 인해 추상우는 항상 주전이 되지 못했다.

그나마 그가 조금 더 젊었을 때는 그의 포텐이 터질 것을 기대하고 기회를 주는 감독들도 있었다. 주전까지는 아니지만 투수의 성향이나 팔 위치에 따라 플래툰으로 시즌에서 절반 가까이 출전하던 때도 있었으니까. 나름 추상우의 전성기 시절이라고 할까. 그 때는 더 젊었기에 타격과 수비에서도 지금 보다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점차 나이를 먹어가면서 그렇지 않아도 모자랐던 타격과 수비능력이 더욱 감소했다. 그렇게 어느 순간부터 팀에서 그의 역할은 경기후반 대주자, 대수비로 굳어져버렸다.

최근에는 그 자리조차 다른 젊은 선수들에게 위협받는 상황이 되어 1군 로스터에 포함되는 것조차 버거운 지경이었다. 괜히 이전의 명훈과의 만남에서 추상우가 은퇴를 언급했던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 이전에 알던 추상우는 더 이상 없다.’


그랬다. 개명찬스의 효과로 추상우는 완전히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주력에 집중되어있던 능력치가 온전히 타격으로 이전되었다. 하지만 그 의미는 결코 그렇게 간단하지 않았다.


‘변화? 이건 아예 다른 사람으로 변신한 수준이라고!’


리그 A급의 기준인 80에 근접한 정확, 장타, 선구안능력치.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분명했다. 이제 추상우의 타격능력은 리그 A급 타자의 그것과 같다는 것.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이 될 지도 모르지.’


괜한 설레발이 아니었다. 명훈의 기대에는 충분한 타당성이 있었다. 실제로 3가지의 타격 능력치 중에 한 가지만 80을 넘고도 리그에서 A급 타자라고 평가 받는 선수들도 분명 있었으니까. 어쩌면 추상우는 적응 여부에 따라 그 이상의 능력을 보여줄지도 몰랐다.


‘떨어진 능력치는 주루, 수비, 송구인가.’


이에 대한 반사효과로 주루가 대폭 감소하고 수비와 송구 능력이 떨어진 것은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왜냐고? 이제 추상우는 우리 팀의 주전 지명타자니까!’


추상우의 바뀐 능력치를 확인하자마자 명훈의 머릿속에 떠오른 포지션은 지명타자였다. 그리고 야구마스터가 새롭게 추천한 포지션도 역시 지명타자였다.


‘이런 선수를 지명타자로 쓰지 않으면 바보지!’


사실상 이미 추상우는 지명타자로 확정 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그런 추상우에게 주루, 수비, 송구는 부수적인 것에 불과할 뿐이었다.


‘이렇게 전 시즌의 구멍 하나를 메우게 되는군. 후후, 이번 시즌은 정말 느낌이 좋아.’


전 시즌 김박살과 차진행의 트레이드 이후 공백이 된 지명타자 포지션은 시즌 내내 명훈의 골칫거리였다.


‘내 기대만큼의 역량을 보여준 선수가 없었지.’


최적의 선수를 찾아 여러 선수들을 번갈아 기용했지만 결국 그 자리를 메우는데 실패했다. 후반기 김혜자가 대폭발하고 그의 체력관리를 위해 지명타자로 기용했을 때를 제외하곤 지명타자는 시즌 내내 알바트로스의 구멍이었다.


‘사실 올 시즌도 딱히 대안이 보이지 않아서 다시 트레이드를 해야 하나 신인들에게 기회를 줘야하나 고민하던 차였지.’


하지만 오늘부로 그런 명훈의 고민이 한방에 해결되었다. 물론 지금 당장 완벽히 해결 된 것은 아니었다. 추상우를 팀의 주전 지명타자로 자리 잡게 하기 위해선 몇 가지 조치가 더 필요했다. 명훈의 시선에 야구마스터의 새로운 항목이 눈에 띄었다.


‘주의사항?’


야구마스터는 추상우에게 벌크 업이 시급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명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결국 야구는 사람이 하는 거지. 야구마스터가 전부는 아니야.’


야구마스터로 인해 능력이 변화하더라도 그걸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선 그에 맞는 신체적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했다.


‘아마도 그대로 두면 높은 확률로 근육에 부상을 당하겠지.’


물론 명훈은 그렇게 둘 생각이 전혀 없었다.


‘전지훈련 간 최대한 몸을 불리게 해야겠어. 지금은 솔직히 너무 말랐지. 시범 경기 전까지 최소 10kg이상 찌우라고 해야겠어. 추상우의 신장을 생각하면 최종적으로 100kg까지 불리는 것을 목표로 하자.’

‘몸이 완성되기 전까진 출장관리를 철저히 해야겠어. 그래, 추상우의 나이가 적지 않으니까 최대한 조심스럽게 접근하자.’


명훈이 즐거운 마음으로 앞으로 추상우의 훈련 계획을 적어나갔다.


‘내 지시를 듣고 황당해할 추상우의 모습이 눈에 선하군. 지금 당장은 긴가민가하겠지만 곧 스스로 알아서 하게 될 거야.’


다음은 이항준이었다. 이항준의 경우 추상우 만큼의 극적인 변화는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모자란 타격능력치가 더욱 감소해 주루와 수비, 송구로 옮겨졌다.


‘이항준은 실패한 건가? 절반의 확률이었던 걸까.’


이항준의 타격 수치는 심각한 수준으로 하락해 더 이상 타자로서 타석에 세울 수 없을 지경까지 깎여있었다. 이전처럼 후보로 쓰기에도 부족한 수준이었다.


‘이항준은 2군으로 내려야 되려나...’


추상우의 변화가 너무 극적이었던 탓에 조금은 실망스러운 명훈이었다. 그런 명훈의 눈에 93이라는 주루 능력치가 보였다.


‘아니, 어쩌면?’


야구마스터 기준으로 93이란 능력치는 쉽게 볼 수 있는 수치가 아니었다. 트레이드 전 4할을 넘는 타율로 리그 최고의 컨택 능력을 자랑했던 김박살의 정확능력치가 89였고, 현재 팀의 최고의 장타력을 보여주는 이형순의 장타능력치도 88이었다. 그리고 리그에서 가장 발이 빠르다고 평가 받았던 추상우의 주루는 91. 어떤 능력치가 그 능력치가 90에 가깝다는 건 리그 최고수준이라는 것을 의미했다.


‘어쩌면 이항준은 리그 최고의 대주자가 될 지도 모르겠군.’


거기에 이학준은 유격수를 포함한 내야 전 포지션에 대한 1군 경험이 있었다. 물론 이제까지는 그 능력이 기준치 이하였기에 신뢰를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수비와 송구 능력치도 A급 수준으로 올라섰지. 저 정도면 내야 어느 포지션에 두어도 평균은 해줄 거야.’


명훈의 머릿속에서 이항준의 쓰임새가 그려졌다.


‘잘만 쓰면 이항준 하나만으로 로스터를 꽤 아낄 수 있겠어.’


한 팀의 1군 로스터에는 주전 선수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대수비, 대주자, 패전처리 등등의 주목받지 못하는 선수들을 위한 자리도 분명 있었다. 그리고 그런 선수들은 보통 한 가지 능력에 특화된 경우가 많았다. 이항준의 바뀐 능력치라면 혼자서 그런 역할을 몇 인분이상 해줄 수 있었다.


‘문제는 멀티 포지션에 대한 적응인가?’

‘아니, 그건 훈련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문제야.’

‘바뀐 능력치에 적응할 수 있게 주루훈련도 빼먹으면 안 되겠지.’

‘다행히 능력치의 변화가 육체적으로 딱히 부담을 주진 않을 것 같으니 그쪽으론 따로 훈련을 짜지 않아도 되겠어.’


명훈의 머릿속에서 이항준의 훈련 계획이 만들어졌다.


‘후후, 이번 전지훈련에서 이항준을 아주 제대로 굴려야겠어.’


두 선수의 훈련 계획을 만들어가던 명훈이 문득 자신의 머리를 쳤다.


‘아차! 가장 중요한 걸 있을 뻔 했군.’


명훈은 두 선수에게 공통적으로 가장 시급한 문제를 떠올렸다. 능력치가 변화했다고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었다. 당사자인 두 선수는 자신의 변화를 알지도 이해하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니 만큼 명훈의 적절한 코칭이 반드시 필요했다.


‘일단 멘탈부터 관리해야 돼.’


그랬다. 김덕만 수석코치의 보고서에도 쓰였듯이 두 선수는 갑작스럽게 바뀐 자신의 능력치에 혼란스러워하고 있었다. 특히 바뀐 능력치의 좋지 않은 면이 부각되어 자신이 가진 것에 대한 믿음을 잃어가고 있었다.


‘지금이 가장 중요해. 일단 둘에게 확실한 다짐을 받아 내야겠지. 굳건한 의지 없이는 변화도 없는 법이니까.’


어느 정도 생각을 정리한 명훈이 문득 고개를 들었다.


아!


앞에는 두 선수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명훈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런 실수 했군.’


인사를 하다가 갑자기 혼자 웃음을 짓고 다시 진지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수첩에 적다가 자신의 머리를 스스로 때리는 명훈은 모습은 누가 봐도 이상했다.


“흠흠, 미안하네. 추상우 아, 이젠 추싱수라고 불러야지. 그리고 자네는 이시준이라고 했던가. 아무튼 오늘 자네들을 부른 건 마무리훈련 간 자네들이 보여준 모습을 칭찬하기 위해서야. 코치들 말로는 자네 둘이 그 누구보다 가장 열심히 했다고 하더군. 어린 선수들이 자네들의 열정을 보고 느낀 게 많다고 하더군. 참 대단한 열정이야. 아 물론 말로만 끝나는 건 아닐세. 따로 구단차원에서 상여금이 나갈 걸세.”


두 선수는 어색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합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명훈은 뻔뻔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아, 그리고 저번에 만났을 때 얘기했었지? 내가 개인적으로 자네들에게 기대하는 게 크다고. 그래서 말인데 내가 자네들을 위한 맞춤 훈련을 준비했는데 말이야...”


잠시 말을 멈춘 명훈이 두 선수의 눈치를 살폈다.


‘좋아. 딱히 자존심을 세울 것 같진 않군. 이런 성향의 선수들만 있으면 감독하기 참 편할 텐데 말이야.’


“이번 전지훈련 간 자네들을 내가 짠 특별 스케줄대로 훈련 받게 하고 싶네. 아마 이제 까지 자네들이 해왔던 것과는 조금 다른 훈련이 될 테지. 분명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무척이나 힘들 거야. 하지만 분명히 약속하지. 자네들이 내 훈련을 잘 따라와 준다면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자네들을 개막엔트리에 반드시 포함시키겠네. 어떤가? 나를 한번 믿어 보겠나?”


명훈의 갑작스런 제안에 머뭇거리던 두 선수가 이내 입을 맞춘 듯 대답했다.


“물론입니다! 감독님의 지시라면 무엇이든 따르겠습니다!”


이후로도 명훈은 몇 차례에 걸쳐 두 선수에게 확실한 다짐을 받아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99 gi******..
    작성일
    18.05.01 17:14
    No. 1

    추싱수는 좀 이상하네요 싱도 이름에 보통 쓰나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6 치매소유자
    작성일
    18.05.01 18:15
    No. 2

    음; 개인적으로 mlb의 추신수 선수를 좋아해서 오마쥬하고 싶었습니다. 다소 이상하더라도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앞으로는 되도록 위화감이 없게 작명에 신경쓰도록 하겠습니다. (__)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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