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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소유자 님의 서재입니다.

야구 감독이 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스포츠, 판타지

치매소유자
작품등록일 :
2018.04.09 10:04
최근연재일 :
2018.05.18 19:28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39,695
추천수 :
350
글자수 :
150,715

작성
18.04.18 17:22
조회
1,203
추천
12
글자
8쪽

12회

DUMMY

명훈이 월요일 휴식 일을 맞아 오랜만에 서산 2군 구장을 찾았다. 그동안 휴식일이 있어도 다음 경기를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어 2군에는 제대로 신경을 쓰지 못했던 명훈이었다. 이제야 이런 여유가 생긴 것은 코칭스태프와의 갈등이 해결된 덕분이었다.


그동안 명훈은 한 그룹의 장이라는 직위의 무게감에 짓눌려 있었다. 그래서일까 모든 것을 자신의 해결해야한다는 강박에 쌓여 있었다. 그 덕에 고생은 고생대로 하면서도 주변인들에게 좋은 시선을 받지 못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김덕만 수석코치와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문제를 깨달은 명훈은 곧바로 문제해결에 나섰다.


김덕만 수석코치의 주도아래 코칭스태프들과의 면담을 가진 자리에서 명훈은 과감하게 고개를 숙였다. 명훈은 그동안의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이에 대해 정중하게 사과를 구했다. 그런 진심어린 태도가 통한 것일까. 코칭스태프들은 생각보다 쉽게 명훈의 사과를 받아들여 주었다. 그리고 이어진 것은 대화였다. 명훈과 코칭스태프는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깊은 토론을 가졌다.


이런 자리가 처음 이어서였을까. 아주 오랜 시간 수많은 이야기가 서로를 오갔고, 서로가 만족할 만큼 이야기가 진행되었을 즘 그들 사이에는 그동안 없었던 새로운 무언가가 생겨있었다. 바로 서로의 야구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었다. 그렇게 명훈은 코칭스태프들의 능력을 인정했고, 코칭스태프들 또한 명훈을 믿고 따라주기로 약속했다.


이를 계기로 알바트로스의 코치진은 좀 더 원활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당연하게도 명훈이 혼자서 모든 것을 결정할 때보다 업무처리가 효율적이었을 뿐더러 명훈의 부담 또한 많이 줄어들었다. 그 덕분에 이렇게 명훈이 2군을 돌아볼 여유가 생긴 것이었다.



****



“감독대행님 이쪽으로 오시지요.”

“음. 수비훈련 중인가 보군요.”


신임감독대행의 첫 2군 구장 방문인 만큼 이성훈 2군 감독이 직접 에스코트를 하고 있었다. 명훈은 이성훈 2군 감독의 에스코트를 받아 이형순이 수비훈련을 지켜보고 있었다. 오늘 명훈이 2군 구장을 방문한 이유는 역시 이형순을 직접 확인하기 위함이 가장 컸다.


“3루 수비가 꽤나 익숙해진 모습이군요.”

“예. 생각보다 수비적인 재능이 뛰어납니다. 포구도 안정적이고 투수출신답게 송구가 아주 좋습니다. 실전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연습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당장 1군에 올려도 문제없어 보입니다.”

“타격은 어떻습니까?”

“타격이라..”


이성훈 감독이 잠시 명훈의 얼굴을 흘깃 바라보곤 다시 말을 이었다.


“정말 이번에는 감독대행님의 혜안에 깜짝 놀랐습니다. 보통 재능이 아닙니다. 우리들끼리 있어서 솔직히 말씀드리는 겁니다만 그동안 이런 선수를 투수로 키워온 챔피언스가 바보 같다고 밖에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제가 이제껏 지도한 선수들 중에서 이정도 재능을 가진 타자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제 기대입니다만 잘만 성장한다면 알바트로스에 제2의 김박살이 탄생할지도 모릅니다.”


‘당연하지. 이미 능력치상으로는 동급이라고.’


속마음과 다르게 명훈은 짐짓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 정도 입니까?”


이성훈 2군 감독의 목소리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일단 배트스피드가 말도 안 됩니다. 아마 배트스피드만 보면 김박살보다 더 빠를지도 모릅니다. 거기에 파워도 장난이 아닙니다. 체격을 보고 어느 정도 파워를 기대하긴 했지만 이건 상상초월입니다. 속칭 걸리면 넘어간다고 하지 않습니까? 딱 그 말이 어울리는 타자입니다. 거기에 동체시력과 유연성도 체격에 비하면 상당히 뛰어난 수준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금 당장 1군에 올려서 3할을 친다고 해도 저는 놀라지 않을 겁니다. 거기에 발전하는 속도가 장난이 아닙니다. 가르치는 족족 받아드려 자기 것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정말 가르치는 맛이 나는 녀석입니다.”


잔뜩 신이 난 이성훈 2군 감독의 장단에 맞춰 명훈이 손뼉을 마주쳤다.


-짝! 짝! 짝!


“굉장하군요. 저도 기대를 하기는 했습니다만 그 정도일 줄이야. 정말 이성훈 2군 감독님께 직접 코칭을 부탁드린 것이 천만다행이었습니다. 그 정도 재능이라면 아무나 컨트롤 할 수 없었을 테지요.”


명훈의 칭찬에 머쓱하게 고개를 돌리는 이성훈 2군 감독이었다.


“뭐, 워낙 재능이 뛰어난 녀석이라. 딱히 제가 아니라도 잘 성장했을 겁니다. 그래도 제가 누구보다 기본기만큼은 철저하게 잡아두었으니 후에 그런 쪽으로는 문제가 없을 겁니다. 거기다 제가 만들어 주긴 했지만 타격 폼이 아주 끝내줍니다. 흠흠.”


아닌척하면서 자랑할건 다하는 이성훈 2군 감독의 모습에 피식 웃음을 지어보이는 명훈이었다.


‘하긴. 자신의 성과는 스스로 알려야겠지. 이전 같으면 이 감독님의 저런 모습을 좋지 않게 봤겠지? 역시 마음의 여유를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 다시는 그런 오만에 빠지지 말아야지.’


그렇게 명훈은 다시 한 번 자신의 실수를 되짚었다.


“그럼 분위기를 봐서 곧 1군으로 올리는 것으로 하지요. 당사자에게는 이성훈 2군 감독님이 미리 언질해주시겠습니까?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도 타자로는 첫 1군인만큼 마음의 준비를 철저히 시켜야 할 겁니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1군에 올라가도 문제가 없어도 확실히 정신무장 시켜놓겠습니다.”

“이형순에 대한 것은 이 감독님만 믿겠습니다. 그럼 이제 투수 쪽을 보고 싶습니다만.”

“아, 이쪽으로 오시지요. 1군에 올라갈만한 녀석들을 따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명훈이 이성훈 2군 감독을 따라 자리를 벗어 낫다.



****



명훈이 떠나고 수비훈련을 끝낸 이형순이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야. 우리 형순이 이제 수비도 장난 아닌데?”


이형순과 같이 2군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추상우가 다가와 드링크를 건넸다.


“앗! 감사합니다. 선배님!”


여전히 어리바리한 모습을 버리지 못한 이형순이 드링크를 받기위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얌마. 오버하지 마. 내가 더 놀라겠다.”

“죄송합니다. 제가 먼저 선배님께 물을 가져다 드려야 하는 건데..”

“겨우 물 한잔 주는 거 가지고 뭘. 너 근데 곧 1군 올라간다는 소문이 있더라?”

“예? 1군이요? 설마요. 타자로 전향한지도 얼마 되지도 않았고 아직 실력도 많이 모자란대요. 저보단 상우형님이 올라가신다면 모를까. 헤헤.”


추상우가 이형순의 뒤통수를 툭 쳤다.


“야! 되지도 않는 아부하지 말고. 네 실력 좋은 건 2군에 있는 녀석들이라면 이제 다 알아. 올라간다면 당연히 네가 첫 번째지. 겸손한 것도 지나치면 밉상이 되는 거 몰라?”

“죄송합니다.”


지적 한 번에 금세 소심해지는 이형순을 보며 피식 웃는 추상우였다.


“아마 소문이 확실할거야. 오늘 감독대행이 오시자마자 너부터 찾았다고 하더라고. 너라면 반드시 1군에서 한자리 차지할거라고 믿는다.”

“예. 반드시 1군에서 자리를 잡고 기다리겠습니다. 상우형님도 금방 기회가 오실 겁니다.”

“나는 알아서 잘 올라갈 테니까 걱정하지마라. 너부터 잘해. 네가 안 되면 나나 다른 애들도 안 되는 거니까.”

“예! 알겠습니다!”


마치 전장에 나서는 장수같이 결연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이형순의 모습에 재차 뒤통수를 때리는 추상우였다.


“얌마. 그렇다고 오버하진 말고! 으, 진짜 너랑 있으면 닭살이 돋는 거 같다니까.”

“헤헤. 아! 훈련 시작했습니다.”


짧은 휴식을 마치고 다시 고된 훈련을 시작하는 이형순의 마음속에서는 1군 출장에 대한 설렘과 기대가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 삼일 후 ‘내야수 이형순’이 1군으로 콜업 되었다.


작가의말

맞춤법, 오류, 오타 등의 지적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99 Nuan
    작성일
    18.05.06 10:10
    No. 1

    과감하게 -->
    진정으로 //
    정중하게 //
    솔직하게 ?
    마음을 담아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6 치매소유자
    작성일
    18.05.07 08:16
    No. 2

    과감하게는 주저없이 용기있게 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문맥 상 큰 문제가 없는 표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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