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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소유자 님의 서재입니다.

야구 감독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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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소유자
작품등록일 :
2018.04.09 10:04
최근연재일 :
2018.05.18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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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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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4.1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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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

DUMMY

며칠 후 트레이드 최종 미팅 날짜가 잡혔다. 상대 구단은 부산 골리앗스와 서울 엔젤스였다. 최초의 만남 이후 그동안 두 구단과 여러 차례 미팅을 가졌고 이제는 대략적인 틀이 잡혀진 상태였다. 아마 오늘의 만남을 통해 최종적인 결정을 하고 도장을 찍게 될 것이 분명했다. 결전의 장소로 떠나기에 앞서 박광수 감독대행은 명훈을 찾았다.


“자네는 이제부터 이 후의 문제에 대해서만 철저히 준비하도록 하게.”


박광수 감독대행의 결의에 찬 얼굴은 전쟁에 나가는 장군의 그것과 흡사했다.


“알겠습니다. 감독대행님만 믿겠습니다. 그리고 이걸..”


그런 박광수 감독대행에게 손때가 잔뜩 뭍은 한 뭉치의 자료를 건네는 명훈이었다.


“이건?”

“새롭게 얻은 정보를 갱신했습니다. 최종결정을 내리시는데 아마 도움이 되실 겁니다.”


빠르게 자료를 살펴 본 박광수 감독대행이 감탄을 터트렸다.


“도대체 자네는 이런 정보를 어디서 얻어내는지 모르겠어. 메이저에서 이쪽이 전공이었다는 말은 들었지만 정말 대단하구먼! 대단해!”


명훈이 건넨 자료에는 트레이드 후보 선수들의 최근 상태와 평가가 자세히 기록되어 있었다.

명훈이 어색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하하. 영업기밀입니다.”

“그래? 그럼, 믿어 야지.”


명훈이 건넨 정보는 명훈의 야구마스터 능력을 통해 알아낸 것들 이었다. 명훈은 그동안 트레이드 후보 선수들의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마다하지 않았다. 사실 애초에 명훈이 생각했던 것만큼 타 팀 선수들의 정보 수집이 쉽지만은 않았다.


일단 선수와 악수를 해야 정보를 확인 할 수 있는데, 알바트로스의 수석코치라는 지위 때문에 그것이 쉽지가 않았다. 알바트로스와 경기가 없는 팀의 선수는 일단 접촉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차선으로 프런트를 통해 선수의 연락처를 알아내 따로 만남을 가져보려고도 했으나, 아직 시즌이 진행 중이어서인지 아니면 괜한 오해를 사기 싫어서 인지 거절당하기 일쑤였다. 때문에 결국 알바트로스와 경기가 없었거나 2군에 있어 경기에 나오지 못한 선수의 정보는 매주 야구마스터 능력의 쿨타임이 찰 때마다 한명씩 확인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수집한 정보를 정리해서 박광수 감독대행에게 넘겨준 것이다. 명훈으로서는 더 많은 트레이드 후보 선수들의 최신정보를 확인하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자료를 읽어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두 선수만큼은 꼭 포함시켰으면 합니다.”

“그게 누군가?”

“골리앗스의 포수 장정우와 엔젤스의 투수 이횡종입니다.”

“장정우와 이횡종?”


뜻밖이라는 듯 고개를 갸웃하는 박광수 감독대행이었다.


“이횡종은 워낙 구속이 빠르니 키워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치면 이해가 된다만, 장정우라.. 이 친구는 아직 유망주 수준이라고 들었는데 말이야. 그렇다고 타격재능이 좋은 것도 아니구먼. 차라리 나이가 좀 많지만 당장 투입 가능한 용두한이 낫지 않겠나? 그 정도 나이면 3~4년은 문제없을 거라고 보는데. 게다가 1군 경험도 많지 않나.”


명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명훈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지어졌다.


“통상적인 평가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얻은 정보에 따르면 골리앗스 배터리코치는 장정우의 수비력을 용두한의 수비력보다 높게 평가한다고 합니다. 저희 팀에 가장 필요한 포수는 수비력이 좋은 포수가 아닙니까. 그렇다면 나이도 어리고 수비력도 더 좋은 평가를 받는 장정우가 딱 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최근에는 장타에 대한 포텐도 터지기 시작했다는 정보가 있습니다.”


물론 그것은 명훈이 야구마스터의 능력을 통해 알아낸 정보였다. 특히 장타에 대한 정보는 장정우 본인과 명훈밖에 모르는 사실이었다.


“그 정도 재능이면 골리앗스에서 쉽게 내주지 않을 텐데?”

“아닙니다. 그 재능을 알아 본 이는 배터리코치 한명정도에 불과하고 아직 그도 확신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더구나 골리앗스에는 강만호가 있지 않습니까.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도 강만호의 백업포수가 될 뿐이지요. 백업포수를 트레이드 카드로 이용하는 것은 별다른 출혈이 아니지요. 아마도 골리앗스는 그렇게 판단하고 있을 겁니다.”

“하긴. 골리앗스엔 강만호가 있으니까. 그나저나 이건 정말 고급정보인데? 이런 정보를 자네는 어떻게 얻어냈는지 정말 신기하구먼.”

“아까도 말했듯이 영업기밀입니다. 그래도 확실히 믿을만한 곳에서 얻은 정보이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그렇단 말이지. 그럼 이횡종도 뭔가 숨겨진 비밀이 있는 건가?”


명훈이 입가에 또 다시 예의 그 묘한 미소가 지어지기 시작했다.


“그렇습니다. 아시다시피 이횡종은 이전에도 볼스피드 하나만큼은 리그최상급이었습니다. 그러나 고질적인제구문제와 두 번의 수술내력으로 인한 내구성에 문제가 있어 만년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달고 2군을 전전하는 신세지요. 하지만 최근 투구폼을 스리쿼터형식으로 바꾼 이후로 부상 후유증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거기에 스리쿼터형식으로 바뀌면서 밋밋했던 무브먼트도 상당히 좋아졌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제구문제는 여전하다는 건가?”

“예. 아직까지 그게 문제라고 하더군요. 2군 투수코치가 제구를 잡아보려고 어떻게든 노력하고 있는데 몇 개월째 제자리걸음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하지만?”


‘하지만 내겐 야구마스터가 있지.’


명훈은 최대한 자신 있는 표정을 지었다.


“제가 책임지고 그 제구를 잡겠습니다. 구체적인 설명은 드리기 어렵지만 이전에 미국에서 유사한 사례의 선수를 지도한 경험이 있습니다. 마이너를 전전하던 만년유망주였던 그 선수는 스리쿼터로 폼을 변경하고 제 지도를 통해 제구를 잡은 뒤 지금은 메이저에서 정상급불펜으로 활약하고 있지요. 제게 약간의 시간만 주신다면 맞춤형 지도를 통해 짧은 시간 내에 제구를 잡아 낼 자신이 있습니다.


야구마스터의 능력을 알릴 수 없는 명훈의 입장 상 조금은 허술한 이야기를 지어낼 수밖에 없었다.


“그래, 박코치가 그렇게 까지 말할 정도라면 한번 믿어봐야지.”


그럼에도 박광수 감독대행을 명훈을 흔쾌히 믿어주었다.


“감사합니다. 분명 제구만 잡힌다면 이횡종은 팀의 기둥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생각보다 쉽게 설득에 성공한 명훈이 주먹을 움켜쥐었다.


‘좋아! 이횡종은 제구를 제외한 투수능력치가 엔젤스 투수 중에서도 최상급이었어. 제구만 잡으면 능력치 상으로는 웬만한 에이스급 투수가 부럽지 않을 거야.’


“알겠네. 이 두 명은 무슨 일이 있어도 포함시키도록 하지. 오히려 상대 입장에서는 좋은 카드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을 테니 협상이 더 편해지겠구먼.”


그런 박광수 감독대행의 말에 명훈이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그럴수록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요구하셔야합니다. 이번 기회에 얻어 낼 수 있는 건 최대한으로 얻어 내야 합니다.”

“하긴 그것도 그렇군. 내가 조금 안일했어. 자네 말대로 얻어낼 수 있는 건 최대한 얻어내야지. 그럼 다른 쪽 카드를 한 단계 더 높은 걸 요구해야겠군.”


이제야 안심한 듯 고개를 끄덕이는 명훈였다.


“자, 더 전해줄 말이 있는가? 어느새 시간이 이렇게 되었어. 슬슬 출발할 시간이네.”

“제가 전해 드릴 말은 다 전했습니다. 그럼 아무쪼록 좋은 성과를 얻어 내 주시길 바랍니다. 감독님만 믿겠습니다.”

“하하. 내가 한다면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지. 자네도 깜짝 놀랄만한 성과를 가져오겠어.”


그리고 그날 저녁 알바트로스와 골리앗스, 알바트로스와 엔젤스간의 대대적인 트레이드가 발표되었다.


알바트로스는 골리앗스에 팀의 간판타자 김박살을 내어주고 포수유망주 장정우와 선발투수 심수장, 조장훈을 받아냈다. 그리고 엔젤스와의 트레이드에서는 거포외야수 차진행과 투수유망주 양홍을 내어주고 투수유망주 이횡종과 베테랑 불펜투수 이동환, 그리고 발 빠른 내야수 오주환을 받아냈다.


발표 후 많은 기자들의 취재요청 속에서 박광수 감독대행은 ‘이번 트레이드는 내가 요청한 것이다. 트레이드 된 선수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을 가진다. 팀의 리빌딩을 위한 숭고한 희생과 결단이었다.’ 라는 짧은 멘트를 남겼다.


그야말로 파격이라는 단어로 밖에 설명할 수 없는 알바트로스의 트레이드가 발표되고 한동안 포털사이트의 스포츠란은 알바트로스의 트레이드 기사로 도배되었다. 무엇보다 김박살이라는 리그 최정상급 스타선수가 트레이드 카드로 이용됐다는 것 자체가 야구 판에 큰 충격을 주었다. 게다가 그 규모가 무려 1군주전급 선수가 8명이나 포함 된 유례없이 큰 규모였기 때문에 모든 야구관계자와 팬들이 이번 트레이드에 대한 뜨거운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었다.


야구칼럼리스트와 기자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이번 트레이드의 승자로 알바트로스를 손을 들어주고 있었는데 무엇보다 선발 두 명을 포함해 1군급 투수를 세 명이나 얻은 점을 높게 샀다. 또한 포수유망주와 준수한 유격수를 받아 냄으로써 팀의 약점을 잘 매웠다는 판단을 내렸다. 다만 이횡종에 대해서는 의문을 던졌는데, 과연 양홍을 내어주면서까지 받을 필요가 있었냐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는 팀의 미래를 위해 현재의 흥행을 책임질 스타선수를 포기했다는 점에서 알바트로스가 큰 결단을 내렸다는 평가를 내렸다.


반면에 팬들의 여론은 부정적인 평가가 대다수를 이루고 있었다. 일단 무엇보다 팀의 프렌차이즈스타이자 리그최고의 타자라고 추앙받는 김박살을 타 팀에 내워줬다는 것이 팬들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대다수는 구단이 김박살의 높은 연봉이 부담되어 팔아넘긴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실인 냥 받아들이고 있었다.


일부에서는 감독의 멘트를 인용해 팀의 리빌딩을 위해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했다는 것에는 동의하기도 했지만, 하필이면 그것이 김박살이어야 했는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더구나 엔젤스와 트레이드에서는 보는 시각에 따라 오히려 손해가 아니냐는 말도 나오는 실정이었기에, 갈수록 트레이드를 요청한 코칭스태프에 대한 팬들의 분노는 점점 거세져만 갔다. 거기에 골리앗스와 엔젤스 팬들의 여론까지 더해져 누군가의 확실한 해명을 촉구하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었다.


작가의말

맞춤법, 오류, 오타 등의 지적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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