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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소유자 님의 서재입니다.

야구 감독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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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소유자
작품등록일 :
2018.04.09 10:04
최근연재일 :
2018.05.18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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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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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09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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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회

DUMMY

알바트로스의 스프링캠프 전지훈련 준비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기간은 40일. 훈련 장소는 이전 마무리훈련을 했던 오키나와로 결정되었고, 세부적인 훈련 계획과 다른 프로팀과의 연습경기 일정도 모두 짜여졌다. 이제 남은 것 마지막 참가 인원을 결정하는 것뿐이었다.


이미 대부분의 참가 인원은 코치진과의 상의로 결정 된 상태였고, 남은 것은 신인 투수를 위한 한자리였다. 그것에 관해서는 자신이 최종선택을 하겠노라고 코치진에게 미리 양해를 구한 명훈이었다.


사실 최근 한국프로야구 흐름에서 신인을 스프링캠프에 참여 시키는 것은 의외로 흔한 일이 아니었다. 어떤 선수를 스프링캠프에 참여 시킨다는 것은 그 선수를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시즌에서 팀 전력 중 하나로 포함시킨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었다.


10년 전이라면 갓 계약한 신인 선수들이 바로 곧바로 리그에 데뷔하는 경우가 흔했다. 하지만 2010년대에 들어서고 부터는 웬만한 역대급 재능이 아니고서는 최소 2~3년은 2군에서 묵히는 것이 일반적인 것이 되었다. 비싼 몸값과 용병 등으로 인해 이전에 비해 아마와 프로의 차이가 더욱 벌어졌기 때문이었다. 그만큼 신인들이 곧바로 프로에 적응하기는 힘들어졌다.


그럼에도 명훈이 신인 투수를 스프링캠프에 포함시키려는 것은 그만큼 팀에 투수가 모자라기 때문이었다.


최근 몇 년간 알바트로스의 가장 큰 약점이 바로 선발진이었다. 토종선수 중에는 팀을 대표할만한 선발투수가 한명도 없었고, 그나마 기대했던 용병 농사조차 연달아 실패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올 시즌도 마찬가지였다. 용병 투수의 성공여부는 시즌이 시작하기 전까지는 알 수 없었고, 나머지 3자리의 선발진은 여전히 오리무중이었다. 게다가 작년 팀 선발진의 한 축이었던 김학민, 임가영이 상무로 입대하면서 당장 5선발을 꾸리는 것 자체가 힘든 상황이었다.


작년 에이스로 급부상한 이횡종과 FA로 영입한 배왕수가 선발진의 한 자리를 맡아 준다고 해도 여전히 투수가 모자랐다. 팀 자체적으로 키우던 선발후보들은 많았지만 그 중 선발진에 자리를 잡은 투수는 한명도 없었다. 올 시즌도 남은 선발 한자리는 여러 선발후보들이 돌아가면서 메워야 할 처지였다.


이런 상황이니 신인 중에서 누군가 선발진의 한자리를 꿰차줄 수만 있다면 그야말로 베스트 중의 베스트였다.


‘거기까진 바라지도 않아.’


명훈도 현실적으로 신인 투수에게 큰 기대를 하진 않았다. 혹시나 하는 기대도 있지만, 그저 5선발후보로서 경쟁하면서 롱릴리프로서의 역할 정도를 바랄 뿐이었다. 물론 그 역할 또한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만큼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는 심사숙고가 필요했다.


‘누가 좋을까..’


명훈이 마지막까지 고민하는 대상은 1차지명은 받은 지역구 유망주 좌완 김범주와 2차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전국구 우완 김민욱이었다. 두 선수는 무려 2억이라는 계약금을 주고 계약한 올 시즌 알바트로스의 최고의 유망주들이었다. 둘을 제외한 나머지 신인 선수들은 아직 담금질이 더 필요했기에 제외되었다.


‘하나는 무난한 좌완 유망주,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부상 경력이 있는 전국구 우완 이라..’


둘의 장단점은 명확했다. 김범주는 좌완이라는 장점 외에는 1군에서 써먹기에는 육체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모든 면에서 모자랐다. 140km대 중반에 달하는 포심의 구위는 쓸 만했지만 제구가 불안정 했고, 그를 받쳐줄 변화구 또한 아직 미숙했다. 슬라이더, 포크, 커브라는 나름대로 여러 가지 구종을 가졌지만 결코 프로에서 통할 만큼의 수준은 아니었다. 이런 단점이 짧은 전지훈련 기간 동안 고쳐지길 바라는 것은 요행을 바라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분명 김범주를 제대로 써먹기 위해서는 최소한 몇 개월의 시간이 필요했다.


반면 김민욱은 그 앞에 붙은 전국구라는 명칭에 어울리게 당장이라도 1군에서 써먹을 만한 구위와 체격을 갖춘 투수였다. 최대 150km에 달하는 구속과 묵직한 구위를 가진 포심은 프로에서도 충분히 통할만했다. 거기에 제구가 다소 불안하지만 커다란 낙폭을 가진 커브 역시 기대해볼만한 공이었다. 다만 토미존 수술을 받고 재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시즌을 치를 만한 몸이 만들어지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였다.


‘누굴 택하더라도 풀 시즌은 불가능해.’

‘둘에게 필요한 것을 생각하자.’

‘아직 미완성인 김범주에겐 체계적인 훈련시스템이 필요해. 그런 면에서 전지훈련보단 육성군에서 전담코치를 붙여 훈련받게 하는 게 낫겠지.’

‘김민욱에겐 필요한건 잊었던 실전감각이야. 전지훈련 기간에 잡힌 연습경기가 총 6경기니까 실전 감각을 찾기에는 적당하겠어. 뭐, 후반기에 체력이 떨어지면 미리 시즌 아웃시키는 방법도 있으니까.’


장고를 거듭하던 명훈이 끝내 결정을 내렸다. 명훈이 전지훈련 명단 마지막에 김민욱의 이름을 적었다.


‘그래. 전반기는 김민욱으로 가고, 김범주는 후반기에 올리자.’


시즌을 반으로 나눠 두 선수에게 투수진의 한 자리를 맡기기로 결정한 명훈이었다.


그리고 명훈이 이런 결정인 내린 배경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불펜으로 쓸 것도 생각해야지. 팀에 좌완이 너무 많아졌어.’


그랬다. FA영입으로 1군 불펜진에 좌완 권민이 추가되면서 불펜으로 보직을 변경한 유창석과 기존의 좌완불펜의 에이스 박중진까지 더해 좌완 불펜이 무려 3명이나 되어버린 것이다. 보통 투수 12명을 1군 로스터에 넣는다고 하면 선발은 5명, 불펜은 7명을 두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 중에 좌완 불펜에 이미 3자리가 찬 것이다. 웬만하면 좌완 불펜은 3명으로 충분했기에 우완투수를 합류시키는 것이 맞았다.


그렇게 김민욱은 명훈의 기대주로 선택되었다.



****



김민욱을 마지막으로 스프링캠프 전지훈련 참가 인원 총58명의 명단이 결정되었다. 일부 부상으로 제외된 선수를 제외한 1군과 2군의 거의 모든 선수, 거기에 추가로 올 시즌 계약한 신인선수 1명까지 포함된 대규모의 선수단이었다.


역대 최다 인원이 참가한 전지훈련인 만큼 팬들의 기대가 남달랐다. 그리고 그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명훈은 전지훈련에 앞서 인터뷰를 가졌다.


-안녕하십니까. 알바트로스의 신인감독 박명훈입니다.

-질문 드리겠습니다. 이번 전지훈련 참가 인원이 무려 58명이나 되는데요. 팀 역대 최다 인원입니다. 이렇게 많은 인원이 참가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간단합니다. 옥석을 가리기 위해서입니다.

-옥석이라고요?

-그렇습니다. 누가 팀의 주전으로서 진정으로 어울리는 선수인지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 확실히 가려낼 것입니다.

-그 말은 더 이상 선수들의 이름값으로 판단하지 않겠다는 의미인가요?

-그렇습니다. 이름값과 몸값으로 라인업을 짜는 것은 오래 된 적폐에 불과합니다. 알바트로스가 앞으로 나아가기위해선 새로운 동력, 새로운 시도가 필요합니다. 이번 전지훈련을 그 시발점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굉장한 포부이신데요. 하지만 갑작스러운 변화는 선수들에게 혼란이 되지 않을까요? 일부는 불만을 가지는 선수들도 있을 거라 생각되는데요. 그 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리 선수들을 모두 프로입니다. 그리고 프로의 세계에서 경쟁은 당연한 일입니다. 경쟁에 거부감을 가진다면 더 이상 프로가 아니겠지요. 저는 제 선수들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이 부분의 대해서는 더 이상 질문을 받지 않겠습니다.

-감독님의 확고한 야구관이 느껴지는 답변이네요. 그런 말씀을 들으니 알바트로스의 팬으로서 이번 시즌이 굉장히 기대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시즌 알바트로스의 달라진 모습을 기대하는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언제나 응원해주시는 팬 분들께 부끄럽지 않은 야구를 보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명훈의 인터뷰는 대다수의 팬들의 지지를 받았다. 그만큼 그동안 알바트로스의 주전이었던 선수들이 오랫동안 제대로 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기에 팬들이 불만이 그만큼 쌓여있던 탓이었다. 팬들은 이번 기회에 팀이 새롭게 태어나길 바랐다. 그리고 그런 바람은 명훈의 의지와 일치했다.


명훈은 전지훈련을 떠나는 출정식에서 선수단에 다시 한 번 자신의 의지를 전달했다.


-이번 전지훈련 동안 1군과 2군, 주전과 비 주전의 구분은 없다.

-오로지 전지훈련의 성과에 따라 올 시즌 개막 로스터를 결정하겠다.

-기회는 모두에게 평등하다.


그런 명훈의 의지가 선수단을 불타오르게 만들었다.


베테랑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후보 선수는 그 자리를 빼앗기 위해.


선수단은 결의에 찬 눈빛으로 오키나와 전지훈련에 돌입했다.


작가의말

맞춤법, 오류, 오타 등의 지적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예정보다 일이 하루 더 길어졌습니다. 그로인해 연재가 하루 늦어진 점 사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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