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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소유자 님의 서재입니다.

야구 감독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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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소유자
작품등록일 :
2018.04.09 10:04
최근연재일 :
2018.05.18 19:28
연재수 :
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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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691
추천수 :
350
글자수 :
150,715

작성
18.04.26 17:05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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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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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19회

DUMMY

두 선수를 만나 개명찬스를 사용한 바로 다음날. 명훈은 도미니카에 도착해있었다. 도미니카는 중남미 국가 중에서도 가장 많은 메이저리그를 배출한 곳으로 그만큼 선수층이 풍부해 한국프로야구구단들이 용병계약을 위해 가장 많이 찾는 곳이기도 했다.


“마르코! 좀 더 서두를 수 없어?”


재촉하는 명훈을 힐긋 쳐다보곤 여전히 느긋한 자세로 점심식사를 준비하는 남자. 그는 용병선택을 위해 도미니카로 떠난 명훈에게 구단에서 제공한 현지 통역 겸 브로커 마르코였다.

그의 부모님은 한국인 이민자로 사업차 도미니카를 찾은 뒤 현지에 눌러앉은 케이스였다. 마르코는 일반적인 이민 2세답지 않게 부모님으로부터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모국어를 배웠다. 덕분에 도미니카에선 흔치않은 한국어 능력자가 되어 도미니카를 방문하는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었다. 그중 한국프로야구구단에게 용병선수와 에이전트를 소개시켜주는 것은 그의 주요 사업 중 하나였다. 그게 가능했던 것은 그가 한 때 마이너리그에서 야구선수로서 활동했던 인맥덕분이었다.


“헤이! 미스터 팍 그렇게 꽁지에 불붙은 쥐새끼처럼 급하게 움직일 필요는 없다고. 경기가 시작하려면 아직도 2시간이나 남았다니까. 천천히 배부터 채우고 움직이자고.”


그렇게 말한 마르코는 느긋하게 빵에 잼을 발라 입으로 가져갔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마르코의 말대로 경기시작 일찍부터 경기장에 찾아 갈 필요는 없었다.


‘나는 가서 악수만 하면 된다고!’


하지만 명훈에겐 야구마스터의 능력이 있었다. 애초에 명훈은 예정된 경기를 끝까지 다 볼 생각이 없었다. 명훈의 계획은 경기 시작 전 미리 선수들을 만나 야구마스터의 능력을 사용해 선수들의 정보를 얻은 뒤 바로 다음 경기장으로 떠나는 것이었다.

물론 그런 사정을 마르코에게 말할 수는 없으니 명훈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부글부글 끓는 속을 다스리며 명훈은 마르코의 점심식사가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젠장! 마음 같아선 혼자서라도 찾아가고 싶지만 그랬다간 십중팔구 길 잃은 미아 신세가 될 테니 어쩔 수 없이 저 느림보의 식사를 기다려야겠군.’


명훈의 마음이 이렇게 급해진 것은 그에게 주어진 시간이 무척 촉박하기 때문이었다.

일반적으로 도미니카를 비롯한 북중미와 남미국가들의 윈터리그는 10월 중순부터 시작해 1월말 즈음에 끝이 난다. 스카우트들은 윈터리그가 진행되는 동안 미리 점찍어 뒀던 주요 선수들의 현재기량을 확인하고, 그 정보를 건네받은 구단프런트는 전지훈련이 시작되는 1월초까지 용병선수들과 계약을 진행하는 것이다. 물론 그전에 일찍 계약을 마치고 빠르게 용병선수를 팀에 합류시키는 것이 베스트였지만 보통은 고르고 골라 신중하게 결정하기 때문에 계약이 12월까지 늦춰지는 것이 다반사였다.


하지만 명훈은 알바트로스의 감독의 입장이었다. 전지훈련에 앞서 이런저런 처리할 업무가 많은 명훈으로서는 11월말까지 한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결국 명훈에게 용병을 고를 수 있는 시간은 채 1달이 되지 않는 다는 의미였다.


그럼에도 명훈이 단장과 거래를 통해 용병선택에 대한 권한을 이임 받은 것은 자신의 야구마스터의 능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명훈은 구단이 정리해준 주요선수들 뿐만 아니라 리그에 참가하는 대부분의 선수들을 대상으로 스카우팅을 할 계획이었다.


마르코를 꾸준히 재촉한 덕분일까. 다행히 명훈은 자신이 원했던 대로 경기시작 30분전 경기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미스터 팍이 왜 이렇게 급한 건지 도무지 모르겠네. 지금 와봤자 볼 수 있는 건 거의 없다고. 혹시 미스터 팍은 이 팀의 팬 인거야? 선수들에게 기념사인 이라도 받고 싶은 거야?”


예정보다 빠르게 일정을 시작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이동하는 내내 불평을 토하는 마르코였다. 그런 마르코의 불만을 무시한 채 명훈은 오늘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있는 라커룸으로 향했다.

마르코와 동행했기 때문인지 낯선 동양인이 팀의 라커룸에 들어오는데 별다른 저항은 없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경기를 앞두고 몸을 풀러 나가서인지 라커룸 안에는 대여섯 명의 선수만이 남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다행히 그중에는 구단이 보내준 정보에서 주요선수로 표시된 선수 또한 포함되어 있었다. 2미터에 달하는 큰 키에 금발의 긴 머리가 인상적인 백인이었다. 구단과 미리 얘기가 있었는지 선수의 얼굴을 확인한 마르코가 먼저 앞으로 나섰다.


“헤이! 미구엘 오랜만이야. 오우! 여전히 끝내주는 머리카락인걸!”

“오! 마르코! 너 역시 오랜만에 봐도 그 입담은 여전하군.”


한 차례 포옹으로 미구엘과의 친분을 과시한 마르코가 명훈을 소개했다.


“이쪽은 한국프로야구 알바트로스의 미스터 팍이야. 네가 가끔 보는 그저 그런 일반 스카우트가 아니라 이쪽은 무려 감독님이라고. 미스터 팍한테 잘만 보이면 네 한국행은 무조건 확정이야. 하하!”


마치 감독인 명훈을 여기까지 데려온 것이 자신의 능력인 냥 말하는 마르코. 그런 마르코의 말에 미구엘의 눈빛이 달라졌다.

메이저리그에 올라갈 가능성이 적은 도미니카리그선수들에게 한국프로야구 진출은 최고의 플랜B중 하나였다. 한국에서 1~2년 정도만 선수생활을 하면 금전적으로 충분히 후일을 대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전에 한국을 경험한 선수들의 평이 워낙 좋았기에 기회가 된다면 대부분의 선수들은 한국행을 웬만해선 마다하지 않았다.


“미스터 팍 이쪽 정보는 잘 알고 있겠지? 오늘 경기에서 이 친구가 선발등판이야. 눈 크게 뜨고 잘 봐두라고 지금 팀 ‘토로스 델 에스테’에서 가장 잘나가는 투수니까.”


마르코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인 명훈이 미리 연습해둔 어설픈 스페인어로 미구엘에게 인사를 건넸다.


“반갑습니다. 박명훈입니다.”

“반갑습니다. 미구엘 올리베이라입니다.”


통성명과 함께 자연스레 건넨 명훈의 악수를 받아들이는 미구엘. 명훈은 재빨리 야구마스터의 능력을 사용했다.


‘토로스 델 에스테 미구엘 올리베이라 정보 확인!’


[해당 선수는 정보열람이 불가합니다.]

[해외리그선수의 정보열람은 야구마스터 3등급부터 가능합니다.]

[단, 해당선수가 한국프로야구구단과 용병계약을 마친 이후에는 정상적으로 정보를 열람할 수 있습니다.]


‘뭐라고?’


육성으로 비명이 튀어나올 번 한 것을 겨우 참아 낸 명훈. 하지만 그 흔들림을 모두 숨길 수는 없었다.


“뭐야?”


통성명 이후 갑자기 굳은 표정을 지어보이는 명훈의 태도에 미구엘은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계속된 명훈의 침묵에 미구엘이 얼굴이 더욱 일그러지려는 찰나. 마르코가 둘의 사이에 끼어들었다. 과장된 몸짓으로 명훈의 어깨를 감싸며 호들갑을 떠는 마르코.


“헤이! 미스터 팍! 왜 그래? 갑자기 배라도 아픈 거야? 내가 그러니까 점심은 천천히 먹어야한다고 했잖아. 이래서 한국인들의 빨리빨리는 문제라니까. 하하.”


그런 마르코 덕분에 정신을 차린 명훈이 이내 상황을 파악했다.


'아차!'


명훈은 미구엘을 향해 고개를 숙여 정중히 미안함을 표했다.


“아! 미안합니다. 갑자기 좋지 않은 일이 떠올라서 말이죠. 정말 실례했습니다.”


누가 봐도 급조한 핑계였다. 하지만 마르코가 통역을 그럴싸하게 잘 해준 것인지 아니면 고개까지 숙인 명훈의 정중함이 먹힌 것인지 모르겠지만 미구엘은 이내 미소를 지으며 괜찮다는 제스처를 취해보였다.


“어차피 그쪽은 제 경기를 보러 온 거 아닌가요? 지금 문제가 있다면 해결하고 오세요. 단, 경기 시작 전까지는 꼭 돌아와야 합니다. 제가 활약하는 모습을 놓치면 안 되니까요.”


그렇게 미구엘은 경기를 준비하기위해 밖으로 나갔다.


“미스터 팍 진짜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건 아니지?


미구엘이 라커룸 밖으로 나가자마자 명훈의 상태를 확인하는 마르코. 그런 마르코의 얼굴을 잠시 동안 멍하니 쳐다보던 명훈이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물론. 자네 말대로 갑자기 배가 아팠던 모양이야. 지금은 괜찮아.”


그런 명훈의 모습이 썩 믿음직스럽지 못했던 걸까.


“몸이 많이 안 좋으면 오늘은 그냥 쉬는 게 어때? 이제 첫날이라고. 앞일을 생각해서 몸 관리를 잘해야지. 뭐하면 오늘 한 경기 정도는 내가 풀로 찍어 줄 수도 있다고.”


명훈을 대신해 경기를 영상으로 남겨주겠다는 마르코의 친절에 명훈은 씁쓸한 미소로 거절을 표했다.


“정말 괜찮아. 여기까지 왔는데 경기는 내 눈으로 직접 봐야지.”


명훈의 원래 계획대로라면 그러지 않았겠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야구마스터의 능력을 활용할 수 없는 지금. 명훈은 누구보다 열심히 경기를 지켜봐야했다.


그렇게 도미니카에 도착한 첫날. 명훈은 대위기에 봉착했다.


작가의말

맞춤법, 오류, 오타 등의 지적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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