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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소유자 님의 서재입니다.

야구 감독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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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소유자
작품등록일 :
2018.04.09 10:04
최근연재일 :
2018.05.18 19:28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39,694
추천수 :
350
글자수 :
150,715

작성
18.04.27 17:05
조회
989
추천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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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20회

DUMMY

명훈은 미구엘과의 약속대로 그날 토로스 델 에스테의 경기를 마지막까지 지켜보았다.

미구엘은 자신의 호언장담대로 굉장히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었다. 8이닝 4피안타 무실점. 미구엘은 압도적인 활약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150을 넘나드는 강속구. 빠르고 크게 휘는 하드슬라이더. 제구가 조금 아쉬웠지만 앞선 두 구종의 강력함만으로도 미구엘은 누가 봐도 좋은 투수였고 충분히 한국프로야구에서 시험해볼만한 선수였다.

그럼에도 명훈은 미구엘을 선택하지 않았다. 아니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 야구마스터의 능력이 제한된 명훈은 스스로 자신의 판단을 믿을 수 없었던 것이다.


‘오늘은 그냥 운이 좋았던 거 아닐까?’

‘숨겨진 부상이나 단점이 있을지도 몰라’

‘젠장! 야구마스터로 확인만 할 수 있다면!’


처음에는 명훈도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다. 야구마스터의 능력을 사용할 순 없었지만 그 동안 쌓은 야구지식을 활용해 정보를 구분하고 하루 종일 영상을 보고 경기를 참관하며 선수를 파악했다. 그리고 명훈이 내린 결론은.


‘지금 내 능력으로 제대로 된 판단은 불가능하다.’


세간에 알려진 사실과 달리 스카우트 경험이 전무 한 명훈이 한 달 만에 낯선 외국에서 용병계약을 진행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임무였다.


‘망할! 등급제한 같은 건 미리미리 알려줬어야지!’

‘어떡하지? 그냥 다시 한국에 돌아가서 구단에 부탁해야 하나?’

‘이제 와서?’

‘그건 안 돼! 그 여우같은 단장에게 약점을 잡히면 무슨 일을 당할지 몰라!’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는데?’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을 때. 명훈은 점점 깊고 깊은 좌절의 늪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었다.


‘더 이상 경기를 봐봤자 의미 없어. 내가 본다고 뭘 알겠어?’


자신감을 상실한 명훈은 어느 순간부터 더 이상 마르코를 부르지 않았고 더 이상 경기장을 찾지 않았다.


‘그냥 적당히 며칠 쉬다가 돌아가서 구단에 맡기자.’


그렇게 명훈이 호텔에 처박혀 있던 4일 째.

하늘은 명훈을 버리지 않았다.


간단히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호텔 앞을 서성이던 명훈은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백인 한명을 볼 수 있었다. 그 정체는 몇 년 전 알바트로스에서 용병으로 활약했던 바스였다.


그리고 팬의 입장에서 반가운 마음에 명훈이 바스에게 악수를 청한 그 순간. 명훈은 직감적으로 바스에게 야구마스터의 능력이 적용됨을 알 수 있었다.


‘이전에 한국프로야구에 진출했었던 용병선수에겐 내 야구마스터능력이 통할지도 몰라!’


짙은 어둠속에서 한줄기 희망을 발견한 명훈은 이 사실을 깨닫자마자 마르코를 재촉해 이전에 한국프로야구에 진출했었던 선수 몇 명과의 미팅을 요구했다.

마르코는 며칠 만에 연락한 명훈의 요구를 아무 말 없이 단 하루 만에 처리해주었다.

그 결과는 명훈의 기대대로였다. 이전에 단 한번이라도 한국프로야구구단과 계약을 했던 용병선수라면 야구마스터를 통한 정보열람이 가능했던 것이다.


이후 명훈은 마르코를 더욱 재촉했다.

도미니카뿐만 아니라 북미, 북중미, 중남미, 심지어 유럽에 이르기까지 한번이라도 한국프로야구에 진출했던 선수라면 한명도 거르지 않고 모든 선수들과 미팅을 가지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 명훈에 재촉에 마르코는 밤낮으로 전화를 부여잡고 선수들과 에이전트에 연락을 보내야했다.


그 결과 명훈 귀국을 일주일 앞두고 한명의 선수를 찾을 수 있었다.

그 선수는 바로 저스틴 매니. 2011시즌 돌핀스의 대체외국인 선수로 한국프로야구에 데뷔한 투수였다. 매니는 짧은 기간 동안이지만 2점대 평균자책점의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연봉협상에서 지나친 고액연봉을 요구한 탓에 돌핀스와의 재계약에 실패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매니 스스로가 메이저에 대한 열망이 컸다는 후문이 있었지.’


그렇게 미국으로 돌아간 매니는 절치부심해 보스턴에서 메이저리그의 문턱을 밟는데 성공하지만 그 성과는 좋지 못했다. 이후 트레이드로 여러 팀의 마이너를 전전하면서 메이저 재진입을 노렸고, 올 시즌 드디어 텍사스에서 메이저로 다시 콜업 되었지만 너무나 실망스러운 데뷔전을 보여주곤 1주일 만에 바로 방출 되어 현재까지 무적의 상태였다.


[선수명 : 저스틴 매니(우투우타)] [나이 : 31] [국적 : 미국][키 : 183cm] [체중 : 80kg]

[주 포지션 : 선발투수] [선수 선호 포지션 : 선발투수] [추천 포지션 : 선발투수]

[잠재력 : 상(KBO기준)] [특성 : 팔색조] [컨디션 : 상]

[상태 : 새로운 계약에 대한 욕구가 왕성하다.]

[투수능력치 : 포심(구속 Max142 제구 80 무브먼트 75)

투심(구속 Max138 제구 75 무브먼트 70)

컷패스트볼(구속 Max135 제구 75 무브먼트 70)

슬라이더(구속 Max125 제구 75 무브먼트 75)

체인지업(구속 Max110 제구 80 무브먼트 85)

커브(구속 Max100 제구 80 무브먼트 90)

정신력 77(↓)]


* [팔색조 : 다양한 구종을 항상 같은 폼으로 던질 수 있다.]


능력치에서 보이는 대로 매니의 구속은 용병치곤 조금 느린 편이었지만 제구가 좋고 공의 변화가 뛰어났다. 흔히들 말하는 팔색조 투수였다. 그래서 인지 아예 특성 자체가 팔색조였다.


‘KBO기준이면 구속도 저 정도면 충분해. 애초에 이전에 돌핀스에서 보여준 게 있었잖아.’


명훈이 여러 선수들 중에서 매니를 선택한 이유는 안정성에 있었다. 매니는 크게 두가지면에서 어느 정도 안정성이 확정된 카드였다.


첫 번째, 짧은 기간이었지만 매니가 이미 한번 한국프로야구를 경험해보았다는 점. 수많은 용병선수들이 넘치는 재능에도 불구하고 리그적응에 실패해 별 성과 없이 허무하게 고국으로 돌아간 사례는 무척이나 많았다. 그런 의미에서 따로 적응문제를 걱정할 필요가 없는 매니는 그것만으로도 큰 장점이 되었다.


그리고 두 번째, 매니의 투구스타일이 전형적인 기교파라는 것. 일반적으로 기교파 투수는 기복이 적고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 알바트로스 선발진에 고정이라고 할 만한 선수는 이횡종을 제외하곤 전무했다. 고로 알바트로스에겐 무엇보다 안정적이고 꾸준한 선발투수가 필요하다는 의미였다. 매니는 그런 조건에 정확히 부합하는 투수였다.


‘가장 마음에 드는 건 따로 있지.’


그리고 또 한 가지. 매니는 당장 내년 시즌 경기에 뛰기 위한 계약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그 점을 잘만 이용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계약이 가능할 것이라는 명훈의 판단이었다.


그 예상대로 첫 협상에서 매니가 요구한 금액은 비슷한 능력치의 다른 투수들의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 이것은 다른 의미에서 중요했다.


올 시즌 알바트로스 구단이 용병계약을 위해 책정한 예산은 총250만 달러였다. 여기서 작년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었던 용병타자 뿌에에게 최소 150만 달러는 안겨줘야 하는 상황이니 결국 나머지 투수 두 명을 100만 달러의 예산만으로 영입해야하는 상황이었다.


만약 매니를 기준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영입할 수 있다면 다른 한명의 투수를 영입 하는데 있어 좀 더 선택지가 다양해질 것은 분명했다.



****



명훈이 예상했던 대로 매니는 무척이나 계약에 다급한 상황이었고, 명훈과 구단은 그 점을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그렇게 협상 이틀 만에 매니는 백기를 들고 구단이 원하는 대로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계약금10만 달러, 연봉20만 달러. 최근 치솟는 용병들의 몸값을 생각하면 무척이나 저렴한 금액인 것이 분명했다.


매니와의 계약 결과에 만족한 명훈은 더욱 열정적으로 움직였다. 하지만 명훈에겐 현실적인 시간이 너무 모자랐다. 그렇지 않아도 짧았던 일정이었는데 중간에 허비한 기간이 너무 길었던 것이다. 그렇게 명훈은 매니 이외의 다른 적절한 선수를 찾는데 실패했다. 결국 명훈은 남은 투수 한명에 대한 계약을 포기하고 기껏 얻은 권한을 구단프런트에게 다시 넘겨줘야만했다.


그렇게 큰 목표를 가지고 떠났던 명훈의 도미니카 행은 별 다른 소득을 얻지 못한 채 마무리 되었다. 오히려 프런트와의 힘겨루기에서 빈틈을 제공한 꼴이 되었으니 실패에 가까운 결과였다.


‘욕심이 독이 되었어.’


그나마 매니 한명을 건진 것으로 프런트에게 용병선택권한을 받아낸 것에 대한 체면치례는 하였지만 그마저도 올 시즌 매니가 좋은 성적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구단 내에서 명훈이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 분명했다.


‘이런 실수는 한번으로 족해.’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있었지만 그것에 대해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것은 결국 명훈의 실력이었다.


‘나도 모르게 자만한 건가.’


마지막 한달 간의 성공으로 명훈은 자신도 모르게 어느새 자만의 늪에 발을 들이고 있었다.


‘한심한 놈! 그게 온전한 내 실력일 리가 있나! 박명훈 넌 아직도 배울게 많은 초보 감독이야. 더 노력해야해!’


이번 일을 계기로 명훈은 다시금 마음을 가다듬었다.


‘야구마스터 능력은 보너스에 불과해. 결국 메인은 나야. 감독으로서의 내 능력을 키우는데 소홀히 하지말자.’


작가의말

맞춤법, 오류, 오타 등의 지적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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