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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소유자 님의 서재입니다.

야구 감독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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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소유자
작품등록일 :
2018.04.09 10:04
최근연재일 :
2018.05.18 19:28
연재수 :
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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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703
추천수 :
350
글자수 :
150,715

작성
18.04.23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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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6회

DUMMY

10연승을 달성한 그날. 알바트로스의 선수와 코치진 모두가 4년만의 10연승으로 기쁨을 누리고 있을 때. 명훈은 혼자 조용히 감독실로 향했다.


‘갑자기 예고도 없이 승급이라니!’


명훈은 두근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변화를 확인했다.


‘알바트로스 박명훈 정보 확인’


[성명 : 박명훈] [나이 : 35] [키 : 184cm] [체중 : 85kg]

[보직 : 알바트로스 감독대행] [특성 : 야구마스터(4등급)] [컨디션 : 중]

[상태 : 체력적으로 지친상태.]

[부여능력치 : 10/20(한 대상에게 최대10)]

[개명찬스 : 0/2]


[야구마스터(4등급) : 야구관련 종사자의 정보를 확인 할 수 있다. 능력치를 부여, 회수 할 수 있다.(조건을 만족하여 등급이 오르면 능력이 강화되고 새로운 능력이 추가된다). 개명찬스를 2회 사용할 수 있다.]


[개명찬스 : 선수의 이름을 개명한다. 모든 능력치가 랜덤 재분배된다. (적응기간 1개월간 경기 출장 불가)]


야구마스터 등급이 4등급이 되면서 개명찬스라는 새로운 능력이 생겼고, 기존의 부여능력치가 새롭게 10포인트 추가 되었다.


‘남은 경기가 17경기뿐이라는 게 너무 아쉽다.’


새로운 능력을 확인한 명훈이 장고에 빠졌다.


‘지금 당장 사용할까?’

‘지금 팀 성적이 49승1무61패니까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14~15승정도 하면 플레이오프 진출이 가능할지도 모르겠어.’

‘아니야. 10연승을 한 것도 정말 운이 많이 따라 준거야. 이제 기세도 어느 정도 수그러들었고 지금 우리 팀의 전력으로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7할 이상 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해.’

‘음, 그러면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반타작을 한다고 치면 6위 정도인가. 새로운 능력을 사용하면 잘하면 5위까지는 가능하겠군.’

‘5위라.. 그게 의미가 있을까? 플레이오프 진출이 가능한 4위가 아니라면 사실상 순위는 의미가 없어. 그럴 거면 내년을 위해 전력을 아껴두는 게 맞아.’

‘하지만 그 순위로 내가 내년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렇게 명훈이 한참 고민에 빠져있을 때. 알바트로스의 단장 노재명 역시 중대한 결정을 앞두고 고민에 빠져있었다. 그런 노재명 단장의 맞은편에는 중년의 한 남자가 있었다.


남자는 이름은 최성호. 한국프로야구 초기에 짧게 프로선수로 활동했던 사람으로 그렇게 유명한 스타도 아니었고 알바트로스 출신도 아니었지만 그는 은퇴 후 알바트로스 구단의 지원을 받아 수년간 지도자 수업을 받았다. 흔히들 말하는 구단에서 밀어주는 사람이었다.


“원래대로라면 시즌 종료 후에 박명훈을 갈아치우고 자네를 감독으로 선임하려고 했었지.”


그게 가능했던 이유는 그가 노재명 단장의 고등학교 후배였기 때문. 그는 능력을 떠나 노재명 단장의 명령이라면 그것이 어떤 것이든 따르는 사람이었기에 노재명 단장은 그를 대단히 신뢰하고 있었다. 예정대로라면 그는 수년간에 걸친 충성의 대가로 알바트로스의 감독 자리에 올라야했다.


“하지만 상황이 묘해졌단 말이지. 박명훈이 내 생각보다 제법 능력이 있었단 말이야.”


그런 노재명 단장에 말에 최성호가 반박했다.


“절대 그 놈의 실력이 아닙니다. 놈은 단지 운이 조금 좋았을 뿐입니다.”


노재명 단장의 말이라면 어떤 말이던 예스맨이 되는 최성호였기에 흔히 보여주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만큼 이번 감독 자리에 대한 최성호의 기대가 컸다는 의미였다.


“아아, 알고 있네. 그놈을 띄워주려는 게 아니야. 하지만 운도 실력이란 말이 있잖나. 어찌되었건 놈은 성과를 냈단 말이야. 당장 놈을 자르기에는 상황이 좋지 않아. 자네도 지금 상황은 이해하겠지?”


최성호가 분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예. 지독하게도 운이 좋은 놈입니다. 형님. 그럼 저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음, 내가 다른 방법을 생각해 뒀어. 일단 자네는 내년 시즌 2군 감독으로 갈 거야.”

“2군 감독 말입니까?”

“그래. 애초에 자네는 알바트로스 출신도 아니지 않은가. 이왕 이렇게 된 거 차근차근 명분을 쌓아서 올라가는 수밖에 없어.”

“알겠습니다. 저는 형님이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그렇다고 2군 생활이 심심하진 않을 거야. 아마 거기서도 자네가 해야 할 일이 많을 테니까.”


노재명 단장의 입가에 의미심장한 미소가 지어졌다.



****



그 날 저녁. 노재명 단장의 호출을 받은 명훈이 단장실을 찾았다.


“하하. 박대행 어서 오세요.”

“오랜만입니다.”


악수를 나누며 서로의 기색을 살피는 둘. 다시 만난 두 사람의 상황은 이전과 조금 달라져 있었다.


당시는 명훈이 일방적인 을의 입장에서 무조건 노재명 단장의 조건을 수용해야하는 입장이었다면 이제는 명훈에게도 조금은 자신의 목소리를 낼 여유가 생겼다. 누가 뭐라고 해도 그는 암흑기에 빠진 팀에 오랜만에 희망을 보여준 사람이었으니까.


“저번에 저희가 했던 계약이 아마 후반기 5할을 달성한다면 감독대행님을 내년 시즌 정식 감독으로 임명하기로 했었던 건가요.”

“그랬었죠.”

“약속은 지켜질 겁니다.”


지금까지 명훈의 성적은 21승13패. 17경기 남은 상황에서 웬만하면 5할 승률 밑으로 내려갈 일은 없었다. 그 말은 곧 명훈을 다음 시즌 정식 감독으로 확정하겠다는 말과 같았다.


명훈이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그런 명훈을 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 노재명 단장.


“대신 부탁을 한 가지 들어주셨으면 좋겠군요.”

“부탁이라뇨? 그런 건 계약에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만.”


부탁이란 말에 잔뜩 경계하는 명훈을 바라보며 손을 휘젓는 노재명 단장이었다.


“아아, 그렇게 정색 할 것 없습니다. 이번 건 박감독한테도 나쁠 게 없는 일이에요. 정 뭐하면 듣고 거절해도 됩니다. 뭐, 제 입장에선 되도록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지만요.”


노재명 단장이 이렇게까지 말한 이상 명훈도 대놓고 거절하긴 힘들었다.


“일단 들어보긴 하겠습니다.”

“사실 구단차원에서 키우고 싶은 지도자가 한명 있습니다.”

“누구를 말씀하시는 건지?”

“최성호라는 사람입니다. 아마 박감독은 잘 모를 겁니다. 알바트로스 출신이 아니거든. 하지만 능력만큼은 아주 뛰어난 친구에요.”


명훈으로서도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그리고 중요한건 이름이 아니었다.


“애초에 코치임명은 감독의 권한 중에 하나 아니었던가요. 이전에 약속했던 것과 조금 다르군요.”


명훈의 지적에 고개를 끄덕이는 노재명 단장.


“아아, 물론 알고 있어요. 하지만 이번엔 조금 특별한 경우라서 말이죠. 어디서나 예외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박대행에게 도움을 구하는 겁니다. 그리고 구단이 바라는 건 1군 코치가 아닙니다. 2군 감독이지요. 그 정도는 괜찮지 않나요?”


애초에 2독 감독 임명은 명훈의 고유권한이라고 할 수 없었다. 아마 낙하산에 대한 반발을 줄이기 위해 명훈을 이름을 빌리겠다는 의미가 분명했다.


잠시 고민하던 명훈이 말했다.


“하지만 2군 감독으로는 이미 이성훈 감독님이 있으시지 않습니까?”

“하하. 그 분도 이제 1군으로 올라가야지요. 그래도 구단 프렌차이즈스타 출신인데 언제까지 2군 감독으로 둘 순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아무리 감독이라도 2군보단 1군이 낫지 않겠어요?”


솔직히 명훈으로선 그다지 손해 볼게 없는 제안이었다. 하지만 이대로 승낙하기에는 무언가 꺼림칙한 기분을 감출 수 없는 명훈이었다.


“그렇긴 하지만 2군 감독 자리는 그 중요도만큼은 웬만한 1군 코치보다 더 중요한 자리입니다. 그렇게 아무에게나 줄 수 있는 자리가 아닙니다.”

“어허! 아무나라니? 구단에서 어련히 알아서 적임자로 판단한 사람일까요. 그리고 애초에 2군 관리는 구단프런트가 더 힘을 쓰는 게 원칙에 가깝지 않습니까? 애초에 이건 박대행을 감독으로 앉히기 위한 조건이라는 걸 명심하세요.”


명훈은 노재명 단장의 어투에서 이 제안이 거절할 수 없는 제안임을 깨달았다.


‘그럼 거래를 해야겠지.’


명훈의 머릿속에 한 가지 조건이 떠올랐다.


“알겠습니다. 그 부분은 제가 양보하겠습니다. 대신!”

“대신?”


고개를 갸웃하는 노재명 단장.


“다음 시즌 용병선수를 선택할 권한을 제게 주십시오.”

“그건 좀..”


명훈이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예산은 무조건 구단이 정해준 내에서 사용하겠습니다.”


그 말에 난처한 표정을 짓던 노재명 감독의 눈빛이 흔들렸다.


‘이정도면 손해 볼 것 없잖아. 어서 넘어오라고.’


명훈의 말대로라면 예산을 아낄 수 있는 기회였다. 만약 그로 인해 용병선택이 실패하더라도 그에 대한 책임 또한 명훈이 질 테니 노재명 단장으로서는 나쁠 게 없는 제안이었다.


“그렇다면 큰 문제는 없긴 한데 그래도 코치진과 프런트는 각자 역할이라는 게 있는데 말이죠. 그건 일종의 월권행위란 말이지.”


계속해서 어렵다는 투로 말하는 노재명 단장이었지만 심적으로는 이미 제안을 받아 드린 상태였다. 단지 이참에 무언가 더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간을 보는 노재명 단장이었다.


‘얼마나 더 얻어가려는 거야. 적당히 하라고!’


그런 노재명 단장의 기색을 눈치 챈 명훈이 좀 더 강하게 압박했다


“단지 제가 쓸 선수를 제 눈으로 직접 보고 고르고 싶은 것뿐입니다. 구단에 추가 예산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2군 감독 건도 양보했는데 이 정도는 들어주셔야지요. 저에 대한 신뢰가 이정도 밖에 안됩니까?”


잠시 고민하는 척 하던 노재명 단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제가 신뢰하는 박감독이니 특별히 이번 한번만 들어드리겠습니다. 단! 이번 한번 뿐입니다. 다시는 구단프런트의 영역을 침범하지 마세요.”


노재명 단장의 경고에 흔쾌히 고개를 끄떡이는 명훈.


“물론입니다. 전 제 일 하기도 바쁜 사람입니다. 다시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흥, 그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지.’


아직 때가 아니었기에 발톱을 숨기는 명훈이었다.


노재명 단장과 거래를 마치고 나온 명훈이 한차례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저 늙은 여우를 만날 때마다 진이 빠지는 것 같아.’


이번 만남은 그 성과가 나쁘지 않았다. 애초에 원했던 정식감독자리는 확실히 얻어냈다.


‘거기에 기대하지 않았던 용병선택권도 얻었고 말이야.’


명훈은 한결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느꼈다.


‘좋아. 더 이상 고민할 필요 없겠지.’


그랬다. 내년 시즌 감독자리가 확정 된 거나 마찬가지인 상황에서 더 이상의 고민은 필요 없었다. 명훈은 새로운 능력을 내년 시즌을 위해 잠시 아껴두기로 결정했다.


‘이번 시즌은 이대로 마무리하고 내년을 준비한다.’


작가의말

맞춤법, 오류, 오타 등의 지적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 주말에 비를 좀 맞았더니 몸살에 걸렸습니다. 영 차도가 없어서 병원에서 링거주사를 맞고 여차저차 하다보니 연재가 조금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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