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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소유자 님의 서재입니다.

야구 감독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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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소유자
작품등록일 :
2018.04.09 10:04
최근연재일 :
2018.05.18 19:28
연재수 :
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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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704
추천수 :
350
글자수 :
150,715

작성
18.04.10 16:20
조회
1,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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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글자
9쪽

5회

DUMMY

“아이고! 형님. 프런트가 언제는 안 그랬습니까? 매년 구단운영비를 한 푼이라도 깎으려고 안달 하는 것을 보면.. 어휴, 알고도 그러려니 해야지요. 진짜 성격 같아서는..”


박광수 감독대행의 고등학교 1년 후배로서 10년 넘게 알바트로스에서 코칭스태프로 함께 활동해 온 김덕만 투수코치의 말에 박광수 감독대행이 질렸다는 듯 손을 내저었다.


“됐네. 더 이상 말해봤자 입만 아프지.”


짝!


박광수 감독대행은 한차례 손뼉을 쳐 주변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그럼 회의를 마저 진행해볼까. 조금 전에 말했듯이 코칭스태프를 대표해서 최종 논의장소로 나가는 것은 내가 직접 나가는 것으로 하겠네. 이것에 대해서는 이미 결정이 난 것이니 그렇게들 알도록.”


박광수 감독대행의 다소 독단적인 결정이었지만 다들 별다른 불만은 없었다. 아무래도 큰 책임을 지는 일인 만큼 더욱 그런 듯 했다.


“그럼 이전에 논의한 대로 김박살, 차진행 둘 다 트레이드 하는 방향으로 가실 겁니까?”


이성훈 2군 감독의 질문에 잠시 고민하던 박광수 감독대행이 이내 확실히 결정을 내린 듯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그래, 상대 쪽 트레이드 카드만 괜찮다면 그렇게 해야지. 상황을 봐서 곧 군 입대를 할 양홍도 카드로 쓸 생각이네. 1루는 전역한 김태웅이 이제 슬슬 감을 잡아가고 있으니 김태웅에게 맡기는 것으로 하고, 차진행의 자리는 여러 명에게 기회를 주고 천천히 적임자를 찾는 것으로 하지. 대신 둘을 내주는 대신 선발자원을 최소 두 명은 받아 낼 생각이야. 그리고 우리의 약점인 불펜과 포수도 받아 내야겠지. 골리앗스에서 제법 좋은 조건을 제시했어.”


“양홍이라.. 알겠습니다. 그렇게 알고 있겠습니다.”


갑자기 손을 번쩍 든 김주만 주루코치가 말했다.


“그럼 제가 프런트에 다음 주 내에 골리앗스 쪽과 자리를 만들어 보라고 말해두겠습니다.”


“자네가? 그럼 부탁하지.”


슬슬 회의가 마무리되는 분위기였다.


“그럼 오늘 회의는 이 정도에서 마치도록 하지. 자네들은 선수단 내에 동요가 없도록 관리에 힘써주게. 그리고 행여나 노파심에 하는 소리네만 조그만 정보라도 세어나가지 않게 다들 주의해야해. 혹여 중간에 정보가 세어나갔다간 뒷감당하기 힘들어. 아, 그리고 박명훈 수석코치는 잠깐 남지. 따로 할 얘기가 있어.”

“예. 알겠습니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 박광수 감독대행에게 인사를 하고 회의실을 빠져나갔다. 막 회의실을 나서던 김덕만 투수코치가 음흉한 표정을 지으며 박광수 감독대행에게 다가왔다.


“그런데 요새 자꾸 두 분이서만 몰래 만나시는 게 잦습니다. 둘이서 무슨 음모라도 꾸미시는 것 아닙니까?”

“음모는 무슨! 그냥 개인적인 일이야. 박 코치에게 마누라 생일선물로 어떤 것이 좋을지 도움 좀 받으려는 것일세. 이런 것은 아무래도 젊은 사람이 낫지 않나.”

“하긴 그런 일은 젊은 사람한테 부탁하는 게 좋죠. 그건 그렇고 이따 저녁에 삼겹살에 소주 한잔 어떻습니까? 그동안 트레이드 건으로 너무 밖으로 돌아 다녔더니 목구멍에 먼지가 낀 것 같습니다. 먼지를 좀 씻어내야지 않겠습니까?”

“음, 그래. 내일 까진 휴식일이니 소주한잔 정도는 괜찮겠지. 이따 시간 맞춰서 내가 연락함세.”

“저는 그럼 애들이나 잠깐 봐주고 있겠습니다. 휴식일인데도 훈련하겠다고 나온 기특한 녀석들인데 신경을 좀 써줘야겠더군요.”


잠시 후 김덕만 투수코치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나간 회의실에는 명훈과 박광수 감독대행 둘만이 남았다.

이윽고 명훈이 회의 간 참아왔던 말을 내뱉었다.


“도대체 왜 그러셨습니까? 혼자서 책임을 지시겠다니요!”


명훈의 말투는 평소와 달리 다소 격양되어 있었다. 그런 명훈의 반응과 달리 박광수 감독대행은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주변에 아무도 없음을 확인한 박광수 감독대행이 조용히 말을 꺼냈다.


“음, 사실 구단프런트 직원의 말이 틀린 게 아니야.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트레이드가 발표되면 아마도 팬들의 여론이 우리에게 나쁜 쪽으로 흘러가게 될 것 같아. 지금의 분위기로는 그렇게 될 확률이 꽤 높다고 할 수 있지. 혹시나 상황이 그렇게 되면 트레이드의 핵심부는 책임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거야. 아마도 누군가는 책임을 지고 옷을 벗어야 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르지.”


박광수 감독대행의 말에 무언가 울컥하는 명훈이었다.


“그렇다면 더욱 제가 전면에 나서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 일은 제가 시작한 일입니다!”


손을 들어 흥분한 명훈을 진정시킨 박광수 감독대행이 결연한 눈빛을 반짝였다. 한차례 숨을 고른 박광수 감독대행이 입을 열었다.


“난! 자네를 믿네. 자네의 능력을 믿고, 자네의 열정을 믿어. 자네라면 우리 알바트로스를 강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확신하네. 사실은 자네가 내게 트레이드 건을 꺼낸 그날부터 내 후임은 자네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네. 그렇기 때문에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최후의 보루로서 자네를 지켜주고 싶네. 자네라도 남아있어야 우리의 계획이 완성되지 않겠나? 내 심정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명훈에게 박광수 감독대행의 뜨거운 진심이 전해져왔다. 그 진심을 느낀 것일까. 명훈이 잠시 동안 멍하니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박광수 감독대행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재차 말을 이어갔다.


“모든 것은 만약이라는 가정일뿐이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고 점차 팀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트레이드의 주도자로 알려진 나는 명장이라고 언론의 재조명을 받겠지. 그 때가 되면 자네의 공을 가로챘다고 자네가 나를 욕할지도 모르지. 하하.”


그제야 정신을 어느 정도 수습한 명훈이 무언가를 말하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명훈은 박광수 감독대행의 진심어린 열정과 마주했다. 그 결의에 찬 표정과 눈빛에서 그의 확고한 의지가 전해지고 있었다. 명훈은 더 이상 설득이 불가능을 함을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굳이 김덕만 투수코치님에게까지 비밀로 할 필요가 있으셨습니까? 저희 두 사람 말고도 누군가 한명은 진실을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김덕만 투수코치님이라면 가장 믿을 수 있는 분 아닙니까. 그분이라면.. ”


어느새 명훈의 목소리에는 처음의 그 힘이 사라져있었다.


“아니지. 사람일은 모르는 거야. 비밀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은 것이네. 이 일은 이미 결정 난 것이네. 더 이상 꺼내지 않는 것이 좋아. 그리고.. 덕만이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이참에 자네에게 한 가지 부탁해둘게 있네. 만약에 일이 잘못 되서 자네가 내 자리를 대신하게 된다면 수석코치로 덕만이를 추천하고 싶네. 그동안 함께 해 온 인정 때문도 있지만 덕만이 그 친구가 사실 나보다 더 능력 있는 친구야. 내 고등학교 후배라는 이유로 내 밑에 있지만 않았어도 진작 더 높은 자리에 있을 친구지. 암! 그 친구라면 분명 팀에 많은 도움을 줄 걸세.”


‘그렇다면 김덕만 투수코치님을 후임으로 하시면 되지 않습니까!’


이 말을 당장이라도 내뱉고 싶은 명훈이었지만 해탈한 듯 허허로운 박광수 감독대행의 표정 앞에서 결국 입을 열 수 없었다. 명훈이 할 수 있는 거라곤 큰 결심을 한 박광수 감독대행을 위해 굳은 결의를 비쳐 보이는 것뿐이었다.


“예. 감독님의 희생 꼭 잊지 않겠습니다. 기필코! 알바트로스를 강팀으로 재탄생 시키겠습니다.”


그런 명훈의 모습에 만족한 것인지 환한 미소를 지어보이는 박광수 감독대행이었다.


“그래. 이제 걱정할게 없구먼. 알바트로스는 분명 강팀이 될 거야. 그렇고말고.”


잠시 혼잣말을 중얼거리던 박광수 감독대행이 아직까지 굳어 있는 명훈의 얼굴을 보며 짓궂은 미소를 지었다.


“근데 자네 말이야. 만약의 경우를 너무 일찍부터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 아닌가. 혹시 진작부터 나를 쫒아내려고 마음먹고 있었던 겐가? 이거이거 내가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셈이 아닌 가 몰라. 하하.”


“예? 아, 아닙니다! 그러니까 이건..”


예상하지 못한 농담에 무척이나 당황한 모습을 보이는 명훈. 마치 이전에 명훈 앞에서 보였던 이형순의 그 모습을 보는 듯 했다.


“하하. 이런 걸로 놀라긴. 조크일세. 조크야. 그나저나 자네의 이런 모습은 처음 보는군. 참 재밌어.”


“아..”


순간 당했다는 표정을 짓는 명훈이었다.


작가의말

맞춤법, 오류, 오타 등의 지적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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