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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소유자 님의 서재입니다.

야구 감독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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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소유자
작품등록일 :
2018.04.09 10:04
최근연재일 :
2018.05.18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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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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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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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15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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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회

DUMMY

명훈은 머릿속으로 이번 전지훈련 동안 얻은 성과를 하나씩 떠올려 보았다.


이횡종, 엄태웅, 추싱수, 이시준, 송광우, 김민욱 등등 여러 선수들이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서 한 단계 더 발전하는데 성공했다. 물론 일부 기대만큼의 성장을 하지 못한 선수들도 있었지만 거기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었다.


‘대충 윤곽이 잡히는군.’


호재는 많았고 악재는 거의 없었다. 이제 옥석 가리기를 마무리 할 때였다.


‘먼저 선발진부터.’


사실상 1선발부터 3선발까지는 확정이 된 상태였다. 1선발은 토종에이스라는 상징적인 의미에서 이횡종의 몫이었고, 2선발과 3선발은 두 용병투수의 몫이었다. 몸값 순으로 페레즈가 2선발, 매니가 3선발이었다. 이 세 명은 캠프 시작 전부터 이미 선발진의 한 자리를 보장 받은 선수들이었기에 사실 중요한 의미는 없었다. 문제는 4선발과 5선발이었다.


명훈이 가장 고민했던 4,5선발의 후보로는 이번 FA를 통해 영입한 배왕수와 전진훈련 동안 선발후보경쟁에서 승리한 안왕명, 이대양, 김민욱으로 결정된 상태였다.


‘이 네 명을 시범경기를 끝가지 경쟁시킨다.’


최종적으로 이 네 명의 선발후보 중에서 승리한 두 명은 선발진에 합류하게 될 것이고, 나머지 둘은 불펜으로 보직을 옮기게 될 것이다.


‘지금 가장 앞서고 있는 것은 배왕수와 김민욱인가.’


배왕수는 애초에 체력문제가 아니라면 경쟁에서 가장 앞선 후보였으니 어쩌면 당연했다.


‘김민욱은 포심 제구가 10포인트 상승한 게 컸지.’


캠프 내내 이횡종이 순조롭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자 명훈이 결단을 내렸다. 김민욱에게 능력치부여를 사용한 것이다.


캠프 중반까지 실전적응에 어려움을 겪던 김민욱은 그 이후로 급속도로 안정을 되찾았다. 그러면서 점차 아마시절의 자신감과 여유를 되찾았고 캠프 후반으로 갈수록 눈에 띄게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다소 소심한 성격 탓인지 당장 이횡종 만큼의 극적인 변화는 없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앞으로의 모습을 기대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어느새 5선발후보로서 유력한 입지를 다진 김민욱이었다.


‘문제는 안왕명과 이대양이야. 이대로는 경쟁조차 힘들겠는데.’


반면 안왕명과 이대양은 꽤나 경쟁에서 뒤쳐져 있었다. 작년 후반기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구속이 다시 돌아오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대로 상황이 지속되면 최종 선발경쟁은 생각보다 싱겁게 마무리 될지도 몰랐다.


‘그래도 시범경기까지는 지켜본다.’


그럼에도 명훈은 두 선수를 최종 선발후보로 선택한 것은 두 선수가 보여준 노력을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 만큼 전지훈련 동안 보여준 두 선수의 열정은 대단했다.


‘배왕수와 김민욱에게도 좋은 자극이 될 거야.’


옆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라이벌의 존재는 선수들을 더욱 성장하게 만들 것이라고 믿는 명훈이었다. 특히 아직 어린 김민욱에게는 그런 동기가 분명히 필요했다.


다른 이유로는 또 다른 선발후보였던 송창석과 윤규정이 선발보직에 예상보다 더 적응하지 못한 것도 있었다. 두 선수는 50구 이후 눈에 띄게 저하하는 구위에 대한 답을 끝내 찾지 못했다. 몇 시즌을 불펜으로만 활약했던 이유가 컸다. 한 순간에 선발로서 변신하기에는 그 동안 지내온 불펜으로서의 시간이 너무 길었던 것이다.


‘하긴 시간이 너무 부족했지.’


그렇게 앞선 세 선수와 함께 선발후보경쟁을 펼쳤던 송창석과 윤규정은 결국 선발로서의 적응에 끝내 실패했고, 선발경쟁에서 탈락한 둘은 시범경기부터는 다시 불펜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다음은 불펜진.’


불펜진을 결정하는 데는 좋지 않은 의미로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고르고 말고 할 게 있어야지.’


여전히 알바트로스 투수진은 빈약했다. 애초에 1군에서 통할만한 구위를 가진 투수가 한정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FA로 3명의 투수가 합류하면서 사정이 좋아진 편이었다.


그렇게 1군으로 결정된 불펜진의 명단은 이러했다.


좌완투수 - 권민, 박정신, 유창석

우완투수 - 송창석, 윤규정, 송형범


유창석의 경우 시즌 종료 이후 개인면담을 통해 불펜전환을 자청했다. 몇 시즌 간 계속된 선발기회에서 매번 실패하면서 스스로 자신감을 잃은 탓이었다.


‘솔직히 기회는 줄만큼 줬다.’


애초에 7억이라는 거액의 계약금이 아니었다면 유창석에게 그렇게 많은 기회를 주지 않았을 것이다. 유창석은 그 만큼 몇 년 간 수없이 많은 기회를 부여 받았지만 끝내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투수코치를 비롯한 일부 코치들은 아직까지도 유창석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는 듯 했지만 명훈은 거기에 결코 동의하지 않았다.


‘저런 새가슴으로 무슨 선발을 한다고.’


명훈의 보기에 애초에 유창석은 선발투수로서 자격이 없는 투수였다. 소심해도 너무 소심했다. 실투를 하거나 수비가 실책을 하면 흔들리는 게 상대 타자 눈에 뻔히 보일 정도였고, 혹여 자신 있게 던진 공이 안타를 맞기라도 하면 그 날은 더 이상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할 정도였으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그래도 공 자체는 쓸 만하니까.’


그렇기에 명훈은 올 시즌 유창석을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원 포인트 정도의 역할로 사용할 생각이었다.


의외는 송형범의 불펜 보직변경이었다. 애초에 송혐범은 올 시즌 선발진의 한축을 담당해주길 기대하면서 4년 34억이라는 거액을 주고 데려온 투수였다. 당연히 명훈도 전지훈련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전지훈련이 진행되면서 송형범이 보여준 모습은 선발보단 불펜에 더욱 어울렸다. 이상하게도 선발로 등판하기만하면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던 것이다.


‘덕분에 특성의 영향이 내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것은 확실히 깨달았다.’


송형범은 ‘만루변태’라는 독특한 특성을 지니고 있었는데, 이 특성의 장점은 주자가 쌓이면 좀 더 집중력이 상승하고 실투가 줄어드는 것이었다. 문제는 반대로 주자가 없을 때는 오히려 집중력이 떨어져 실투가 많아지는 이상한 단점을 가진 특성이었다.


그런 송형범의 특성을 보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송형범을 등판 시켜보았고, 그 결과 명훈은 쓴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선발로 등판할 때와는 전혀 다른 집중력과 구위를 보여주었던 것이다. 결국 명훈은 송형범의 보직을 불펜으로 변경 시킬 수밖에 없었다.


‘결국 오버페이가 되고 말았군.’


불펜으로서 송형범에게 4년 34억이라는 금액은 과투자가 분명했다.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투자한 돈이 아쉬운 마음이 자꾸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권민, 박정신, 송창석, 윤규정은 뭐 대체불가 자원들이지.’


이 네 명은 불펜에서 가장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었다.


여기에 최종 선발경쟁에서 떨어진 2명의 투수가 추가되면 불펜진이 완성되는 것이다.


명훈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마무리나 승리조, 추격조 등의 구분은 결정하지 않았다. 시범경기를 통해 각 선수들에게 가장 어울리는 보직을 찾을 생각이었다.


‘마지막으로 야수들인가.’


먼저 외야진은 최종적으로 5명이 추려졌다.


리그 최고의 중견수 이용구.

타격에 눈을 뜬 김혜자.

5툴 플레이어의 재능을 지녔다는 용병타자 파건.


이 세 명의 선수가 일단 주전 경쟁에서 가장 앞선 선수들 이었고, 그 뒤로 외야 어느 포지션에서든 평균이상의 수비력을 보여주는 고옹진과 지명타자로 새롭게 태어난 추싱수가 있었다.


고옹진은 다재다능했지만 나이가 많고 뚜렷한 장점이 없었고, 추싱수는 이제 외야수가 아닌 지명타자로 자리를 잡아가는 상황이었다.


추싱수는 전지훈련 동안 명훈이 짜준 훈련계획을 훌륭히 소화했다. 큰 키에 비해 다소 비실했던 몸은 놀랍게 증가한 근육으로 인해 이젠 제법 덩치가 있어 보이는 체격으로 바뀌었다.


추싱수의 벌크 업이 끝났을 때 명훈은 추싱수를 불러 지명타자로의 포지션 변경을 지시했다. 그 동안 타격이 가장 약점으로 꼽히던 추싱수였으니 누가 보더라도 다소 황당한 지시가 분명했다.


하지만 추싱수는 그런 다소 당황한 명훈의 지시에도 별다른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포지션 변경을 받아들였다. 명훈에게 모든 것을 믿고 맡기겠다는 의미였다. 아마도 추싱수 스스로는 이번에도 잘 안되면 은퇴하겠다는 마음가짐이었을지도 몰랐다.


그런 추싱수의 태도에 가슴이 뜨거워진 명훈은 더욱 열정적으로 추싱수를 지도했다. 그렇게 지명타자로 포지션을 변경한 추싱수는 이후 진행된 타격훈련과 홍백전, 그리고 해외 팀과의 연습 경기에서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몰라보게 정교해진 타격과 펀치력은 코치진뿐만 아니라 동료 선수들까지 놀라하기에 충분했다. 전지훈련이 끝나가는 지금의 시점에서는 추싱수의 입지는 팀 내 유력한 지명타자후보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반면에 그전의 뛰어났던 주력과 수비력은 이제 잃어버렸다. 외야수로서 주전으로 뛰기에는 조금 애매한 상태가 된 것이다.


이런 상황이니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외야진의 구성은 이 상태로 시즌 개막까지 지속될 확률이 높았다.


‘그래도 내야진은 나름 경쟁이 치열하지.’


특히 3루수 주전경쟁은 팀 내 모든 포지션을 통틀어 가장 주목 받고 있었다. 선구안의 상승으로 전지훈련 동안 뛰어난 타격감을 보인 송광우와 작년 후반기 혜성같이 등장해 팀의 4번 타자자리를 꿰찬 이형순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었다.


둘 다 주전 3루수로서 충분한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었지만 주전의 자리는 하나뿐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 법이었다. 결국 누군가 한명은 경쟁에 밀려 다른 포지션으로 이동해야하는 것이다.


‘누가 승리할 것인지 정말 기대되는군.’


아마도 이 둘의 경쟁은 명훈의 의도아래 시범경기가 끝나는 시점까지 지속될 것이 분명했다.


3루뿐만이 아니라 1루 포지션에서의 경쟁도 만만치 않았다. 전지훈련이 끝난 지금에서도 뚜렷한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었다.


이번 시즌 신고 선수로 새롭게 팀에 합류해 돌풍을 일으킨 신상현의 존재가 그 이유였다.


신상현은 신인드래프트 직전 불의의 부상을 당해 프로지명을 받지 못했다. 그 후 야구에 대한 열정만으로 독립리그를 전전하던 그는 올 시즌 신고 선수 입단테스트에서 명훈의 눈에 띄어 팀에 입단한 후 전지훈련 명단에까지 포함되는 기회를 얻었다.


누구보다 기회에 굶주렸던 그는 전지훈련에서 말 그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했고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주었다. 홍백전과 연습 경기에서 팀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타격성적을 보인 것이다. 신상현이 보여준 활약은 기존의 주전 김태웅을 위협하기에 충분했다.


사실 일반적이라면 전지훈련의 타격성적은 큰 의미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신상현이 주목을 받은 데에는 앞서 이름값을 보지 않고 옥석을 가리겠다고 공언했던 명훈의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신상현은 드디어 기회를 잡는데 성공했다. 어렵게 잡은 이 기회에서 어떤 식으로 결과를 낼 것인지는 이제 그의 손에 달려 있었다.


‘하지만 김태웅도 만만치 않지.’


그럼에도 아직까지는 작년 주전 1루수였던 김태웅이 미세하게나마 경쟁에서 앞서고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김태웅은 타격으로 리그 최고의 선수가 될 만한 잠재력을 가진 선수였으니까. 작년 시즌 처음으로 붙박이 주전이라는 달콤한 맛을 본 김태웅이 쉽사리 그 자리를 양보할 리가 없었다.


분명히 신상현의 위협을 의식하고 있었다.


김태웅 스스로도 자신이 작년 명훈의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 있을테니까.


그렇기 때문에 그 여느 때보다 구슬땀을 흘리며 더욱 노력을 하는 것이다.


‘멋지군.’


명훈은 선수들이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이 상황이 너무나 만족스러웠다.


‘유격수와 2루수는 어쩔 수 없지.’


물론 상대적으로 경쟁이 무의미한 자리도 있었다.


유격수에서는 오주환이 2루수에서는 정근수가 거의 확정적으로 주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개명 찬스 이후 발전 된 수비능력으로 내야유틸리티로서 자리를 잡은 이시준도 있었지만, 앞선 두 선수와 주전 경쟁을 펼치기에는 타격능력이 너무나 부족했다.


'포수진도 마찬가지지.'


마지막으로 포수진의 2인은 조인상과 엄태웅으로 일찍부터 결정이 난 사항이었다.


올 시즌 두 선수가 시즌을 반으로 나눠 출장하게 될 것은 누구라도 알 수 있는 기정사실이었다. 그리고 이들은 유일하게 시범경기에서 전혀 경쟁이 없는 선수들이기도 했다.


이렇게 옥석가리기가 끝이 났다. 이제 최종적으로 시범경기를 통해 주전과 비 주전을 결정하는 일만 남아 있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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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3회 18.04.19 1,139 9 8쪽
13 12회 +2 18.04.18 1,204 12 8쪽
12 11회 18.04.17 1,197 12 9쪽
11 10회 18.04.16 1,248 1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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