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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소유자 님의 서재입니다.

야구 감독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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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소유자
작품등록일 :
2018.04.09 10:04
최근연재일 :
2018.05.18 19:28
연재수 :
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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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5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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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11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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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7회

DUMMY

두 번째 목표는 은퇴시기에 다다른 주전포수 조인상을 장기적으로 대체할 차기 주전포수의 육성이었다.


사실 2주전까지만 하더라도 차기 주전포수 자리는 이미 확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전 시즌 명훈이 팀 내 스타선수를 트레이드하면서까지 데려온 포수유망주 장정우가 있었으니까. 그가 몇 년 간 2군에서 보여준 성과와 잠재력은 그를 차기 주전포수로서 기대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런 장정우는 이제 전력외의 선수가 되었다.


전지훈련이 시작되기 2주전. 명훈은 물론이고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대형 스캔들이 터져버리고 말았다.


바로 장정우 SNS 폭로사건이었다.


사건의 내용은 이러했다. 장정우와 연인 사이였던 여성A가 장정우의 갑작스러운 이별통보에 앙심을 품고 그동안 모아둔 장정우의 SNS글들을 공개적으로 폭로한 것이다.


그 폭로 내용이 아주 가관이었는데 동료 야구선수에 대한 욕설부터 자신을 응원하러 온 팬에 대한 외모비하, 그리고 특정 치어리더에 대한 근거 없는 모욕까지 야구선수로서 뿐만 아니라 한명의 사회인으로서 질타를 받기에 충분한 발언들이었다.


의례 그렇듯 다른 문제들은 장정우의 사과로 어찌어찌 넘어 갈수도 있었다. 하지만 한 가지 사안만큼은 그렇게 쉽사리 넘어갈 수 없었다.


바로 특정 치어리더를 겨냥한 모욕 발언이었다.


장정우는 전 연인과의 대화에서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내용을 마치 사실인 냥 떠벌렸고, 그 내용이 여자A의 폭로를 통해 전 국민에게 공개되면서 해당 치어리더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정신적, 사회적 타격을 받고 되었다.


결국 해당 치어리더는 장정우와 장정우의 전 연인 여성A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이후 재판과정에서 장정우의 발언이 근거 없는 허위사실로 밝혀졌고 문제는 법적으로 더욱 명확해졌다. 허위사실유포에 대한 죄목까지 추가 된 것이다.


그렇게 재판결과 장정우는 벌금70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 것이 끝이 아니었다. 장정우는 전국의 수많은 야구팬들에게 비난을 받았고, KBO와 구단으로부터 자체적인 징계를 추가로 받아야 했다.


KBO 상벌위원회는 장정우에게 유소년야구 봉사활동 120시간, 사회 봉사활동 120시간의 제재를 부과했고, 알바트로스 구단은 50경기 출장 정지 및 연금 동결, 2000만원의 징계를 확정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분노한 야구팬들의 마음을 달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알바트로스 구단 또한 여기서 그칠 생각이 없었다. 사회적으로 논란이 컸던 사건인 만큼 구단 내부적으로 추가적인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그렇게 징계가 확정되고 하루 뒤. 구단은 장정우에 대한 임의탈퇴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알바트로스 팬뿐만 아니라 모든 야구팬들은 알바트로스의 결단에 환영의 박수를 쳤다. 장정우에 대한 팬들의 분노가 그만큼 컸던 것이다. 팬들이 솜방망이 징계에 분노하려는 찰나에 터진 구단의 임의탈퇴 소식은 그만큼 환영을 받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임의탈퇴로 공시 된 장정우는 앞으로 1년 간 야구와 관련된 것을 할 수 없게 되었다. 물론 1년 뒤에는 자유롭게 어떤 구단이라도 합류가 가능했지만 이번 사건에서 팬들의 분노를 목도한 구단이라면 바보가 아닌 이상 비난을 감수하고 장정우를 팀에 데려오는 일은 없을게 당연했다.


결국 앞으로 장정우는 이대로 야구를 그만 두던지, 아니면 대만이나 일본 사회인야구 등으로 떠나는 방법 밖에 없었다.


‘아쉽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지. 당장 나라도 그딴 놈과는 상종하기 싫으니까.’


들리는 말에 의하면 구단의 발 빠른 임의탈퇴 결정의 배경에는 구단주의 직접적인 지시가 있었다는 소문이 있었다.


‘하긴 우리 구단주가 그런 쪽으로 유명하지. 야구를 못하는 것은 참아도 모기업의 이미지를 더럽히는 것은 못 참는 스타일이니까. 다른 구단이었으면 혹시 봐줬을지도 모르지.’


아무튼 인성쓰레기선수의 미래가 어찌되었건 간에 당장 명훈에게 중요한 사실은 팀 내 유력한 차기 주전포수가 일순간에 먼지처럼 사라졌다는 것이었다.


‘덕분에 내 시즌구상도 엉망진창이 됐지.’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 이번 전지훈련에서 차기 주전포수를 육성하는 것이 중요해진 것이다.


‘결국 이번 시즌도 주전포수는 조인상으로 가야하나?’


분명 아직까지도 조인상은 쓸 만한 포수였다. 올해로 나이가 마흔을 넘었지만 그 노련함만으로 최소한의 역할은 해줄 수 있는 선수였다.


‘하지만 체력이 문제야.’


그럼에도 현실적으로 조인상 한 명에게 풀 시즌을 맡기는 것은 불가능했다. 더구나 포수는 야수 중에서 체력소모가 가장 큰 포지션이었으니까. 누군가 포수로서 준 주전에 가까운 역할을 맞아줄 선수가 필요했다.


문제는 알바트로스의 너무나도 부실한 포수진의 깊이였다. 조인상을 제외하곤 알바트로스에는 1군에 어울릴만한 포수가 전무했다. 그리고 거기에 한 가지 악재가 더해졌다.


‘젠장 FA를 영입한건 좋은데 말이야. 어떻게 하나같이 우리 팀 포수유망주를 데려가는 거지?’


알바트로스는 이번 FA영입 과정에서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포수자원을 FA보상선수로 내어주는 실수를 했다. 예상외로 돌핀스가 권민에 대한 보상선수로 포수유망주 김만수를 선택한 것이다. 김만수는 작년 시즌이 끝나자마자 상무에 입대했기에 설마 하는 마음으로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한 것이 뒤통수를 맞게 된 원인이었다.


‘젠장 돌핀스는 당장 포수가 급한 것도 아니면서 도대체 왜?’


명훈으로서는 2년이란 군복무 기간을 기다릴 정도로 한진택에 대한 돌핀스의 평가가 높았다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었다.


‘하긴 똑같은 방식으로 또 당한 우리 프런트가 멍청한 거겠지.’


문제는 작년에도 같은 일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작년 이용구를 FA로 영입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포수유망주 한진택을 똑같은 방식으로 재규어스에 내어준 경험이 알바트로스에는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알바트로스는 2년 연속으로 포수유망주를 FA보상선수로 내어주었고, 그렇지 않아도 부실했던 포수진은 더욱 더 얇아졌다.


이러한 이유들로 알바트로스는 그 어느 때보다 포수기근에 시달리고 있었다.


결국 명훈은 올 시즌 계약한 고졸신인을 제외한 팀 내 모든 포수를 이번 전지훈련에 포함시킨다는 특단의 결정을 내렸다.


‘제발 이중에서 한명만 건지자.’


명훈이 전지훈련에 참가한 포수진의 명단을 재차 확인했다.


‘우리 팀 포수 자원이 겨우 이거 밖에 안 되나?’


알바트로스의 포수진은 주전포수 조인상을 포함해 정봉모, 박우민, 지성훈, 이효근, 엄태웅으로 총 6명에 불과했다.


그 중 조인상을 제외하고 제대로 된 1군 경험을 가진 선수는 정봉모가 유일했으니 알바트로스의 포수진이 얼마나 처참한 상황인지 명훈은 다시 한 번 체감할 수 있었다.


‘정봉모가 포수진의 넘버2라니...’


막막함에 갑자기 머리가 아파오는 것을 느끼는 명훈이었다.


정봉모로 말할 것 같으면 그는 좋지 않은 의미로 리그에서 가장 유명한 포수였다. 데뷔 초 동양인 같지 않은 강한 피지컬로 큰 주목을 받은 정봉모는 최근 몇 년간 팀에서 무척이나 많은 출장기회를 부여 받았고 그 기회만큼이나 매번 팀에 실망을 안겨주었다.


포수답지 않은 피지컬로 놀라운 퍼포먼스를 보여주다가도 뜬금없이 말도 안 되는 실수를 하기 일쑤였고, 예상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난 상황이라도 벌어지면 그에 대한 후속 판단을 내리지 못해 멍을 때리는 모습을 자주 보이곤 했다.


특히 포구에 실패한 뒤 공을 가랑이 사이로 빠트리고 그 공의 찾지 못해 커다란 체격으로 허둥대는 모습은 너무 유명해서 타 팀 팬들이 그와 팀을 조롱하는 래퍼토리로 자주 이용하곤 했다.


그러니 평가가 좋을 리가 없는 것은 당연지사. 무엇보다 안정성이 중요한 포수포지션에서 정봉모의 그런 모습은 낙제점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정봉모의 피지컬에 미련을 가진 수많은 코치들이 그런 단점을 고치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수년째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지금에 와선 코치진들마저 반쯤 포기한 상태였으니 더 이상 말할게 없었다.


팬들은 그런 정봉모가 실수를 할 때마다 야구지능이 떨어지는 선수라고 비난하며 매번 포지션 변경을 외쳤다. 그러다가도 한 번씩 놀라운 피지컬로 슈퍼플레이를 보여 줄때면 드디어 정봉모의 포텐이 터졌다면서 설레발을 치곤했다.


그야말로 알바트로스 포수진의 애증의 대상 그 자체였다.


‘포수답지 않은 재능을 지녔지만 포수로서의 재능이 없는 선수.’


그런 정봉모에 대한 명훈의 냉정한 평가였다. 명훈은 애초부터 정봉모에게는 큰 기대가 없었다. 그것은 박우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박우민은 정봉모의 마이너버전이었다.


‘박우민도 정봉모랑 다를 게 없어. 일단 이 둘은 제외하자. 그래, 이참에 외야수로 포지션을 변경시키는 것도 좋겠지. 이제부터라도 적성에 맞는 역할을 찾게 하자.’


정봉모와 박우민을 제외하면 후보는 지성훈, 이효근, 엄태웅이 남았다. 이중 명훈이 가장 기대하고 있는 선수는 엄태웅이었다.


나머지 두 명의 선수는 솔직히 기량이 2군에서도 미달인 선수들이라 갑자기 대오각성이라도 하지 않는 이상 그 이상을 기대하기 힘든 선수들이었다. 이번 전지훈련 동안 열심히 노력하고 발전해서 3번째 포수로의 역할이라고 가능한 수준까지 만드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였다.


‘좋아. 엄태웅을 집중적으로 키워보자.’


엄태웅은 21살의 어린 선수로 지역연고의 초-중-고등학교를 거쳐 구단에 입단한 전형적인 지역연고선수였다.


덕분에 특별한 활약이 없음에도 팬들에게 많은 기대를 받고 있었는데, 명훈은 오히려 그런 과한 기대 때문에 엄태웅의 진정한 가치가 가려져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실제로 명훈이 야구마스터의 능력으로 확인한 엄태웅의 능력치는 포수진 중에서 조인상 그 다음가는 수치였다.


명훈이 확인한 엄태웅의 능력치는 이랬다.


[선수명 : 엄태웅(우투우타)] [나이 : 21(미필)] [키 : 183cm] [체중 : 84kg]

[주 포지션 : 포수, 하위타선] [선수 선호 포지션 : 포수, 하위타선] [추천 포지션 : 포수, 하위타선]

[잠재력 : 상] [특성 : 무] [컨디션 : 상]

[특이사항 : 전지훈련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타자능력치 : 정확 60 장타 51 선구안 72 주루 60 수비 70 송구 75 정신력 69]


특별히 눈에 띄는 장점은 없었지만 반대로 구멍이 될 만한 구석도 없었다. 지금 상태로는 그야말로 무난한 포수 유망주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었다. 그나마 눈에 띄는 점이라면 잠재력이 포수 중에서 가장 높다는 것이었다.


사실 명훈이 기대하는 것도 바로 그 부분이었다.


‘야구마스터에 의존하긴 싫지만 이용할 건 이용해야지.’


만약 야구마스터의 설명대로 엄태웅에게 숨겨진 포텐이 있고 명훈이 그것을 터지게 할 수 있다면, 기대이상의 결과가 나올지도 몰랐다.


작가의말

맞춤법, 오류, 오타 등의 지적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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