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괴물(乖物)
이 지구에는 단 한 명의 초능력자 - 돌연변이가 존재한다.
지금껏 온 세상을 몇 바퀴나 일주해왔지만, 그 어디에도 나와 같은 존재는 없었다.
그럼에도 어딘가에 있을 가능성은 있지 않겠느냐고 말을 건넨 이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이미 일찍이 그런 가능성은 배제했다.
그 이유는 나의 직감이, 어머니의 뱃속으로부터 태어나자마자 발휘되었던 초직감이,
하늘 아래에 땅 위에, 오직 단 하나 뿐이라고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이 행성을 멸망시키고 있는 110억 마리의 해충들.
본래는 푸르렀을 터인 이 별을,
자신들의 터전이기도 할 터인 이 땅을 회생불가한 지경까지 오염시키고,
서로에게조차 끔찍한 짓거리를 서슴없이 저지르는 열등한 짐승들.
도저히 존재해야 할 가치를 찾아볼 수가 없는 이 야만적인 생물들을 박멸하는 것이야말로 내가 태어난 이유였다.
물론, 이 크나큰 위업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자들이 수도 없이 방해를 해왔지만,
나는 그 모든 것을 꺾고, 마침내 목전을 눈 앞에 두었다.
보아라. 저 꼴사납게 쓰러져있는 저열한 짐승의 모습을.
이곳에 오기까지 매번 나의 방해를 해온 저 쓰레기가,
자신의 동료들까지 희생해가면서 내 앞에 도착하였지만 결과는 어떤가,
이 살풍경한 인공세계 시스템의 타워 옥상이 네놈들의 종착지가 되었다.
애초부터 내가 패배할 가능성 따윈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이 지구의 생명을 되살려놓기 위해 태어난 자.
그렇기에 시시한 방해에도 굳이 어울려주었지만, 결국 너희는 모든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지금부터 이 추악한 타워를 통째로 뽑아 들어내주마.
그리고 저 기어다니는 진드기들과 함께 폭사해라.
- 작가의말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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