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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teSmith
작품등록일 :
2020.05.16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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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5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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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얼음과 눈의 왕국 - 8

DUMMY

[ 냉동눈알 - (frozen eyeball) ]


짙은 푸른색의, 작은 수정 구슬같은 형태의 그것은, 본래 폭설지대의 프로즌 암스가 머리부분에 달고 있는 커다란 눈알—으로 추정되는—같은 것 이지만,


가끔씩 낮은 확률로 몸체와 다르게 소멸당하지 않고 크기만 작게 줄어들어, 획득이 가능한 천연의 매직아이템-마도구였다.


발휘되는 효과는 일종의 냉선(冷線) 방출.


일직선으로 멀리 뻗어나가는 창백한 빛의 광선은 새끼 손가락 두께만한 굵기로,


맞추는 대상을 차갑게 냉각시켜 얼어붙게 만든다.


위력자체는 콜드볼의 숨결과 비슷한 정도이며, 프로즌 암스 본체가 사용할 때의 냉선보다는 약하다.


또한 폭설지대에서 나오는 여타 다른 매직아이템들과 마찬가지로 사용할 수 있는 한도가 정해져 있으며,


보통 하나를 획득하는데도 많은 수고가 들어가기 때문에 이것을 프로즌 암스와 첫 조우만에 손에 넣는 경우는 아직까지 별로 없었다.


다시 말해, 그런 일은 상당한 행운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


하지만,


“ 이거 봐!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하니까, 이렇게 좋은 보상이 굴러들어오잖아! ”


한껏 들뜬 목소리와 신난 발걸음으로, 잭은 그렇게 말하며 냉동눈알을 높이 들어올리고 있었다.


그 옆으로 나란히 걷고 있던 다른 모험가 파티들이, 힐끔힐끔 부러움이 가득 실린 눈빛을 보내온다.


일단은 그들도 잭 일행과 함께 프로즌 암스 개체 하나를 상대했지만, 결국 끝에 가서는 데언의 활약으로 마무리 지은 싸움이었고,


거기에 데언의 제안으로 그 프로즌 암스 한 마리를 해치운 값은 그들 두 팀에게 모두 주기로 했다.


때문에 잭 일행이 해치운 다른 한 마리—크리스털과 냉동눈알을 획득한—에 대해서는 정당한 소유였으며, 물론 그들이 프로즌 암스를 잡아두고 있었기는 했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데언은 두 마리를 동시에 제압할 수 있었을 테니까.


“ 저도 한번 봐도 될까요? ”


카밀로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획 가로채듯, 잭의 손 안에 있던 아이템을 뺏어갔다.


“ 조, 조심해..! 냉동눈알은 깨질 수도 있다고!! ”


깜짝 놀란 잭이 화가 난 목소리로 그녀를 다그친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카밀로는 장갑을 벗은 손으로 그것을 만져보며 손 안에서 들여다 보았다.


“ 눈밭이라 떨어져도 괜찮아요. ”


아이템 등을 감별하는 마법 주문을 배우지 않은 그녀로서는 어찌됐든, 꽤나 흥미로운 눈길로 관찰하는 것이었다.


프로즌 암스 두 마리를 퇴치한 이후,


그들은 본래 왔었던 폭설지대의 초입으로 다시 되돌아가는 길이었으며,


그 중에서 잭 일행은 일찌감치 메이즈 스노우를 나가,


모험가들의 야영지가 되는 구역으로 귀환해 휴식을 취하기로 한 것이었다.


“ 잭, 이걸 어떻게 쓰고 싶은 생각인가요? ”


카밀로는 하얀 빛을 띄우는 구름낀 하늘을 향해 그것을 들어올렸다.


이미 안개가 깔려있는 장소는 벗어나, 일행의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져 있었다.


이곳의 희미한 빛을 받아 푸르게 반짝이는 그 모습은, 확실하게 매직 아이템 특유의 광채를 머금고 있었으며,


그건 아름다운 보석처럼도 보였으나, 사실은 그보다도 훨씬 가치가 있는 것이었다.


“ 글쎄.. 쉽게 팔아치우는 것은 좀 그런데... 무엇보다 에딘의 의견이 중요하지 않겠어? ”


잭은 씨익 웃어보이며 에딘의 어깨에 팔을 둘러 두드렸다.


본인의 마지막 일격으로 매직 아이템을 손에 넣긴 했지만, 에딘은 아직 그런 경험이 어색하고 낯선지, 크게 연연해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 마지막에 그 놈을 완전히 분쇄해버렸잖아? 정말 듬직했다고, 하하! ”


잭은 정말로 기분이 좋다는 얼굴로, 자신의 동료이자 이제는 친우이기도 한 소년의 칭찬을 마음껏 말했다.


“ 아뇨!.. 그런 일은 데언 씨의 서포트가 없었다면 불가능 했을 거에요! 저 혼자선 다가가지도 못했을 테고. ”


에딘은 언제나의 멋쩍어하는, 그러면서도 밝은 미소로 답해주었다.


“ 그리고, 잭이 뒤에서 주의를 분산시켜줬기에, 몸체에 다가갈 수 있었어요. 모두의 도움 덕분이었죠. 저는 그냥 다 잡은 사냥감에 일격을 맞춘 것 뿐이에요. ”


실제로 둘은 그런 움직임을 대화도 없이 자연스럽게 맞추며 눈 앞의 적을 상대했었다.


잭은 자신보다 에딘의 공격력을 믿었기에, 그가 앞으로 전진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으며,


에딘이 프로즌 암스의 근처에서 나머지 팔들을 뚫고 지나갈 수 있게 최대한 주의만 끌며 도와주려 했다.


물론 이는, 프로즌 암스를 적당한 수준까지 약체화시키고 냉선 방출을 못하게 눈알을 손상시킨 데언의 생각대로인 결과였지만,


“ 역시 에딘 씨는 누구랑 다르게 겸손하네요. ”


그렇게 새침한 얼굴로 말을 하는 카밀로였지만, 내심으로는 잭의 몸 상태를 걱정하기도 했었다.


전투 속에서 프로즌 암스의 팔에 맞고 날아가기는 했으나, 일단 여러 겹의 방어마법 주문을 걸어두기도 했었고,


실제로는 작은 타박상 정도뿐이었지만, 역시 데언의 과감한 트레이닝 방식에는, 그걸 알고 있었던 카밀로도 회의적일 수 밖에 없었다.


확실히, 메이즈 스노우에 다다르기까지의 여정 속에서 다양한 마수나 몬스터들, 때로는 아종들과도 마주하며 싸워왔다.


심지어 가난한 마을 등지에서 최근의 왕국 정세로 흉조가 든 곳은, 도적으로 영락한 농민들을 물리쳐야하는 때도 있었다.


그런 때마다 데언은 은근슬쩍 잭과 에딘을 몰아붙이는 상황을, 철저한 통제하에 만들어 시련을 주듯 한 것이다.


물론 이러한 이야기는 굳이 직접 말로 꺼내지 않아도, 잭과 에딘 역시 모두 알고 있었고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궁지 속에서 더욱 강해지는 법이라고 하지만, 카밀로는 그런 투박하고 위험한 방식에는 그리 찬성할 수 없었다.


자신과 같은 입장을 맡고 있을 데언이, 언제나 모두의 안전과 방향성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이런 특수이상지대에서, 그것도 청색레벨의 몬스터와 정면으로 맞부딪히게 놔두다니,


정작 좋다고 달려들었다가 한 방에 날려보내진 당사자가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었을 땐 카밀로도 질려했다.


애초에 그가 고집을 부려 깊이 들어간 결과였고, 할 말은 없겠지만 말이다.


어찌됐든 일련의 전투들을 거치면서 데언이 두 명 중 에딘의 성장성과 재능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만은 틀림없었다.


거기에,


“ 좀 더 당당하게 있으라고 에딘, 그 금 등급의 모험가들도 굉장하다고 감탄했잖아. ”


잭이 말한 금 등급의 모험가들이란,


아까 전의 프로즌 암스와의 전투를 벌인 일행들과 마찬가지로, 근처의 가까운 곳에서 토벌을 다니던 또 다른 모험가 파티를 말하는 것이었다.


“그랜드룰” 이라는 팀 명을 댄 그들은, 다섯 명이서 그 일대를 돌아다니며 몬스터들을 사냥하고 있었다고 하며,


그러던 와중, 프로즌 암스 두 마리에게 둘러싸인 자신들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그들이 보기엔 위험한 상황이라고 판단되었는지, 곧 바로 이쪽에 도움을 주려 했지만,


얼마 안가서 보인 에딘의 활약에, 그리고 데언이 실력을 발휘함에 따라 그냥 방관하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 손을 빌려줄 필요는 없었던 모양이야. 그건 그렇고 댁들 희한한 조합이군. ]


[ 깜짝 놀랐어. 갑자기 프로즌 암스를 날려버리니까. ]


[ 엄청난 이능이구만, 그쪽 형씨도 상당한 솜씨고.. 모두 우리 파티로 초대하고 싶을 정돈데? 크하하하. ]


[ 근데 그거... 설마, 냉동눈알인가?.. ]


[ 엥...? 진짜로?... ]


그랜드룰의 팀원들은 호의를 갖고 먼저 말을 걸어왔으며, 일행들과 잠시 서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만 중간부터는 그 매직 아이템에 관해서 꽤나 부러워하는 눈빛을 보내곤 했다.


잭 일행이 오늘 메이즈 스노우에 처음 들어왔다는 걸 알고난 후에는, 허탈한 표정으로 몇번이나 한숨을 내쉬며,


마지막에는 씁쓸한 웃음으로 인사를 나누고 각자의 길로 헤어진 것이다.


그들은 비교적 오래 메이즈 스노우에 드나든 듯 했으며, 일행들에게 이곳의 위험성을 충고해주었다.


“ 그럼, 이건 아직 보류하기로 할까? ”


잭은 카밀로로부터 도로 빼앗은 냉동눈알을 보며 그렇게 말했다.


“ 그렇게 하도록 하죠. 어딘가에 판다고 하더라도 굳이 이곳에서 거래할 필요는 없습니다. ”


“ 역시 그렇겠지. 다른 지방이나 도시로 가게 될 일이 있으면 거기서 흥정하는게 더 비싸게 먹힐테니. ”


“ 어쩌면 실제로 사용해야 할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저도 그게 좋다고 생각해요. ”


에딘도 고개를 끄덕이며 잭과 데언의 의견에 동의하는 말을 했다.


“ 성급히 결정할 필요는 처음부터 없었어요. 어차피 몇 일간 메이즈 스노우에 들락거리며 야영할 계획이잖아요? ”


그리고 카밀로는 덧붙이며 “ 이런 추워 죽겠는 곳에 어떻게 몇 일씩이나.. ” 라며 투덜댔다.


팀 케이헤투스 로서는 처음 도전한 특수이상지대 였으나, 누구도 큰 부상 없이, 그것도 꽤 좋은 성과를 거두며,


잭과 에딘은 프로즌 암스를 상대하는 경험을 하고, 데언은 그 두 명의 성장을 보며 나름대로 만족스러워 했다.


카밀로도 매직 아이템의 획득을 실제로 확인했고,


그야말로 모두가 기분 좋게 만족한, 괜찮은 첫 째날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제 마음 편히 돌아가서 다리를 쭉 뻗고 쉴 일만 남은 것이다.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작지 않은 소음들이 들려오고,


전방의 많은 인원들로 시끌벅적한 초입과, 그 너머의 바깥 세상이 뚜렷하게 보이고 있었다.


메이즈 스노우에 있던 시간은 고작해야 한 시간하고, 반 정도,


그 안에 이 만큼이나 수확을 올릴 수 있던 것은 정말로 행운이 아니라고 할 수 없었다.


때는 정오를 얼마 안 넘긴 시각.


여전히 태양을 등진 회색의 구름으로 가득 찬 하늘이 펼쳐져 있었지만,


적어도 이 기묘한 영역이 품은 어둠과 공포보단 훨씬 숨통이 트이고 밝다는 느낌이 들었다.


“ 이봐!.. 저기... ”


그 때, 잭 일행과 함께 걷고 있던 다른 파티의 일원들이 수근거리듯 말하는게 들려왔다.


그들 뿐만이 아니다,


초입에서 싸우고 있던 자들도, 이동하고 있던 자들도,


잭, 에딘, 데언, 카밀로와 마찬가지로 어느 한 방향의 멀리 떨어진 곳을 향해,


모두의 시선은 한 점으로 맞춰져 있었다.


—엘리에 올슨 로버드가드가 선봉에서 이끄는 1000 명의 공략대—


그들이 마침내, 메이즈 스노우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 이런, 빨리 나가야겠군요. ”


데언은 그 말만 남기며, 걸음의 속도를 높였다. 물론 잭과 에딘, 카밀로 역시도.


“ 그래서 댁들은 어떻게 할 거야? 아마 여기 근처에 있는 녀석들도 모두 한번은 바깥으로 나갈텐데. ”


잭은 뒤로 돌아보며 다른 팀의 일원들에게 의사를 물었다.


“ ...그래, 우리도 나가야겠어. 이왕 이렇게 된 거, 일찌감치 돌아가야 되려나.. ”


“ 하아... 생각보다 훨씬 일찍 왔구만.. 어쩔 수 없지. ”


본래는 잭 일행을 제외하고,


다른 은 등급의 파티들과 결성을 맺어 토벌을 이어가려던 두 팀이었으나,


지금의 상황을 보는 한해선 그 일은 매우 어려울 것임이 분명했다.


“ 곧 있으면 들어올 것 같으니, 빨리 움직이자. ”


그들은 전방의 몬스터들이 아직 나타나지 않은 곳을 향해 조금씩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이윽고, 메이즈 스노우에 공략대가 들어선다.


그 가장 맨 앞줄.


선두를 걷는 자가 있었다.


“ 저게... ‘청은귀’.... ”


그녀의 전신을 무장한 갑주는 둔중한 회색 빛.


얼굴은 투구에 가려져 작은 슬릿을 제외하고는 모두 가려져 있었다.


이만한 거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온 몸을 휘감는 투기는 어느 누구보다도 강대했다.


작가의말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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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시체제왕(屍體帝王) - 하 21.10.16 43 1 14쪽
55 얼음과 눈의 왕국 - 22 +1 21.09.19 31 1 12쪽
54 얼음과 눈의 왕국 - 21 +1 21.09.05 39 1 12쪽
53 얼음과 눈의 왕국 - 20 +1 21.08.23 46 1 12쪽
52 얼음과 눈의 왕국 - 19 21.06.30 56 1 12쪽
51 얼음과 눈의 왕국 - 18 21.05.16 72 2 12쪽
50 얼음과 눈의 왕국 - 17 21.04.25 54 1 13쪽
49 얼음과 눈의 왕국 - 16 +1 21.04.05 45 1 12쪽
48 얼음과 눈의 왕국 - 15 +1 21.03.17 58 1 12쪽
47 얼음과 눈의 왕국 - 14 +1 21.02.28 60 1 12쪽
46 얼음과 눈의 왕국 - 13 +2 21.02.14 71 3 12쪽
45 얼음과 눈의 왕국 - 12 +2 21.01.17 99 3 14쪽
44 얼음과 눈의 왕국 - 11 +3 20.12.20 92 3 12쪽
43 얼음과 눈의 왕국 - 10 +2 20.11.15 79 3 12쪽
42 얼음과 눈의 왕국 - 9 +3 20.10.14 105 3 15쪽
» 얼음과 눈의 왕국 - 8 +2 20.09.15 78 4 12쪽
40 얼음과 눈의 왕국 - 7 +4 20.08.25 86 4 12쪽
39 얼음과 눈의 왕국 - 6 +3 20.08.17 83 4 13쪽
38 얼음과 눈의 왕국 - 5 +3 20.08.03 103 3 13쪽
37 얼음과 눈의 왕국 - 4 +4 20.07.25 88 5 12쪽
36 얼음과 눈의 왕국 - 3 +3 20.07.19 98 4 12쪽
35 얼음과 눈의 왕국 - 2 +4 20.07.11 138 4 15쪽
34 얼음과 눈의 왕국 - 1 +6 20.07.04 140 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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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태동하는 어둠 - 17 +4 20.06.23 153 6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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