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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teSmith
작품등록일 :
2020.05.16 16:22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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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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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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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0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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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얼음과 눈의 왕국 - 21

DUMMY

< < 강 격 (強擊) > >


두 손으로 장검을 휘두르며 투귀법을 발동한다.


사실, 잭은 그로우 리이치를 토벌하는데 투귀법까지 발동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지만,


데언은 수행의 일환으로서 시키고 있었고, 거기에 그로우 리이치만을 상대하는 지금의 상황이,


두 사람을 훈련시키는 데에도 딱 알맞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 좋아! 이걸로 서른 마리!! "


송글송글한 땀을 흘리며 잭은 에딘이 있는 쪽을 슬쩍 바라봤다.


"" 철퍽!! ""


에딘이 크게 휘두른 철제 메이스에 정통으로 얻어맞은 그로우 리이치 한 마리가 그대로 나가떨어진다.


다만, 이능은 쓰지 않은 평범한 공격이었기에 목숨까지 끊지는 못했다.


하등하다고는 해도, 일단 마수로 분류되는 존재였기에, 보통의 힘이나 무기로는 일격에 처리하기 어려웠다.


잭은 그렇게 생각하며, 데언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 이능에 관해선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게 많아요. 에딘의 경우엔 강력한 이능인만큼 잘 다루어 사용해야 합니다. 우선 투귀법을 익히는 것을 목표로 하십쇼. 그러기 위해선 이능은 쓰지 말고 훈련해야 합니다. 에딘의 이능은 투귀법과 상관관계가 그리 없는 것 같으니.. 육체와 정신을 중심으로 단련시켜야 하겠죠. "


" 음.. 역시 검을 쓰는게 좋을까... "


에딘은 허리춤에 찬 장검에 손을 얹으며 그렇게 말했다.


아직 자신보다는 적은 수를 토벌한 에딘이었지만, 신기하게도 전혀 지친 기색이 없이 싸움을 계속 이어가고 있었다.


' 체력은 진짜 나보다 좋은 것 같은데...? '


잭은 자신과 비슷한 또래인 에딘을 보며 감탄하는 한편, 동시에 뿌듯한 감정도 느꼈다.


" 슬슬 끝이 보이는 것 같네요. "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기다란 나무 스태프를 올려든 카밀로가 보였다.


그녀는 모험가들로부터 도망치기 시작한 그로우 리이치들을 향해 주문을 외웠다.


" [ [ 파사의 깃 - (exorcise feather) ] ] "


영창이 완료됨과 동시에 그녀의 머리 위로 23개의 신성한 날개깃털이 나타났다.


악에 대하여 더 큰 효력을 발휘하는 마법이었지만, 그렇지 않은 상대에게도 기본적인 공격력이 뛰어난 마법.


무엇보다, '파사의 깃'은 추적기능이 있는 마법이었기 때문에, 적을 최대한 쫓아가 명중하는데 탁월했다.


그리고, 들판 위를 미끄러지듯 질주하는 그로우 리이치들을, 하나하나 관통시켜 목숨을 끊는다.


" 다른 팀들이 뒤쪽에도 대기하고 있댔죠? "


" 예... 도망치는 것까지 고려해, 넓게 포위망을 만든다고 했습니다. "


데언은 씁쓸한 표정으로 카밀로의 질문에 답했다.


그녀는 회복역 보다는, 공격 중심의 신성마법을 익힌 타입이었기에,


상성이 좋지 않은 적을 상대할지라도, 어느정도 실력을 발휘할 수는 있었다.


그리고, 모험가 길드와 마법사 길드에는 각 마수나 몬스터들에게,


어느 계위의 마법부터가 효과적으로 통용되는지 정리해놓은 기준선이 존재한다.


거기서 그로우 리이치의 경우,


{ 마법의 종류와 상관없이, 제 1계위 중위열의 마법부터. } 라고 기재되어 있다.


그리고, 제 1계위의 마법에는, 공통으로 행사 가능한 주문들이 다수 존재한다.


" [ [ 마력 칼날 - (mana blade) ] ] " , " [ [ 돌풍 - (wind gust) ] ] "


" [ [ 소폭파 - (blow up) ] ] "


" 역시 굉장하구만... "


이미 수 백마리의 그로우 리이치를 처리한 데언을 보며, 잭은 조용히 중얼거렸다.


맨 처음, 토벌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로우 리이치들은 데언이 있는 쪽으로 가려하지 않았다.


데언은 그것을 일일이 쫓아가며 수를 줄여나갔고, 다른 모험가 파티들과 함께, 토벌은 순조로이 진행되어갔다.


" ..음.....? , 우왓?!! "


바로 그 때, 잭의 사각으로 접근한 그로우 리이치 한 마리가, 오른쪽 옆구리로 날아와 들러붙었다.


" 큭...!! "


하지만 다행히, 그곳은 가죽갑옷으로 보호되고 있는 쪽이었고,


잭은 곧장 그로우 리이치를 떼어내기 위해 몸통을 움켜잡았다.


" ....이거 왜 이렇게 안 떨어져?!! "


미끌미끌한 점액 투성이인 몸통은 제대로 잡고 있기조차 어려웠다.


거기에 비록 가죽갑옷에 막혔다고 하나, 그로우 리이치의 강력한 흡반은 한손으로 떼어낼 수 있는게 아니었다.


" 한 눈이나 팔고 있으니까 그렇게 당하죠. "


카밀로가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말해왔다.


그녀는 마법을 사용해 그로우 리이치를 떼어낸 후, 허리에 차고 있던 검으로 마무리했다.


" 원래.. 그로우 리이치는 깊은 숲 속에서 서식하는 마수라, 사람이 사는 곳까지 오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


데언은 그 모습을 보고, 한숨을 푹 내쉬며 말을 꺼냈다.


" 그만큼 지금의 숲이 불안정하단 뜻이겠지만... 탐탁치는 않네요... "


카밀로는 데언의 표정을 보곤,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하는지 알 것 같았다.


보통 때라면, 그로우 리이치는 사람에게 별로 해를 끼치지 않는 마수다.


하지만 지금 라그센에서 일어나고 있는 불가해한 재앙으로 인해,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 되었다.


" ...그래도, 근처의 마을로 가게 둘 수는 없으니, 어쩔 수 없겠죠.. "


데언은 그렇게 말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미 움직이고 있는 그로우 리이치들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 듣기론, 이 근방에 살육아도 출몰한다고 하더군요. "


그것은 잭과 에딘뿐만 아니라, 카밀로도 처음듣는 이야기인 듯 했다.


" ..살육아....? "


잭의 물음에, 데언은 어두운 표정으로 답했다.


" 몬스터 입니다. 길드에 등록되어 있는 위험수준은 그로우 리이치와 같은 황색 레벨 이지만... 실제론 그 배 이상 위험한 몬스터 입니다. "


" 분명... 땅 속으로 기어들어가 잠복해있는 유형이었었죠... "


카밀로의 확인에 긍정하듯 고개를 끄덕이며, 데언은 말을 이어갔다.


" 외형은 말로 설명하기 힘든데.. 일단 갈색 털뭉치같은 '팔뚝'이라고 상상하십쇼. "


" 팔뚝...? "


" 하여튼 기괴한 생김새입니다. 원래 몬스터가 그렇긴 하지만..."


데언의 설명에 더더욱 감이 안 잡힌다는 얼굴인 잭과 에딘.


" 땅바닥을 기어다니는 한 쪽 팔뚝같이 생겼어요. 거기에 촉수도 달려있고... "


카밀로는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소름끼친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 저도 오래 전에 딱 한번 마주쳤을 뿐이에요. 당시엔... "


" 어이!! , 저기 봐봐!! "


그 때, 주변의 다른 모험가들로부터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잭과 에딘, 카밀로와 데언도, 자연스레 모험가들이 부르는 방향으로 시선이 따라갔다.


" 저건..... "


그들의 시선이 모여든 곳은, 메이즈 스노우가 있는 방향.


정확히는, 그 앞으로 걸어나오고 있는 수백 명의 모습을 본 것이었다.


" 공략대인가!!... "


그리고,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모험가들은 발걸음을 옮겼다.


저 새하얀 지옥으로부터 생환해온, 용기있는 전사들을 맞이하러 가기 위해.


그들 중 몇몇의 모험가 팀들은 공략대가 처음 메이즈 스노우로 들어왔을 때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귀환해온 그들의 숫자가 절반 정도로 줄어들었다는 것도.


" ............. "


거리가 좁아질수록, 그 모습은 더 자세히 눈에 들어왔다.


걷는 걸음걸이만 봐도, 얼마나 피로에 잠겨있는지,


무수한 흠집이 새겨진 갑옷으로, 얼마나 치열한 전투를 넘어 왔는지,


그리고 여전히 날카로운 안광은, 그들이 얼마나 많은 사선을 돌파해 왔는지 알려주고 있었다.


" ................. "


누군가 침을 꿀꺽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공략대는 메이즈 스노우의 앞에서 자신들의 귀환을 먼저 기다리고 있었던 왕국군의 부대와 합류했다.


그들은 피로에 지친 공략대원들을 태워주기 위한 말들을 그 앞에 대기시켜 놓고 있었다.


잭, 데언, 카밀로, 에딘은 수많은 모험가들과 함께 길목 근처에서 그들이 지나갈 때를 기다렸다.


" ..공략은.... 어떻게 된 걸까... "


누군가가 중얼거린 말소리는 조용히 울려퍼졌다.


그 자리에 모인 다른 모험가들도 모두 같은 생각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누가 저들을 향해 그런 질문을 던질 수 있을까.


느껴지는 것은 죽음과 피의 냄새였고, 강철의 마찰음이었다.


대략 600명 정도의 공략대 대원들이, 말을 타고 그들의 앞을 지나쳐간다.


잭은, 가장 앞쪽에 있는 어느 한 인물에게 시선이 옮겨갔다.


" .....저 사람이... "


그들의 선두에서, 강인한 군마를 몰고 있는 전사가 있었다.


잿빛으로 물든 듯한 회색의 전신갑옷.


압도적인 무력을 상징하는 거대한 대검.


얼굴은 투구로 보이지 않았으나, 그 전사가 누구인지 모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그들이 밟고 서있는 지면 아래에서의 움직임을 느낀 자는 매우 적었으리라.


공략대의 행렬이 천천히 지나가는 모습을, 그곳의 모든 이들이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환호성은 없었으며, 오로지 침묵 속에서의 존중과 명예만이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지면이 커다란 혹처럼 솟아올랐다.


공략대가 지나는 길의 옆으로, 무성하게 자라난 풀잎들이 무너진다.


땅을 뚫고 튀어나온 것은 최악의 살생생물.


몬스터 — 살육아(殺戮餓).


비옥한 토지에 숨어들어 땅의 영양분을 주식으로 삼고, 대지 위를 지나는 모든 생명체의 목숨을 노린다.


이를 먼저 포착했던 자들은 몇명의 모험가들과 공략대의 일원들이었다.


그러나, 그들보다 훨씬 먼저 움직인 자가 있었다.


전체 몸길이 약 90cm , 구강의 총 개수 6개 , 지능의 수준은 평범한 짐승 정도.


지면의 아래를 이동하는 특성으로 전신을 뒤덮는 갈색 체모는 둔기성 타격에 약간의 내성을 지니고 있다.


또한, 몸체의 한쪽 끝부분에 4개의 촉수가 손가락처럼 달려있어, 마치 지면을 기어다니는 짐승의 한쪽 팔처럼 보인다.


" 기기기긱!!! "


톱날과도 같은 이빨로 가득찬 6개의 구강이, 공략대원의 말을 향해 달려든다.


이유는 그 말이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었기 때문.


살아있는 이유는 오직 다른 생물의 살육뿐인 몬스터.


하지만, 그 괴물은 말의 살가죽을 파내기 전에, 상단으로부터 육박하는 쇠몽둥이와 마주했다.


"" 퍼억!!!! ""


살육아의 기습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에딘이 휘두른 메이스의 일격에.


" ...긱....기긱.. "


지면이 패일만한 위력.


상단에서 내려친 메이스의 타격으로 인해, 살육아는 땅 바닥과 부딪히며 검붉은 혈액을 쏟아냈다.


마치 몸통의 한 가운데가, 괴력으로 일그러뜨려진 듯한 모습.


" .....마무리는 내가 하지. "


순식간에 벌어진 일로 주변의 침묵이 이어지는 와중,


살육아가 쓰러져있는 장소로 누군가가 걸어왔다.


손상입은 육체를 다시 복구하기 위한 몬스터의 재생이 시작되고 있었다.


" 이 녀석의 핵은 촉수 뿌리쪽에 있거든. "


그리고선 허리춤의 검을 꺼내들어, 살육아의 숨통을 완전히 끊어냈다.


기형같은 몸체가 녹아서 흘러내리는 가운데, 은은한 마법의 광채를 띈 장검을 다시 도로 집어넣는다.


" 고맙네 , 혹시 이름을 가르쳐 줄 수 있겠나? "


잿빛과 은색이 섞인 투구를 벗자,


맑은 하늘빛과도 같은 머리칼과 눈동자가 드러났다.


" 나는, 엘리에 올슨 로버드가드. 왕국 검사단의 단장을 맡은 이네. "


올곧게 뻗은 눈빛이, 에딘을 정면에서 바라보았다.


작가의말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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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음과 눈의 왕국 - 21 +1 21.09.05 39 1 12쪽
53 얼음과 눈의 왕국 - 20 +1 21.08.23 45 1 12쪽
52 얼음과 눈의 왕국 - 19 21.06.30 5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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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얼음과 눈의 왕국 - 15 +1 21.03.17 5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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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얼음과 눈의 왕국 - 13 +2 21.02.14 70 3 12쪽
45 얼음과 눈의 왕국 - 12 +2 21.01.17 99 3 14쪽
44 얼음과 눈의 왕국 - 11 +3 20.12.20 92 3 12쪽
43 얼음과 눈의 왕국 - 10 +2 20.11.15 78 3 12쪽
42 얼음과 눈의 왕국 - 9 +3 20.10.14 104 3 15쪽
41 얼음과 눈의 왕국 - 8 +2 20.09.15 77 4 12쪽
40 얼음과 눈의 왕국 - 7 +4 20.08.25 86 4 12쪽
39 얼음과 눈의 왕국 - 6 +3 20.08.17 82 4 13쪽
38 얼음과 눈의 왕국 - 5 +3 20.08.03 103 3 13쪽
37 얼음과 눈의 왕국 - 4 +4 20.07.25 87 5 12쪽
36 얼음과 눈의 왕국 - 3 +3 20.07.19 98 4 12쪽
35 얼음과 눈의 왕국 - 2 +4 20.07.11 137 4 15쪽
34 얼음과 눈의 왕국 - 1 +6 20.07.04 139 7 15쪽
33 태동하는 어둠 - 18 +4 20.06.28 126 5 15쪽
32 태동하는 어둠 - 17 +4 20.06.23 153 6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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