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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소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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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teSmith
작품등록일 :
2020.05.16 16:22
최근연재일 :
2022.01.01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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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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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17,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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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5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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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얼음과 눈의 왕국 - 7

DUMMY

메이즈 스노우에 낮과 밤의 경계따윈 없다.


오직 불길한 옅은 빛을 발하는 구름 낀 하늘만이 있을 뿐.


영역의 초입에 서서 밤의 어둠이 깔린 바깥세상을 볼 때면 어느 모험가라도 묘한 기분이 들 것이다.


자신들이 들어와 있는 또 하나의 세계는, 안개와 눈보라에 싸여 온 세상이 하얗게 덧칠 되는 곳.


돌파하기 위해선 흔들림 없는 정신과 강력한 무력이 필요하다.


바깥 세상의 해가 떠있는 지금,


그것을 이루기 위한 1000명의 맹자들이 진군을 시작했다.



....................................

............................................................



“ 좋아, 아무 문제 없지? ”


모험가 팀, < 케이헤투스 >를 포함한 셋 파티들은 눈밭의 위를 이동하고 있었다.


상시 주위의 경계를 풀지 않고, 일정한 간격마다 자신들이 올바른 방향에 위치하고 있는지 확인한다.


“ 잭, 앞으로 20분 정도만 어울려 드리죠. ”


옆에서 나란히 걷고 있던 데언은 단호한 어조로 그렇게 말했다.


“ 참.. 너무 까다롭게 구네... 우리 아직 들어온지 한 시간 정도밖에 안 됐잖아. ”


하얀 김을 토하며 주위의 눈치를 슬쩍 보는 잭.


“ 사냥이라면 방금 전의 초입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지 않습니까? ”


하지만 데언은 그러거나 말거나, 아니 오히려 주변에도 들리도록 명확히 말했다.


“ 그건 그렇긴 한데, 이왕이면 더 거물이랑 싸워보고 싶은게 남자의 마음 아니겠어? 데언이라면 이 폭설지대의 다섯 종류 몬스터들을 전부 사냥할 수 있잖아? ”


잭, 데언, 카밀로, 에딘과 행동을 함께 하기로 한 다른 팀의 모험가들은 바로 옆이나 뒤에서 같이 걷고 있었기 때문에 분명히 어느 정도 대화소리가 들리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이 쉽게 대화에 끼어들 수 없는 이유는 전(前) 금강 등급에 대한 경외심 때문이었다.


솔직히 데언이 이 파티에 없었다면, 그들도 방금 전의 토벌로 만족하고 애초에 이곳까지 발을 옮기지 않았을 터.


분위기에 편승한 감이 없지 않지만, 초입에서의 사냥터는 이미 다른 모험가나 용병들이 차지한 상태였다.


멀리 돌아가는 길도 있긴 했으나 그럴바엔 차라리 앞으로 나아가서 월척을 잡자는 의견이었다.


“ 저는 이곳에 오늘 처음 왔습니다. 그건 당신도, 에딘도, 카밀로도 마찬가지에요. 위험한 일이 벌어지지 않을 거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습니까. 아무리 저라고 해도 혼자서 모두를 커버하는 건 무리입니다. 듣자하니 폭설지대의 환경변화도 아직 전부 밝혀진 게 아니고, 좀 전의 몬스터 무리도.. ”


“ 그래 그래, 무슨 말인지 알겠다고, 하지만 본전은 뽑고 가야지. ”


잭은 품속에 넣어둔 물통을 꺼내 목을 약간 축였다.


원래는 뜨겁게 가열한 물을 집어넣어 몸을 따듯하게 해주고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식은 상태였고 아까 전의 전투나 메이즈 스노우의 건조한 대기는 수분을 필요하게 만들었다.


“ 아까 걸로 크리스털은 충분히 얻었어요. 저희가 정한 하루 목표치는 이미 이뤘단 말입니다. ”


“ 그럼 앞으로 한 마리 정도만 더 상대해보고, 철수하자. 그럼 됐지? ”


“ 아뇨, 10분 입니다. 그 안에 몬스터와 마주치지 못 하더라도 상관없이 말이죠. ”


그것을 듣고 있던 다른 팀의 이들은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자신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이야기를 진행해도 불만은 표출하지 못한다. 그들이 파티에서 나가겠다고 하기라도 하면 곤란하니.


무엇보다 전적으로 옳은 말이기도 했고, 데언과 카밀로를 제외한 자신들의 실력이나 인원수로는 이 앞에서 통용되지 않을 것이다.


딱히 프로즌 암스나 눈보라 늑대와 혈투를 벌이고 싶은 것이 아니다. 최대한 많은 크리스털을 확보하고 싶을 뿐.


때문에 그런 것들이 출현 할 만한 깊이까지 들어갈 생각은 그들도 없었다.


“ 하아... 진짜 기운 빠지게 만드네.. ”


잭은 일부러 크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 저와 약속했으니까요. ”


“ 알고 있다고. ”


듣기 싫었던 것을 말한다며 입을 삐죽이는 잭. 하지만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 카밀로, 괜찮나요? ”


데언은 뒤를 돌아보며 에딘과 카밀로의 상태를 확인했다.


에딘은 안색의 변화도 전혀 없이, 추위 따윈 느껴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묵묵히 따라오고 있었다.


이쪽은 별 다르게 걱정할 필요는 없는 듯 했다.


솔직히 이번 여행동안 데언의 예상과 다르게 에딘은 꽤 좋은 모습들을 많이 보여주었다.


모험가로서 충분한 소질이 있고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그의 마음 속 평가였다.


“ 예, 문제 없어요. 다만... 이렇게 껴입었는데도 옷 안으로 냉기가 들어오네요. 마법의 힘을 빌리지 않았다면 참기 힘들었겠죠. ”


일행은 현재 카밀로의 마법 덕분에 추위를 크게 느끼고 있진 않았으나, 완전히 막아내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물론 그 정도는 무시할 수 있는 정도였고 활동하는데에도 전혀 지장은 없었다.


“ 확실히 비정상적인 기후죠. 저 너머의 백시지대같은 경우엔 무효화나 완전내성의 마법으로도 막지 못할 한기가 휘몰아친다는군요. ”


“ 그것 참, 듣기만 해도.. ”


한 순간, 카밀로는 몸을 움츠렸다.


갑작스레 주변의 온도가 확 떨어진 느낌이 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차디 찬 냉기가 되어 자신들에게 휘몰아쳤다.


“ ..이건 설마, ”


폭설지대에서 출현하는 몬스터들의 특징을 숙지하는 것은 기본.


이곳에 도전해오는 모든 이들의 기본 상식이나 마찬가지였다.


“ 프로즌 암스다!! 각자 위치를 지켜!! ”


“ 이렇게 갑자기?! 나타나는 장소가 너무 가까운 것 아냐?! ”


“ 어느 쪽이지?! ”


집단은 바로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리고 그 자리에서 멈춰섰으나, 예상했던 것보다 너무나 이른 조우였다.


이 근방은 아직 빙결거체나 콜드볼이 출현하는 지점일 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그들은 즉시 태세를 갖추었다.


주위를 안개가 감싸고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모든 방향에 시선을 주었다.


그리고 그 때,


“ 이쪽이야!! ”


“ 저기다!! ”


동시에 각자 다른 정반대의 방향에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안개의 너머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그 이형의 그림자들은,


가로로도 세로로도, 확연하게 빙결거체보다 덩치가 크다고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은 등급인 그들의 입장에선 경악스럽게도 한 개체가 아니었던 것이다.


“ ...뭣! 두 마리라고?!! ”


하지만, 모험가들이 동요하려던 그 때,


“ 이쪽은 제가 맡을테니 잠시 동안만 버텨주십쇼. ”


데언은 굵고 묵직한 목소리로 전체에 판단을 내렸고, 바로 앞에 있는 안개를 향해 가장 먼저 발걸음을 내딛었다.


“ 아... 알겠습니다!.. ”


“ 그래, 당신이 있었지! 이것도 걱정없이 이길 수 있겠군! ”


“ 좋아, 너희들! 최대한 버텨라!! 리오코스 씨가 금방 정리해 주실 거다!! ”


만약 이것이 다른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었다면, 은 등급인 그들도 패닉에 빠졌을지 모른다.


아니, 틀림없이 왔던 길로 도망 칠 수 밖에 없었겠지.


그들끼리서 프로즌 암스 개체 두 마리를 상대한다니, 자살행위나 다름 없는 일이었으니까.


하지만 지금 자신들에게는 < 금강 > 등급의 모험가가 존재한다.


설령 혼자서라도 이런 전황 정도는 가볍게 바꿀 수 있을만한 힘을 가진 존재.


그것이 바로 그들의 전투사기가 여전히 유지될 수 있는 이유였으며,


망설임없이 지시대로 움직일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기도 했다.


“ 잭, 에딘! 저와 함께 후방으로! ”


카밀로는 그들을 불러들이며 크리스탈 완드를 하늘을 향해 들어올렸다.


그 사이, 안개를 뚫고 완전한 모습을 드러낸 눈의 괴물들은,


조금의 뜸도 들이지 않고 곧장 일행들에게 공격을 퍼부어오기 시작했다.


“ 우왓!!... 흩어져! 흩어져! ”


눈덩이로 만들어져 있는 듯한 여덟 개의 거대하고 기다란 팔들은,


프로즌 암스에 의해 자유자재로 휘둘러지며 그 끝에 달린 뾰족한 고드름으로 모험가들을 마구잡이로 헤집어 놓았다.


사전에 행동을 맞춘 의미도 없이, 열 명의 < 은 > 등급 모험가들 전원은 각자의 자리에서 벗어나,


그 치명적인 공격들을 이리저리 피하러 다니기에 바빴다.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 광경.


“ 큭!... 이봐! 마법 부여를 해줘!! ”


아무런 강화조차 되어있지 않은 평범한 철검따위로는 프로즌 암스의 팔을 잘라낼 수 없다.


그저 부드러워 보이는 눈덩이의 집합체처럼 보이지만, 그 검이 닿는 순간엔 마치 통과되는 것처럼 팔을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 으어억?!!.. ”


팔을 공격하려는 자, 몸체에 다가서려는 자, 거대한 눈덩이의 팔에 미처 피하지 못하고 멀리 튕겨져 날아가버린 자들.


눈밭을 뒹굴면서도 그들은 정말 아슬아슬한 줄타기처럼 싸움을 이어나갔다.


조금의 방심이나 틈이라도 생기게 된다면 두려운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하지만 그 순간, 흐름을 끊기 위한 범위 마법의 영창이 작렬했다.


[ [ 영광 - (the glorious light) ] ]


카밀로가 행사할 수 있는 신성마법의 주문들 중, 가장 눈부시며 선한 힘을 발휘하는 것.


그것은 전장의 한 가운데로 높이 날아올라 새하얀 빛을 터뜨렸다.


지속된 시간은 7초.


빛을 쬐는 자는, 그 본질이 사악한 쪽으로 기울어져 있을수록 각종 상태이상과 손상을 입게 된다.


악한 자가 아니라면 아무 영향도 없지만, 기본적으로 모든 몬스터들은 전자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눈과 귀는 멀어지게 되며 신체의 균형조차 잡기 어려워지고 마치 스턴에 걸린 것 처럼 몸이 말을 듣지 않게 된다.


거기에 더불어 온 몸을 불태우는 듯한 손상까지.


“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어! 지금이다! ”


카밀로의 마법이 작렬한 직후, 모험가들은 할 수 있는 모든 공격들을 쏟아부었고,


다른 한 편에서 싸우고 있던 데언은 그 모습들을 확인하며 차례대로 프로즌 암스의 팔들을 떨어트려 나갔다.


그리고 여전히 마비된 듯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몸체에 강력한 한 방을 집어넣고 마무리를 하려 했을 때,


“ ...좋았어!! ”


잭은 무언가 굳게 마음 먹은 듯 기합을 발하고,


“ 잠깐..! 잭!... ”


마법의 효과가 끝난 프로즌 암스의 거구가 다시 활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이 잭과 함께 뛰어든 에딘은 프로즌 암스의 남아있는 팔들을 이리저리 피해다니며 몸체에 조금씩 다가가려 했다.


하지만 둘 다 조금이라도 발을 잘못 디뎠다간 위험해질 수도 있는 조마조마한 상황.


데언은 그것을 슬쩍 보면서도,


< < 강 타(强打) > >


프로즌 암스의 상체까지 높이 뛰어올라, 타격속성을 끌어올린 검격을 가했다.


몸체의 눈덩이에 금이 생기며, 파괴되려 하던 와중,


에딘은 데언에게 받은 조언대로 이능은 쓰지 않고, 최대한 날것의 전투를 경험하려 했다.


강력한 이능은 무의식적으로든 의식적으로든 그것에 의존하게 만들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나약해지게 된다고 한다.


투귀법을 이해하고 습득하기 위해선 당분간 이능의 사용은 자제하라는 방침이었지만,


아무래도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안 쓸 수가 없을 듯 했다.


잭의 위태위태한 동작들을 보는 한해서.


“ 잭!!.. 조심해요!! ”


그 때, 프로즌 암스의 팔에 달린 바위만한 고드름이 잭을 향해 휘둘러졌고,


카밀로의 마법으로 보호받고 있던 잭은 뒤쪽으로 몇 미터 이상 날아가, 눈밭을 굴러다녔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 훌륭합니다. ”


데언의 목소리가 들리고,


에딘이 눈밭을 크게 걷어차듯 점프하며, 한 순간에 프로즌 암스의 상부까지 뛰어올라,


이능—괴력—이 담긴 메이스를 휘둘렀다.


작가의말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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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얼음과 눈의 왕국 - 20 +1 21.08.23 45 1 12쪽
52 얼음과 눈의 왕국 - 19 21.06.30 55 1 12쪽
51 얼음과 눈의 왕국 - 18 21.05.16 72 2 12쪽
50 얼음과 눈의 왕국 - 17 21.04.25 53 1 13쪽
49 얼음과 눈의 왕국 - 16 +1 21.04.05 4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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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얼음과 눈의 왕국 - 14 +1 21.02.28 59 1 12쪽
46 얼음과 눈의 왕국 - 13 +2 21.02.14 70 3 12쪽
45 얼음과 눈의 왕국 - 12 +2 21.01.17 98 3 14쪽
44 얼음과 눈의 왕국 - 11 +3 20.12.20 91 3 12쪽
43 얼음과 눈의 왕국 - 10 +2 20.11.15 78 3 12쪽
42 얼음과 눈의 왕국 - 9 +3 20.10.14 104 3 15쪽
41 얼음과 눈의 왕국 - 8 +2 20.09.15 77 4 12쪽
» 얼음과 눈의 왕국 - 7 +4 20.08.25 86 4 12쪽
39 얼음과 눈의 왕국 - 6 +3 20.08.17 82 4 13쪽
38 얼음과 눈의 왕국 - 5 +3 20.08.03 102 3 13쪽
37 얼음과 눈의 왕국 - 4 +4 20.07.25 87 5 12쪽
36 얼음과 눈의 왕국 - 3 +3 20.07.19 98 4 12쪽
35 얼음과 눈의 왕국 - 2 +4 20.07.11 137 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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