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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teSmith 님의 서재입니다.

다크 소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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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teSmith
작품등록일 :
2020.05.16 16:22
최근연재일 :
2022.01.01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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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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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17,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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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05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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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얼음과 눈의 왕국 - 16

DUMMY

자신을,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다.


<< 진완투파(眞腕鬪破) >> , << 사고유체(思考流體) >>


전신의 근육과 신경이 비명을 지른다.


<< 강격암주(强擊巖誅) >>


투귀법의 삼중 발동.


눈 앞에 보이는 모든 서리 기사들을 닥치는대로 때려부수고 있었다.


하얗게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더스트를 허공에 흩뿌리며.


한 마리, 두 마리, 마음속으로 외는 것은 오직 적들의 죽음 뿐.


그는 이미 삼십여분 가까이, 다수의 투귀법들을 연속해서 사용하고 있었다.


“ 하아...!! ”


쉴틈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 이 몸이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있는 것은 오직 죽음과 삶의 경계 뿐.


어머니와 아버지가, 형님과 동생들이 그렇게 스러져갔던 것처럼.


“ 전열 교대!!!... ”


뒤쪽의 후방에서 누군가가 소리치는 것이 들려왔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 전열 교대!!!! ””


곧이어 제창하는 목소리들이 울려퍼진다.


자신의 양 옆에서 함께 싸우던 전사들이, 차례차례 뒤쪽의 대열과 교대하며 빠져갔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 삼 력(三 力) >> , << 기열염여(己熱染膂) >>


어쩌면 그저 죽고 싶었던 건지도 모른다.


<< 강격암주(强擊巖誅) >>.


가족들의 유체를 마주본 그 날부터.


“ 허어..!! 허어..!!! ”


팔을 한번 들어올리는 것조차 무겁다.


다리가 고장이 난 것처럼 제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다.


<< 외피경화(外皮硬化) >>.


무기를 한 번 휘두를때마다, 서리 기사들을 한 마리 쓰러트릴때마다,


시야가 흔들리고, 숨이 턱끝까지 차오른다.


더 이상 버티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될 때 마저, 수십 개의 얼음 칼날들이 전신으로 날아들어온다.


수십 번의 무자비한 공격들을 회피하며 필사의 일격을 찔러넣는 순간,


동시에 다양한 회복 마법의 은혜가 온 몸으로 스며들고,


쌓였던 피로와 부상이 즉각적으로 치유되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아무리 중장갑옷으로 무장했다고 하나, 계속해서 중첩되는 데미지와 손상률은 무시할 수 있는것이 아니었다.


곧 이어 새로운 상처들이 다시 생겨나며, 그것들을 끊임없이 치유받는 격전이 반복된다.


극한으로 몰아붙이는 투쟁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자신이 공략대에 들어온 것은 결코 왕국같은 걸 위해서가 아니었다.


이 죽음과도 같은 전장에 몸을 내던진 것은 결코 그들을 위해서가 아니었다.


그저, 이 분노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정의감이나 애국심 따위가 아닌, 순수한 자기파괴적 충동.


증오에 몸을 맡기며,


적을 죽이고 자신을 죽인다.


<< 사 력(死 力) >> .


전신의 힘을 단숨에 한계치 이상까지 끌어올린다.


<< 가 속(加 速) >> , << 경 화(硬 化) >> .


하급에 속하는 투귀법일지라도, 동시에 사용하는 것은 육체를 극히 피로하게 만든다.


<< 일격쇄멸(一擊碎滅) >> .


그것을 뛰어넘은 투귀법의 4중 발동.


주르륵, 새빨간 피가 코에서 흘러내린다.


육체의 한계를 돌파하여, 보다 더 너머로.


“ 하아...!!! 하아..!!! ”


전방으로 뻗어오는 모든 일격들을 스치듯 흘러넘기며, 서리 기사의 몸뚱이를 정면으로 깨부순다.


갑옷이 군데군데 파괴되기 시작하고, 그 밑으로 수 많은 상처들이 늘어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단 한 순간도 늦추지 않았다.


뺨, 이마, 목덜미, 성한 곳이 없었다.


얼굴에 입은 모든 자상으로부터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맹격을 멈추지 않았다.


“ 아아아아아!!!!!! ”


육체를 짓누르는 부하를 무시하고 끊임없이 투귀 공격을 퍼붓는다.


얼음 창날에 찢겨진 입가로 붉은 피가 쉼 없이 떨어지고 있었다.


“ ..마고스....! ”


설령 이 육체가 무너져내린다 하더라도.


“ ..마고스!!... ”


그 때,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 했다.


누가 부르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 ...야!!..마고스!!!... ”


시끄러우며 익숙한 목소리.


어딘가 먼 곳으로부터 들려오는 것 같아, 희미하게만 느껴졌다.


눈 앞이 흐릿하다.


서리 기사들의 형체조차 제대로 분간이 되지 않았다.


“ 마고스!!!!... “


공격해오는 적들의 모습이, 마치 수십 배로 늘어나는 것 같았다.



————————철퍽!!!



“ .....아......... ”


그것은, 갑작스레 떨어져내린 물 한 바가지였다.


“ 정신 차려!!! ”


머리 위의 투구를 타고, 차가운 물줄기들이 줄줄 흘러내린다.


“ 너, 정말로 죽고 싶었던 거야?!! ”


자신을 유일하게 성 으로만 부르는 동료는 한 명밖에 없었다.


깨달았을 땐 이미, 그녀의 뒤쪽 전열로 끌어당겨진 상태였다.


“ ......멜.... ”


“ 입 다물어! ”


“ [ [ 불의 꽃잎 - (flare) ] ] ”.


여러 발의 작은 화염탄들이 서리 기사들의 주위로 산개하며 터진다.


“ [ [ 화 속성 부여 - (fire attribute) ] ] ”.


직후, 전방의 다른 검사들에게 부여하는 강화 마법.


“ 그렇게 죽고 싶으면 딴데로 가서 뒤져!!! ”


멜은 휴의 얼굴을 돌아보지도 않고 그렇게 소리쳤다.


두 번째 대열쯤에서 전위들의 서포트를 맡고 있던 프랭크츠와 가루아는,


그저 아무말도 없이, 서리 기사들을 쓰러트려나가고 있을 뿐이었다.


“ [ [ 불의 경계 - (line of fire) ] ] ”.


이미 곳곳에 타박상과 자상을 입은 그녀는 더욱 큰 목소리로 영창의 주문을 외친다.


“ 이딴 빌어먹을 곳에서...!! ..정말로 죽고 싶었던 거라면!!.... ”


“ [ [ 화염바람 - (blazing wind) ] ] ”.


그것은 멜의 영창이 아니었다. 그녀의 옆에서 함께 싸우고 있던 다른 마법사직 대원이 발한 것.


“ 우리들은 따라오지도 않았어!!!... ”


자신의 주변을 가로막고 있던, 흐릿한 벽같은 것이 조금씩 사라지는 듯 했다.


탁해있던 휴의 눈동자 속에는 어느샌가,


그녀의 뒷모습 너머로 보이는 동료들이 들어와 있었다.


그들에게 이제와서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혼자서라도 가겠다고 밀어붙인 자신을, 설령 죽더라도 상관없다고 내뱉은 자신을,


포기하지 않고 이곳까지 뒤따라와준 맹우들에게.


“ [ [ 중상치유 - (holy one) ] ] ” , “ [ [ 경상치유 - (green one) ] ] ”.


그 순간, 신성마법 사용자의 대원들로부터 다수의 치유주문이 날아왔다.


“ [ [ 심체 활성 - (activity of the heart) ] ] ”

“ [ [ 기력 증강 - (vigor reinforce) ] ] ”.


동시에 정신마법을 행사하는 다른 대원들로부터도 다수의 강화주문이 발휘된다.


그것은 휴의 앞에서 싸우고 있던 멜과 프랭크츠, 가루아에게도 마찬가지였다.


“ ........... ”


<< 기열염여(己熱染膂) >>.


싸울 수 있는 여력을, 다시 한번 부여받았다.


이제 휴는 자신이 해야할 일을 명확히 알 수 있었다.


이 지옥같은 전장에서 목숨이 다하더라도, 자신의 동료들만큼은 반드시 살려서 돌려보낸다.


오직 그것 단 하나.


““ 전열 교대!!!... ””


호령이 외쳐지고, 또 한번 앞줄과 뒷줄의 대열 위치가 교대된다.


가장 앞쪽에서 버티며 서리기사들을 계속 막아내고 있던 전위들을 잠시간 후방으로 빼낸 후,


<< 철곤추수(鐵棍抽收) >>.


그 타이밍에 맞춰, 휴 마고스는 동료들의 곁으로 뛰어나갔다.


“ ...노르!! ”


공략대의 바로 머리 위.


가루아의 수신호와 함께 커다란 날개를 펄럭이는 마로쉬가 있었다.


특수능력 • { { 나선광-(white spiral) } }.


새하얀 빛을 뿜어내는 나선줄기의 참격이 휴의 앞에 있는 서리기사들을 향해 쏘아졌다.


전열 교대 직후의, 서리기사들이 휘둘러오는 공격을 선제 차단한다.


무수한 얼음의 파편들이 튀기듯 부서져나갔다.


“ 가루아! 포션 잔량은?! ”


그렇게 외친 것은 프랭크츠였다.


“ 아직 좀 남았어!! ”


불그스름한 광채를 두른 마법의 활, ‘화적궁’.


프랭크츠는 거기에 세 개의 화살을 매겼다.


<< 이력선중(二力颴中) >>.


회오리바람을 뒤에 남기며 한순간에 서리 기사 세 마리의 상체를 적중시킨다.


마치 해머에 박살나듯, 대량의 얼음 조각들을 흩뿌리며 서리 기사의 가슴팍이 단숨에 깍여나갔다.


그 모습을 확인한 가루아는 양손에서 두 개의 전투보조 아이템을 재빠르게 던지며, 노르에게 신호를 보냈다.


그가 서리 기사들을 향해 던진 것은 울퉁불퉁한 외형의 점토같은 물체.


마찬가지로 같은 것을 전달받은 노르는 자신의 두 발로 그것들을 캐치하여,


가루아의 사정거리에 들어오지 않는 주위의 다른 서리 기사들을 향해 뿌리듯 던졌다.


—마력(魔力) 종박제(潼縛劑)—,


매직 아이템은 아니나, 충분히 그에 버금갈만 하다고 할 수 있는 물건으로,


[청색 레벨] 의 몬스터, ‘트위스트 슬라임’ 의 육편을 가공해 만들어낸 대상 포박용의 도구.


방금 전 가루아와 노르가 서리 기사들을 향해 투척한 물건의 정체였으며,


마치 물폭탄이 터지는 것처럼, 그 강력한 접착성의 액체들은 9 마리의 서리 기사를 한꺼번에 묶어버렸다.


“ 이녀석들에게도 효과는 만점이군.. ”


마력 종박제는 사용자가 주입한 마력으로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물건.


보통의 대인용 종박제와 달리, 마수와 몬스터 등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특제였으며,


그냥 던져도 일단 효과는 있으나, 마력의 유무에 따라 커다란 강도 차이가 있었다.


제대로 쓴다면, [황색 레벨] 정도의 마수나 몬스터는 거의 문제없이 속박할 수 있는 아이템이었다.


무엇보다 마력 종박제는 왕국 안에서도 일정 소량만 생산, 판매되는 물건이었기에,


일회성이기는 해도 그만큼 상당한 값이 나가는 귀중품이었다.


설령, [적색 레벨]의 위협이라 하더라도, 허를 찔릴만한 위력의 포박도구.


가루아는 그것을 2개의 여분만 남겨두고, 모두 소비했다.


결과, 아홉 마리의 서리 기사들은 머리부터 상체까지, 끈적한 점액질로 들러붙어,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한 채, 전위들에게 순식간에 격파당해갔다.


지옥과도 같은 열세속에서 프랭크츠는 필중의 저격을,


멜리사는 마법의 행사를, 가루아와 노르는 유격의 역할을,


< 백금 > 등급의 모험가 팀, 얼그레이는 용감히 전투에 뛰어들었다.


자신의 목숨을 잃을 뿐만이 아닌, 자칫 잘못했다간 모두가 전멸할지도 모를 이 싸움에,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뛰어든 이유는 오직 단 하나.


“동료”를 위해서.


““ 전진해라!!!!! ””


공략대와 서리 기사 군단의 격돌로부터 1시간 40분————.


양측의 전세는 판이하게 달라지고 있었다.


하나의 원형처럼 응집되어 있던 공략대측은 전방위로 쏟아져 들어오는 공세뿐만 아니라,


그 너머에서 각종 무기들을 투척해오기 시작한 서리기사들로 인해, 머리 위의 방어까지 신경쓰며 대응하지 않으면 안되었고,


피로나 물량 따위에 제한이 없는 서리 기사 군단은 이미 수천 마리가 처치당했음에도, 처음과 별반 다르지 않는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것이 두 진영의 결정적인 차이.


공략대 측은 이미 상당한 힘을 소진하고 있었다.


허나 그럼에도, 강자들의 공세는 그칠줄을 몰랐다.


현 시점에서의 공략대가 피해 입은 총 사상자의 수는,


[ 경상자 325명. 중상자 97명. 사망자 54명. ]


““ 성문까지의 거리, 약 20미터!!!!... ””


삼단 소리향을 통한 목소리의 확성.


각 부대의 상급 지휘관들로부터 공략대 전체에 울려퍼진다.


그것은 검사단장, 엘리에 올슨 로버드가드의 출격을 알리는 신호였다.


작가의말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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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시체제왕(屍體帝王) - 하 21.10.16 43 1 14쪽
55 얼음과 눈의 왕국 - 22 +1 21.09.19 31 1 12쪽
54 얼음과 눈의 왕국 - 21 +1 21.09.05 39 1 12쪽
53 얼음과 눈의 왕국 - 20 +1 21.08.23 45 1 12쪽
52 얼음과 눈의 왕국 - 19 21.06.30 55 1 12쪽
51 얼음과 눈의 왕국 - 18 21.05.16 72 2 12쪽
50 얼음과 눈의 왕국 - 17 21.04.25 53 1 13쪽
» 얼음과 눈의 왕국 - 16 +1 21.04.05 45 1 12쪽
48 얼음과 눈의 왕국 - 15 +1 21.03.17 5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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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얼음과 눈의 왕국 - 13 +2 21.02.14 70 3 12쪽
45 얼음과 눈의 왕국 - 12 +2 21.01.17 99 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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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얼음과 눈의 왕국 - 10 +2 20.11.15 78 3 12쪽
42 얼음과 눈의 왕국 - 9 +3 20.10.14 104 3 15쪽
41 얼음과 눈의 왕국 - 8 +2 20.09.15 77 4 12쪽
40 얼음과 눈의 왕국 - 7 +4 20.08.25 86 4 12쪽
39 얼음과 눈의 왕국 - 6 +3 20.08.17 82 4 13쪽
38 얼음과 눈의 왕국 - 5 +3 20.08.03 103 3 13쪽
37 얼음과 눈의 왕국 - 4 +4 20.07.25 87 5 12쪽
36 얼음과 눈의 왕국 - 3 +3 20.07.19 98 4 12쪽
35 얼음과 눈의 왕국 - 2 +4 20.07.11 137 4 15쪽
34 얼음과 눈의 왕국 - 1 +6 20.07.04 140 7 15쪽
33 태동하는 어둠 - 18 +4 20.06.28 126 5 15쪽
32 태동하는 어둠 - 17 +4 20.06.23 153 6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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