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WhiteSmith 님의 서재입니다.

다크 소울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WhiteSmith
작품등록일 :
2020.05.16 16:22
최근연재일 :
2022.01.01 22:16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8,955
추천수 :
610
글자수 :
317,922

작성
21.03.17 23:35
조회
57
추천
1
글자
12쪽

얼음과 눈의 왕국 - 15

DUMMY

——————격돌.


천명의 공략대 대원들과 사만의 서리 기사들이 정면으로 맞부딪혔다.


공략대의 주위로 전개되있던 허공디딤들은 순식간에 파괴되어 갔고, 이어서 서리 기사들의 무수한 얼음검날이 들이닥쳤다.


애초에 본래의 용도에서 벗어난 허공디딤의 방벽은 당연히 방벽이라고 부를 수 없을 정도로 무르고 약했으며,


잠시도 버티지 못하고 차례차례 소모되어 갔으나, 공략대의 대원들은 조금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밀어붙였다.


이미 허공디딤을 만들어낸 시점으로부터 일정 시간이 경과한 때였기에, 결국 얼마 안 가서 자연히 소멸될 터였지만,


공략대는 그런 부분조차도 최대한 활용하기로 마음먹었다.


허공디딤의 체현시간이 끝날 때까지 그냥 방치해둘바엔, 차라리 모양새만으로도 방벽처럼 배치해,


최초의 돌격에서 선제공격을 할 수 있는 틈을 만들자는 것.


그리고 백전연마의 전사들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 일신가속(一身加速) >>


육체의 무게가 거의 없다고 생각될 정도로 가볍고 민첩한 움직임.


“ 아예 쓸모가 없지는 않군 그래. ”


서리기사의 공격으로 파괴된 허공디딤의 사이로, 중장갑의 전사가 순식간에 파고든다.


그의 양손에 들린 것은 화염이 휘감긴 할버드.


<< 일격쇄멸(一擊碎滅) >>


거의 2미터에 가까운 신장에도 상관없이, 서리기사의 머리를 향해 곧장 휘두른다.


육체의 한계를 뛰어넘는 파괴력과 마법의 화염이 동시에 서리기사를 덮쳤다.


두부를 포함한 어깻죽지까지의 완전파괴.


“ 아직 부족하다 이거냐? ”


머리부터 목덜미까지 통째로 날아갔음에도 불구하고,


서리 기사의 팔과 다리는 여전히 움직임을 멈추지 않고 있었다.


그런 것 따윈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는 듯, 곧 바로 손에 든 얼음검을 치켜들어 중장갑 전사를 향해온다.


서리 기사를 완전하게 쓰러트리기 위해선 머리를 파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메이즈 스노우에서 발생하는 다른 존재들과 마찬가지로 몸체의 일정부분 이상을 손상시키는 것.


<< 철곤추수(鐵棍抽收) >>


쇠몽둥이로 뿌리뽑아 거두다.


[ [ 소각 - (incinerate) ] ] , [ [ 정화 - (sacred flame) ] ]

[ [ 무화 - (bursting fire) ] ] , [ [ 폭발 - (explosion) ] ]


자연마법, 정신마법, 신성마법,


후방부대로부터 쉴 새 없이 퍼부어지는 각종 제 4계위의 마법폭격.


이미 중장갑 전사의 눈 앞에 있던 서리기사는 물론이고,


그 주위에 포진해 있던 다른 서리기사들까지 순식간에 불태워졌다.


이어서 쏟아지듯 투척되는 창검과 화살, 도끼, 단검 같은 무기들의 공세.


하나하나가 모두 투귀법이 담긴 강력한 일격이었으며, 마법에 의한 폭격으로 한껏 약체화된 서리 기사들의 무리를 한순간에 무너뜨렸다.


“ 가루아!! 진행방향은 어때?! ”


“ ..문제없어!! 이대로 쭉 밀고나가면 돼!! ”


한 점으로 똘똘뭉친 공략대의 안에서,


그들이 지키고 있는 위치는 진형의 오른쪽 측면, 가장 바깥둘레.


전방에서 돌파를 맡고 있는 다른 대원들을 위해,


지금의 전투대형이 무너지지 않게 하기 위해,


끊임없이 덤벼오는 서리 기사들을 쳐내고, 안쪽의 후방부대를 지킨다.


말 그대로 일점돌파.


현재의 공략대가 있는 위치로부터 성문까지의 거리는 분명 얼마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사이를 두터운 벽처럼 가로막고 있는 존재들이 있었고,


모든 대원들이, 자신의 역할과 사력을 다해,


앞으로 전진한다.


그리고 응집해 있는 공략대의 머리 위로, 한 마리의 마수 “마로쉬” 가 날아다니고 있었다.


[ 백금 ] 등급의 모험가 파티. “얼그레이”.


‘프랭크츠 네이선’, ‘가루아 테밋’, ‘멜리사 올랜도’, ‘휴 마고스’.


그리고 마로쉬인 ‘노르’.


4달 이상 전의 그람핀과의 전쟁에서도 참전했던 그들은, 현장에서 메이즈 스노우의 출현을 목격한 직후에도,


제 2차 공략전까지 참전해 오면서 팀 전원이 무사히 귀환을 달성, 왕국군으로부터 큰 보수를 받고 징병이 해제되었지만,


몇 달후, 제 7차 공략전의 모집공고에 본인들의 의지로 자원, 선별시험을 거쳐 또 다시 한번 공략대에 참가하게 된다.


그들이 이 싸움에 스스로 지원한 이유는 단 하나.


“ 뒤져라!!! 개자식들아!!! ”


중장갑으로 무장한 전사, 휴 마고스는 포효를 내지르며 거세게 할버드를 휘둘렀다.


<< 삼중강(三重強) >>


순수한 파괴력의 강화,


시위에 매긴 두 대의 화살이 프랭크츠의 화적궁으로부터 발사된다.


몸체로부터 부서지는 얼음 조각들을 흩뿌리며, 서리 기사가 얼음창을 찔러왔다.


“ [ [ 불의 경계 - (line of fire) ] ] ”


그 순간, 뒷쪽에서 멜리사의 영창이 울려퍼졌다.


제 3계위 하위열의 자연마법.


불길로 만들어진 2.5m 길이 정도의 경계선을 전방에 펼쳐놓는다.


<< 열기진격(熱氣進擊) >>


기습처럼 동시에 뛰쳐나온 그녀는 서리기사를 향해 고열이 담긴 워해머를 휘둘렀다.


마력이 아닌, 육체의 기력을 집중시켜 만든 물리적인 열기.


“ 계속 밀어내!!! ”


“ [ [ 방패 생성 - (shield creation) ] ] ”


멜리사가 사용할 수 있는 최대 계위의 마법은 제 3계위의 중위열까지다.


불의 경계를 포함해도, 그녀가 쓸 수 있는 3계위 마법은 몇 가지밖에 안 된다.


하지만 파티내에서 보조 회복과 강화, 전투까지 담당하고 있는 그녀는 마법사임과 동시에 전사이기도 했으며,


양쪽의 적성이 모두 높은 그녀였기에, 이 정도까지 해낼 수 있는 것이었다.


“ ...노르!! ”


가루아가 외치는 신호와 함께,


마로쉬인 노르가 공중을 크게 선회하며 서리 기사들의 머리를 차례차례 강타하고 빠져나간다.


물론 그것만으로는 어림도 없었지만, 주변에 포위하고 있던 서리 기사들의 관심을 잠시나마 끄는덴 충분했다.


“ 몇 십, 몇 백 마리라도 쳐죽여주마!!! ”


끝도없이 밀려들어오는 냉기와 죽음을 해치우며, 휴는 큰 목소리로 부르짖었다.


자신들을 모두 전멸시키기 위해 다가오는 그 군세를 보면서도,


그에게서 터져나오는 것은 오히려 분노에 가득찬 포효.


<< 기열염여(己熱染膂) >> , << 성 새(城 塞) >>


육체능력 전반의 강화, 내구력 방어력의 집중강화.


조금의 기세도 줄어들지 않는 서리 기사들의 맹공세를 꿰뚫고,


<< 진월참수(眞鉞斬首) >>


휴는 손 안에 꽉 쥔 할버드를 크게 휘둘렀다.


“ 덤벼라!!!! ”


더 이상 거칠게 없었다.


자신을 향해 뻗어오는 수십 개의 칼날들도,


더 이상 눈물도, 슬픔도 흘러나오지 않았다.


모든 것들이 빛바랜 것처럼 흐릿하다.


눈 앞의 모든 것들이 잿빛으로 보일 뿐이었다.


그는 태어나면서부터 어두운 헛간에 버려졌다.


주위에 있던 것이라곤 축축한 흙바닥과 낡고 해진 천조각들.


그를 살리고 키워준 것은 헛간의 주인이었던 젊은 부부였다.


그런식으로 버려지는 갓난 아이들은 죽음을 피할 수 없었지만,


다행히 마음씨 좋은 사람들에게 발견될 수 있었던 휴는 운이 좋았다.


가난하지만 먹을 게 부족하지는 않았던 농가에 거두어진 덕분에,


그는 자신의 형제들과 함께 튼튼하게 자랄 수 있었고,


성인이 되기 이전부터 가업을 돕기 위해 농사일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 시기쯤,


휴는 자신이 가족들과 진짜 피로 이어진게 아니란 것을, 다른 타인의 입으로 듣게 되지만,


결국 그러한 말 따윈 아무런 파장도 일으키지 못한다.


어찌됐든 휴에게 있어 가장 큰 목표는, 자신의 가족들을 가난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것 뿐이었다.


결국 24살의 나이,


그는 농사를 그만두고 모험가 일을 시작한다.


처음엔 ‘동’ 등급에서 1년 반,


후에, [ 은 ] 등급으로 승격하기 위해 한달 정도의 심사과정을 거치고,


2년 뒤에, 프랭크츠 일행과 만나, 새로운 파티 “얼그레이” 를 결성하게 된다.


그리고 거기서 3년,


마침내 얼그레이가 [ 백금 ] 등급으로 승격하게 됐을 때, 휴는 오랜만의 고향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 전에도 소식과 상황을 알리기 위해 틈틈이 본가를 방문하긴 했지만,


이번에는 승격의 축하와 함께,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좋은 여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등,


어딘가에 정착해 평화로운 삶을 보낼 수 있는 기회도 분명 있었지만,


휴는 그런 것을 잠시 미루어 두고, 그저 앞만을 보고 달려갔다.


모든 것은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여태까지 꾸준히 해온 저금과 [ 백금 ] 등급으로서의 지위,


더는 부모와 형제들이 가난에 시달릴 일도,


그들이 힘들게 농사를 짓게 할 필요도 없었다.


왜냐하면 이제 자신에게는 그럴만한 능력과 힘이 충분히 있었기 때문이다.


이 앞으로의 미래는,


분명 자신의 손으로 밝게 만들 수 있으리라고,


부모님을 편히 해드리고, 형제들의 짐을 덜어줄 수 있으리라고,


결코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로부터 반년 후,


메이즈 스노우가 라그센에 출현하기 전까지는.


“ [ [ 타오르는 불꽃 - (flame effect) ] ] ”


“ 멜, 이쪽도 강화 부탁해!! ”


“ 잠시만, 프랭크!... ”


그 광범위한 이상기후는 남쪽 지방 일대에 악영향을 끼쳤다.


모든 농작물과 가축들은 익숙치 않은 한파와 날씨의 변화로 시들고 병이 걸렸으며,


한 해를 보고 농사를 짓는 수많은 농가들은 막대한 피해와 손해를 보게 된다.


그것은 휴의 마을도 예외가 아니었다.


메이즈 스노우가 세상에 출현했던 초기, 방출되는 냉기의 영향 범위가 아직은 그리 크지 않았을 때,


휴는 한번 마을로 되돌아가 상태를 확인했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아무런 변화나 문제도 발견할 수 없었으며,


심지어 조금의 추위조차 느껴지지 않았고 기후와 날씨 모두 이상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물론 그 이후에도, 휴는 메이즈 스노우의 영역 확장이 계속 됨에 따라, 주변일대에 미치는 기후변화를 주시했고,


점차 한랭이 강해져가는 것과, 그 영향력이 크게 넓어져가는 것도 감지하고 있었다.


때문에 한번 더 마을로 돌아갔을 땐,


온 밭들이 서리가 내려, 말도 안 나올 수준이 되어 있었다.


애당초 라그 왕국의 대부분 지역들은 온후한 날씨의 은혜를 받고 있었기에,


땅이 완전히 얼어붙거나, 농작물들이 빙결로 뒤덮이는 그런 현상들은 처음 겪는 일이나 마찬가지였다.


가족들에게 발생한 금전적인 문제는 다행히 휴가 모두 해결해주었지만,


더 이상 그 마을을 포함해, 주변 지역에선 생활할 수 없다고 판단했고,


결국 휴의 설득으로, 그가 다음에 다시 돌아올 때,


모두 함께 주거를 옮기는 것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휴는 거기서 중대한 문제를 하나 간과하고 만다.


금전적인 문제야, 그가 얼마든지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이었지만,


메이즈 스노우에 의한 생태계의 변화와 절박해진 민심의 변화는 그도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당시 취약해진 마을의 분위기.


그리고 왕국 내의 혼란스러운 정세와,


메이즈 스노우가 뒤바꾸어 놓은 일대 생태계의 질서.


노략질, 강도질,


마수들과 몬스터들,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었겠지만,


후일, 모험가 길드의 조사로부터 밝혀진 공식적인 사실은,


메이즈 스노우의 영향으로 인한 마수 무리의 활성. 그리고 습격이었다.


결국 그가 다시 고향의 마을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모든 것이 끝난 후였다.


마을은 완전히 괴멸.


살아남은 주민들의 숫자는 열 명도 되지 않았다.


휴 마고스는 그 날, 모든 것을 잃었다.


작가의말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다크 소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주기. 21.01.16 53 0 -
공지 연재와 완결에 대해. +1 20.06.23 131 0 -
공지 모든 배경 스토리는 하나로 합쳐집니다. 20.05.23 245 0 -
58 시체제왕(屍體帝王) - 상 22.01.01 44 0 18쪽
57 시체제왕(屍體帝王) - 중 21.12.12 36 0 18쪽
56 시체제왕(屍體帝王) - 하 21.10.16 43 1 14쪽
55 얼음과 눈의 왕국 - 22 +1 21.09.19 31 1 12쪽
54 얼음과 눈의 왕국 - 21 +1 21.09.05 39 1 12쪽
53 얼음과 눈의 왕국 - 20 +1 21.08.23 46 1 12쪽
52 얼음과 눈의 왕국 - 19 21.06.30 56 1 12쪽
51 얼음과 눈의 왕국 - 18 21.05.16 72 2 12쪽
50 얼음과 눈의 왕국 - 17 21.04.25 54 1 13쪽
49 얼음과 눈의 왕국 - 16 +1 21.04.05 45 1 12쪽
» 얼음과 눈의 왕국 - 15 +1 21.03.17 58 1 12쪽
47 얼음과 눈의 왕국 - 14 +1 21.02.28 60 1 12쪽
46 얼음과 눈의 왕국 - 13 +2 21.02.14 71 3 12쪽
45 얼음과 눈의 왕국 - 12 +2 21.01.17 99 3 14쪽
44 얼음과 눈의 왕국 - 11 +3 20.12.20 92 3 12쪽
43 얼음과 눈의 왕국 - 10 +2 20.11.15 78 3 12쪽
42 얼음과 눈의 왕국 - 9 +3 20.10.14 104 3 15쪽
41 얼음과 눈의 왕국 - 8 +2 20.09.15 77 4 12쪽
40 얼음과 눈의 왕국 - 7 +4 20.08.25 86 4 12쪽
39 얼음과 눈의 왕국 - 6 +3 20.08.17 83 4 13쪽
38 얼음과 눈의 왕국 - 5 +3 20.08.03 103 3 13쪽
37 얼음과 눈의 왕국 - 4 +4 20.07.25 87 5 12쪽
36 얼음과 눈의 왕국 - 3 +3 20.07.19 98 4 12쪽
35 얼음과 눈의 왕국 - 2 +4 20.07.11 137 4 15쪽
34 얼음과 눈의 왕국 - 1 +6 20.07.04 140 7 15쪽
33 태동하는 어둠 - 18 +4 20.06.28 126 5 15쪽
32 태동하는 어둠 - 17 +4 20.06.23 153 6 1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