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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ROH 님의 서재입니다.

찰즈강 살인사건

웹소설 > 자유연재 > 추리

DANROH
작품등록일 :
2018.04.09 12:23
최근연재일 :
2018.06.06 14:45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26,154
추천수 :
425
글자수 :
176,294

작성
18.05.02 11:08
조회
523
추천
15
글자
9쪽

제19화 - 어틀랜틱 시티

DUMMY

맨해턴에서 동쪽으로 길게 뻗어나간 롱 아이랜드 반도. 그 초입에 플러싱이라는 작은 강이 있고, 그 이름을 딴 동네가 플러싱이다. 플러싱의 한 복판 사거리에 선 커널리는 자신의 눈을 의심한다.


여기는 미국이 아니다. 중국어 간판이 밀집한 거리. 뒷골목에서 이소룡이 금방이라도 소리를 지르며 튀어 나올 것 같다. 구엔이 소개해 준 부동산업자 트랑 판은 사거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Sunshine Realty라는 간판.


부동산 사무실에 들어선 커널리는 또 한번 놀란다. 트랑 판은 정신이 버쩍 들 정도의 미인이다. 데스크에 앉아 있는 데도, 군살이 없이 날씬한 체격이 상상이 되고, 나이에 비해 어려 보이는 청순한 얼굴. 달려가서 한번 안아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며 서 있는 커널리를 여자가 부른다.


“커널리 형사에요?”

“아.. 네.”

“구엔의 연락을 받고 미리 좀 알아 봤어요.. 일본계는 내가 잘 몰라서 친구한테 물어 보았어요. 그리로 가 볼까요?”


한 블록을 걸어가니 조금 더 큰 부동산 사무실이 있는데, 작은 여자가 문 앞에 서있다.

“사다코.. 왜 밖에 있는 거야?”

이 말에 여자는 대답을 않고 걷기 시작하고, 트란과 커널리는 영문도 모르고 따라간다.


이웃에 있는 맥도널드로 들어간 여자는 자리를 잡자 말자 입을 연다.

“Tanaka Trading 말인데..”

말을 꺼내는 여자의 눈에 두려움이 있다. 그리고 애써 커널리를 모르는 체 한다.

“무슨 이야기야..?”


트란의 질문에 여자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입을 연다.

“우리 사장한테 Tanaka Trading 이야기를 꺼냈더니.. 화를 내더라구. 좀처럼 그런 사람이 아닌데..”

“왜 그럴까? 그 사람 착하잖아?”


“그래서 이 바닥에서 오래 일한 사람한테 물어보니.. Tanaka Trading은 일종의 유령회사이고.. 본체는 일본계 사람들도 잘 모르는데.. Tanaka라는 이름이 들어간 회사가 어틀랜틱 시티에 있다고 그러더라구..”


“어틀랜틱 시티라구요?”

커널리가 묻자, 여자는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테이블을 보며 그저 고개를 끄덕인다.”


동부의 라스베가스라고 할 수 있는 어틀랜틱 시티. 미스 아메리카 선발대회가 열리는 도시로 유명한 이 해변가 휴양도시는 커널리가 한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목사였던 아버지가 늘 미국의 소돔과 고모라라고 저주했던 그 곳.


* * *


긴급히 전화를 넣었을 때 에리카의 자동차는 이미 코네티컷을 지나고 있었다. 당초 만나기로 한 뉴워크의 FBI 오피스까지 두 시간이면 도착할 거리이다. 플러싱에서의 새로운 진전 상황을 들은 에리카는 다시 연락하기로 한다.


“노스필드에 있는 FBI 어틀랜틱 사무실에서 만나요..”

고속도로에서 운전 중인 에리카는 시간도 말하지 않고 전화를 끊는다.


어틀랜틱 시티로 들어와 간단히 점심을 먹은 커널리는 차를 FBI 사무실에 대고 기다리기로 한다. 형사와 FBI 에이전트는 그리 좋은 관계가 아니다.


대서양 가에 있는 호텔지구에서 내륙 쪽으로 호수 건너의 한적한 동네에 있는 FBI 사무실. 마치 백악관의 부속 건물을 하나 옮겨 놓은 듯하다. 잘 정리된 잔디밭에 국기 게양대가 있고 그 옆에 흰색의 이층 건물이 있는데 검은 차가 두어 대 주차되어 있을 뿐 인적이 없다.


커널리의 눈을 끈 것은 건너 편에 있는 투자은행의 간판. 이런 곳에 웬 투자은행 지점이? 그리나 의문은 곧 풀린다. 해변가의 거대한 호텔이나 카지노들이 고객일 터이다.


투자은행 앞마당에 주차를 한 커널리는 의자를 젖히고 누워 눈을 감는다. 에리카가 나타난 이후의 긴박한 사태 진전. 그리고 에리카라는 여자..


형사 일 이외에는 관심을 갖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그의 마음 속에 어느덧 자리 잡은 이 여자. 몸이 나른해지며 갑자기 성욕이 느껴지는 자신에 놀라며 애써 다른 생각을 한다. 아! 그러고 보니 권총이 없지.. 하긴 당장은 필요 없을지도.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그는 잠에 빠져든다.


탁 탁 탁..

무언가 두들기는 소리에 커널리의 꿈은 끊긴다.


아버지와 싸움을 하고 뒷뜰에서 위스키를 들이키며 헤드폰으로 Deep Purple의 록을 듣고 있었다. 가족이라거나 학교라거나 꿈이라거나 하는 질곡에서 그저 벗어나고 싶었다. 형이 왜 집을 나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지.. 십대 후반에 들어서서 이해할 수 있을 듯했다.


정신을 차리고 창밖을 보니 어느 여자가 있다. 자세히 보니 에리카. 그제야 커널리는 현실로 돌아온다. 시간을 보니 세 시간이 지나 있다.


“시간이 많이 걸렸네.”

“오다가 전화를 좀 하느라고.. 어틀랜틱 시티에 있는 FBI는 작은 분소여서 정보가 별로 없을 수도 있어요. 그래서 뉴저지주 전체를 커버하는 필드 오피스에 전화를 해서 좀 물어 봤어요.”

에리카가 구겨진 메모지를 한 장 내민다.


Tanaka & Kim Associates, LLC.

Tanaka Holdings, Inc.


“어틀랜틱 시티에 법인 등록을 한 회사 중에서 Tanaka라는 단어가 들은 회사는 이 두 곳 뿐이래.”

“Tanaka Trading이 이 중의 하나와 관련이 있을 거라는..”

“지금으로서는 그게 유일한 돌파구잖아?”


* * *


두 사람이 FBI 사무실에 들어서자 말쑥하게 양복을 입은 신사가 현관 로비에서 기다린다.


“Welcome to Sodom and Gomorrah!”

“어 이게 누구야. 제프잖아!”

“헤이 에리카. 여기서 만나는구나.”


두 사람은 FBI 아카데미 동기라는 것이다.


커피와 케이크를 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해가 지기 시작한다. 제프의 말로는 이곳은 밤이 와야 살아 움직인다는 것.

“에리카가 말하는 그 두 회사는 입수된 정보가 전혀 없어. 우선 이곳 상공회의소에 가 보자구.”


차로 이동하며 제프는 간단히 설명을 한다.

“어틀랜틱 시티는 발바닥을 대서양으로 향하고 발목이 본토에 이어지는 형상이야. 북쪽의 발꿈치 부분에 호텔과 오락시설들이 모여 있고, 남쪽의 발가락 부분에 각종 비즈니스 건물들이 들어 있어.”


“그 유명한 보드 워크는 어디에..?”

커널리가 묻는다.

“호텔 지구의 발바닥 중에서도 피부에 해당하는 해안선에 설치한 것이 보드 워크지요. 그 안쪽으로 평행으로 달리는 어틀랜틱 애비뉴가 중심 도로이고.”


미리 연락을 받은 상공회의소 대표는 5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기다리고 있었다. 대학교수를 연상시키는 중년의 신사는 간략하게 설명을 한다.


“이곳이 노름하는 곳으로만 인식되고 있지만 우리 상공회의소가 만들어 진 것이 1914년이니까 백 년이 넘었습니다. 상공회의소에는 이백개를 훨씬 넘는 회원사들이 있고 업종도 다양합니다.”

“아까 말씀드린 두 회사는 멤버인가요?”

이 질문에 옆에 앉은 직원이 답변을 대신한다.


“Tanaka Holdings가 회원사입니다. 가입한지가 10년이 넘었구요.. 다나카 히로시라는 사람이 초기에 한 두번 찾아 온 기억이 나구요. 최근에는 상공회의소의 회합에 잘 참가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하긴 모든 회원사들이 열심히 참여하는 건 아니지요. 그래도 연회비는 늘 내고 있습니다.”


“다나카 히로시라는 사람은 일본인..?”

에리카의 질문이다.

“네. 미국 국적은 아닌 걸로 기억해요. 10년 이전에 만났을 때 이미 상당히 연로한 분이었어요..”


“업종은 무엇인가요?”

“그야말로 홀딩즈이죠. 지주회사로서 자회사들이나 관련회사들에 투자를 한..”

“어틀랜틱 시티에서 자회사나 관련회사라면 역시 호텔이나 카지노, 레스토랑 같은 곳이겠지요?”

“네.. 대개는.. 하지만 이곳이 아닌 다른 지역의 다른 업종에 투자하는 것도 가능하지요..”


이 말에 방 안에 실망의 기운이 느껴진다.

“그럼Tanaka & Kim Associates라는 회사는..?”


“글쎄요.. 내 기억에는 없어요. 일단 회원사는 아닙니다. 하지만 회원사가 아닌 법인체는 이곳에 많지요. 수시로 생기고 사라지고.. 게다가 LLC, 즉 유한책임법인이라는 데는 소수의 사람들이 동업조합 비슷하게 만드는 것이어서..”


“일단 가보자구.”

커널리가 남은 커피를 마시고 급히 일어선다.

The-Best-Hotels-in-Atlantic-City-NJ.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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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제46화 – 롱펠로우 브리지 18.06.06 434 6 9쪽
45 제45화 – 마지막 사과 18.06.06 409 7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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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제38화 – 마지막 여행 +1 18.05.17 489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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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제31화 – 정략결혼 18.05.13 478 7 7쪽
30 제30화 - 불법체류자들 18.05.12 488 8 7쪽
29 제29화 -반도금융그룹 회장 +1 18.05.10 532 7 8쪽
28 제28화 – 곤도 후미에 죽음 +1 18.05.09 514 8 8쪽
27 제27화 – 고베항 부두 18.05.08 515 7 9쪽
26 제26화 - 한국계 다나카 히로시 18.05.07 518 9 7쪽
25 제25화 - 잔인한 달의 카 섹스 18.05.05 518 9 8쪽
24 제24화 - 곱슬머리 사사키 18.05.05 517 10 9쪽
23 제23화 - CIA 스페셜 에이전트 18.05.04 543 10 7쪽
22 제22화 - Mr. S. 18.05.03 535 9 7쪽
21 제21화 - 비원의 추억 18.05.03 531 10 7쪽
20 제20화 - 소돔과 고모라에서 18.05.02 530 13 8쪽
» 제19화 - 어틀랜틱 시티 18.05.02 524 15 9쪽
18 제18화 - 스시 레스토랑 18.04.30 542 1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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