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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 님의 서재입니다.

월야공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박이
작품등록일 :
2011.08.2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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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0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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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1.08.08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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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월야공자 제35화--5

DUMMY

“ 음.”

진조범의 맥을 짚던 공지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 좋은 꿈이라도 꾸고 있는 것인가?’

진조범의 온몸에는 크고 작은 상처로 가득했다.

오행마공의 독기마저 내부를 휘젓고 있었다.

극심한 고통이 수반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다행이도 의식을 잃은 덕분에 통증을 느끼지는 못하는 듯했다.

그래도 몸의 균형이 거의 무너진 상태, 죽음 직전까지 다다른 사람이 무의식의 상태에서 미소를 지을 만큼 좋은 꿈을 꾼다는 사실은 언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영륜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는 공지에게 물었다.

“ 상세는 어떻습니까?”

공지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만큼 상세가 심각하다는 뜻이었다.

“ 우선은 살리고 봐야하지 않겠습니까?”

공현의 말에 공지가 난감한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 일단 외상을 어느 정도 치료했으나 피를 너무 많이 흘렸네, 더구나 독상을 입은 상태에서 과도한 진기까지 소모해 체내의 균형이 심각하게 무너졌네, 특별한 영약의 도움 없이는 상세를 회복하기가 힘들듯 하이.”

그러자 이영륜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 영약이 있지를 않습니까?”

사대금강이 다소 심각한 표정으로 이영륜을 바라보았다.

공지가 살짝 인상을 찌푸리면서 말했다.

“ 설마 자네 지금 대환단이라도 사용하자는 뜻인가?”

이영륜이 지그시 입술을 깨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공현이 이런 이영륜을 나무라듯 말했다.

“ 방장께서 우리에게 대환단을 주신 뜻은 만약의 경우를 우려해.............”

이영륜이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알고 있다는 뜻이었다.

“ 사사로이 이를 사용하자고 말이 아닙니다. 벌써 황도에 도착한지도 한 달이 넘었습니다. 아직 이렇다 할 단서조차 찾지 못한 상황, 그나마 우리 앞에 있는 진공자가 유일한 단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를 않습니까?”

공지가 이에 강하게 반박하며 말했다.

“ 진공자의 상처가 오행마공에 당한 것이라는 근거가 없지를 않은가?”

이영륜이 재빨리 이에 화답했다.

“ 진공자의 실력은 제가 누구보다 잘 압니다. 결코 쉽게 당할 사람이 아닙니다. 더욱이 진공자는 과거 삼 년여를 독과 함께 생활했던 인물입니다. 어느 정도 독에 대한 내성을 가졌다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그런 진공자를 위험에 빠뜨릴 정도의 무공과 독이라면 오행마공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됩니다.”

모든 것이 추측에 불과했다.

추측으로 소림의 무가지보(無價之寶)인 대환단을 사용하자는 뜻이었다.

그만큼 이영륜이 진조범을 살리고 싶다는 뜻이었다.

단순히 과거의 은혜를 갚기 위함만은 아니었다.

과거 생사고락을 함께 했던 경험 때문일까?

이영륜은 어떻게 해서든 진조범을 이대로 죽도록 내버려두고 싶지 않았다.

“ 이렇게 죽기에는 아까운 사람이올시다.”

공현이 다소 흥분한 이영륜의 어깨를 토닥였다.

“ 은혜를 갚고자하는 자네의 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네만..........”

이영륜이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진조범의 상의를 풀어 헤쳤다.

“ 보십시오. 가슴을 중심으로 독상이 번지고 있습니다. 독상의 중심에 보이는 흔적은 권법에 당한 것이 틀림없습니다. 오행마권을 제외하고 당금 무림에 이런 무공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확실히 일리가 있는 이야기였다.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얼마 후 공지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 확실히 이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이겠지.”

공지의 말에 공현이 화들짝 놀라면서 말했다.

“ 사형!”

다른 사대금강의 두 사람 역시 다소 놀란 표정으로 공지를 바라보았다.

공지는 이미 결심을 굳힌 듯 비교적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 불문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어찌 죽어가는 사람을 그냥 모른 척 지나칠 수 있겠는가?”

이영륜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 사형! 감사합니다.”

공지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 너를 위한 결정이 아니니라.”

그리고 이영륜등을 향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 치료에는 다소 시간이 걸리니 호법을 부탁하네.”

소림의 대환단은 세상에 널리 알려진 영약이었다.

소림장문인 지공이 이들에게 대환단을 건넨 것은 단순히 이번 임무의 위험성 때문이 아니었다.

개방의 정보에 따르면 이번 사안은 관부의 인물이 관련되어 있었다.

관부의 인물을 상대하기 위해서 유사시에 관부의 도움을 받아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고, 단순한 영약으로서의 대환단이 아닌 무가지보로서 대환단을 적절히 사용해야할 경우도 배제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이것이 진조범의 몫이 되었다.

진조범에게는 그야말로 행운이었다.

결정을 내린 이상 공지는 망설이지 않았다.

대환단을 진조범의 입에 넣고 진조범의 가슴으로 자신의 쌍수를 가져갔다.

이어지는 공지의 행동에 이영륜의 얼굴에 난감함이 번졌다.

치료를 위해서 단순히 대환단이 전부가 아니었다.

공지는 자신의 내력을 천천히 진조범에게 쏟아 붓고 있었다.

의식을 잃은 진조범이 제대로 대환단의 약효를 받아들 수 없었기에 공지는 자신의 내력을 이용해 대환단을 용해시켜 진조범의 전신으로 퍼트리고 있는 것이었다.

웬만한 내력으로는 쉽게 흉내조차도 낼 수 없는 것이었다.

이것은 이영륜의 내력으로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만큼 내력의 소모가 심하다는 뜻이었고, 결국 공지 역시도 어느 정도 내력의 손실을 감수해야 펼칠 수 있는 격체전공의 치료법이었다.

공지는 단순히 대환단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을 뿐이었다.

이렇듯 공지가 내력의 손실까지 감수해야한다고 말했더라면 이영륜 역시도 이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영륜은 어째서 공지가 이런 사실을 이야기하지 않았는지가 의아할 정도였다.


진조범은 꿈을 꾸고 있었다.

꿈속에서 월광검은 너울너울 춤을 추고 있었다.

검이 만들어내는 궤적은 아름다웠다.

그 아름다운 궤적이 자신의 손에서 이뤄지고 있었기에 얼굴에는 미소가 이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위기는 계속되고 있었다.

십사에 이어 뒤를 쫓아온 동창의 무인들의 공격이 계속되었다.

진조범은 스스로의 차분함에 스스로가 놀라고 있었다.

상처에서의 통증은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다.

몸은 더할 나위 없이 상쾌했다.

마치 하늘을 나는 듯한, 그래서 진조범은 계속해서 웃고 있었다.

월광검을 움켜쥔 진조범의 얼굴에 묻어나는 뿌듯함, 그것은 자부심이었다.

스스로의 움직임을 대견스러워 하면서 진조범은 주변을 에워싼 동창의 무인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 이것이 검이다.”

하지만 꿈은 꿈일 뿐이었다.

움켜쥔 검의 감촉은 꿈과 다르지 않았다.

실제로 치료하는 내내 진조범은 손에서 검을 놓지 않고 있었다.

눈을 떴을 때 극심한 통증이 진조범을 옭아매고 있었다.

“ 오공자!”

비로소 자신을 오공자라고 칭하는 상대를 확인했다.

“ 이영륜?”

하지만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다시 눈을 감을 수밖에는 없었다.

꿈은 다시 이어졌다.

진조범의 앞을 가로막는 이영륜, 진조범이 살짝 고개를 가로저었다.

굳이 싸울 필요는 없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이영륜이 먼저 선공을 시작하고 있었다.

“ 대력금강장인가?”

이영륜이 과거 진조범을 보호하기 위해 원중도에게 펼쳤던 바로 그 무공이었다.

소림의 무공답게 장력은 은은한 불력을 머금고 있었다.

진조범은 망설임 없이 월광검을 움직였다.

흡(吸), 탄(彈), 절(切).

상대방의 힘을 흡수하고 밀어내며 끊어내는 일련의 동작이 부드럽게 이어졌다.

이영륜이 펼친 대력금강장이 월광검의 검세에 막혀 자취를 감췄다.

진조범의 얼굴에 다시 흡족한 미소가 번졌다.

당황하는 이영륜 하지만 이내 상대는 이영륜에서 공공의 모습으로 바뀌고 있었다.

그리고 장소 역시 장안의 유가장으로 바뀌어 있었다.

어린 유소혜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공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공공의 봉이 움직였고, 그 공공을 상대하는 사람은 왕신림이 아닌 진조범 자신이었다.

공공의 봉과 월광검이 어우러진 한판 승부, 약속한 십초가 끝났으나 진조범은 공공을 제압하지 못했다.

“ 과연 소림은 소림이로군요.”

진조범의 말에 공공이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었다.

‘ 결국 소림을 넘지 않고서는.............’

진조범은 이런 생각과 함께 눈을 떴다.

승복을 걸친 이가 진조범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 누구?”

이영륜을 비롯한 사대금강이 진조범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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