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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 님의 서재입니다.

월야공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박이
작품등록일 :
2011.08.24 17:05
최근연재일 :
2015.01.20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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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4.11.10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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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월야공자 제39화--2

DUMMY

이내 당문삼영의 품에서 수십 자루의 비도가 발출되었다.

뒤이어 당갑수의 얼굴에 당혹감이 번졌다.

놀랍게도 당문삼영의 비도는 바로 그들의 중앙에 서 있는 당갑수를 향하고 있었다.

지척에서의 암습, 가장 믿었던 수하들의 배신, 당갑수의 대응은 늦을 수밖에는 없었다. 더욱이 잠시 생각을 정리하려던 순간이었기에 그 대응은 더더욱 늦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당갑수는 일문의 수장, 누가 뭐래도 당문 최고의 고수였다.

당갑수는 이 의외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한순간 진기를 끌어올리며 허공으로 몸을 솟구쳐 삼백육십도 회전했다. 동시에 그의 품안에 웅크리고 있던 비도가 빛을 번뜩였다.

당문삼영의 예상을 넘어선 기민한 대응, 당문삼영이 크게 놀라며 비도를 피해 산개했다.

산개한 당문삼영이 살기를 번뜩이며 당갑수를 노려보았다.

바닥으로 내려서면서 당문삼영을 확인하는 당갑수의 몸에는 미처 다섯이 꽂혀 있었다.

당갑수의 어리둥절한 표정, 특히 당갑수는 당문삼영 중에서도 가장 믿었던 당태독에게 믿을 수 없다는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어째서?”

이렇듯 당태독은 비도에 적중당한 것보다 당태독이 배신이 더 큰 충격이었다.

당혹스럽기는 진조범 역시 마찬가지였다.

당문삼영은 의심 많은 당갑수가 오랜 세월 측근에 두어온 사람들, 그만큼 두텁게 신뢰해온 사람들이었다. 이 결정적인 순간 저들의 배신은 누구도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것은 진조범이 검마맹에 입맹하기 전의 원중도가 왕신림을 배신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일대 이변이었다.

당황하는 두 사람과 달리 당기상의 표정은 그야말로 차분했다.

당태독에게 설명이라도 해주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여유까지 보였다.

당태독이 기다렸다는 듯 나지막이 말했다.

“때를 아는 자를 준걸(俊傑)이라 하니, 그저 가주님께서 늘 그러셨듯이 세상의 흐름이라는 것에 몸을 맡겼을 따름입니다.”

당갑수가 다소 허탈한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내가 자네에게 고작 그 정도 밖에 되지 않았는가?”

순간 당기상이 빠르게 몸을 움직였다.

허공으로 도약한 당기상의 몸 주변으로 이내 검은 기운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그 검은 기운은 이내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주변의 어둠을 집어삼켰다.

당기상 주변의 희미한 어둠이 일순간 사라지고 단순한 자연의 어둠을 넘어서 한줌의 희미한 빛마저 존재하지 않는 말 그대로 칠흑 같은 암흑이 당기상의 몸 주변을 가득 채웠다.

또한 당기상의 수중에는 당문이 자랑하는 암기가 아니라 허리춤에서 풀려나온 묵빛 연검이 짙은 암흑을 가르며 서슬 퍼런 빛을 번뜩였다.

“빠르다!”

진조범마저 감탄할 정도로 당기상의 움직임은 신속했다. 그래서 이미 다섯 개의 암기를 몸에 꽂고 있는 당갑수가 이에 대응하기란 쉽지 않아 보였다.

당갑수가 지그시 이를 악물었다.

만천화우.

당문이 자랑하는 최고의 암기술.

대체 몸 어디에 그렇게 많은 암기를 감춰둘 공간이 있는 것일까?

대기가 숨 쉴 공간조차 허락지 않을 만큼 헤아릴 수 없는 암기들이 빼곡히 허공을 가득 메웠다. 암기들의 목표는 물론 당기상이었다.

자신을 노리며 날아드는 무수한 암기에도 당기상은 당황하지 않았다.

당기상을 에워싼 암흑은 이전 어둠을 집어삼켰듯 당갑수의 암기마저 꾸역꾸역 집어삼키면서 그렇게 당갑수마저 집어삼킬 기세로 그 지척에 이르렀다.

순간 당갑수의 쌍수가 다시 한 번 빠르게 움직였다.

피하자면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당갑수는 굳이 당기상의 공격을 피하지 않았다.

적지 않은 상처 때문에 장기전이 오히려 독이 된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이내 당갑수의 소매에서 두 자루의 비도가 번뜩였다.

절명쌍비(絶命雙匕), 당갑수가 좀처럼 사용하지 않는 최고의 비수들이었다. 하지만 당갑수의 손에 들린 절명쌍비는 그저 그 모습만 드러냈을 뿐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진조범이 묘한 시선으로 고개를 갸우뚱했다.

진조범조차도 정확한 상황을 파악할 수는 없었다.

당기상이 당갑수의 지척에 다다르자 암흑의 기운이 한 순간 당갑수의 의지마저도 잠식한다는 그런 느낌 정도일까?

그렇게 당기상과 당갑수가 교차하는 순간 암흑의 기운이 폭발하듯 사방으로 산개했고 그렇게 당기상이 바닥에 내려서는 동시에 당갑수의 양팔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당갑수가 멍한 표정으로 당기상을 노려보았다.

“미친, 설마 네놈이 암흑…….”

당갑수의 말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사방으로 발출된 암흑의 기운에는 당갑수가 발출한 암기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래서 당갑수의 몸은 자신의 암기로 뒤덮여 흡사 고슴도치를 연상케 했으며, 거기에 더해 당갑수의 마지막 말마저 막으려는 듯 당기상의 연검이 빠르게 그의 목을 스치듯 지나가고 있었다.

바닥에 떨어지는 당갑수의 얼굴은 두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그만큼 당갑수의 충격이 컸음을 반영하는 것이었다.

당갑수가 쓰러진 바로 그 순간 진조범도 의아한 시선으로 정가연을 바라보고 있었다.

따끔거리는 손등의 상처, 미안해하면서도 안타까운 표정으로 진조범을 바라보는 정가연.

묘한 정가연의 표정에 진조범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손등의 상처는 정가연이 품안에 지니고 있었던 투명한 비도에 의한 것이었다.

상처 자체는 살짝 긁힌 정도로 그다지 대단치 않았지만 그 대단치 않은 상처에 당문영이 죽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사태는 심각했다. 그러나 진조범은 그 사실, 비도의 정체까지는 알지 못했기에 아직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깨닫지는 못했다.

단지 ‘이것이 당기상의 노림수였는가?’라는 ‘섬뜩한 불길함’ 정도였다.

쓰러지는 당갑수의 앞에 선 당기상이 여유로운 미소를 머금었다.

진조범과 정가연의 상황까지 확인하면서 모든 것이 자신의 의도대로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런 당기상의 주변으로 당문삼영이 공손히 시립했다.

“수고하셨…….”

당기상은 당문삼영의 공을 치하하려했다.

순간 이번에는 당기상이 두 눈을 부릅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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