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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 님의 서재입니다.

월야공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박이
작품등록일 :
2011.08.24 17:05
최근연재일 :
2015.01.20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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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8,122

작성
11.07.22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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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월야공자 제34화--7

DUMMY

진조범을 상대하는 십사의 네 사람은 이를 악물고 있었다.

이들의 두 눈에는 감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 우리가 단순히 버티는 것이 고작이라니..............’

이들이 이렇게 생각할 만큼 진조범의 움직임은 위협적이었다.

극심한 내외상을 입은 상태를 감안한다면 그야말로 경이적인 움직임이었다.

비로소 네 사람은 동료들의 합류를 기다리기로 한 결정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했다.

진조범의 움직임은 중요한 순간마다 흔들리고 있었다.

그런 흔들림이 없었다면 그나마 버티는 것마저도 어려울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부상이 진조범의 움직임을 방해하고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천궁대의 화살에 적중된 허벅지의 상처였다.

진조범을 상대하기 위해서 묵상이 가장 고심했던 부분인 월영보의 봉쇄가 자연스레 이뤄진 셈이었다. 부상에 이은 천궁대와의 일전으로 극심한 심력을 소모한 진조범에게 한계가 찾아온 것이었다.

더불어 공야의 마지막 일격에 당한 가슴이 욱신거리기 시작했다.

오행마공의 독기가 비로소 활동을 시작한 것이었다.

단순히 비껴 맞았던 처음의 일격과는 그 위력부터가 사뭇 달랐다.

정무진의 천독대법이 진조범을 만독불침의 신체로 만들어 준 것은 아니었다.

내상을 입은 상태에서 계속된 체력의 소모는 신체의 균형을 무너뜨렸고, 독에 대한 강력한 내성마저도 흔들리고 있었다.

한마디로 몸이 지쳐가고 있는 것이었다.

그나마 아직은 욱신거리는 정도였다.

하지만 운기를 취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이 욱신거림이라는 것이 또한 상황을 어렵게 만들고 있었다.

중요한 순간마다 내력의 흐름을 방해하고 있었다.

중요한 순간에는 더 많은 내력이 필요했다.

욱신거림은 몸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을 진조범에게 알리는 일종의 신호였다.

이제 와서 공야의 마지막 일격이 제대로 진조범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었다.

시간은 빠르게 흐르기 시작했다.

필사적인 진조범의 움직임을 십사의 네 사람 역시 필사적으로 봉쇄하고 있었다.

‘ 역시 이대로는 어려운가?’

이런 생각과 함께 진조범의 움직임이 멈췄다.

십사의 네 사람 역시 이에 발맞춰 움직임을 멈췄다.

‘ 비로소 끝이 났는가?’

진조범이 한계에 다다랐음을 네 사람 역시도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다.

순간 진조범의 거친 호흡이 점차 가라앉았다.

진조범은 더 없이 차분한 시선으로 손에 쥔 월광검을 바라보았다.

‘ 가진 것이라고는 고작 검 하나뿐인가?’

짧은 순간 무수한 상념이 머릿속을 스치듯 지나갔다.

하지만 일순간 과거와 현재의 영상이 사라지면서 눈앞의 검만이 눈에 들어왔다.

“ 오로지 검이라는 뜻인가?”

어느새 달은 지고, 날이 밝아오자 월광검이 그 빛을 잃기 시작했다.

이런 월광검을 바라보면서 진조범은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진조범을 에워싼 네 사람의 얼굴에는 여전히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진조범의 모습이 최후를 염두에 둔 모습이라는 것을 직감하고 있었다.

진조범은 찬찬히 이들의 모습을 확인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빙긋이 미소를 머금었다.

“ 상대로 부족함이 없구나.”

이 말을 마지막으로 진조범이 다시 몸을 움직였다.

조금 전처럼 필사적이지도 위협적인 살기를 드러내지도 않았다.

시작은 월영보였다.

지금까지처럼 화려하지도 빠르지도 않았다.

가볍게 내뻗은 일검, 월광검법 제일초 회륜지검이었다.

회전하는 월광검이 십사의 한사람인 주령의 연검과 부딪혔다.

주령의 연검이 부르르 검신을 떨었다.

이전과는 확연하게 위력이 감퇴된 일검이었다.

하지만 이를 대하는 주령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

이미 대결을 통해 경험한 초식, 위력은 약해졌지만 그 찌름이 한결 깊었다.

물러나는 주령, 진조범은 지금까지의 대결과 마찬가지로 물러나는 주령을 위해 후미로 파고드는 서증을 향해 몸을 돌렸다.

월광검에서 가벼운 빛이 일어났다.

달이 사라진 지금 그 빛은 이전처럼 밝지 않았다.

하지만 그 희미한 빛 속에 역시 희미한 반월의 검기가 꿈틀거렸다.

월광검법 제이초 월광반월, 희미한 빛에 숨어있는 검기는 오히려 이전의 밝은 빛에 숨어있을 때보다 감지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몸을 피하는 서증의 눈빛 역시 흔들렸다.

이전처럼 서증을 위해 대교가 몸을 움직였다.

역시 몸을 회전하면서 진조범이 그를 향해 검을 내리그었다.

월광검법 제삼초 월영참, 빠름을 위주로 한 검식이었다.

하지만 이전처럼 빠르게 보이지는 않았다.

월광검을 피하는 대교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

지금까지 어렵지만 피해냈던 월광검이 그의 어깨를 스치고 지나갔기 때문이었다.

뒤이어 뛰어드는 포해를 향해 진조범이 검을 움직였다.

검이 일곱 개의 잔상을 만들어내며 포해를 덮쳤다.

포해의 손에 들린 연검이 빠르게 움직이며 일곱 개의 검의 잔상을 막아냈다.

주르륵 뒤로 밀리는 포해, 조금 전 대결에서는 삼장가량을 뒤로 밀려났으나 지금은 고작 일장을 밀려났을 뿐이었다.

몸으로 확인할 만큼 위력이 줄어들었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월광검의 잔영이 또한 포해의 옆구리에 흔적을 남겼다.

포해의 귓전으로 주령의 목소리가 들렸다.

“ 방심하지 마라.”

이런 주령의 목소리는 다소 떨리고 있었다.

무언가 불길한 기운을 감지한 것이었다.

지금 진조범은 모든 것을 포기한 상태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월광검법을 차례로 펼치고 있었다. 마지막 가는 길을 평생을 함께 한 검과 함께 불사르고자 하는 것이었다.

급박한 상태에서의 조급함은 사라졌고, 필요 없는 움직임도 함께 사라졌다.

월영보의 현란함 보다는 검에 어울리는 월영보를 펼치고 있었다.

원점으로 돌아간 것이었다.

동시에 내력의 운용 역시도 한결 편안해졌다.

무리하게 내력을 운용하기보다는 검의 흐름에 내력을 맡겼기 때문이었다.

모든 것을 포기한 공(空)의 상태에서 월영보와 월광검법, 월광심법이 하나가 된 것이었다.

더불어 진조범의 몸도 검과 하나가 되었다.

검신일체(劍身一體), 마침내 깨어난 월야사신 이도립의 검은 진조범의 생각보다 더없이 훌륭했다.

진조범은 다시 주령을 향해 몸을 움직였다.

얼핏 보기에는 월광검법 제일초인 회륜지검처럼 보였다.

주령이 동일한 동작으로 진조범의 검을 막았다.

이번에는 조금 전 보다도 찌름이 더 깊었다.

주령의 표정이 자못 심각해졌다.

한 치만 깊었다면 자신의 가슴을 내주었어야할 판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월광검의 검 끝이 미묘하게 떨리고 있었다.

월광검법 제오초 월광심인이 죽음의 도장을 각인하는 것이었다.

주령은 화들짝 놀라면서 뒤로 엉덩방아를 찧었다.

가슴에 남아있는 작은 원형의 검상, 다소 보기 흉한 움직임이었지만 그 보기 흉한 움직임이 아니었다면 주령은 지금쯤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급박한 상황, 하지만 진조범은 몸을 돌리고 있었다.

주령이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 설마 의식이...........’

몸을 돌리는 진조범과 주령을 돕기 위한 서증이 마주했다.

싸늘한 바람이 서증을 훑듯이 지나갔다.

월광검법 제육초 월광검풍무가 일으키는 바람이었다.

서증의 움직임이 멈추고 그의 몸이 스르륵 바닥으로 쓰러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조범은 여전히 무심한 시선으로 몸을 돌리고 있었다.

대교가 진조범과 마주하는 순간 진조범의 검이 연이어 원을 그렸다.

주저앉은 주령의 입에서 다급한 외침이 터져 나왔다.

“ 위험............”

진조범이 돌연 빠르게 대교를 향해 접근했다.

지금까지의 진조범의 움직임과도 비교조차 할 수 없는 빠른 움직임이었다.

흡사 묵상의 일선보를 연상시키는, 지금까지의 월영보와는 전혀 느낌이 다른 움직임이었다. 그리고 묵상의 일선보보다도 오히려 저돌적인 느낌이었다.

진조범의 몸이 마치 대교를 관통하듯 스치고 지나갔다.

대교의 몸이 그대로 두 개로 갈라지면서 양쪽으로 쓰러지고 있었다.

지금까지 진조범이 단 한 번도 펼치지 않았던 월광검법의 최후초식인 월광파천(月光破天)이었다.

월광검법은 흐름의 무학이었다.

그리고 그 흐름의 종착지는 벗과의 우정을 끝끝내 비극으로 마감하게 했던 하늘을 저주하며 할 수만 있다면 하늘마저도 깨뜨리고야 말겠다는 이도립의 절규였다.

때문에 다른 월광검법과는 달리 월광파천은 더 없이 파괴적인 초식이었다.

처참한 대교의 시신에도 진조범의 표정은 무심했다.

포해의 함성이 몸을 돌리는 진조범의 귓전을 뒤흔들었다.

“ 아~~~~~~~~~~!”

함성이라기보다는 분노를 담은 절규에 가까웠다.

진조범은 여전히 평온한 표정으로 다시금 검을 움직이고 있었다.

월광검법 제일초 회륜지검, 찌르는 한수였다.

포해는 두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자신의 가슴으로 월광검을 받으며 손에 쥔 연검으로 진조범의 가슴을 찔러갔다.

동귀어진(同歸於盡)의 한수였다.

하지만 월광검의 위력은 이런 포해의 시도를 용납하지 않았다.

포해의 가슴을 파고든 월광검은 짧은 순간 그대로 그의 내부를 휘저어 산산이 부숴놓았다.

“ 으아아~~~~~~”

주저앉은 주령의 입에서도 분노의 절규가 터져 나왔다.

주령의 절규와 동시에 십사의 다른 동료들이 그곳에 도착했다.

진조범은 주저 없이 그들을 향해 몸을 움직였다.

주령이 몸을 부르르 떨면서 중얼거렸다.

“ 잠자는 사신을 깨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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