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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 님의 서재입니다.

월야공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박이
작품등록일 :
2011.08.24 17:05
최근연재일 :
2015.01.20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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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7.21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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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월야공자 제36화--3

DUMMY

공겸이 금옥강의 집밖으로 나왔을 때 뜻밖의 사람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소림의 사대금강이 신임 동창 제독을 뵙습니다.”

급작스런 사대금강의 인사에도 공겸은 차분하게 포권을 취했다.

“공겸이라고 하오이다.”

사대금강의 대표로 공지가 나서며 말했다.

“빈승들이 제독님을 찾은 것은…….”

순간 공겸이 공지의 말을 막으며 말했다.

“오행마공을 원하는 것이겠지요.”

공겸의 말에 사대금강이 화들짝 놀라며 그를 쳐다보았다.

“어떻게?”

공겸은 굳이 그 이유를 직접 밝히지 않고 가만히 동쪽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공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동창이로군요. 허면 주시겠습니까?”

단도직입적으로 오행마공의 비급을 요구하는 공지, 허나 공겸이 천천히 고개를 가로젓자 사대금강이 공히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상대는 천하의 동창 제독, 결코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허나 공겸이 자신의 입으로 오행마공을 언급한 이상 이대로 물러나기도 곤란했다. 사대금강이 잠시 서로의 눈빛을 교환했고 이후 공현이 나서며 말했다.

“마교에 관한 일은 황실에서도 쉽게 묵고 할 수 없는 일이 아닙니까?”

여차하면 황제에게 알릴 수도 있다는 말, 협박이라면 협박일 수 있는 말이었다.

이에 공겸이 다소 불쾌한 표정으로 공현을 바라보았다.

“마교에 관한 일이 아니라 단지 한 가지 무공에 관한 일일뿐, 그리고 설사 그것이 마교에 관한 일이라 할지라도 감히…….”

무림이 감히 관부의 일에 왈가왈부하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였다.

물론 지금 공겸은 동창 제독도 뭐도 아니었다. 허나 사대금강이 자신을 동창 제독이라 칭하며 이런 위협 투의 말을 사용했다는 자체가 심히 불쾌했다. 가뜩이나 민심이 흉흉한 세상, 이를 바로잡으려면 그 어느 때보다 관부의 권위가 중요했다. 설사 상대가 무림인 그것도 태산북두라 일컬어지는 소림의 사람이라도 이는 마찬가지였다.

이에 공지가 재빨리 나서며 말했다.

“제독께서는 진정하시지요. 비록 황실이 큰 환난은 넘겼다고 하지만 이제 시작이 아닙니까? 앞으로 더더욱 민심을 다독이는 일에 만전을 기해야할 터, 그러자면 마교의 존재가 크나큰 위험이 되지 않겠습니까?”

마교로 인해 벌어질 환난이 민심을 어지럽힐 수 있다는 말에 공겸 역시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공지가 안도하며 말했다.

“제독님, 마공이라는 것이 비록 단시일에 강해질 수 있어 효율적이라고는 하나 자칫 인성을 파괴할 위험이 있는 무공입니다. 허니 관부의 정점에 계시는 분께는 불필요한 무공이 아닐는지요. 필요하시다면 저희 방장님께 말씀드려 그에 필적하는 소림의 무공이라도 전할 터이니 부디 오행마공의 연마를 중단하시고 비급을 저희에게 넘겨주시지요.”

다른 사대금강이 흠칫 놀라며 공지를 바라보았다.

소림의 무공, 그것도 오행마공에 필적하는 상승무공을 전하는 일은 공지는 물론 사대금강 누구도 함부로 결정할 수 없는 일이었다. 물론 방장의 허락을 득하겠다고는 했지만 상대가 동창의 제독임을 감안하면 이것이 훗날 문제의 소제가 될 수도 있었다.

이런 사대금강의 반응을 살피면서 공겸이 또 다시 고개를 가로저었다.

공지는 이런 공겸의 반응을 그저 차분히 지켜보았다.

고개를 저은 것은 소림의 무공이 필요 없다는 것, 비급을 줄 수 없다는 것, 오행마공을 익히지 않겠다는 것 등으로 해석될 수 있었다. 그래서 섣불리 판단을 내리지 않고 이어질 공겸의 행동을 기다리는 것이었다.

이에 공겸이 감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소림이로군요.”

이 역시 두 가지 의미가 있었으니 하나는 마교를 막는다는 대의를 위해 자파의 무공을 기꺼이 유출할 용의가 있을 정도의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을 감수하겠다는 것, 다른 하나는 다소 무례해 보일 수 있는 자신의 고갯짓에도 침착함을 유지한 것을 높이 평가하는 것이었다.

공지가 공손히 합장하며 이에 화답했다.

“과찬이십니다. 허면 제독님의 뜻은 어디에 있으십니까?”

“주고 싶어도 줄 수 없소이다.”

“주고 싶어도 줄 수 없다?”

“그렇습니다. 선친께서는 욕심이 많으신 분이셨지요. 하여 마공을 익히신 연후에 그 비급은 파기하신 것으로 알고 있소이다.”

공겸의 설명에 공지가 일단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허나 이내 고개를 갸우뚱하며 말했다.

“선대인께서는 생전에 누구보다 공을 아끼셨다 들었습니다. 허니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공께는 그 무공을 전했을 가능성이 있지 않습니까?”

공겸이 이를 부인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확실히 선친께서는 이 세상 누구보다 저를 아끼셨지요. 그러니 자칫 인성을 파괴할지도 모를 무공을 제게 전하실 까닭이 있겠습니까? 그리고 설사 오행마공을 제게 전하셨다 하더라도 고작 그따위 무공이나 익힐 제가 아니올시다.”

오행마공이 비록 마교의 십대절기 가운데 말석을 차지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그따위 무공이라 쉽게 말할 정도의 무공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공겸이 이렇게 말하는 것은 다분히 자신의 무공에 대한 강한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공지와 공겸의 대화를 듣고 있던 공현이 나서며 말했다.

“그를 직접 눈으로 확인해도 되겠습니까?”

공겸의 자신감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겠다는 말은 곧 비무를 청하는 것이었다.

공지가 황급히 이를 제지하며 말했다.

“물론 제독님의 말씀을 그대로 믿고 싶습니다만 사안이 워낙 중하니 납득할만한 이유가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공겸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제가 천밀(天密)을 이었다면 대답이 될는지?”

“천밀?”

공지를 제외한 사대금강이 금시초문이라는 듯 고개를 갸우뚱했다. 허나 공지만은 다소 놀란 표정으로 공겸을 바라보며 말했다.

“천밀이라면 황궁의 전설이라는 그 천밀을 말씀하십니까?”

공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허면 그 외에 달리 천밀이라 칭할 것이 있겠소이까?”

이에 공지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렇다면 어이해 선대인께서 오행마공을 익히셨단 말입니까?”

공지의 말에 다른 사대금강이 또한 놀라며 공지를 바라보았다. 공지의 반응을 살피건대 천밀이 마교의 마공을 능가하는 무공이라는 뜻이었기 때문이었다.

공겸이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천밀이 불완전한 신체로 익힐 수 없는 무공이기 때문이오.”

공지가 공야가 내시였음을 떠올리며 이에 수긍해 고개를 끄덕이자 공겸이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굳이 직접 눈으로 확인하시고자 한다면 보여드리지 못할 것도 없소이다.”

이에 공지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어찌 빈승이 천하의 동창 제독님과 손속을 겨룰 수 있겠습니까? 또한 빈승은 제독님의 인품을 믿사옵니다.”

“허면 용무가 끝난 것 같으니 저는 이만.”

공겸이 자리를 떠나려하자 공지가 재빨리 물었다.

“혹시 오행마공이 어떤 경로로 동창으로 흘러들어갔는지 알고 계시는지요?”

단순히 마공의 회수가 아니라 마공의 출처를 파악하는 것이야말로 사대금강이 오늘 공겸을 막아선 진정한 이유였다.

“글쎄요, 선친께서 십여 년 전에 오행마공을 얻으셨으나 당시 다수의 무림인들과 교우를 나누고 계셨는지라 그 출처를 딱히 꼬집어 말할 수는 없소이다.”

“작은 단서라도 좋습니다. 단순히 기억나는 사람이라도…….”

공지의 말에 공겸이 살짝 고개를 갸웃거렸다.

“글쎄요.”

당시는 공겸이 공야의 뜻에 반발하여 은둔을 결정했던 시기였기에 공야와 다소 거리를 두고 지내던 때였다. 그래서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자네라면 아는 것이 있는가?”

공야의 말에 조금 떨어진 곳에서 환영 진무가 모습을 드러내며 허리를 숙였다.

“이름은 모르나 당시 개방의 늙은 거지와 특히 각별한 사이로 보였습니다.”

“개방의 늙은 거지!”

사대금강은 기척 없이 등장한 환영 진무에게 적지 않게 놀랐으며 그가 개방을 언급하자 더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설마?”

공지는 무언가 짚이는 것이 있는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중얼거렸으나 이내 이를 부정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가 그럴 리야 없겠지.”

이에 공현이 진무에게 물었다.

“그 외에 달리 아는 바는 없소이까?”

공현의 말에 진무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가만히 공겸을 바라보았다. 공겸이 고개를 끄덕이자 진무가 공손히 대답했다.

“오대세가의 몇몇과도 교우가 있었으며 특히 제갈세가의 사람들과 자주 만나시곤 하셨습니다. 허나 어디까지나 일상적인 교우일 뿐이었습니다.”

공겸이 고개를 끄덕이며 공지를 바라보았다.

“이 정도면 대답이 될는지?”

공지가 공손히 합장하며 말했다.

“시주의 협조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공겸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발걸음을 옮기자 진무 역시 재빨리 다시 모습을 감췄다. 공겸이 떠나기가 무섭게 공현이 공지에게 물었다.

“사형, 대체 천밀이 무엇입니까?”

공지가 자못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천하에서 가장 뛰어난 무공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황궁 최고의 무공을 일컫는 말일세. 그저 전설에 불과하다 생각했거늘 그것이 제독에게 이어졌는가?”


천밀은 말 그대로 하늘의 비밀, 지상의 하늘은 곧 황제니 황궁의 비밀이라는 뜻이었다.

쿠빌라이 칸이 무림인을 상대하기 위해 원의 무인들과 함께 각종 무서를 종합해 만들어낸 무공이라는 설도 있고 명나라 건국 당시 주원장을 도왔던 백온 유기가 원의 황궁무고에서 발견한 무서를 집대성해 새롭게 창안한 무공이라는 설도 있으나 정확한 기원이 밝혀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내용의 일부가 금의위에 전해져 천위검결이 되었다.

천위검결 자체가 금의위의 비전이 될 만큼 훌륭한 무공이니 천밀의 우수함은 굳이 말할 필요조차도 없었다.

천밀 자체가 금의위에게 그대로 전해지지 않은 것은 그 내용이 워낙 심오해 이를 제대로 이해할만한 자질을 가진 사람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혹자는 천밀이 황궁의 비밀이 아니라 말 그대로 하늘의 비밀이며 하늘의 무학을 담은 것이라고 평하는 이도 있을 정도였다. 심지어 그 오의를 절반만 제대로 이해해도 천하에 적수가 없을 것이라도 말까지 나돌 정도였다.

허나 이를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없어 천밀은 오랜 세월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채 황궁무고에 사장(死藏)되어 있었다. 이를 공야가 발견하고 공겸에게 전하니 지난 십여 년의 세월 공겸이 은거하면서 익힌 것이 바로 이 천밀이었다.

공지는 난세와 발맞춰 깨어난 황궁의 전설에 무언가 심상치 않은 느낌을 감지했다.

“천밀의 전설이 사실이라면 그의 말에 거짓은 없겠군요.”

공지가 공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금옥강의 집 문을 두드렸다.


작가의말

개인적인 사정으로 글이 너무 늦어 죄송합니다.

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글로 보답하고자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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