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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손신희님의 서재입니다.

흔한 양판소 세계에 전생

웹소설 > 자유연재 > 퓨전, 판타지

장손신희
작품등록일 :
2020.04.07 05:55
최근연재일 :
2020.11.06 06:00
연재수 :
7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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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81
추천수 :
230
글자수 :
39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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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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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유격대 소탕 (4)

DUMMY

펠릭스는 휘하 부대를 모두 소집하였고, 유력자들에게 즉시 연락해서 돈을 융통하여 용병 마법사를 다수 고용했다.


직속 병력은 익스퍼트 상급의 상급기사가 10명, 중급인 종자가 20명, 5서클 배틀메이지 3명이었다. 통신마법사 17명은 전력에서 제외. 돈으로 급하게 끌어모은 용병 마법사는 4서클 둘, 3서클 둘이었다.


마법사 7명을 하나로 묶어 임시 편제로 삼고, 기사들은 펠릭스가 직접 이끌기로 하였다.


"명심해라. 신속한 전투가 최우선 과제다. 골렘에 올라탈 시간을 줘선 안 돼."

"옛!"

"다시 말한다. 마법사는 이번 전투에서 초반에 광역 마법을 시전하고 바로 빠지도록. 용병들은 하늘에 라이트 마법을 계속 쏘아 올려 시야를 확보해라."


작전의 개요는 이러했다.


펠릭스 휘하 총원 40명이 밤에 본거지를 급습한다. 배틀메이지가 광역 마법으로 혼란을 주는 사이 골렘을 소환하여 탑승, 전투를 시작한다. 용병 마법사는 1클래스 마법, 라이트를 계속 쏘아 올리는 광원을 담당한다.


한밤중 전투하는 건 지극히 위험했으나 상대방의 지휘관이 얼마나 위험한 인물인지 파악한 펠릭스는 과감하게 야습을 감행하기로 했다.


'소드마스터를 상대하는 건 처음이군...'


지세트의 검이었던 도웬 시케람은 익스퍼트 최상급이었다. 펠릭스의 기억 속에서 난적으로 자리 잡았다. 장중한 결투가 아니라 당혹스러운 결투로서, 첫 공격을 검격이 아닌 발차기로 시작한 까닭이다.


그 당시 펠릭스는 검보다 체술 위주로 대응했다. 검격을 허용하지 않으려고 품에 파고드는 도웬 시케람을 상대하려면 그 수밖에 없었다. 무궁무진한 마나 덕분에 괴력으로 찍어눌렀으나 골렘 조종은 확실하게 상대방이 위였다.


익스퍼트 최상급이 그랬는데 하급이라도 소드마스터의 조종은 어떨 것인가. 하물며 전략가의 전투방식은 어떨 것인가. 신중하거나 과감할 수밖에 없었다.


"아군은 3명씩 뭉쳐 있으니 흩어진 적을 추살해라. 그리고 흩어지지 마라. 우리의 주목표는 완전한 소탕이 아니라 와해다. 알겠나?"

"옛!"

"좋다. 작전 개시!"


펠릭스의 외침에 메모라이즈 마법으로 광역 마법을 사전에 캐스팅해둔 배틀메이지 세 명이 일제히 마법을 방출. 5클래스 광역 마법이 일제히 방책을 넘어 안쪽에 작렬했다.


마법을 캐스팅하는 동시에 기사들은 골렘을 소환했다. 지상에서 한 뼘 정도 위에 나타난 아공간에서 무거운 골렘이 소환되면 아무리 조용히 하려고 해도 지축이 흔들리는 소리가 퍼진다. 하물며 수십 기가 동시에 나타나면 은닉할 수 없다.


그러나 마법이 작렬하는 굉음과 진동이 골렘 소환을 1번 감춰주고, 사람 키의 2배 정도 되는 방책이 대다수가 알아차리는 걸 2번째로 감췄다.


숙달된 기사라도 골렘을 움직이려면 3분 정도가 필요하다. 자동차의 엔진을 예열시키듯 마나 엔진이 활성화하려면 탑승자의 마력으로 골렘 내부의 마나석을 자극해서 전신에 불어넣어야 했다. 경지가 올라갈수록 이 준비 시간이 짧아진다.


"이런 씨발! 피해 상황 정리해!"

"스크롤 담당 어떤 새끼야! 네 위로 내 아래로 아침까지 모아와 새끼야!!"


방책 너머로 살벌한 외침이 들렸다. 유격대가 사용하는 마법 스크롤의 관리 실수로 터졌다고 파악했는지 담당 병사를 죽일 기세로 타박했다. 바깥에서 공격이 들어왔을 거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감시탑도 없으니 파악할 수 있을 리가 없지. 더군다나... 없을 만 해.'


나무가 울창하다 못해 빼곡한 깊숙한 숲이고, 분지라 외부에서 찾을 수 없는 지형이었다. 괜히 감시탑을 만들면 들킬 가능성이 생기는, 그런 천혜의 장소였으니 방심은 잘못이 아니라 당연한 수순.


오히려 이곳으로 잠입하는 동안 정찰병 6명 정도를 사살하였는데, 강렬한 소리나 빛을 방출하는 물건이었으므로 경계 자체는 견고했다. 단지 상대가 마나를 다룰 줄 아는 펠릭스였다는 점이 유일한 실패 요인.


"준비됐나?"

- 예, 당장이라도 가능합니다!

"돌진!"


분지 바깥, 고지대에서 나타난 기간트 골렘 34기가 일제히 지축을 뒤흔들며 비탈길을 내려갔다. 용병 마법사들이 공격 신호를 기점으로 라이트 마법을 쏘아 올리며 전장을 밝혔다.


펠릭스와 엘드레드가 최선두에서 공성추처럼 행동했다. 가장 경지가 높아 가속도를 붙여 내리막길을 달리고도 넘어지지 않았고, 더 나아가 그 속도와 중량으로 들이받아 목책을 박살 냈다.


이 시점까지 겨우 2분. 마게트 유격대는 사고를 수습하느라 바깥에 나와 있었고, 한밤중에 밝은 라이트 마법 때문에 시야가 막혀 잠시 생각이 멈췄다. 그 잠깐이 그들의 죽음을 불렀다.


"급습이다! 전원 골렘 소환! 당장!"

'뭐...!'


펠릭스가 아직 검을 휘두르기도 전인데 본거지 중심부에서 큰 외침이 울렸다. 유격대는 정신을 차리며 아공간에서 기간트 골렘을 소환하려 했으나, 가만히 놔둘 둘이 아니었다.


펠릭스가 먼저 가장 가까이에 있는 골렘에 주먹을 날려 무너트리고 탑승부를 짓밟아 우그러트리는 동시에 마나 블레이드를 머금은 검을 휘둘러 외침이 들린 장소로 날렸다. 응축된 마나 블레이드가 작렬했으나 외침은 끊이지 않았다.


"골렘을 소환해라! 탑승하지 못해도 돼! 옆 사람이 탑승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라! 빨리!"

"귀찮게 하기는!"


투덜거림을 들은 엘드레드가 옆에서 나타나는 골렘을 무시하고 곧장 중심부로 뛰어 들어갔다. 그와 동시에 뒤에서 나타나는 아군들.


기간트 골렘의 발길질에 허공을 나는 자갈이나 잔해를 피해 쥐 떼가 흩어지듯 도주하던 유격대가 일제히 골렘을 소환했다. 여유 공간이 없어 소환 도중 부딪혀 넘어지거나 엎어지거나 하는 장관이 펼쳐졌으나 거대한 골렘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거동을 방해했다.


펠릭스와 엘드레드가 마나 블레이드를 머금은 거검을 휘둘렀으나 그것과 별개로 골렘은 움직임에 한계가 있었다.


'내릴까? 그게 더 편할 것 같은데!'


차라리 기간트 골렘에서 내려 검을 휘두를까 고민하는 찰나 중심부와 후방에서 활성을 마친 골렘들이 나타났다. 준비를 마치고 반격을 준비하는 모습이 보였다.


일제히 들이닥쳐 야습을 시도한 결과 겨우 20분 만에 골렘 50기 정도를 침묵시켰고, 그 이상으로 인명을 거두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절반도 안 되는 숫자. 진형을 갖춘 골렘 100여 기가 달려 들어왔다.


- 정체를 밝혀라!

"오슬레아 대왕국의 란소스 남작이다. 너희를 단죄하러 왔다!"

- 소드마스터가 여기에...!


가장 먼저 달려와 펠릭스를 상대하려던 기간트 골렘이 움찔했다. 그 머뭇거림을 노려 펠릭스가 검을 휘둘러 단칼에 조종석을 수평으로 베었다. 깔끔하게 잘린 골렘의 팔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상체가 앞으로 넘어졌다.


- 전원 후퇴! 살아서 4번째 집결지에서 모여라! 3일 뒤에는 9번째로 합류해라!

"어딜 감히!"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걸 깨달은 상대방의 결단은 빨랐다. 달려들던 이들은 관성을 그대로 살려 옆으로 지나쳐 뒤로 도주하려고 했다. 그들의 목표는 당연히 후방의 마법사들.


펠릭스와 엘드레드는 양쪽으로 갈라져 도주하려는 전방의 골렘을 저지하려고 검을 휘둘렀으나 실패. 애초에 싸울 생각도 없으므로 칼이 들어오더라도 장갑을 믿고 받아넘겼다. 마나 블레이드를 머금은 검이었으므로 무사히 받아넘기는 골렘은 없었다. 그러나 그보다 훨씬 많은 골렘이 옆을 지나쳤다.


상급기사가 용력을 발휘하여 오러 블레이드를 끌어 올려 저지해보려 했으나 마나 블레이드와는 달리 압박감이 덜할뿐더러 유격대 역시 오러 블레이드를 끌어 올려 반격하거나 받아넘겼다.


'앞에서는 와해가 목적이라고는 했지만, 지휘관이 살아있으면 골치 아파지는데!'


피해를 감수하고서 골렘 소환을 명령했고, 펠릭스를 파악하자마자 후퇴를 명령했다. 신속한 결단을 할 줄 아는 자가 게릴라전을 수행한다면 막대한 피해 정도로는 안 끝난다.


게다가 소리가 난 곳으로 마나 블레이드를 던졌는데도 살아남았다면 실력도 뛰어났다. 그것이 운이라고 할지라도 전장에서는 운도 중요한 요소인 법.


"덤벼라! 마게트의 기사라는 녀석들이 이토록 약해빠진 겁쟁이였다니!"

- 이익...!

- 도발에 넘어가지 마라! 소드마스터를 상대로 객기 부릴 생각이냐!

"거기냐!"


통신관을 조작해서 상대방의 단거리 통신을 감청하던 펠릭스가 몇 번에 걸쳐 시도한 끝에 지휘관으로 추정되는 자의 위치를 찾아냈다.


펠릭스는 온몸에 마나를 뒤덮어 반탄강기를 두르고 직선으로 내달렸다. 몸을 던져 막아보려고 시도한 골렘은 트럭에 치인 자동차처럼 움푹 구겨지며 튕겨 나갔다.


- 막아! 어떻게든 막아!"

"겁쟁이들이 가능하겠나!"


펠릭스는 근거리 광역통신으로 본인의 말 하나하나를 쏘아붙였다. 마력을 머금은 외침이 근처의 통신관을 일시적으로 먹통으로 만들었다.


지휘관의 명령이 멈추자 유격대의 움직임에 빈틈이 생겼다. 군인이라기보단 부랑배에 가까운 자들이라 눈치만으로 진형을 갖출 수 없었다.


그나마 친위대가 나서서 펠릭스의 돌격을 막으려 했으나 그렇기에 역으로 검에 베여 목숨을 빼앗겼다.


'말도 안돼. 어떻게 인간이 저런 용력을!'


카르타는 자신을 향해 직선으로 달려오는 골렘을 질린 눈으로 바라보았다. 통신관은 회로에 마력이 엉켜 불통이고, 극단적으로 빠르게 활성화하느라 마법진에 쌓인 피로가 상당했다.


마나 블레이드로 맞서는 게 우선인가, 이대로 도주하는 게 우선인가. 호된 질책을 받더라도 차라리 골렘을 포기하고 맨몸으로 도망치는 걸 선택하자니 분지 지형 안쪽은 바위투성이라 몸을 숨길만 한 은폐물이 전혀 없었다. 더구나 하늘에 떠 있는 빛덩어리 때문에 어둠에 몸을 맡길 수도 없었다.


"이렇게 된 이상...!"


친위대 세 명이 한 합을 버티지 못하고 허물어지자 카르타는 마음을 굳혔다. 거검에 정신을 집중해서 마나 블레이드를 입히고 상대방을 향해 빠르게 육박했다.


펠릭스가 일곱 걸음, 카르타가 세 걸음. 서로의 거리가 급격하게 줄어들며 제대로 된 마나 블레이드끼리 충돌했다.


강철끼리 마찰하는, 고막을 찢어버릴 것만 같은 고음과 함께 역장이 사방으로 퍼졌다. 강력한 힘이 실린 마력장에 밀려난 유격대는 바닥을 나뒹굴었다.


"우읏...!"

"큭..."


한 합을 교환한 두 사람은 빠르게 마력을 가다듬으며 골렘의 상태를 살폈다.


'맙소사! 마력 회로가 죄다 꼬였잖아! 이딴 무식한 공격이 어디 있어!'

'이런 젠장. 아직도 조작이 미숙해.'


순수한 마력끼리 부딪치며 저항을 일으킨 탓에 골렘에 가해진 반발력이 작지 않았다.


펠릭스는 저항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아예 못 해서 대비하지 못한 탓이고, 카르타는 각오를 했어도 무지막지한 마력 때문에 버티지 못한 탓이었다.


뒤엉킨 마력의 흐름을 다잡으려면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럴 여유는 없다.


"흐읍!"


움직임이 둔해진 골렘을 다그쳐 억지로 마법진을 가동한 카르타가 검을 휘둘렀다. 마나 블레이드를 머금지 못한 보통 검격이었다.


카르타의 검격이 펠릭스의 골렘에 명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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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정리 실패 20.10.27 32 1 15쪽
68 유격대 소탕 (5) +1 20.10.23 36 1 11쪽
» 유격대 소탕 (4) 20.10.06 33 1 11쪽
66 유격대 소탕 (3) 20.10.06 35 1 12쪽
65 유격대 소탕 (2) 20.10.05 36 0 12쪽
64 유격대 소탕 (1) 20.10.02 41 0 11쪽
63 전장의 변화 20.09.30 45 0 12쪽
62 귀환 (2) 20.09.28 37 2 11쪽
61 귀환 (1) 20.09.03 49 0 11쪽
60 지하묘지미궁 베린 (6) 20.09.01 46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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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지하묘지미궁 베린 (4) 20.08.24 49 0 11쪽
57 지하묘지미궁 베린 (3) 20.08.19 44 3 11쪽
56 지하묘지미궁 베린 (2) 20.08.15 50 2 12쪽
55 지하묘지미궁 베린 (1) 20.08.13 54 1 11쪽
54 티올 요새 (2) 20.08.09 52 2 11쪽
53 티올 요새 (1) 20.08.06 56 1 12쪽
52 도굴과 도박 (3) 20.08.04 64 1 12쪽
51 도굴과 도박 (2) 20.07.29 68 2 11쪽
50 도굴과 도박 (1) 20.07.27 68 2 12쪽
49 개척지를 향해 (2) 20.07.24 74 2 12쪽
48 개척지를 향해 (1) +1 20.07.22 72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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