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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명덕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악당이 아니다 빌런이다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을지명덕
작품등록일 :
2022.01.27 18:14
최근연재일 :
2023.02.1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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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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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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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68 이름 없는 엘프

DUMMY

내가 왜 마왕인데? 나처럼 인류를 위해 싸운 사람이 어디 있다고?

억울했다. 자신만큼 착실하게 플레이한 사람이 어디 있다고?

천사를 소멸시키고 세계수를 소멸시키고..

아 그래 쓰벌. 인정, 인정한다. 나는 마왕 같은 놈이다. 아니 마왕이다.


[크로우 LV 513 마왕 / 눈썰미 좋은 흉내쟁이]


엘프 마을에 들어가기 전 495였던 레벨이 513으로 올랐다. 벨제붑에게서 강탈한 스탯과 레벨업을 통한 스탯은 그대로 두었다. 포트란에 복귀하면 전쟁터로 떠나고 거기서 자신의 무기술을 최대한 단련할 예정인데 스탯을 다 올리면 그냥 힘으로 다 때려잡을 상황이니 그러면 굳이 전쟁터로 가는 의미가 없었다.


새롭게 얻은 칭호

[오리진]


[구원자(봉인)]

당신은 누군가를 구원합니다. 하지만 그 대상이 누가 될지는 아직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모든 스탯 +5


구원자라는 칭호는 대충 알 것 같았다. 쉽게 말해 크로우 자신이 하는 행동에 따라 결과물이 나중에 나온다는 소리 같은데 [오리진]은 아무런 설명도 하다 못 해 물음표도 표시 되어있지 않았지만 그냥 그러려니 했다. 화낸다고 달라질 건 없다는 걸 이제는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들떠 있던 일행들의 목소리도 잦아들고 해가 지면서 공터에 자리를 잡고 저녁을 먹은 후 구석에 일행들이 머리를 맞대고 모여 앉았다.


“다들 보상은 만족하지?”

모두가 고개를 끄덕인다.


“모이라 한 이유는 추가 보상 때문이야. 먼저 전직서 [정령 검사]”

모두의 눈에 탐욕이 어리고 장경일의 뒤통수에 불꽃이 일었다.


“너는 새꺄. 궁수인 놈이 왜 눈을 그렇게 떠?”

-......-


크로우의 시선이 일곱별을 향하자 뜨거운 일곱 개의 시선이 전직서에 향했다.


“이 새끼들도 일곱 놈이 하필 다 칼잡이야”

-그거야 우리끼리 칼질하다가 만났으니까...-


전직서가 세 번째 별 플란에게 향했다.


-저.. 저요? 왜?-

“너에게 가장 잘 어울리니까. 너 쌍검술 사용하잖아. 기본도 탄탄하고 스피드 좋고 변화무쌍하고 한 가지 아쉬운 것이 힘이 부족한 건데 네가 이걸로 전직하고 노력 좀 하면 웬만한 놈들 다 씹어 먹을 거다”

-형님이라고 불러도 됩니까?-

“허락한다”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형님-

“빨리 전직해라. 이놈들 눈빛이 칼로 찌르고 가지고 튈 것 같다”


내용 확인도 없이 전직서를 펼치자 붉은 빛이 감싸고 사라진 후 플란이 소리를 질렀다.


-유.. 유니크..-

“조용. 다음”


손에 들린 [정령 술사]는 머뭇거림 없이 줄리아에게 향했고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말없이 받아든 줄리아가 모두에게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하고 전직서를 사용했다. 쾌속의 마법사에 보조 직업 정령 술사면 그동안 부족했던 화력과 응용력을 충분히 보완할 테고 그러면 하이 랭커도 바라볼 수 있을 거라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보상으로 받은 아이템을 꺼내 놓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것으로 교환이 끝났을 때 유독 안나의 표정이 좋지 않아 보였다.


“무슨 문제 있어?”

-무기 때문에 그럽니다. 다른 사람들은 이번에 다 업그레이드가 됐는데 저만 그대로네요. 채찍이라 구하기도 쉽지 않고 경매에는 다 쓰레기만 올라와서 업그레이가 쉽지 않아 고민이에요-


긴 한숨과 함께 내 복에 무슨 이 새끼들한테는 매번 삥을 뜯긴다며 중얼거리던 크로우의 손에 나무 넝쿨이 올라오자 안나가 달려들었다.


“이번에 내가 추가 보상으로 받은 무려 세계수의 가지로 엮어 만든 채찍이야. 탄력 좋고 데미지 괴랄하고 마나와 정령력을 퍼센트로 올려주며 마나 전도율과 정령 친화력도 올려주지. 젠장 무슨 홈쇼핑 같네. 어쨌든 맨 처음 팀 로즈에 찾아온 너니까 큰 맘 먹고 넘긴다. 돈 없지? 알아. 이제 더 유명해질 테니 돈 벌면 꼭 갚아. 가져가“

-얼마입니까?-

“응?”

-얼마냐고요?-

“글세 내가 시세를 잘 몰라서.. 한..20만 골드?”


말과 함께 접속을 해제한 안나가 잠시 후 모습을 드러내고 거래를 요청했다.


“어.. 어? 어어어어어어?”

-승낙해 주세요-

“이..이거 너무 많은 거 아니야? 사실 나한테는 굳이 필요 없는 건데. 그래도 꼭 필요하면 반값, 아니 반에 반값만 하는 거로“

-저에게는 이것보다 더 좋은 건 없습니다. 승인 빨리이..-


다그침에 승인을 누르자 거래가 완료되고 수중에 20만 골드가 들어왔다. 모두의 눈이 동그랗게 커진 채로 안나에게 향했다. 20만 골드면 한화로 약 20억인데 그거를 잠깐 나갔다 와서 바로 구해온다고?


-네. 저 부자 맞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제가 아니라 부모님이 부자죠-

“사랑합니다. 고갱님”


모두의 끄덕거림과 크로우의 납작 엎드림이 안나를 향했다.


“잠시 이야기 좀 하지”


절반의 인원이 접속을 해제하고 쉬로 갔을 때 엘프의 리더인 이름 없는 엘프를 불러 조용한 곳으로 향했다.


-무슨 일이시죠?-

경계하는 듯한 목소리에 한 발짝 더 다가가자 엘프가 뒤로 물러났다.


“언제까지 장난 칠 생각이냐?”

-무슨 말씀.. 킥. 정말 재미없는 놈이야. 언제부터 알았지?-


귀밑을 톡톡 두들기며 나무에 등을 기대고 말을 이었다.


“벨. 네가 링크 걸었잖아. 그것도 강하게”

-벨?-

“언제까지 이봐, 저기로 부를까? 아니면 탐식이 벨제붑 이렇게 불러?”

-뭐 네 편한 대로 해라-

“가면 애들 유리한 쪽으로 계약 해”

-왜 그래야 하지?-

“네가 돈이 필요하지는 않을 거 아니야. 그냥 적당히 애들 유리하게 계약해”

-뭐 그렇게 하지. 그런데 왜 묻지 않는 거지?-

“엘프 이야기하는 거야”

-그래-

“자기들 선택이니까. 그렇게 세계수에 민감한 놈들이 이상이 있다는 걸 못 느꼈겠어. 그런데도 반응이 없다는 건 자기들도 새엄마가 더 좋다는 거겠지“

-크흐흐. 넌 역시 뭔가 달라. 그래서 마음에 들어-


-퍽-

머리에 구멍이 뚫린 커다란 덩치의 오크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쓰러지는 모습에 일행들의 감탄이 터져 나왔다.


-이거 정말 최고야. 정령하고 계약 후 속도, 위력, 정확도 모든 게 체감이 될 정도로 향상 됐어-


포트란으로 돌아가는 도중 멀리서 나타난 오크 한 마리의 머리에 구멍을 뚫은 장경일이 호들갑을 떨자 나머지 일행들이 좋다고 달려들어 같이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저게 도대체 몇 번째인지..


다른 일행과 달리 말없이 걷고 있는 세인트는 혼자서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었고 불의 정령과 추가로 계약한 줄리아는 두 개의 정령을 불러내 친화력을 올리고 있었다.


“야 이 씨 집중 안 해. 정신 안 차리지”


움찔거리며 다시 이동을 시작하고 해가 떨어질 때 쯤 멀리서 낡은 아니 이제는 제법 모습을 갖춘 성채가 눈에 들어왔다.


-오.. 살아서들 돌아왔군-

문이 열리는 성곽에 걸터앉은 에버린이 특유의 거친 미소를 지으며 반기자 조용히 손가락 하나를 들어 대답했다.


-킥킥킥-

“큭큭큭”

“이젠 제법 사람 사는 곳 같기는 하네”


보수중인 성곽과 반파되었던 숙소들이 어느 정도 모습을 갖춰가고 대낮부터 술에 절어 있던 자들도 멀쩡하게 자신들의 할 일을 하고 있었다.


-뭐 네 말대로 신임 영주는 다르긴 하더라. 그래서 한 번 믿어보려고-

“병사들은 충원이 안 된 것 같은데?”

-그건 조금 기다려 달라 하더라. 상황도 대충 알고 있으니 어쩔 수 없지-.


인벤토리에서 술병 몇 개를 꺼내 건네주자 에버린의 얼굴이 밝게 변했다.


-이건..-

“엘프 마을에서 담근 술이다. 여행 선물이다. 그럼 우린 간다”

-어이 케인. 여행 좀 자주 다녀와라-

뒤에서 소리치는 에버린에게 손을 흔들고 포트란의 영주성으로 향했다.


북적이는 거리, 예전과 달리 밝아진 NPC 들의 표정, 이동하면서 자주 마주치는 순찰병들을이 과거의 포트란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와장창-

흐뭇한 미소의 얼굴이 소음의 근원지로 향하자 싸늘하게 굳어져 버렸다. 과일을 팔던 노점상을 부수고 무기를 뽑아들고 당장이라도 싸울 듯이 욕지거리를 내뱉던 두 무리의 플레이어들이 어느 순간 싸움을 시작했다.


-저 개새끼들이 어디서-

앞으로 나서려는 플란의 어깨를 잡아챈 스미스가 턱으로 가리킨 방향에서 병사들을 이끌고 기사들이 빠르게 달려오고 있었다.


-모두 멈춰라. 모두 무기를 버리고 순순히 명령에 따라라-

-지랄하고 있네 NPC 따위가 누구한테 명령이야. 여기 영주가 듣도 보도 못한 길드의 대표잖아. 안 그래도 우리 길드장이 여기 먹으려고 하던데. 킬킬킬-

-다 죽여-


마치 짜고 친 것처럼 두 개의 무리가 기사들과 병사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기사들은 강했지만 일반 병사들은 속절없이 밀리기 시작하고 넘어진 병사의 머리 위로 검이 떨어져내렸다.


-서걱-

검을 쥔 팔이 허공을 날고 멍한 눈으로 이를 바라보던 사내의 목에 수차례 단검이 꽂히자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이 새끼들이 여기가 어디라고 행패를 부려. 니들 다 죽었어-

복면을 쓰고 단검을 쥔 여인이 빠르게 플레이어들 사이로 뛰어들고 기다렸다는 듯이 여인의 목으로 빠르게 검이 다가왔지만 무시한 채 달려들었다.


-뒤져.. 컥-

외마디 신음과 함께 이마에 화살이 박힌 사내가 밀려나고 무리들 속에서 여인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퍽 퍽 퍽..-

쉴 틈 없이 날아온 화살들이 목, 이마, 심장등에 연이어 박히고 창을 들고 나타난 여인이 합류하자 순식간에 상대를 제압해 나갔다.


-빌어먹을. 비켜-

무리를 빠져나온 검사가 빠르게 크로우 일행들을 향해 다가왔다.


-비키라고 이 개새끼ㄷ..-

소리를 지르던 사내가 공중을 부유하고 그대로 지면에 처박히자 네 개의 칼날이 순식간에 사지를 갈랐다.


-이 개새끼들이 어디서 싸움질이야-

활, 창, 단검을 든 세 명의 여인들이 병사들과 함께 다가와 반가운 척을 한다.


-어머. 퀘스트 깨러 갔다더니 이제 오는 거예요? 결과는?-

안나와 장경일이 아는 사이인지 웃으며 이야기를 나눈다. 한 손에는 팔 다리가 없는 사내를 손에 쥔 채로.


-수고하셨어요-

-수고하셨습니다-


로즈와 한경식이 향기 가득한 찻잔을 내밀며 마주 앉았다. 함께한 엘프들은 간단한 인사와 함께 안내를 따라 배정 받은 숙소로 이동했고 나머지 일행들은 결과 보고를 크로우에게 맡기고 접속을 해제한 상태였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는 둘의 표정이 무척이나 밝았지만 특히 엘프와의 독점 거래 부분에선 눈에 띠게 밝은 표정을 지었다.


“돈이 부족해?“

-여기저기 돈이 많이 들어가니까요. 전임 영주가 모아둔 돈이 있긴 한데 또 그만큼 관리가 엉망이었기에 돈이 많이 들어갔어요. 그래도 엘프와 독점 거래를 시작하고 해적들이 항로를뚫고 있는 중이라 그래도 한시름 놓을 거 같아요. 고맙습니다. 오라버니-

“이 새끼가 어디서 약한 척을..”

-헤헤. 들켰나-

-그래도 케인님 아니었으면 많이 힘들 뻔 했던 건 사실입니다. 정말 한시름 놓았습니다-

“그럼 일단 이것 받으세요”


테이블 위에 놓여진 15개의 정령석과 전직서 [정령술사]를 올려놓았다가 정령석 두 개는 다시 집어넣었다. 순간 두 개의 시선이 째려보는 것 같았지만 무시했다.


-이건..-

“정령과 계약할 수 있는 정령석과 전직서. 물론 정령석을 사용한다고 해도 확률은 나도 몰라. 가지고 있다가 써야할 때 써”

-진짜로 고마워요 오빠-

“이번에 느낀 게 아주 많아. 미지의 장소에는 미지의 보상이 기다리고 있다. 과정은 힘들겠지만 결과물은 아주 달콤해. 그러니까 조금 안정 되면 길드원들 좀 돌려”

-안 그래도 안쪽에 던전 두 개 발견해서 지금 공략 중 이에요-

“잘하고 있네. 그리고 이건 꼭 두 사람만 알고 있어야 해. 절대 누설하지 말고”


다른 사람에게 하지 못했던 세계수의 소멸과 탐식에 대한 이야기를 건네자 두 사람의 눈이 더할 나위 없이 커졌다.


-그럼 조금 있다가 만날 엘프가..-

“벨. 7죄종 중 탐식인 벨제붑의 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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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 278 정리하다 23.02.03 51 1 13쪽
277 277 드레이크 라이더 23.02.02 49 1 16쪽
276 276 맞짱? 23.02.01 52 1 13쪽
275 275 사고뭉치 23.01.31 49 1 12쪽
274 274 욕심은 불만을 잠재운다 23.01.30 53 1 12쪽
273 273 로즈 아르폰 백작 23.01.27 51 1 13쪽
272 272 요새를 파세요 23.01.26 55 1 12쪽
271 271 영혼석 그리고 수월(水月) 23.01.25 57 1 12쪽
270 270 서로간의 사정(2) 23.01.24 58 1 11쪽
269 269 서로간의 사정 23.01.23 59 1 11쪽
268 268 인마족 23.01.20 60 1 11쪽
267 267 하층부의 주민들 23.01.19 58 1 11쪽
266 266 역마살 23.01.18 60 1 14쪽
265 265 다사다난(多事多難) 23.01.17 61 1 12쪽
264 264 몰려드는 사람들 23.01.16 67 1 12쪽
263 263 회상2 23.01.13 73 1 14쪽
262 262 요새 방어전 23.01.12 69 1 11쪽
261 261 회상 23.01.11 72 1 12쪽
260 260 광산 발굴 23.01.10 78 1 12쪽
259 259 어? 그리폰이다 23.01.09 7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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