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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명덕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악당이 아니다 빌런이다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을지명덕
작품등록일 :
2022.01.27 18:14
최근연재일 :
2023.02.10 18:05
연재수 :
28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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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58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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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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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74 욕심은 불만을 잠재운다

DUMMY

-콰앙


정신이 나간 듯 자신이 머물고 있는 저택의 창문 너머 푸른 바다를 바라보던 제이든이 책상을 내려쳤다.


-까드득. 이 비천한 상인 가문의 계집년이 감히 나를....-


당했다. 그것도 아주 처절하게 당했다. 지금까지 자신이 벌리는 일에 침묵했던 것은 대책이 없던 것도 일이 커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아니었다. 그저 비웃으면서 자신의 재롱을 지켜보고 있던 것 뿐...


그래서 더 화가 났다. 처음부터 자신에게 말을 했다면 아마 자신은 물러났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굴욕을 주다니...


-하..시팔...-


깊은 한숨이 나온다. 따지고 보면 자신이 너무 안일했다. 신분제가 없어진 현실에서도 자신의 권한이 이정도인데 중세가 배경인 세상 속에서 그것도 성공한 역성혁명에 지대한 공을 세운 고위 귀족인 로즈를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것이 패착이었다.


현실의 자기 부모님조차도 할 수 없는 일이기에 국왕의 이름을 빌려올 거라곤 차마 생각할 수도 없었다.


그래도 이대로 물러날 수는 없었다. 모멸감이나 자존심보다도 자신이 속한 곳의 인간들의 비웃음 대상이 될 수는 없었다.


-말씀하십시오-

전화기 너머 차가운 목소리의 사내가 제이든의 명을 기다렸다.


-여론전을 펴. 특히 한국 커뮤니티는 도배를 해도 좋아-

-알겠습니다-


창밖의 바다는 서서히 어둠에 먹혀 들어가고 있었다. 마치 지금의 자신과 같다는 느낌에 셔츠의 단추를 풀었다.



[타놀라 영지, 프론티어 요새 플레이어 출입 제한]


아마 많은 사람이 알고 있을 텐데 혹시 내용을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이 있을까봐 오늘 있었던 일을 정리한다.


며칠 전부터 두 곳을 누군가 작정하고 흔들었고 그 정도가 점점 심해졌던 건 모두 알거야. 그러다 어제 노점상 아주머니한테 칼 꺼내든 놈이 블러드 문 길드원에게 맞아 죽었거든. 이새끼는 잘 뒤졌어. 싸가지 없는 새끼..


그리고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사람들이 몰려 선동하고 혹시나 콩고물 떨어질까 일부가 가담하고 생각 없이 휩쓸린 머저리 놈들이 모이면서 그 규모가 꽤 커졌거든 나도 거기 있었는데 이건 좀 위험하다 싶더라.


사실 이해가 잘 안 갔지. 왜 대응이 이리 약할까? 블러드 문이면 충분히 제압가능한데..

사실 나도 이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늘 로즈 부길드장 말 듣고 뒤통수가 얼얼하더라.


대응을 못 한 게 아니라 그냥 애들 재롱잔치 지켜 본 거야. 그것도 항의가 절정에 이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영지와 요새 출입 제한. 접속, 부활 포인트가 에녹스가 반나절 거리인 영지로 강제 변경. 이에 뷻복할 시 반란죄 적용. 열 받으면 그냥 한 번 뒤집어 하는 놈들 있는데 반란죄 적용되면 그냥 접어야 해.


모든 병력들이 보는 대로 사살하려 할 테고 플레이어들도 왕국 포인트 노리고 보이는 대로 사살할 테지.


타국에 넘어간다 해도 문제야. 일국의 반란에 가담한 놈을 누가 제대로 써 주겠어. 도시 같은 곳도 이용이 제한될 테고 쥐꼬리만한 마을에서 포션을 팔겠냐 숙박 시설이라도 제대로 있겠냐.


그리고 타국으로 이동할 때도 정상적인 방법은 안 되고 숨어 다니거나 마경을 넘어야 하는데 그거 되는 놈이 있나? 그게 되면 요새를 하나 짓지.


무엇보다 난 오늘 귀족의 힘을 제대로 느꼈다. 로즈 부길드장 할 말 하고 사라지는데 포스가 아주 그냥...


모든 귀족이 다 가능하냐고 물어보는 놈들 있을 텐데 당연히 안 되겠지. 로즈야 그만큼 권력의 핵심에 있다는 방증일 테고 지금껏 블러드 문으로만 행동하다 처음으로 귀족의 힘을 제대로 쓰는 모습을 보니 로즈, 블러드 문은 절대로 건드리면 안 되겠더라.


이상이다.

↳로즈냐?

↳니 아빠다. 이 새끼야.

↳이런 씨..

↳하.. 지금 니 뒤에서 핸드폰으로 쓰고 있잖아 이 새끼야.

↳너 지금 돌아봤지. 뷰우웅신 새끼..

↳블러드 문 이냐?

↳얼마 받았냐?

↳그래도 플레이어들끼리 문제를 이런 식으로 처리하는 건 말이 안 되지.


댔글들이 무수히 달리고 또 새로운 글들이 우후죽순 쏟아져 나왔다. 내용은 대부분 블러드 문을 성토하는 글이었다.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플레이어간의 문제를 귀족이라는 신분을 이용해서 해결하는 것은 도를 넘었다는 분위기가 대부분이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타놀라 영지와 프론티어 요새를 이용하지 말자는 선동 글과 현실적으로 반나절을 이동해서 사냥하는 건 말이 안 된다는 글들이 또한 쏟아졌다.


이에 반하는 글들은 올라오는 대로 엄청난 반대 댓글에 묻히고 누군가가 의도한 대로 블러드 문에 대한 성토의 장이 되어버렸다.


하루가 지나고 타놀라 영지와 프론티어 요새에 대한 동영상이 올라왔다. 굳게 닫힌 성문과 사람들로 북적거리던 하루 전과 다른 휑한 주변의 전경에 커뮤니티는 블러드 문을 성토하는 분위기가 더욱 뜨거워졌다.


[이번 일은 로즈의 완벽한 오판인 이유]

레가소 왕국은 반란을 통해 새롭게 시작한 왕국이고 모두가 알다시피 드라칸과 오랜 전쟁으로 인해 다른 국가에 비해서 국력이 많이 약해진 상태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 플레이어를 더욱 등용하며 약해진 부분을 채우려는 상태였는데 이번 로즈의 결정은 이에 정면으로 대치하는 것으로 많은 플레이어들의 반발을 사고 있음.


플레이어들이 떠나가면 이는 레가소의 힘이 빠지는 것을 의미하고 곧 결정을 철회하고 그에 따른 합당한 보상이 있을 것이라 생각됨.


그러니 모두 힘을 모아 반발해야함. 결국 우리가 이기게 되어 있음.



댓글이 폭발했다. 상황을 제대로 보는 날카로운 분석이라며 치켜세우는 댓글과 서민을 우습게 보는 대기업의 마인드와 같다며 J.K 그룹에 대한 반감도 서서히 높아져 갔다.


그리고 반박 글이 올라왔다.


[멍청한 놈들. 로즈의 결정은 정확했다]

힘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플레이어를 우대하고 실제로 기회를 얻은 사람들도 많아. 거기까지는 나도 백 프로 공감해.


그런데 플레이어를 우대한다고 자기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착각하는 놈들아 잘 들어라.


우대한다고 해서 휘둘리겠다는 소리는 아니야. 로즈가 블러드 문의 길드장이 맞지만 이번에 본 대로 타놀라, 포트란 영지 그리고 프론티어 요새를 소유한 고위 귀족 백작이다.


그런 로즈가 너희들에게 휘둘리면 왕가는 어떻게 생각하겠냐? 다음은 왕국이란 생각을 하겠지.


지금 나는 요새에 남아서 꿀 빨고 있어서 이런 글 안 쓰려 했는데 대가리가 빠가인 놈들이 글 싸지르는 거 보고 답답해서 글 남긴다.


솔직히 프론티어 요새만큼 레밸 업 쉽고 득템 하기 좋은 곳이 어디 있냐? 그리고 너희들이 지금 자발적으로 움직이는지 잘 생각해봐. 블러드 문을 흔드는 놈 따라서 흔들리고 있잖아. 이 멍청한 새끼들아...



그리고 올라온 유니크 등급의 아이템들과 스킬 북..


그리고 혹시나 분위기가 깨질까 달리는 반박 댓글들이 줄을 이었지만 커뮤니티의 분위기는 조금 전과 달리 훨씬 차분해진 분위기였다.


그리고 하나의 아이템 관련 사진이 올라오며 기존의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영혼석. 프론티어 요새 깊은 곳에서 습득]

마수의 영혼을 담을 수 있는 신비한 종족의 돌입니다. 가둬진 마수의 특성과 능력을 일부 사용할 수 있으며 동화율이 올라갈수록 수치가 올라가며 일부 스킬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거 마수화 스킬 아닌가?

↳돈 주고도 못 구하는 유니크 등급인데?

↳마수화는 변하는 게 랜덤인데 이건 선택할 수 있잖아. 훨씬 고급 스킬인 거 같은데

↳맞다. 마수화는 완전 복골복이라 재수 없으면 궁수가 힘만 세질 수도 있는데 이건 확실하

게 장점을 살리거나 취약한 부분을 채울 수 있어.

↳시팔. 지금 가야겠다.

↳나도.. 나도..



-이런 씨바아알...-


-와장창

보고를 받은 제이든이 집어 던진 찻잔이 진열장에 부딪치며 유리와 함께 깨졌다. 플레이어들은 제이든의 생각대로 단순하게 맞았다.


그들이 원하는 건 힘과 돈 그리고 권력. 그런 그들의 요구를 완벽하게 맞춰준 하나의 아이템 “영혼석”.


그 한 장의 사진이 단순한 플레이어들의 생각을 뒤집게 만들었고 그 결과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미친 듯이 프론티어 요새로 향하고 있었다.


-하아..-

왕가의 이름을 판 로즈의 대처는 적이지만 실로 훌륭했기에 번거롭고 짜증나지만 여론전으로 몰고 갔는데 단 한 장의 영혼석 사진으로 판이 뒤집혔다.


이제 남은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힘으로 누를 수밖에..-

고궁의 저택에서 바라 본 하늘은 오늘 따라 더욱 맑고 푸르렀다.



“일이 재미있게 돌아가네”

로즈와의 귓속말을 끝내곤 비릿하게 웃었다.


-또 뭔가 꾸미는 거야?-

“배신했던 고객님들이 다시 몰려온다는데 한 번쯤은 버르장머리를 고쳐줘야 하지 않겠어”


권속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엠마의 사역마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층부에서도 강한 놈들만 추려서 만든 엠마의 사역마와 크로우의 권속들 그리고 우선은 자신이 직접 부리고 있는 바람의 마수를 보며 명령했다.


“죽이지 말고 요새를 향해 몰아. 고객님들에게 선물을 안겨줘야지”


잠시 후 겁에 질린 몬스터들의 웨이브가 프론티어 요새를 향해 일어나기 시작했다.



열려 있는 성문을 통해 일단의 무리가 성 안으로 들어서고 주변에서 눈치를 보던 사람들이 그 뒤를 따랐다.


-들어갈 수 없습니다-

창을 눕혀 사람들을 막아선 병사가 차갑게 말하자 목소리를 높이며 따지기 시작한다.


-저 사람들은 되고 우리는 안 되는 이유가 뭐야?-

-저들은 플레이어가 아니고 영지민들입니다-

-이런 씨..-


답답하고 억울하지만 방법이 없다.


-잠시 실례합시다-

그들을 비집고 또 다시 일단의 무리가 성 안으로 들어가자


-뭐야? 저 사람들 플레이어잖아. 왜 우리는 안 되는 건데-

-백작님의 허가를 받은 분들입니다. 당신들과는 다릅니다-

-똑같은 플레이어인데 그게 말이 돼? 비켜 시발-


병사들을 밀치려는 무리들에게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반역인가?-

날카롭게 생긴 기사가 검을 뽑아들며 물었다.


반역. 타놀라 영지와 프론티어 요새에 몰려든 플레이어들에게 트라우마로 다가온 단어.


-아니 그게 아니고... 그러면 포션이나 수리라도 좀..-

-그것 또한 백작님의 명령으로 금지 됐다. 더 이상 시끄럽게 군다면 반역으로 간주하겠다-


속이 탔다. 이곳의 마수와 몬스터는 강하다. 적어도 부활 포인트는 두 곳 중 하나로 지정해야만 마경의 깊은 곳으로 들어갈 수 있다.


성질난다고 이대로 돌아가기에는 어제 이슈가 된

영혼석의 유혹이 너무도 컸다.


마수화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결론이 난 영혼석을 얻게 된다면 지금의 자신보다 훨씬 더

강해질 수 있기에 절대로 포기할 수 없었다.


욕지거리를 내뱉은 일부가 마경 속으로 향하자 머뭇거리던 나머지 플레이어들이 마경 속으로 뒤따른다. 체험 자살 현장의 시작이었다.


-용감한 거야? 생각이 없는 거야?-

-욕심이 많은 거지-


프론티어 요새 주위를 빼곡하게 둘러쌌던 플레이어들이 마경 속으로 사라지는 모습에 투아니가 정답을 내놨다.


저 많은 인원들이 한꺼번에 진입한다면 생각보다 깊은 곳까지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저 인원들이 하나의 길드라면 모를까 생면부지의 사람들끼리 누가 희생하며 몬스터들을 막을까..


길게 생각할 것도 없다. 지금 안에서는 어떻게 했는지 모르지만 크로우 일행에게 쫒기는 마수들과 몬스터들이 몰려나오고 멀지 않은 시간에 플레이어들과 부딪칠 것이다.


성에 남아 있던 우호 세력들에게는 책임자들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자신들의 팀원들에게 설명은 없이 성 안으로 속속 들어오고 있고 눈치 빠른 자들은 눈치 채고 있겠지만 플레이어들이 떨어뜨린 아이템을 수거하기 위해 조를 짜서 대기도 하고 있다.


-구구구구궁..

유일하게 열려 있던 남문이 닫힌다. 이제 곧 뿌려진 과실을 수거할 시간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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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 283 메인 퀘스트 생성 23.02.10 43 2 10쪽
282 282 오만과 거짓의 존재 23.02.09 43 2 14쪽
281 281 나는 바이러스다 23.02.08 45 1 13쪽
280 280 로히너스 가문 23.02.07 50 1 13쪽
279 279 겨울 부족 23.02.06 46 1 13쪽
278 278 정리하다 23.02.03 52 1 13쪽
277 277 드레이크 라이더 23.02.02 50 1 16쪽
276 276 맞짱? 23.02.01 53 1 13쪽
275 275 사고뭉치 23.01.31 50 1 12쪽
» 274 욕심은 불만을 잠재운다 23.01.30 54 1 12쪽
273 273 로즈 아르폰 백작 23.01.27 52 1 13쪽
272 272 요새를 파세요 23.01.26 56 1 12쪽
271 271 영혼석 그리고 수월(水月) 23.01.25 58 1 12쪽
270 270 서로간의 사정(2) 23.01.24 59 1 11쪽
269 269 서로간의 사정 23.01.23 60 1 11쪽
268 268 인마족 23.01.20 61 1 11쪽
267 267 하층부의 주민들 23.01.19 59 1 11쪽
266 266 역마살 23.01.18 61 1 14쪽
265 265 다사다난(多事多難) 23.01.17 62 1 12쪽
264 264 몰려드는 사람들 23.01.16 68 1 12쪽
263 263 회상2 23.01.13 74 1 14쪽
262 262 요새 방어전 23.01.12 70 1 11쪽
261 261 회상 23.01.11 73 1 12쪽
260 260 광산 발굴 23.01.10 79 1 12쪽
259 259 어? 그리폰이다 23.01.09 7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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