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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명덕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악당이 아니다 빌런이다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을지명덕
작품등록일 :
2022.01.27 18:14
최근연재일 :
2023.02.10 18:05
연재수 :
284 회
조회수 :
71,329
추천수 :
1,236
글자수 :
1,580,921

작성
23.02.10 18:00
조회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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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0쪽

283 메인 퀘스트 생성

DUMMY

-어머 잠깐-


우뚝..

장난스런 여인의 목소리에 굳은 듯 멈춰선 루시퍼의 얼굴엔 당혹감이 차올랐다.


-드디어 잡았다. 바이러스 새끼. 그동안 내가 너를 찾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 이 주둥이만 열면 거짓말만 쏟아내는 바이러스 새끼야-


부서진 동공의 한 쪽 면에서 공간이 열리며 나타난 엘리스가 미소를 가득 띠운 채 웃으며 다가왔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나?-

-시간이 문제가 아니었어. 심상 결계가 너무 빨리 깨지기 시작해서 나도 놀랐다니까. 둘이서 무슨 짓을 한 걸까?-

-잠깐. 협상을 하자. 나보다 더 중요한 게 있을 텐데. 나는 이대로 물러날 테니 보내줘라-

-닥쳐. 이 바이러스 새끼야. 어차피 아타락시아의 사슬도 풀렸어. 그건 크로우와 해결하면 될 문제야. 그러니 너는 이만 꺼져-


한 무리의 빛이 쏟아져 내려 루시퍼를 감싸고 사라진 후 커다란 하얀 손이 루시퍼를 움켜쥐고 있었다.


-기..기다려라. 이대로 돌아간다면...-

-다른 바이러스 새끼들한테 온갖 비웃음을 사겠지. 혼자 잘난 척 떠들던 놈이 본신을 드러내고도 고작 플레이어에게 그 꼴을 당했으니. 쯧쯧. 그 상처들을 회복하려면 얼마나 걸릴까? 인과율이 있으니... 한동안 볼 일은 없겠네-


엘리스의 미소가 깊어질수록 루시퍼의 얼굴은 더욱 굳어갔다.


-자..잠..-


엘리스가 손가락을 튕기자 공간이 열리기 시작하며 루시퍼를 쥔 손이 조금씩 공간으로 다가가기 시작할 때 혈의 누를 입에 문 크로우가 루시퍼를 향해 뛰었다.


-아.. 안 돼에에에-

-푸욱


루시퍼의 외마디 비명에도 붉은 혈의 누가 손가락 사이의 루시퍼의 심장을 찔렀다.


=오만과 거짓의 루시퍼의 심장의 혈액을 흡수합니다. 루시퍼의 오만의 권능을 흡수합니다


-크로우우우우! 너를 저주한다. 너는 너의 가장 소중한 것들을 잃게 될 것이다. 우리는 반드시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그 때 너를 비웃어주마아아아...-


그렇게 루시퍼가 빛과 함께 사라졌고 이 광경을 흥미롭게 엘리스가 바라보며 웃었다.


-확실히 크로우 당신은 다르네요. 그 틈에 칼을 찌를 줄이야-

“후우욱.. 후우욱..”


거친 숨을 내쉬며 노려보는 크로우의 상처들이 빠르게 아물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던 엘비스가 웃음을 머금은 채 서서히 다가왔다.


-뭐 사실 그게 중요한 건 아니니까요. 당신에게 선택권을 드릴게요. 당신의 그 사슬을 나에게 넘길 수 있나요?-

“그러면 지구가 전장에서 벗어날 수 있나?”

-물론이죠. 한 십년 정도는 유예될 수 있어요. 그 시간을 알차게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죠-

“무슨 개소리를..”

-당신이야 말로 인간들에 대해서 모르는군요. 하룻밤의 쾌락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는 것이 인간이에요. 그런데 십년이라는 세월을 주면 인간은 그 쾌락에 빠져 종말이 와도 느끼지도 못한 채 죽을 걸요. 아닌가요?-


미소가 더욱 짙어져갔다.


“종말이 예고된 삶이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너는 몰라”

-어머, 그걸 내가 꼭 알아야 하나요?-

“거부한다. 너 같은 미친년과 더 이상 할 이야기는 없어. 정해진 종말보다 실낱같은 희망에 걸어보겠다“

-흐응, 그 실낱같은 희망이 더욱 사람들을 망가지게 할 텐데요. 그리고 실낱이 정말 실낱이었다는 걸 알게 됐을 때 무너지는 정신은 사람들을 한 번 더 죽게 만드는 게 될 텐데 정말 괜찮겠어요?-

“꺼져”


엘리스를 일별하고 무너져 흔적만 남은 공동의 입구로 향하는 등 뒤로 조소를 가득 담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디 가는 거죠?-

“.....”

-혹시 밖으로 나가서 로그 아웃 하려는 건가요?-

“......”

-푸훕. 당신은 이곳이 어딘 지도 모르고 왔나 봐요. 이곳은 아직 오픈 되지 않은 북대륙이에요. 당연히 이곳에서는 로그 아웃이 안 되죠-


우뚝 멈춰선 크로우의 시선이 천천히 엘리스에게 향했다.


-선택은 당신이 한 거잖아요. 이곳으로 온 것도 나의 제안을 거절한 것도-


-딱

엘리스가 손가락이 튕기자 지금껏 들리지 않는 알림음이 들려왔다.


-지금껏 어나더 월드를 이용해 주신 모든 플레이어분들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차 업데이트를 앞두고 한 명의 플레이어가 접촉해서는 안 되는 금기에 접촉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시스템은 서비스 종료를 결정하였습니다.


다만 다가올 재앙에 대항할 시간이 부족했던 지구인들에게 시스템의 권한으로 5년의 시간을 제공합니다. 5년 후에 발생할 빛과 어둠의 싸움에서 살아남기 위해 강해질 것을 당부하며 지금부터 24시간 후 지구에 던전과 게이트가 생성됩니다.


어나더 월드에서 사용하던 모든 능력치와 아이템 장비 등을 현실에서 사용할 수 있으니 부디 헛된 희망을 가지고 아등바등 발버둥 치다 종말을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깔깔깔깔-


-어때요? 내 목소리 괜찮죠?-


한쪽 눈을 찡긋거린 엘비스가 우스워 죽겠다는 듯이 물었다.


“지금 무슨 개 같은 짓거리야?”

-그러니까요. 저는 당장 시작하려 했는데 어머니께서 5년의 시간을 주셨어요. 극구 반대했지만 제가 어머니를 이길 수는 없었죠. 그런데 당신에게 물어볼 것이 있어요?


과연 인간들이 5년의 시간을 다가올 종말에 대비하는데 쓸까요? 아니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는데 쓸까요?-


너무도 뻔한 질문인대도 답을 할 수가 없었다.


-당신도 정답을 알고 있네요. 지금껏 겪어온 거의 모든 생명체가 믿기 어렵겠지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힘을 쓰더라구요. 그래봤자 고작 5년의 시간인데 말이죠-

“나는 어떻게 되는 거지?”

-어떻게 되긴요. 이 버려진 세상에 남겨지는 거죠. 어떻게 보면 당신에겐 축복일수도 있겠네요. 당신의 그 힘으로 한 곳의 왕이 되어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아갈 수 있을 테니까-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은?”

-없어요. 있다한들 내가 당신에게 말해줄 이유가 있나요?-

“도대체 나에게 왜 이러는 거야? 난 그저 너희들이 만들어 놓은 틀 안에서 움직였을 뿐이잖아”


웃음기를 지운 엘비스가 차갑게 말했다.


-모르겠어요? 이미 나에게 당신은 바이러스라는 걸. 그렇지 않아요? 아타락시아?-


엘리스의 시선이 이제는 흐릿해진 아타락시아에게 향한 채 말을 이었다.


-당신의 새로운 도전도 결국은 시작도 못하고 실패네요. 아쉽게 됐어요. 지난 번 발악을 지켜보는 것도 나름 흥미진진했는데 말이죠-

-두려워하는군-

-무슨 소리죠?-

-저 녀석은 지금까지의 다른 녀석들과 다르다는 것을 너도 알고 있잖아. 그래서 루시퍼를 지켜보다 결정적인 순간에 끼어들어 지금 같은 상황을 만든 것이고-

-헛소리에요-

-아니. 너는 지금 이 순간도 두려워하고 있어. 저 녀석은 반드시 돌아갈 걸 알기에 지금까지 쓸 데 없는 말을 떠들며 녀석을 흔들고 있는 거야-

-아니 절대로 돌아갈 수 없..-

“닥쳐”


엘리스의 말을 끊고 어느새 재생된 팔에 형의 누를 쥐고 엘비스에게 다가갔다.


-하.. 내가 플레이어에게 직접 손을 댈 수 없듯이 당신도 나에게 손을 댈 수 없어요-

“난 반드시 돌아간다. 반드시 너희를 부셔버린다”


크로우가 달려들며 검을 찔렀다. 무심한 표정의 엘비스를 둘러싼 투명한 막이 생기고


-퍼억


혈의 누가 막을 뚫고 들어가 엘비스의 심장을 찔렀다.


-커억.. 어..떻게.. 아직 사슬을 풀 수가 없었을 텐데.. 설마.. 벌써 사슬을?-


=시스템 엘리스를 확인하였습니다. 감염을 시작합니다.


-아.. 안 돼-

몸부림치는 엘리스의 얼굴을 잡아 땅에 처박았다. 당황한 엘리스가 비명을 지르며 버둥거린다.


-말했잖아. 이 녀석은 다르다고. 크로우 너를 지켜보겠다-


아타락시아의 존재가 사라지며 네 개의 사슬로 빨려 들어갔다.


-자..잠깐.. 크로우. 우리 다시 얘기를 해봐요-

“나를 지구로 돌려보내준다 약속해”

-그..그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그러니 다른 조건을..-

“닥쳐. 그래 이제 알 것 같아. 네가 왜 조금 전 루시퍼를 잡아간 손을 사용하지 못하는지 이유를 알겠어. 시스템이 준비한 시나리오를 방해하는 것들이 바이러스야.


아직 자신의 차례가 되지 않았는데 플레이어들의 세상에 영향을 끼치려는 것들은 역소환 시키는 것이 가능해. 그런데 플레이어 자체가 바이러스의 영향을 받아 바이러스화 되는 것은 너희들이 직접 손을 댈 수 없어 그렇지?“

-그..그걸 어떻게..-

“흡수되기 전에 잘 들어. 나는 반드시 돌아간다. 그리고 반드시 세상의 종말을 막을 거야”


=감염이 끝났습니다. 시스템의 일부 엘리스를 흡수합니다.

크로우 시스템이 빠르게 업그레이드 됩니다(loading 47...48...49...)


숫자와 기호로 변한 엘리스가 크로우의 몸 주변을 돌며 빠르게 흡수되어 사라져갔다. 이제는 부서진 흔적만이 남은 공동을 걸어 바깥으로 나오자 짙은 피비린내가 코를 자극했다.


향기로운 바람의 냄새는 마수들과 몬스터들의 피비린내였고 바람이 풀에 스치는 소리는 썩어가는 몸뚱이의 털들을 스치며 나는 소리였다.


=오만과 거짓의 루시퍼의 거짓의 저주가 적용됩니다. 고대의 마녀 에리시아의 축복이 저항합니다. 저항에 실패합니다.

권능 [존재의 증명]이 거짓의 저주에 물듭니다. [존재의 증명]이 거짓에 물들어 사용할 수 없습니다. 대상자 칼라스만과 알비아가 역소환됩니다.


“킥킥킥킥”

비틀린 웃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집으로 돌아갈 수도 없고 이곳에서 항상 같이 하던 친구들도 사라져버렸다. 허망한 눈동자가 붉게 물든 하늘을 바라보았다.


털썩

힘없이 바닥에 주저앉았다. 지고 싶지 않아서 너무도 화가 나서 반드시 돌아간다 말했지만 방법을 알 수가 없었다.



시스템이 사라져 버린 세상 속에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힘없는 눈동자가 붉게 물든 세상 속을 향했다.


=크로우 시스템의 업데이트가 끝났습니다(loading 51%)

최소한의 자격을 확인합니다.

메인 퀘스트가 발동됩니다.


메인 퀘스트

집으로 돌아가라.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포탈을 열기 위해선 90% 이상으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해야 합니다.


“하..하하. 하하하하하”

집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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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매일 18시에 연재됩니다 +2 22.02.10 1,000 0 -
284 1부를 마치며 +2 23.02.10 61 3 2쪽
» 283 메인 퀘스트 생성 23.02.10 43 2 10쪽
282 282 오만과 거짓의 존재 23.02.09 43 2 14쪽
281 281 나는 바이러스다 23.02.08 45 1 13쪽
280 280 로히너스 가문 23.02.07 50 1 13쪽
279 279 겨울 부족 23.02.06 46 1 13쪽
278 278 정리하다 23.02.03 51 1 13쪽
277 277 드레이크 라이더 23.02.02 49 1 16쪽
276 276 맞짱? 23.02.01 53 1 13쪽
275 275 사고뭉치 23.01.31 50 1 12쪽
274 274 욕심은 불만을 잠재운다 23.01.30 53 1 12쪽
273 273 로즈 아르폰 백작 23.01.27 52 1 13쪽
272 272 요새를 파세요 23.01.26 56 1 12쪽
271 271 영혼석 그리고 수월(水月) 23.01.25 58 1 12쪽
270 270 서로간의 사정(2) 23.01.24 59 1 11쪽
269 269 서로간의 사정 23.01.23 60 1 11쪽
268 268 인마족 23.01.20 60 1 11쪽
267 267 하층부의 주민들 23.01.19 59 1 11쪽
266 266 역마살 23.01.18 61 1 14쪽
265 265 다사다난(多事多難) 23.01.17 62 1 12쪽
264 264 몰려드는 사람들 23.01.16 68 1 12쪽
263 263 회상2 23.01.13 74 1 14쪽
262 262 요새 방어전 23.01.12 69 1 11쪽
261 261 회상 23.01.11 72 1 12쪽
260 260 광산 발굴 23.01.10 79 1 12쪽
259 259 어? 그리폰이다 23.01.09 7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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