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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명덕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악당이 아니다 빌런이다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을지명덕
작품등록일 :
2022.01.27 18:14
최근연재일 :
2023.02.10 18:05
연재수 :
28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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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58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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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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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70 서로간의 사정(2)

DUMMY

공간이 열리고 다섯의 권속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킹, 트래시, 미러, 다크 그리고 막내 엠마.

그리고 또 다시 엠마의 종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다 쓸어. 그리고 쓸 만 한 놈들 나타나면 바로 보고해”

그렇게 주변 마을 주변의 청소가 시작됐다.


-우르릉, 쾅, 콰앙, 꾸드드드득..

-키에에엑... 갸아아아아..


폭음이 울리고 아름드리 나무가 부서지는 소리 그리고 몬스터의 분노에 찬 소리와 비명 소리가 끊이지 않고 울리며 마경 속을 메아리처럼 퍼져나갔다.


겁을 먹은 몬스터는 소리를 피해 도망치고 분노에 찬 마수와 몬스터들은 소리의 진원지로 향하며 소리가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냐?-

잔치를 준비하며 바쁘게 움직이던 인마족들이 웅성거리고 울레타가 물었다.


-그게.. 케인이 동료들과 마수 사냥을 한다고..-

-도대체 사냥을 어떻게 하기에..-


울레타가 얼빠진 듯이 중얼거릴 때도 유독 높았던 한 그루의 나무가 서서히 기울고 있었다.


-서걱

잘려나간 마수의 머리가 바닥을 구르는 동안 잘린 목에서 피가 분수처럼 솟아올랐다. 끊임없이 달려드는 마수들과 몬스터들의 호전성은 요새가 있는 표층부와는 궤를 달리 했다.


이곳에 오면서도 줄곧 전투를 이어왔지만 지금처럼 모든 동료들, 권속들 그리고 종들이 모두 전투에 임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래서일까 마치 침략자와 맞서 싸우는 원주민처

럼 끊임없이 달려든다.


식민지를 개척하며 원주민을 학살하던 유럽 열강들 같은 생각에 잠시 찝찝했지만 상대는 인간이 아닌 마수와 몬스터다.


-콰아아앙..

피가 폭발하며 몬스터와 마수들의 피와 육편이 튀어 오른다.


“에헤이. 메이린, 육편 내면 안 된다니까”


화르르륵..

업화에 휩싸인 마수와 몬스터들이 괴음을 지르며 바닥을 둥근다.


“에헤이. 칼, 태우면 가죽 못 쓴다니까”


전투를 이어가면서도 잔소리를 할 만큼 아직은 여유가 있었다. 엠마가 침식 시킨 마수들은 힘을 쓰지 못했다.


표층부와 하층부의 확연한 레벨과 힘의 차이는 서 너 마리의 마수가 하층부 한 마리를 간신히 상대할 수 있을 정도로 차이가 확연했지만 하나씩 하나씩 차분하게 침식 시키며 사역마를 늘려갔다.


-쿵 쿵 쿵 쿵...


전투의 굉음 속에서도 지축을 울리는 소리가 빠르게 다가온다. 시야를 돌리자 철의 성채에서 성채의 벽을 두드리던 검은 악몽과 비슷한 크기의 마수가 다른 놈들을 밟으며 다가온다.


“저거 손대지 마라”


“[백검화]”

-콰콰과과광...

공간을 찢으며 경로에 존재한 모든 것을 잘라버리고 이어진 폭발에 놈이 멈칫 거렸다. 폭발을 뚫고 나타난 크로루의 검이 놈의 발목을 깊게 찌른다.


-퍽..

“안 들어가?”


둔탁한 소리와 함께 검의 앞 부문만 파고 들어가자 저도 모르게 되물었다. 아무리 힘 조절을 했다 하지만 도대체 얼마나 단단하기에 겨우 칼끝만 파고들었을까...


더욱 욕심이 났다. 다시 한 번 칼을 들어 올리고 힘을 주어 내리 꽂..


-파앗


탄환처럼 거대 마수의 뒤에서 솟구친 마수의 발톱이 어깨를 깊게 찢고 지나갔다. 순간적으로 고개를 꺾지 않았다면 큰 낭패를 봤을 것이 분명했다.


자신의 어깨를 찢고 지나간 회백색의 마수와 눈이 마주쳤다. 자신의 털 색깔과 같은 회백색의 눈이 아름답게 반짝인다.


“바람?”

회백색의 몸을 따라 바람이 일고 네 개의 발에 바람이 더욱 강해진다.


-쿵


거대한 덩치의 놈의 성난 발이 크로우에게 떨어졌다. 단단한 만큼 빠르지는 않다. 슬쩍 몸을 던져 피했다.


-파앗

또 다시 어깨에서 피가 튄다. 공격을 피하는 동안 또 다시 바람을 감싼 마수의 발톱에 어깨가 파였다.


“이.. 상놈의 새끼.. 갖고 싶다”

킹을 처음 만났을 때가 생각났다. 그 때는 화룡의 심장을 줬는데 뭘 줘야 하나? 메이린 심장이라도 뽑아줘야 하나...


놈의 빠르고 날카로운 공격이 이어지지만 소유하고 싶은 욕망에 차마 공격을 못하고 방어에만 집중하느라 시간만 흘렀다.


네 개의 발에 휘감긴 바람이 폭발하고 놈의 크게 벌려진 아가리가 크루우의 목을 향해 다가오는 순간..


“아무리 갖고 싶어도 주인을 물려하면 죽어야지”


대검이 솟구치는 순간


-깨엥..-

자신의 주인에 난 상처에 화가 난 듯이 놈의 목덜미를 물은 킹이 거칠게 좌우로 흔든다.


바람을 휘감은 날카로운 발톱이 연신 킹의 몸을 그어대지만 기세를 키우는 흑염에 힘없이 막힌다.


-쿵 쿵 쿵 쿵..

마치 형제인양 목덜미를 물린 놈을 향해 거대 마수가 빠르게 다가온다. 놈에게 뛰어들며 힘껏 제친 검을 발목을 향해 찌른다.


“[관(貫)]”

발목에 구멍이 뚫린 놈이 달려들던 속도 그대로 괴성과 함께 바닥을 구르고 구슬프게 울어댄다.


“우리 킹, 아빠 다쳤다고 화가 많이 났어?. 아빤 괜찮으니까 화 풀고 그만 놔줘. 죽이면 안 돼요. 동생도 정신 차렸을 거야“

-아주 지랄을 한다. 지랄을 해-


정리를 끝낸 칼라스만과 메이린이 뒤에서 욕을 이어갔지만 크로우의 손은 부드럽게 킹의 털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실제로 목덜미를 물리고 킹의 발톱에 파인 상처가 몸 곳곳에 나 있던 놈은 숨이 깔딱깔딱한 상태였다.


그렇다고 억지로 떼어내거나 권속에 대한 명령을 사용하기에는 그간 정이 많이 들었다.


-헥.. 헥...

목덜미를 놔준 킹이 슬며시 다가와 몸에 머리를 비빈다. 킹의 목덜미를 쓸어주며 포션을 들이 붓는 머릿속은 복잡했다.


이놈을 거대 마수의 머리에 손을 대고 침식을 진행하는 엠마에게 맡길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데리고 다닐 것인지 결정이 쉽지 않았다.


사냥을 마치고 마을로 돌아왔을 때는 해가 지기 시작할 때였다. 잔치 준비를 하던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세상에나-

나무줄기에 엮인 마수들과 몬스터들의 사체가 크로우 일행에 의해 대부분 목만 잘린 채 바닥에 깊은 자국을 남기며 끌려오고 있었다. 그 중에는 서너 명의 전사들이 힘을 모아 간신히 쫒아내기만 했던 마수들도 있었다.


-..대전사..-

지금은 혼을 먹힌 채 사당에 누워 있는 대전사가 전사들을 이끌고 주위의 마수들을 토벌할 때 봤던 광경이 외부인에 의해서 재현되고 있었다.


-..너..-

“응? 너무 많이 잡으면 안 되는 거야? 그럼 미리 말을 하지”

-..아니다. 잘 했다. 덕분에 부족했던 무기와 가죽이 한결 여유로워졌다-


먹먹해진 눈의 크루가 재차 물었다.


-혹시 그 고귀한 마수의 영혼과 동기화 한 거냐?-

“뭐 대단한 놈들 잡는다고 수월 영혼까지 써”


어깨를 툭툭 치고 지나가도 멍하니 마수들의 사체만 바라보았다. 믿기진 않지만 어쩐지 지금 한 말이 거짓같이 느껴지지 않았다.


-대전사...-

다시 한번 되 내었다.


조촐한 잔치가 벌어졌다. 잔치라고 하기에는 음식도 넉넉하지 않았고 가무도 없었지만 술 하나 만큼은 기가 막히게 좋았다. 그 까다로운 칼라스만과 메이린도 만연한 미소를 띄운 채 술을 마시고 있었다.


제사장 울레타도 은근히 술이 셋다. 연거푸 독주를 마시면서도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았다. 하기야 이런 척박하고 마수들이 들끓는 곳에서 살다보면 몸이 환경에 맞게 적응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크로우의 시선이 마을 한 곳에 외롭게 서있는 작은 사당으로 향했다.


-크루에게 들은 것이냐?-

“그렇게 됐습니다”

-아쉽고도 슬픈 일이지. 녀석만 멀쩡했더라면 지금처럼 위축되지도 않았을 터인데-

“되돌릴 방법이 없다고 들었습니다. 언제까지 저리 두실 생각입니까?”

-.....-

“대전사라 들었습니다. 그만큼 강력한 육체는 사체를 부리는 자들에게는 더 할 수 없이 귀한 재료입니다. 빨리 결정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 자가 흔할 리가 없다-


크로우의 시선이 낮게 가라앉았다.


“플레이어들은 재주가 많습니다. 지금 당장은 아닐지라도 멀지 않은 시간에 이곳에 도달하는 이들이 나오면 그 때는 늦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저도 가능합니다“

-... 따라 오너라-


한참을 노려보던 울레타가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끼이익..

사당 안에는 날렵한 몸매의 사내가 제단 위에 죽은 듯이 누워 있었다. 미약하게 느껴지는 호흡이 인마족에게 절대 놓칠 수 없는 작은 희망의 불씨처럼 느껴지는 것 같았다.


“영혼을 먹는 마수가 이 정도의 전사를 이길 정도로 강했던 겁니까?”

의아함이 가득한 물음에 울레타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아니야. 제법 강했지만 절대 상대가 아니었다. 처음 놈이 습격했을 때 간신히 숨만 붙은 채로 도망갔어. 하지만 다음에는 아이들을 이용했다.


마을 밖에서 뛰어 놀던 아이들을 잡아 영혼을 요구했다. 말도 안 되는 일이었지만 이 녀석은 받아들였다. 이 녀석은 그런 놈이었어-


울레타의 떨리는 손이 사내의 얼굴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그 손길에는 슬픔, 아쉬움, 애잔함 등이 가득 느껴졌다.


‘설마?“

-타이툰, 내 아들이다-


사내의 옆에 무릎 꿇고 작게 흐느끼는 울레타를 두고 사당을 빠져 나왔다. 나무에 기대 앉아 독주를 마셨다. 왠지 술이 취하고 싶은 날이었다.


며칠 동안 마수와 몬스터 사냥을 이어나갔다. 사냥이 이어질수록 굉음은 마을에서 점점 멀어져갔고 그만큼 부족민들의 표정은 밝아졌다.


피 냄새가 진할수록 주변의 마수와 몬스터를 끌어들이지만 그 향이 도를 지나치거나 강한 마수들의 피일 경우 그 때는 두려움의 대상이 된다. 지금 마을에 수북이 쌓여있는 사체들과 가죽들이 그 대상이었다.


부족민들의 표정이 밝아지는 것과 반대로 표정이 썩어 들어가는 것도 있었다.


영혼 포식자.


자신을 따르는 수십 마리의 마수들을 이끌고 자신의 머릿속을 하얗게 만들 정도로 달콤한 영혼의 향기에 이끌려 또 다시 인간과 마수가 섞인 잡종들의 마을로 향하다 멀리서 마수와 몬스터와 싸우는 놈들을 만났다.


과거 자신이 포식한 인간의 영혼을 통해서 봤던 기사라는 것들과 비슷한 갑옷이란 걸 입은 놈들 중 한 놈에게서 그 달콤한 잔향이 남아 있었다.


-저놈이다-


곧 있을 진수성찬을 생각하며 마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다른 놈들은 다 죽여도 되지만 저놈만은 최대한 상처 입지 않게 사로 잡으라 명령했다. 상처가 깊고 많을수록 영혼 또한 상처입고 질이 떨어진다.


-어?-

달려들던 마수들이 목들이 허공을 날며 피가 분수처럼 솟구친다. 그리고 주변에서 마수들이 미친 듯이 자신을 햐해 몰려들기 시작한다.


-어어?-

또 다시 더러운 기억이 떠올랐다. 타이툰이라는 놈의 영혼을 먹어치울 때도 그랬다. 상식 밖의 강함에 죽을 뻔했던 기억과 몸이 회복되기 전까지 놈의 영혼에 대한 타는 듯한 갈증.


도망쳤다. 다가오는 마수들에게 자신을 호위하던 놈들을 던져주고 달아났다. 얼마나 뛰었을까. 더 이상 쫒아오는 기척은 느껴지지 않는다.


살았다. 이번엔 상처도 입지 않았다. 나의 승리다. 킥킥킥킥..


씨발....

기분이 좆같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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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 276 맞짱? 23.02.01 53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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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 274 욕심은 불만을 잠재운다 23.01.30 53 1 12쪽
273 273 로즈 아르폰 백작 23.01.27 51 1 13쪽
272 272 요새를 파세요 23.01.26 55 1 12쪽
271 271 영혼석 그리고 수월(水月) 23.01.25 57 1 12쪽
» 270 서로간의 사정(2) 23.01.24 59 1 11쪽
269 269 서로간의 사정 23.01.23 59 1 11쪽
268 268 인마족 23.01.20 60 1 11쪽
267 267 하층부의 주민들 23.01.19 59 1 11쪽
266 266 역마살 23.01.18 60 1 14쪽
265 265 다사다난(多事多難) 23.01.17 61 1 12쪽
264 264 몰려드는 사람들 23.01.16 67 1 12쪽
263 263 회상2 23.01.13 73 1 14쪽
262 262 요새 방어전 23.01.12 69 1 11쪽
261 261 회상 23.01.11 72 1 12쪽
260 260 광산 발굴 23.01.10 78 1 12쪽
259 259 어? 그리폰이다 23.01.09 7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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