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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명덕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악당이 아니다 빌런이다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을지명덕
작품등록일 :
2022.01.27 18:14
최근연재일 :
2023.02.10 18:0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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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58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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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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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68 인마족

DUMMY

-어떻게 우리를 공격할 수가 있는 거지? 이게 말이 되냐고?-

-죽으면서 떨군 템 너희가 물어내-

-커뮤니티에 오늘 일을 공론화 시키겠어-


항의가 이어졌지만 로즈의 표정은 변화가 없었다.


-마음에 안 들면 나가-

-뭐? 지금 그걸 말이라고..-

-지금 그게 고객에게 할 말이야-

-고객은 염병. 똑똑히 들어. 너희가 요새를 써주는 게 아니라 우리가 너희에게 요새를 사용할 수 있는 혜택을 주는 거야. 난 두 번이나 경고했다. 그리고 너-


로즈의 손가락이 한 사내를 가리켰다.


-보호막이 무한한 줄 알아? 너희가 그 안에서 안전하게 사냥하는 동안 몬스터가 두드리는 만큼 내구도는 손상된다. 그리고 깨지는 순간 요새가 공격 받아. 그거 네가 변상할 거야?-

-너희들도 같이 그놈들을 사냥했으면 되잖아-

-우리가 왜?-

-그.. 그거야..-

-보호막은 너희를 보호하려고 만든 게 아니야. 요새를 보호하고 요새는 안에 머무르는 모든 이들을 보호한다. 이게 다야. 불만인 놈들은 나가. 그리고 다시는 못 들어온다-

-지금 너무 하는..-

-꼬우면 너희도 요새 하나 지어-


말문이 막힌 사람들의 입이 벌어졌다. 그리고 그날 밤 커뮤니티에 블러드 문과 로즈를 성토하는 글이 올라왔지만 의외로 반응은 로즈의 편이었다.


무엇보다도 보호막 내구도 까먹으면서 사냥하려던 사람들이 지탄의 대상이 됐고 로즈의 말이 거친 건 있지만 틀린 말은 하나도 없다며 그렇게 사태는 일단락 됐다.


그렇게 이틀의 시간이 지났다. 몬스터들과 플레이어들이 서로가 사냥꾼이 되어 서로를 사냥하기 위해 치열하게 움직였다.


몬스터와 마수들의 무리엔 그들을 조정하는 마수들이 있었고대부분이 하층부에서 넘어온 놈들이었다.


이놈들은 교활했다. 몬스터들을 소진시키며 결정적인 순간에 플레이어들을 급습해 무너뜨렸고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그대로 사라졌다.


특히 여섯 마리의 고릴라 마수들은 플레이어들의 치를 떨게 만들기 충분했다.


유인하고 급습한다. 방진을 짜서 방어를 하는 이들에겐 나무나 다른 몬스터들을 던져 진형을 깨고 심지어는 로그 아웃 하는 순간을 노려 미처 로그 아웃이 안 된 일부를 사냥했고 블러드 문의 일부도 놈들에게 당했다.


그리고 그날 오후 빛을 내며 부활하는 사람들 속에 낯이 익은 모습이 나타났다.


-얀, 로제타. 오래 버텼네-

알렉과 투아니가 기쁜 모습으로 그들을 반겼다.


-아.. 그놈들-

로제타가 고개를 저으며 진저리를 쳤다.


-그놈들 원래 수가 열둘이었어. 다른 놈들을 몰고 다니면서 귀찮게 구는데 케인도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니까. 그런데 아무리 봐도 이상한 거야.


마치 누군가 모든 걸 다 지켜보는 것처럼 일사분란 했거든. 그러다 결국 열세 번째 놈을 발견했어. 크기는 대략 오십 센티정도인데 나무 위에 숨어서 지켜보더라고-

-그래서?-

-그놈을 잡으려 케인이 달려들었는데 나머지 놈들이 죽음도 불사하고 필사적으로 몸을 던지더라고. 결국 네 마리를 잡고 전에 잡은 두 마리까지 해서 이제 여섯이 남았는데 이리로 흘러들어왔나보네-

-결국은 조정하는 놈을 잡아야 한다는 거네-

-그렇지. 그놈을 잡아야 해결이 되는 문제야-


그렇게 요새가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을 때 크로우는 크게 당황하고 있었다.


-외부인?-

“마경에 사람이 살아?”


크로우와 마수의 가죽으로 만든 옷을 입은 커다란 덩치의 사내가 동시에 동그랗게 커진 눈

으로 물었다.


-이제는 벗어난 줄 알았는데 결국 여기까지 쫓아온 건가?-


사내가 등에 맨 커다란 도끼를 꺼내들었다. 크로우의 눈매가 사나워진다.


“이봐 후회하지..”


-쾅


크로우의 말을 끊으며 사내의 도끼기 떨어져 내렸다.


“그만 두...”


말을 끊으며 도끼가 치명적인 부위로 연거푸 쏟아진다. 알비아가 손을 들어 막자 메이린이

뾰로통한 표정을 지으며 물러선다.


-확실히 특이하군. 움직임이 굉장히 묘해. 수인족도 아닌데 움직임에 맹수의 본능 같은 것들이 섞여있어-


-퍽

특이한 움직임으로 도끼를 내려치던 사내가 발에 차여 주르륵 뒤로 밀려났다.


“이봐. 여기까지야. 더 이상 화나게 하지 마라-

-나는 부족을 지키는 전사 크루. 부족민들의 안전을 위해 너희를 죽인다-

“우리가 뭘 했다고.. 어?”


사내의 외형이 변해갔다. 덩치가 조금 줄어들고 잘게 갈라진 근육 위로 갈색의 털이 덮어갔다. 손등까지 덮힌 털 위로 날카롭고 기다란 손톱이 솟구쳤다.


“마수화?”


훅...

순식간에 털에 덮인 사내가 시야에서 사라졌다.


-쾅 쾅 콰앙...

더 빠르고 무거워진 도끼가 무섭게 내려친다.


-휘리릭..

받아친 도끼가 날아가자 노린 듯이 날카로운 손톱이 목을 향해 찔러 들어온다.


-턱

낚아챈 사내의 팔을 덮은 털이 손 안에 부드럽게 느껴진다.


“내가 그만 하라 그랬지?”


-쾅


옆구리에 주먹이 꽂힌 사내가 충격에 튕겨나가 나무에 부딪치고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크흑..-

“마력은 사용하지 않았으니 금방 괜찮아질 거야. 하지만 더 한다면 진짜 죽인다”


어느새 사내 앞에 선 크로우가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


-제길...


-콰앙

-후두두둑...


자리를 피하려는 사내의 머리 위로 블러드 스피어가 꽂히며 박살난 나무의 파편이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너. 나 아니면 지금 죽었어-

유독 입술이 붉은 여인의 말에 힘없이 주저앉은 사내의 털이 사라지며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그러니까 우리가 너희 부족에 해를 끼칠까봐 우리를 죽이려 했단 거야? 그런데 우리가 처음 보는 너희들을 왜?”

-... 그건..-

“혹시 좀 전에 봤던 마수화 때문에 그러는 거야?”

-..그렇다-

“나 필요 없는데. 나도 할 줄 알아”

-거짓말 하지 마라-

“[동조][수월]”


보란 듯이 수월과의 동조를 사용하자 좀 전의 사내처럼 크로우의 몸이 변해간다.


-...동족?-

지진이 난 것처럼 동공이 흔들리던 사내가 멍해진 채 중얼거렸다.


-외부인? 크루 너 설마 동족을 배신한 것이냐?-


사내를 따라 도착한 곳은 커다란 목책으로 둘러싸인 마을이었다. 굳게 닫혀 있는 입구에 다가가자 목책 위를 지키던 사내가 흥분한 채 고함치고 무장한 사람들이 목책 위로 모습을 드러낸다.


당황한 크루라 불린 사내가 목책으로 다가가 한참을 설명한 후에야 문이 열리고 무장한 사람들에 둘러싸여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그들이 시선 속에서 느껴지는 것은 적대감은 이들이 외부인들에 대한 불신이 얼마나 큰지를 느끼게 해줬다.


“이름이 크루인가? 나는 케인이다”

-그래. 나는 크루다-

“그런데 어디를 가는 거지?”

-마을의 대표인 제사장을 만나러 간다. 이곳의 모든 중요한 결정은 제사장이 한다-


낡은 나무로 지은 집에 도착한 크루가 안으로 들어가고 나머지 사내들에 둘러싸여 대기하는 동안 주위로 아이들이 몰려든다.


“귀엽네”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 아이는 다 귀엽다. 평소 아이를 좋아하는 크로우에게는 자신들을 신기하게 쳐다보는 아이들이 너무도 귀엽게 보였다.


-난 레나. 너 누구야?-


여자아이가 사내들에 막혀 거리를 두고 묻는다. 자그맣고 동그란 눈을 가진 귀여운 여자아이의 말투는 유교 사상에 물든 크로우에게는 귀엽지 않았다. 하지만 반말을 하는 것이 그냥 이곳의 문화인가 싶다.


“케인. 먹을래?”

인벤토리에서 간식으로 먹기 위해 사두었던 과자를 건네주자 사내들이 막아선다. 먼저 한입 베어 물고 눈빛으로 사내들의 동의를 구해 건네준다.


-맛있어-

“헉”

커다란 눈을 크게 뜨며 웃는 아이를 보자 심장이 쿵하고 울린다.


귀엽다. 너무 귀엽다.

우르르 몰려드는 아이들에게 과자를 꺼내 나누어 주었다. 사내들도 경계의 눈빛만 보낼 뿐 더 이상 말리지는 않는다.


-이곳의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선과 악을 한 눈에 알아보지. 그대가 아무리 선인 척 속이려 해도 아이들의 눈은 속일 수 없었을 것이다. 환영한다. 외부인-

“그렇습니까? 전 그다지 착한 놈은 아닌데요”


얼굴에 깊게 주름이 페인 노파가 크로우의 옆에 서있었다.


-환영한다. 외부인. 내 이름은 울레타. 이곳의 제사장을 맡고 있다-

“반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케인입니다”


넓지 않은 방에 마주 앉은 노파의 눈이 무심히 바라본다. 하지만 그 무심힌 눈빛 속에는 꿰뚫어 보는 무엇인가가 느껴진다.


-바로 묻겠네. 자네는 혹시 과거 선조들이 이곳으로 피하는 동안 남겨진 일족의 후손인가?-

“네? 아닙니다”

-그런데 어떻게 우리와 같은 “혼의 동기“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지? 더군다나 자네가 사용한 혼은 일반 마수와 달리 굉장히 고결한 존재였다고 크루에게 들었어-

“음.. 저는 플레이어입니다”

-플레이어? 그게 뭐지?-


플레이어를 모른다고? 의문이 가득한 시선이 제사장 울레타에게 향했다.


NPC인데 플레이어의 존재를 모르는 건가?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거짓이 없어 보이는 울레타의 눈빛을 마주보다 천천히 플레이어에 대해 설명했다.


신의 축복을 받아 다른 세계에서 넘어오는 불사의 존재.


-도대체 우리는 얼마나 오랫동안 이 외진 곳에서 홀로 살아온 것인가...-


설명이 이어질수록 커지는 눈동자를 주체 못하던 울레타가 크게 탄식했다.


자신들을 인마족이라고 소개한 우레타는 인간이되 성년식을 치르면서 잠들어 있던 마수의 혼이 깨어나 마수의 힘을 사용할 수 있는 특별한 종족이라고 했다.


어떤 마수의 혼이 잠들어 있는지는 깨어나기 전까지 아무도 알 수 없으며 인간의 능력을 훌쩍 뛰어넘는 육체로 뛰어난 전사로 번성해온 그들은 먼 과거 상처 입은 채 쓰러진 젊은 사내를 자신들의 마을로 데려와 극진히 보살폈다고 한다.


마을에 빠르게 스며든 사내는 시간이 흘러 족장의 딸과 결혼을 하게 되고 그제야 자신을 왕국의 정당한 후계자로 밝혔고 딸의 지속적인 간청을 외면할 수 없었던 족장은 왕자를 도와 결국 왕국을 되찾았지만 결국 그들의 힘을 두려워한 왕에게 축하 연회에서 독을 먹고 대부분의 일족이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나머지 일족이 간신히 도망쳐 이곳으로 왔다는 그런 뻔한 이야기.....


-지겹나?-

“아.. 아니요”

-그런데 하품을...?-

“그냥 좀 피곤해서.. 하하하”


무언가 마음에 안 들어 하는 울레타의 시선이 한동안 크로우를 향했다.


-그래서 말인데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고 싶네. 우리에게 크루의 말이 사실임을 보여줄 수 있겠나?

“하하하. 그게 저는 인마족처럼 아무 때나 쓸 수가 없거든요. 다시 사용하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내일 보여드릴게요“


울레타의 불신에 찬 눈빛이 다시 한 번 크로우에게 향했다.


“하하하..”


오늘 많이 웃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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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 282 오만과 거짓의 존재 23.02.09 43 2 14쪽
281 281 나는 바이러스다 23.02.08 45 1 13쪽
280 280 로히너스 가문 23.02.07 50 1 13쪽
279 279 겨울 부족 23.02.06 46 1 13쪽
278 278 정리하다 23.02.03 52 1 13쪽
277 277 드레이크 라이더 23.02.02 50 1 16쪽
276 276 맞짱? 23.02.01 53 1 13쪽
275 275 사고뭉치 23.01.31 50 1 12쪽
274 274 욕심은 불만을 잠재운다 23.01.30 53 1 12쪽
273 273 로즈 아르폰 백작 23.01.27 52 1 13쪽
272 272 요새를 파세요 23.01.26 56 1 12쪽
271 271 영혼석 그리고 수월(水月) 23.01.25 58 1 12쪽
270 270 서로간의 사정(2) 23.01.24 59 1 11쪽
269 269 서로간의 사정 23.01.23 60 1 11쪽
» 268 인마족 23.01.20 61 1 11쪽
267 267 하층부의 주민들 23.01.19 59 1 11쪽
266 266 역마살 23.01.18 61 1 14쪽
265 265 다사다난(多事多難) 23.01.17 62 1 12쪽
264 264 몰려드는 사람들 23.01.16 68 1 12쪽
263 263 회상2 23.01.13 74 1 14쪽
262 262 요새 방어전 23.01.12 70 1 11쪽
261 261 회상 23.01.11 73 1 12쪽
260 260 광산 발굴 23.01.10 79 1 12쪽
259 259 어? 그리폰이다 23.01.09 7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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