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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명덕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악당이 아니다 빌런이다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을지명덕
작품등록일 :
2022.01.27 18:14
최근연재일 :
2023.02.10 18:05
연재수 :
28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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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580,921

작성
23.01.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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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65 다사다난(多事多難)

DUMMY

사람 사는 곳이 어디든 다 똑같다. 사람이 몰리는 곳엔 돈이 몰리고 돈이 몰리는 곳에 사람

이 몰린다. 돈이라는 목적을 갖고 찾아오는 사람들은 그 목적을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서슴

치 않는 자들 또한 꽤 많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곳 타놀라 또한 마찬가지다. 몰리는 플레이어들과 자유 기사, 상인 그리고 용병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칼밥을 먹고 사는 이들이라 태생이 거친 이들의 행동은 이곳 타놀라 영

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퍽

-에이 씨발. 맥주가 덜 차갑잖아-

-그거야 손님께서 자리를 비우고 와서...-

-뭐야 씨발. 지금 내 잘못이라는 거야-


맥주잔을 벽에 집어 던진 용병이 소리를 지르며 테이블에 기대 두었던 검에 손을 가져다 대

자 겁을 먹은 여관 주인이 기겁을 하며 주저앉는다.


-낄낄낄낄...-

그 모습을 보며 낄낄대던 용병들의 시선이 문이 열리는 소리에 여관의 입구로 향한다.


-호.. 이게 누구야? 울보 갈리안 아니신가? 안 뒤지고 살아 있었네?-

-낄낄. 대장. 저 울보 새끼는 겁이 많아서 위험한 일은 안 하잖아요-


문을 열고 들어선 울부짖는 늑대 용병단원들의 얼굴이 꿈틀거렸다.


-버나스.. 오랜만이군-


갈리안의 시선이 주저앉아 있는 주인에게 향했다. 대충 무슨 상황인지 알 것 같았다.


-버나스. 행동을 조심해라. 나 또한 이곳의 주인이신 로즈 아르폰 백작을 모시고 있다. 계

속 말썽을 피우면 묵과할 수 없다-

-묵과? 울보인 네놈이 나를?-


용병대를 이끄는 버나스가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갔다. 분위기가 차갑게 얼어붙는다.


-다시 한 번 말해 봐라. 묵과라고 했나?-

-...정정하지. 부탁한다. 버나스-

-낄낄낄낄. 겁쟁이 울보 새끼. 뒤질까봐 또 꼬리 내리는구나-

-이런. 씨발. 감히 우리 대장에게..-

-다시 한 번 부탁한다-


달려드는 이스마일의 앞을 막아서곤 버나스를 향해 작게 고개 숙이고 돌아섰다.


-퉷.. 저런 겁쟁이 새끼를 살리려고 뒤진 새끼들이 진짜 병신 새끼들이지-


갈리안이 뒤돌아섰다.


-네 말 따라 나는 비난을 받아 마땅한 겁쟁이 울보새끼다. 하지만 내 동료들을 비웃는다면

용서할 수 없다-


-스르릉..

버나스의 대검이 뽑혔다.


-그래서 뭐? 울보 새끼가 나하고 싸우겠다는 거냐?-

-따라 와라. 말했다시피 난 영지에 소속된 몸이다. 이곳에서는 싸울 수 없다-


연무장에 마주선 두 명의 용병이 자신의 무기를 꺼내 들었다.


-지금이라도 취소한다면 받아들이겠다-

-겁쟁이 울보 새끼가..-


-쾅, 콰퇑..


무겁게 떨어지는 버나스의 대검을 받으며 갈리안이 조금씩 뒤로 물러섰다. 버나스 또한 그

실력만큼은 인정받는 금패의 소지자였기에 공격은 매서웠다.


변한 게 없는 겁쟁이 새끼라고 버나스는 생각했다. 두 자루의 도끼를 사용하면서 왼손의 도

끼는 항상 방어용으로만 사용하는 겁쟁이 새끼. 지금도 왼쪽의 배틀 엑스는 그저 방어용으

로만..


응? 배틀 엑스? 언제부터 배틀 엑스를..

의아했지만 문제 될 것은 없었다. 공격은 오른 손으로만 하는 놈의 패턴을 뻔하다.

지금도 그저 왼손은 방어로만 사용하고 있다.


-쾅

의도적으로 방어하기 편하게 놈의 왼쪽으로 공격을 가하자 도끼로 막고 오른쪽의 도끼가

사선으로 다가온다.


-병신 같은 놈-

슬쩍 허리를 기울여 피하고 놈의 비어있는 오른쪽 어깨로 검을..


-흡-

본능적으로 피한 오른쪽 뺨이 불에 덴 듯 화끈거리고 통증이 밀려든다.


-왜?-

생각은 짧았다. 비가 내리듯이 쏟아지는 두 개의 배틀 엑스에 다른 생각은 할 겨를이 없었

다. 아차하면 죽는다. 도끼의 무게가 점점 무겁게 느껴진다.


(언제 이렇게 강해졌지?)

연신 뒤로 밀리면서도 머릿속에서 의문이 떠나질 않는다.


-제길-

도끼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주춤거리는 사이


-퍽

-커헉-

복부를 걷어차이고 바닥을 굴러 연무장의 벽에 부딪쳤다.


(빨리 자세를..)

-콰아앙


-후두두둑...

부서진 벽의 일부가 튀면서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히끅-

딸꾹질을 내뱉은 버나스의 시선이 자신의 머리 옆에 박힌 배틀 엑스로 향햇다.


-말해라. 취소한다고-

자신의 앞에 서서 조용히 말하는 갈리안이 어느 사인가 커다랗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왠지

자신과는 다른 거대한 존재...


-취..취소한다. 내..내가 잘못했다-


-큭큭. 좁밥 새끼가 어디서 뒤질라고..-

배틀 엑스를 뽑아든 갈리안과 그의 동료들이 뒤를 따르며 비아냥거린다.


화끈..

그 때서야 부끄러움이 물밀 듯이 다가온다. 오랜 시간 숨죽였던 놈의 모습에 과거 갈리안이

자신보다 강했다는 걸 잊고 있었다. 부하들의 수군거리는 소리도 들려온다.


(씨발.. 어떻게 하지)

머릿속이 복잡하다. 분노, 좆같음, 창피, 두려움, 질투, 시기, 허망..

온갖 생각에 머릿속이 터질 것 같다.


(쪽팔리지?)

누군가 머릿속에서 속삭였다.


(그렇잖아. 개무시 했던 놈에게 개박살이 나버렸으니 곧 소문이 다 퍼질 테고 소문을 들은

놈들은 알아서 몸을 사릴 테니 너만 병신 된 거고 두고두고 갈리안보다 더 웃음거리가 되겠

지)

-좆 까. 그런 놈들 다 죽여 버리면 된다-

(하.. 답답한 놈이네. 몇 놈 죽이다 현상금 붙어서 목이라도 잘려 줄을 셈이냐?)

-그..그건-

(저놈이 왜 갑자기 저리 강해졌는지 알아? 이곳 영주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다. 그 덕분에

저놈이 저리 강해진 거야. 그렇지 않다면 네가 저깟 놈에게 질 리가 없지)

-맞아. 내가 질 리가 없지-

(엿 같지만 당분간 너도 영지에 소속되는 거야. 그리고 보란 듯이 놈을 이기고 떠나는 거지)

-하.. 하지만 계약을 하면 최소 몇 년을..-

(멍청한 새끼. 그깟 몇 년 고생하고 말지 평생을 놀림감으로 살 생각이냐?)

-내가 평생을 놀림감으로... 안 돼-


모든 감정을 지우고 솟구친 건 불안감이었다. 평생을 놀림감으로 산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 때였다.


“아.. 씨발. 어떤 새끼가 연무장 벽을 부순 거야? 너냐?”

커다란 대검을 찬 사내가 다가와 인상을 쓰며 물었다. 저도 모르게 위축이 된다.


-아.. 아니. 내가 아니라..-

“이 씨부럴. 니 새끼 귀 옆이 부서져 있잖아. 어쨌든 너도 관련된 거 아니야?”

-.....-

“어떻게 책임질 거야 새끼야?”

-..혹시 누구신지?-

“블러드 문 길드장이다. 왜?”

-그럼. 저희를 받아주십쇼.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그으으래? 여기 계약서”


언제 준비했는지 모를 계약서에 사인하자 잘해보자며 등을 팡팡 두들기고 멀어져 간다. 그

뒤를 따라 길게 늘어졌던 그림자가 순식간에 따라 붙었지만 아무도 본 사람은 없었다.


-대장. 시팔. 지금 뭔 짓을 한 거야?-

-그러게 말이다. 나 지금 뭔 짓을 한 거냐?-

멍해진 버나스의 시선이 멀어지는 크로우의 등을 향했다.


그렇게 조금씩 병력들이 쌓이기 시작했다. 실력 없이 모여든 용병들은 꼬드겨 일반병으로

편입 시키고 기사가 되기 위해 찾아온 자들은 무력과 다른 사항들을 고려해 채용 됐다. 불

만을 표시하는 자들은 두 말 할 것 없이 쫒아냈다.


기사들에게는 사냥을 통해 얻은 아이템에 아르폰 가를 상징하는 문양을 새겨 지급하고 병사

들에게는 마력을 품은 철광석으로 만든 병기와 마수와 몬스터의 가죽으로 만든 갑옷을 지급

했다.


블러드 문을 상징하는 붉은 초승달과 아르폰 가를 상징하는 창을 물고 있는 그리폰. 그리고

마경을 개척하겠다는 의미를 가진 프론티어 라는 이름이 요새에 지어졌다.


기사들이 병사를 훈련시키고 마나를 품은 철광석과 육성의 효과인지 마력을 깨우치는 병사

들이 나타나면서 그들을 따로 모아서 집중 훈련을 시키기 시작했다. 일반 병사들에게도 노

력하면 기회가 올 수 있다는 희망은 그들이 더욱 열정적으로 훈련에 임하는 계기가 되었다.


은퇴한 노년의 기사, 기사가 되기 위해 종자로 부려지다 버려진 종자들. 가문을 이을 수 없

는 귀족들의 자제, 몰락 귀족 등 찾아오는 이들의 종류도 수도 갈수록 다양해지고 많아졌지

만 그건 플레이어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씨발. 여기가 너희 땅이냐?-

일단의 무리들이 요새 안에서 소리를 지르는 모습에 무투가 얀의 얼굴이 요새에 나부끼는

두 개의 깃발로 향했다 내려왔다.


-저거 안 보이냐? 당연히 우리 요새니까 우리 땅이지-

-마경에 주인이 어디 있어? 여기 내 땅 그러면 바로 내 땅 되는 거냐?-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몰려든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 싸움은 몰라

도 말싸움은 자신 없다.


애초에 시작은 가격이 비싸다며 눈앞의 무리들이 진상을 부리면서 시작됐다. 가격은 당연히

비싸다. 요새를 지을 때 들어간 비용과 시간 그리고 사냥을 하다 위기에 몰리면 쉽게 돌아

와 피할 수 있는 요새의 위치.


가격이 싼 게 이상한 것 아닌가? 맘에 안 들면 사용하지 않으면 된다. 와서 사용해달라고

부탁한 적도 없고 광고한 적도 없다.


-그래. 가격이 좀 비싸긴 해-

-맞아. 어떻게 보면 이 요새도 공공재인데 가격이 너무 비싸-

-여기뿐만 아니라 타놀라도 다른 곳에 비하면 비싸긴 해-

-맞아. 맞아-


사람들이 웅성대며 동조하기 시작했다. 이내 진상을 부리던 무리들의 얼굴에 웃음이 어리기

시작한다.


-여러분 말대로 왕국의 귀족인 로즈가 세운 이 요새도 레가소 왕국에서 플레이하는 우리들

에게는 공공재와 같습니다. 지금 블러드 문은 폭리를 취하고 있습니다.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사내의 선동에 무리들이 동조하자 곧 많은 수의 플레이어들이 동조하기 시작했다.


“불만이냐?”

성벽 위에서 뛰어내린 크로우가 사람들의 집중을 받으며 물었다.


-당연한 거 아닌가? 아무리 블러드 문이 주축이 되어서 요새를 지었다 해도 이런 폭리는..-

“주축이 아니라 우리가 지었다”

-그래서 당신들 거라는 거야?-

“응. 맞아. 우리 거”

-아니. 무슨..-

“어이. 얀. 전달해. 지금 이 순간부터 요새 내의 모든 요금을 두 배로 인상한다”

-오케이. 길드장-


-길드장?-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전달해. 타놀라의 요금도 절반씩 인상한다”


-씨발. 뭐라는 거야. 지금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갑자기 두 배 인상이라는 게 말이 돼?-

-블러드 문 이 개 같은 자식들이..-


사람들이 불만과 원성이 고조되는 순간 요새 내부에서 빛이 번쩍이며 바닥을 따라 연한 보

라색과 뒤섞인 파란색 빛이 퍼져나갔다.


-우우우우웅...

그리고 곧 돔의 형태로 완성된 빛이 요새를 뒤덮었다.


-뭐.. 뭐야? 보호막?-

-이거 비슷한 거 요한버그에서 본 적 있어. 이러면 요새 안은 진짜 안전지대인데..-


사람들의 웅성거림을 뚫고 청천벽력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다들 불만이 많은 거 같은데 오늘부터 요새 입장할 때 3골드 비용을 받는다. 왜냐고? 저

새끼 말처럼 여긴 우리 거니까. 너희 중에 요새 올릴 때 조금이라도 도와준 것들 있나? 공

공재는 시팔..“


그리고 크로우의 시선이 소동을 주도하던 사내에게 향했다.


“너희들은 영원히 영지하고 요새 입장 금지다. 그리고 이 새끼들 길드 어딘지 알아내는 길

드나 팀은 영원히 입장료 면제다. 꼬우면 덤벼“


사람들을 노려 본 크로우가 사라지자 당황했던 사람들의 시선이 선동자에게 향했다.


-저 새끼들 때문에-

-잡아. 잡아서 길드가 어딘지 알아내-


사람들이 선동자 무리들을 덮쳤다.


더러워서 안 온다고?

오지 마라. 이곳에 올 정도면 적어도 어느 정도 실력에 자신이 있는 자들일 터. 이렇게 짧

은 거리만 이동하면서 안전하게 마경 안을 사냥하면서 휴식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가 봐라.


분명 시기하는 어느 길드가 분란을 일으키려 한 것이겠지만 그동안 기다리던 요금을 인상할

명분을 얻었으니 그걸로 충분하다.


꺼억...

배가 부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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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 282 오만과 거짓의 존재 23.02.09 42 2 14쪽
281 281 나는 바이러스다 23.02.08 44 1 13쪽
280 280 로히너스 가문 23.02.07 49 1 13쪽
279 279 겨울 부족 23.02.06 45 1 13쪽
278 278 정리하다 23.02.03 51 1 13쪽
277 277 드레이크 라이더 23.02.02 49 1 16쪽
276 276 맞짱? 23.02.01 53 1 13쪽
275 275 사고뭉치 23.01.31 49 1 12쪽
274 274 욕심은 불만을 잠재운다 23.01.30 53 1 12쪽
273 273 로즈 아르폰 백작 23.01.27 51 1 13쪽
272 272 요새를 파세요 23.01.26 55 1 12쪽
271 271 영혼석 그리고 수월(水月) 23.01.25 57 1 12쪽
270 270 서로간의 사정(2) 23.01.24 59 1 11쪽
269 269 서로간의 사정 23.01.23 59 1 11쪽
268 268 인마족 23.01.20 60 1 11쪽
267 267 하층부의 주민들 23.01.19 59 1 11쪽
266 266 역마살 23.01.18 60 1 14쪽
» 265 다사다난(多事多難) 23.01.17 62 1 12쪽
264 264 몰려드는 사람들 23.01.16 67 1 12쪽
263 263 회상2 23.01.13 74 1 14쪽
262 262 요새 방어전 23.01.12 69 1 11쪽
261 261 회상 23.01.11 72 1 12쪽
260 260 광산 발굴 23.01.10 78 1 12쪽
259 259 어? 그리폰이다 23.01.09 7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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