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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명덕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악당이 아니다 빌런이다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을지명덕
작품등록일 :
2022.01.27 18:14
최근연재일 :
2023.02.1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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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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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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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 광산 발굴

DUMMY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꽤 괜찮은 차입니다. 드세요-


직접 우린 차를 내미는 로즈의 동작에 사내가 움찔했다. 자신을 찾아온 십여 명의 대표인 스톤스라는 장년의 사내였다.


낡고 추레한 복장과 얼굴 가득한 주름과 불안하게 흔들리는 눈동자는 사람에 대한 아니 귀족에 대한 불신이 얼마나 깊은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실례지만 스톤스님에 대해서는 소개해주신 엑셀 백작님에게 들었습니다-


사내의 깊은 주름이 더욱 깊어지고 굳었던 얼굴이 더욱 굳어졌다.


-지금껏 많은 배신을 당했다고 들었습니다. 그 대상이 귀족들과 부유한 상단이었다는 것도요. 계약을 통해 힘들게 찾아낸 광산을 개발하고 광물을 캐기 시작할 때쯤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 당하고 제대로 된 보상도 없이 쫓겨났다는 것 알고 있습니다. 심지어 목숨을 잃은 뻔한 적도 있었고 그로 인해 많은 빚을 지고 있고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고 있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바닥을 향했던 사내의 고개가 들리며 로즈를 향했다. 이글거리는 눈빛 속에는 분노 정확히는 귀족에 대한 불신과 분노가 가득했다.


-그럼에도 저를 찾아온 것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기 때문이겠죠. 또 다시 배신을 당하더라도 방법이 없다는 말일 테고요-


-엑셀 상단주 아니 백작님의 추천이 아니었다면 노예로 팔려가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오지 않았을 겁니다. 말씀하신 대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것도 맞습니다. 지분이나 권리는 필요 없습니다. 돈으로 주십시오. 고용하시겠습니까?-


-돈이라.. 흐음.. 얼마나 원하시죠?-


나른한 로즈의 목소리는 사내를 분노케 하기에 충분했다.


-...많이 주십시오-


-많이라.. 좋습니다. 스톤스님이 개발에 투자하면서 진 빚이 이만 골드라 하셨나요?-

-..그렇습니다-

-먼저 그 빛은 제가 갚아드리죠. 그리고 스톤스님의 급여는 삼백 골드, 일행 분들은 능력에 맞게 급여를 책정하도록 하죠. 광산을 찾을 때마다 그에 따른 인센티브와 매장량에 따라서 추가로 인센티브를 지급하겠습니다-

-.....-


놀라 벌어진 입과 커진 눈이 스톤스의 심리를 대변했다.


-왜요? 부족한가요?-

-아. 아닙니다. 정말.. 이십니까?-

-엑셀 백작님이 광산을 찾고 개발하는데 최고라고 추천하셨고 저는 두 분을 믿습니다. 가족 분들도 모셔 오시죠. 이제 다시는 헤어지지 말아야죠-

-가.. 감사합니다. 백작님. 최선을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자세한 건 여기 양과장님 아니 데빌 크레셔님과 말씀 나누시죠-


-하하하. 데빌 크레셔입니다. 우리 진지하게 대화를 나눠 볼까요?-

습관적으로 쓰지도 않은 현실속의 안경테를 올리며 양과장이 웃었다.


-삐이이이이..

허공을 배회하던 그리폰이 특유의 날카로운 소리로 울자 마경 속에 숨어 플레이어들을 지켜 보던 몬스터들이 몸이 굳은 채 덜덜 떨기 시작했다.


-헉..허억.. 허억..-

그리폰에 올라 탄 스톤스가 가쁜 숨을 내쉬었다. 마경 속의 광산을 찾아달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백작이고 나발이고 내어준 찻잔을 집어던질 뻔했다.


빌어먹을 귀족 년이 돈 몇 푼 쥐어 주고 자신들이 비참하게 죽어가는 걸 즐기려 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틀을 지켜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이자들은 진심이었다. 아니 미친 것이 틀림없었다. 마경 입구의 나무를 베어가면서 틈틈이 쏟아져 들어오는 몬스터들을 도륙했다.


이번에는 수가 적다고 아쉬워하는 걸 들었을 때는 도망가고 싶었다. 사는 것이 너무 힘들다 보니 세상 돌아가는 일에도 관심이 없었기에 나라의 주인이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자신과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콧방귀를 끼였었지만 그래도 워낙 많이 들리다 보니 플레이어 출신의 로즈 백작의 이름은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서 왔다. 혹시나 플레이어는 조금은 다르지 않을까 싶어서.


혹시나 했던 기대는 과하게 충족됐다. 그런데 마경에서 광산을 찾아달라니...

동료들과 도망가려 했었다. 죽더라도 곱게 죽고 싶었다. 마경 속에서 몬스터들에게 뜯어 먹히며 비참하게 죽기 싫었다.


그러다 그자를 만났다. 절대 잊을 수 없는 이름 케인. 우연히 마주친 그자가 미소를 띄면서 건넨 손을 얼결에 잡은 순간 숨이 막혔다.


마치 거대한 벽이 자신을 둘러싸고 보호해 주는 느낌은 숨이 막혀왔지만 그 어느 것보다 든든하게 다가왔다.


그래서 동료들을 설득하고 남았다.

그런데... 빌어먹을..

그리폰을 타고 마경 위를 날게 될지는 몰랐다. 숨이 가빠오고 정신이 아득해진다.


-힘들면 내려가서 좀 쉬었다 다시 올까요?-

-아..아닙니다. 백작 각하. 괜찮습니다. 조금만 더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요?-

-그럴게요-


미소를 띈 로즈 백작이 마경 안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씨발... 좀 쉬었다 다시 오자 그럴걸...


조금씩 마경을 침식해 들어가면서 스톤스를 태운 그리폰이 주변을 날았다. 며칠 째 계속되는 비행에 이제는 어느 정도 적응을 한 스톤스가 주변의 대지를 날카로운 눈으로 살피고 있었다.


-이쪽으로.. 저쪽으로.. 위로.. 좀 더 안쪽으로-


계속되는 스톤스의 지시에도 누구 하나 표정 변화 없이 가리킨 방향으로 이동한다. 기존의 권위적인 귀족들과 기사들과 달랐다.


광산을 개발하기 전에도 다른 귀족들과 기사들은 철저히 자신을 무시했고 개발이 되면 쫓아냈다. 그래서 더 빨리 찾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다.


-빌어먹을.. 빨리 찾아야 할.. 응?-

한 순간 스톤스의 눈이 빛났다.


-마법사님. 저기 저기로.. 빨리-

미소로 답한 마법사가 그리폰을 이동시키자 스톤스가 다급하게 재촉한다.


-저기로 저 좀 내려주십쇼-

-음.. 지금은 안 됩니다. 저 혼자 스톤스님을 보호하기에는 너무 위험합니다. 타놀라 성과도 제법 거리가 되고요-


그리폰을 탄 채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며 중얼거리는 마법사가 신기해 보였다. 저게 플레이어들이 말하던 귓속말인가 생각할 때쯤.


-꽉 잡으세요-

-콰아아아앙

마법사의 손 위에 생성된 불의 창이 자신이 말한 곳 주위로 떨어지며 폭발하며 불꽃과 연기가 솟구쳤다.


그리고 잠시 후


-뫄앙 콰아앙 쿠쿠쿠궁..

굉음과 폭발이 이어지며 숲을 헤치며 케인을 선두로 한 일단의 무리가 다가온다. 마치 도미노가 넘어지듯이 나무들이 빠르게 넘어지며 숲속에 길을 만들며 다가왔다.


미처 도망가지 못한 몬스터들이 폭발에 휩쓸리며 사라지고 간신히 폭발에서 벗어난 몬스터들이 비명과 함께 도망친다.


-저 분이 케인...-

이제야 막연히 거대하다 느껴졌던 자신을 감싸고 보호해 줄 벽이 실제로 얼마나 거대하고 단단한지를 확인한 스톤스의 얼굴에 웃음이 깃들었다.


-여기입니다-

스톤스가 낮은 능선을 가리켰다.


-장담할 수는 없지만 높은 확률로 광물이 있을겁니다-

“혹시 종류도 알 수 있습니까?”

-그건 땅을 파봐야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장비도 없고 저희 일행들이 오기에는 시간이 조금 늦은 것 같습니다-


하늘이 어둑해져간다. 숲의 밤을 빠르고 깊게 다가온다.


“일단 대충 확인만 해보죠”

-장비가..-


-푹

케인이 매고 있던 대검이 손잡이 앞까지 비스듬히 땅을 파고 들어갔다.


“뻥이요오오.. [폭뇌]”

-콰아아아앙


빛이 번쩍이며 이어진 폭음에 놀란 스톤스가 주저앉은 채 질끈 눈을 감았다. 제대로 설명도 없이 다짜고짜 눈앞에서 마법을 쓸 줄은 몰랐기에 벌렁대는 가슴을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


빛에 감겼던 눈이 서서히 떠지면서 풍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런...미친...-

검을 꽂았던 능선이 사라졌다. 능선이 있던 거대한 자리엔 커다란 크리에이터만이 방금 전 폭음과 폭발의 잔상으로 남아있었다.


“이제 확인 가능합니까?”

-......-

“음.. 이걸론 부족하나? 그럼 한 번 더”


또 다시 검을 꽂아 넣는 모습에 스톤스가 눈에 쌍심지를 켜고 달려들어 뒤통수를 후려쳤다.


-빡

-그만 둬. 이 미친놈아. 지반까지 다 부셔먹을 셈이냐?-


순간 정적이 흐르고 모두가 적막에 빠졌다. 크로우의 고개가 슬로우 모션처럼 천천히 돌아갔다.


-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그제야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달은 스톤스가 황급히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열정적인 분이시네. 확실히 전문가 인정. 근데 손 안 아파요”

-아.. 크흑-


그제야 손의 통증을 느낀 스톤스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고 노티어스가 조용히 힐을 시전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폭파된 능선 속에서 나온 건 상급의 철광석 덩어리였다.


매장량은 아직은 확인할 수 없지만 결코 적지 않은 양이라고 스톤스가 장담했으니 맞을 것이다.


또 하나 좋은 소식은 마나를 잔뜩 품다 못해 넘치는 마경에서 채굴되는 철광석엔 마나 전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스톤스가 기뻐했다. 이제 남은 건 이곳까지 길을 내고 이곳 주위로 요새를 쌓는 일이었다.


-쾅 콰광 콰과광...

폭음이 이어지면서 몬스터들이 비명소리도 덤으로 이어졌다. 지금껏 목표 지점이 없이 마경을 개척하던 것과 달리 목표가 정해진 이후의 속도는 확연히 달랐다.


스톤스를 포함한 일행들은 광산을 개발할 준비를 하고 이를 도울 영지민들을 고용하기 시작했다.


왕궁에 보고된 후엔 그라리스도 기뻐하며 요새의 건축을 도울 인력들과 재료들을 출발시켰고 그동안 눈치를 살피던 귀족들도 자재들과 건축을 도울 인력들을 보내기 시작했다.


며칠 간 이어진 마나 포션을 마셔가며 길 뚫기의 결과물이 나왔다. 군에 입대하면서 바리깡으로 머리에 고속도로를 뚫듯이 시원하게 뚫린 길의 폭은 꽤나 넓었고 요새가 지어질 터는 꽤 넓은 공터로 자리 잡았다.


밑동부터 베어진 나무들은 성으로 옮겨져 여관 등의 건축물을 만드는데 사용되고 있었고 요새를 건축한 후엔 요새 내의 건축물을 만드는데 사용 될 것이다.


무모했던 계획은 요새를 올리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형태를 갖춰가기 시작했고 건설을 도울 인원들이 도착하면서 더욱 빠르게 진행됐다.


-야.. 우린 뭐 해야 되냐-


머리를 벅벅 긁는 울부짖는 늑대 용병단 갈라스의 표정은 난감 그 자체였다. 요한버그에서 제국으로 향하는 크로우 일행과 시비가 붙어 약속대로 로즈를 찾아갔지만 따로 무언가를 시키는 건 없었다.


타놀라 영지로 향하는 로즈를 따라 왔지만 눈에 보일 정도로 바쁘게 움직이는 로즈는 이곳에서도 아무 것도 시키지를 않았다.


처음엔 좋았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올 때 케인 그 빌어먹을 놈과도 마주쳤지만 그저 힐끗 쳐다볼 뿐 다른 말이 없었다.


일을 눈치껏 도우려 해도 도울 일이 없었다. 마경 채척이라니 미친놈들도 아니고...


그런데 이 미친놈들이 제대로 일을 벌였다. 마경 입구를 정리하다 어느 순간 미친 듯이 속도를 내더니 한 곳으로 이어지는 커다란 길을 내버렸다. 다른 곳도 아닌 마경 속에서..


-야 이 새끼들아. 술만 처먹지 말고 말 좀 해보라고..-

-젠장. 대장도 답이 없는데 우리라고 답이 있을까.. 그냥 술이나 처먹읍시다-

-에이..씨부럴..-


답답한 속에 차가운 맥주를 들이부었다.


-응?-

갈라스의 눈에 사람들이 모여서 마경으로 이동하는 것이 들어왔다.


-장비 챙겨라. 이놈들아. 우리도 호위에 동참한다-

-젠장.. 그냥 술이나 처먹자고요-

-씨발 나도 마경 근처는 가고 싶지도 않아. 근데 너희들 그 케인이라는 인간 안 무섭냐?-

-.....-

-솔직히 난 무섭다. 너희도 그 인간에 대해서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 아냐. 알아서 해라. 난 간다-

-어.. 씨발 대장 같이 갑시다-


갈라스를 따라서 울부짖는 늑대 용병단이 무기를 집어 들고 황급히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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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 282 오만과 거짓의 존재 23.02.09 42 2 14쪽
281 281 나는 바이러스다 23.02.08 44 1 13쪽
280 280 로히너스 가문 23.02.07 50 1 13쪽
279 279 겨울 부족 23.02.06 46 1 13쪽
278 278 정리하다 23.02.03 51 1 13쪽
277 277 드레이크 라이더 23.02.02 49 1 16쪽
276 276 맞짱? 23.02.01 53 1 13쪽
275 275 사고뭉치 23.01.31 50 1 12쪽
274 274 욕심은 불만을 잠재운다 23.01.30 53 1 12쪽
273 273 로즈 아르폰 백작 23.01.27 52 1 13쪽
272 272 요새를 파세요 23.01.26 56 1 12쪽
271 271 영혼석 그리고 수월(水月) 23.01.25 58 1 12쪽
270 270 서로간의 사정(2) 23.01.24 59 1 11쪽
269 269 서로간의 사정 23.01.23 60 1 11쪽
268 268 인마족 23.01.20 60 1 11쪽
267 267 하층부의 주민들 23.01.19 59 1 11쪽
266 266 역마살 23.01.18 61 1 14쪽
265 265 다사다난(多事多難) 23.01.17 62 1 12쪽
264 264 몰려드는 사람들 23.01.16 68 1 12쪽
263 263 회상2 23.01.13 74 1 14쪽
262 262 요새 방어전 23.01.12 69 1 11쪽
261 261 회상 23.01.11 72 1 12쪽
» 260 광산 발굴 23.01.10 79 1 12쪽
259 259 어? 그리폰이다 23.01.09 7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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