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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명덕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악당이 아니다 빌런이다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을지명덕
작품등록일 :
2022.01.27 18:14
최근연재일 :
2023.02.10 18:05
연재수 :
284 회
조회수 :
71,997
추천수 :
1,236
글자수 :
1,580,921

작성
22.01.2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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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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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글자
11쪽

3그놈(2)

DUMMY

떨리는 음성으로 대답했다.

“9분3초 남았습니다.”

-젠장..곧 시스템에 위치가 발각될 텐데···-

-이게 다 버러지 네놈 때문이다-


흰자 없는 검은 눈이 고명석을 노려봤다. 극도의 분노가 느껴졌다.

영혼이 조여지는 극도의 공포 속에서도 순간 고명석은 생각했다.


“내가 뭘 잘못했다고··· 난 그저 튜토리얼 룸에 들어온 것 뿐인데···”

-네놈이 이곳에 있었기 때문에 포탈이 이곳에 열렸다-


-서걱-

시야가 뒤집혔다.

피분수를 뿜어내는 목이 없는 몸이 눈에 들어왔다.

-당신은 사망했습니다.

-당신은 부활했습니다.


눈을 떴을 때 그가 본 것은 오른 주먹에 거대한 검은 불꽃을 모으고 있는 마족의 모습이었다.


-젠장.. 어쩔 수 없이 이방을 부수고 나가는 수밖에는 없겠군-

-시간이 길어질수록 시스템에 발각될 확률이 높아질 텐데-

-빌어먹을-


공간을 잠식해 나가는 검은 불꽃을 모은 주먹이 최대한 뒤로 당겨진 후 그대로 벽을 때렸다.


-콰아아앙···-


머리가 터질 것 같은 소음과 동시에 검은 불길이 고명석을 덮쳤다.


-당신은 사망했습니다.

-당신은 부활했습니다


또 다시 부활했을 때 모든 것을 불사르던 검은 불길과 열기가 방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 불꽃에 몸이 타오르고 그 열기에 녹아내렸다.


-당신은 사망했습니다.

-당신은 부활했습니다

불길에 타오른다.

-당신은 사망했습니다.

-당신은 부활했습니다

또 다시 불길에 타오른다..

-당신은 사망했습니다.

-당신은 부활했습니다

.

.

눈을 떴다.

몇 번을 죽었는지 모르겠다. 영원과도 같은 시간이 흐른 것 같다. 검은 불길은 사라졌지만 뜨거운 열기만은 남아 있었다.


-열기로 인해 내부 기관이 손상됩니다.-

-열기로 인해 내부 기관이 손상됩니다.-

. -당신은 사망했습니다.

-당신은 부활했습니다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

식도며 콧속이며 녹아서 눌러 붙은 것 같다.

녹아내리는 피부가 방울처럼 떨어져 내린다.


-빌어먹을.. 도대체 이 방은 뭐냐?-

-어째서 부셔지지 않는 거냐?-


마족의 울부짖는 듯한 소리가 희미해진 귓속을 파고들고 분노에 찬 마족의 눈이 그를 향한다


신경질적인 손이 고명석의 목을 움켜지고 들어올렸다. 열기로 인해 녹아내리고 있는 피부를 통해 극한의 고통이 전해졌다.


“꺼어············.”


성대가 녹아내려 말이 나오지 않는다.

눈이 치떠지며 온몸이 작살 맞은 생선처럼 펄떡거린다.


-네놈··· 네놈···, 죽여버리겠다-


서서히 눈이 감기는 고명석의 머리에 문득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뭘 잘못한 것인지 모르겠다.

회사를 그만두고 게임을 시작한 것이 잘못인가? 그게 왜 잘못이지?

억울하다. 너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며 눈이 감길 때 시스템의 알림음이 들여왔다.


-바이러스의 위치를 확인했습니다

-위치는 튜토리얼 룸 AUD4215

-바이러스에 대한 강제를 시작합니다

-당신은 사망했습니다.

-당신은 부활했습니다


-바이러스 강제까지 남은 시간 28초


시스템 알림이 들려왔다.

28초···

눈을 들어 튜토리얼 종료 시계를 봤다

4분 57초···.


열기에 또 다시 몸이 서서히 녹아내린다.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오직 아프다는 생각


좆같다. 좆같다. 좆같다. 좆같다. 좆같다. 좆같다. 좆같다. 좆같다.


이 상황이 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아니 이해하고 싶지 않다.

그냥 좆같다.


고개를 들어 마족을 봤다. 몸 주변으로 시커먼 아지랑이 같은 것이 피어오른다.

분노에 찬 눈이 자신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 아지랑이에 온몸에 세포까지 조여드는 것 같다.


저걸 뭐라 하지? 오러··· 차크라···

씨발 알게 뭐람···

한 가지는 확실히 알 것 같았다.

지금 그가 굉장히 분노하고 있다는 것을···..

저 새끼 이름이 뭐라고 했었더라···


칼라······.

“모르겠다 시팔···. 킥킥킥킥킥”


그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왜 웃는지 자신도 몰랐다.

마족 칼라스만의 고개가 천천히 돌아왔다.


고명석을 노려본다. 적의에 가득 찬 검은 눈은 핏줄이 터진 것인지 붉은색이 곁들여 보였다.


무섭다. 다른 말은 필요 없다. 그냥 무섭다.

“킥킥킥킥킥 좆나 무섭네 킥킥킥킥”


그런데 웃음이 나온다.

“아··· 내가 진짜 미친 건가? 미치면 이렇게 되는 건가?”

모르겠다. 그냥 웃음이 나온다.


-이 버러지 새끼··· 감히, 감히, 감히···,나를 앞에 두고 웃어?-


-웃음이 나와? 그것도 이 칼라스만님 앞에서··· 감히.. 감히.. 감히..-


시커먼 눈이 광기에 번뜩인다.

허공에서 어둠보다 더 어두운 시커먼 칼이 나와 손에 잡힌다.


칼날이 번뜩이며 수직으로 떨어진다.

정수리에 뜨끔한 느낌이 드는 순간 몸이 좌우로 갈라지며 쓰러진다.


-당신은 사망했습니다.

-당신은 부활했습니다


눈이 마주친다. 다시 칼이 춤을 춘다.

팔, 다리, 머리가 떨어져 나가고 다시 칼이 춤을 춘다.


-당신은 사망했습니다.

-당신은 부활했습니다


다시 눈이 마주친 순간 웃음이 나왔다.

왜 웃는지는 자신도 모르겠다.

하지만 웃음이 나왔다.

“진짜 내가 미쳤구나. 킥킥킥킥”


-버러지, 죽음보다 더한 평생 안고 살아갈 다시는 못 잊을 고통을 주마-


“킥키킥킥··· 시팔 지랄하네 개새끼가... 이 시발놈아 지금까지 한 건 뭔데~”


고명석이 악에 바쳐 소리를 질렀다.

칼을 땅에 꽂고 팔을 붙잡는다.


-우두두둑···.-

“끄아아아아악···”


팔이 기이한 방향으로 꺽이며 부러진 뼈가 살을 찢고 나왔다.

계속해서 살이 뜯기고 뼈가 꺾여 나간다.


팔, 다리가 꺾여 나가고 꺾이고 부러진 팔다리 위로 다시 시커먼 불길이 지져진다.


“·········”

눈이 까뒤집히고 머리가 꺾이며 온몸이 들썩인다.


비명소리 조차 나오지 않는다. 고통을 느끼고 소리를 지르기 전에 더한 고통이 더해진다.


지옥과도 같은 고통 속에서 또 다시 의문이 치솟는다.


내가 왜?


내가 뭘 잘못했기에 이런 고통을 당해야 하는지 이런 굴욕을 당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정말 모르겠다.


그냥···

좆같다···

지금 이 순간이 너무도 좆같다.


갚아주고 싶다. 내가 당한 이 고통을 굴욕을 갚아주고 싶다.


이가 갈린다.

-우뚝-


칼라스만의 동작이 멈췄다.

-바이러스를 강제합니다-

-바이러스를 삭제합니다-


사방에서 쏟아진 하얀 빛이 칼라스만을 감싸기 시작했다


-큭···.. 끄으으윽···-


칼라스만의 고통에 찬 신음 소리와 함께 하얀 빛이 번쩍이며 점점 사라졌다.


“이제 끝난 건가”


팔다리가 부러져 불에 지져진 고명석은 생각했다. 이제 끝났다고···


복수하고 싶었는데 갚아주고 싶었는데 아무 것도 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끝났다.


기쁘고 억울했다. 억울하고 기뻤다.

“큭큭큭... 흐으으윽... 킥... 흐윽.. ”

웃음과 울음이 섞인 미친 사람의 흐느낌이 튜토리얼 룸에 잔잔히 울려퍼졌다.


-해킹에 의한 시스템 불안정으로 현재 바이러스를 삭제할 수 없습니다-

-다시 삭제를 시도합니다-


--해킹에 의한 시스템 불안정으로 현재 바이러스를 삭제할 수 없습니다-

-최적화한 방법을 도출합니다-


-3분 25초 후 바이러스를 시스템 외부로 추출합니다-


고명석의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복수할 수 있다... 그런데 무섭다”

“무섭다... 그런데 이대로 당하고만 끝내자고?”


뽑혀 버린 왼쪽 눈과 불에 지져져 흐릿한 형상만이 세상의 전부인 고명석이 벽에 기댄 채로 광인처럼 중얼거린다.


03:25


-큭.. 크크크큭···-


하얀 빛에 감싸여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에서 칼라스만이 고명석을 비웃으며 말했다.


-이번엔 실패했지만 다음번에는 반드시 찾아내 주지-


-버러지.. 비록 실패 했지만 덕분에 즐거웠다. 얼마 만에 맛보는 인간의 피 맛인지··· 얼마 만에 들어본 고통에 찬 인간의 비명 소리인지 아쉽지만 그리 나쁘진 않았어. 큭큭큭큭-


-뚝-


머리 속에서 무언가 끊어지는 소리가 들린 듯 했다.

머릿속에 피가 몰리고 눈에 실핏줄이 터져 나간다.


“씨발새끼, 씨발새끼, 씨발새끼 개새끼 죽여 버린다. 죽여 버리고 만다.”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부러진 팔다리로 몸을 세울 순 없었다.


“으아아아아아”


가슴 속에 꽉 차있던 울분과 분노가 터지며 붉어진 눈으로 칼라스만을 노려봤다.


-큭··· 버러지, 억울한가?-

-그게 너희 버러지들의 한계다. 버러지면 버러지답게 그렇게 밟히며 꿈틀거려라. 푸하하하하하···-


칼라스만의 비웃음이 방안에 울려 퍼진다.


억울해. 억울해. 억울해. 억울해. 억울해. 억울해. 너무 억울해.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 절대 이대로 보낼 수는 없다. 미친 듯이 꿈틀대며 구른다.


고통도 잊었다. 아픔도 잊었다. 모든 것을 잊었다. 오직 하나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


땅에 꽂혀 있는 칼라스만의 시커먼 검이 눈에 들어왔다 바닥을 기었다.

본능적으로 꿈틀거리며 검을 향해 기어갔다.

칼라스만과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목을 대고 그었다.


-당신은 사망했습니다.

-당신은 부활했습니다


눈을 뜸과 동시에 칼라스만을 향해 달려가 주먹을 날렸다.


-퍽-

주먹이 아팠다.

-레벨 차이로 인해 데미지를 줄 수 없습니다-


-퍽 퍽 퍽 퍽-

계속해서 주먹을 날렸지만 칼라스만에게 어떠한 고통도 줄 수 없었다.


움직이지 못하는 칼라스만이 분노에 찬 고함을 질러댔다.


-감히, 감히, 감히 버러지 따위가 고귀한 이 몸에 손을 대. 죽여버리겠다 이 버러지 새끼~~-


“개새끼···”


아무 잘못 없는 내게 버러지라 부르고 형언할 수 없는 고통과 셀 수도 없는 수많은 죽음을 겪게 해놓고 겨우 주먹질 몇 번에 분노를 말을 해?.

땅에 떨어져있던 지급 받았던 칼을 들어 머리를 내리쳤다.


-챙강-


칼이 부러져 나갔다.


-레벨 차이로 인해 데미지를 줄 수 없습니다-

칼라스만이 바닥에 꽂아 놓은 검을 집어 들었다.


“커억”


검을 잡는 순간 몸이 굳으며 경련이 일어났다.

머리 속으로 그 어떤 것보다 불길하고 사악하며 부정적인 기운이 스며들었다.


고통, 슬품, 무기력, 분노, 아픔이러한 모든 부정적인 기운이 온몸을 지배해 들어갔다


-큭큭큭큭,-

-네까짓 버러지 놈이 감히 ?????에 손을 대. 심연의 무저갱에 영혼까지 갇혀 허덕이다 소멸되어 버려라-


-버. 러. 지. 야-


한 자 한 자 천

천히 내뱉으며 칼라스만이 비웃었다..

아득해지는 정신 속에서 “버. 러지 .야” 네 글자가 묻혀가는 고명석을 잡아 깨웠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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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 276 맞짱? 23.02.01 54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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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 274 욕심은 불만을 잠재운다 23.01.30 55 1 12쪽
273 273 로즈 아르폰 백작 23.01.27 53 1 13쪽
272 272 요새를 파세요 23.01.26 57 1 12쪽
271 271 영혼석 그리고 수월(水月) 23.01.25 59 1 12쪽
270 270 서로간의 사정(2) 23.01.24 61 1 11쪽
269 269 서로간의 사정 23.01.23 61 1 11쪽
268 268 인마족 23.01.20 63 1 11쪽
267 267 하층부의 주민들 23.01.19 60 1 11쪽
266 266 역마살 23.01.18 63 1 14쪽
265 265 다사다난(多事多難) 23.01.17 63 1 12쪽
264 264 몰려드는 사람들 23.01.16 69 1 12쪽
263 263 회상2 23.01.13 76 1 14쪽
262 262 요새 방어전 23.01.12 71 1 11쪽
261 261 회상 23.01.11 75 1 12쪽
260 260 광산 발굴 23.01.10 81 1 12쪽
259 259 어? 그리폰이다 23.01.09 78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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